도서 소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이자 넷플릭스 화제작 《조용한 희망》의 저자 스테퍼니 랜드가 다시 한 번 미국 사회의 민낯을 파헤친다. 전작에서 가사도우미로서 빈곤의 최전선을 증언했던 그녀는 《조용한 희망》 이후의 이야기를 위해 또 한 번 펜을 들었다. 《클래스》는 그녀가 몬태나 주립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하여 작가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그러나 대학 캠퍼스는 그녀가 마냥 학생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 강의실은 배움을 얻는 공간인 동시에, 보이지 않는 계급의 벽을 실감하는 장소였다. 동급생들이 낭만을 이야기할 때,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인 저자는 저녁을 위한 식비를 걱정하고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 헤매며 양육비와 정부 지원금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했다.
이 책은 복잡한 학자금 대출과 복지 제도, 식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 싱글맘을 바라보는 사회의 편견 속에서도 끝내 작가라는 이름을 얻기 위해 멈추지 않았던 그녀의 삶을 이야기한다.
출판사 리뷰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우리 모두의 삶을 관통하는 보편적인 이야기”
- 굿모닝 아메리카, 11월 이달의 도서
“고등 교육 현장의 이면을 예리하게 담아낸 수작”
- 커커스 리뷰(Kirkus)
“21세기 경제 불안을 생생하게 기록해 온 작가가 들려주는 또 한 편의 감동 서사”
-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별점 리뷰
“삶의 사소한 위선들을 날카롭게 끄집어낼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와 해방감”
- 마리 끌레르(Marie Claire) , 2023년 최고의 책
“날것 그대로의 강렬함, 그리고 벅찬 영감”
- 피플지(People)
강의실(Class)에서 마주한 계급(Class)의 실체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치러야 했던 혹독한 학자금
우리는 흔히 교육을 계층 이동의 사다리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 사다리의 첫 번째 칸조차 밟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스테퍼니 랜드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녀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 진학을 꿈꾸었고, 마침내 몬태나 주립대 신입생이 되었다. 그녀는 이미 홀로 아이를 키우는 어엿한 어른이지만, 강의실에 들어서는 순간 다시 학생이 되고 동시에 예비 작가로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다. 문예창작 수업에서의 발표, 교수의 말 한마디, 젊은 학생들 사이에서 느끼는 이질감, 복지 서류로 둘러싸인 시간들이 하나씩 쌓이는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그 모습 속 스테퍼니는 그저 배우는 학생이 아니라 자신의 삶 전체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학생들과 친해질 여유도 시간도 없는 상태에서 작가를 꿈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어떤 무모함일까.
강의실 밖에서도 그녀의 일상은 온통 증명의 연속이다. 좋은 부모라면 근무 시간 동안 아이를 안전한 시설에 맡겨야 한다지만 그녀에겐 그럴 돈조차 부족하다. 저소득층 지원금을 받기 위해 그녀는 보조금이 왜 필요하며 얼마나 가난한지를 제 입으로 설명해야 한다. 일도 제쳐두고 지원금 신청사무실에 앉아 긴 시간을 허비하며 자신은 범죄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받아낸 지원금은 고작 하루치 식비에 불과하다. 그녀는 가난을 스스로 증명해야만 겨우 하루를 연명할 수 있다. 그 과정은 늘 민망하고 참담했지만 그녀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가난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돈이 없는 상태만을 뜻하는 걸까. 사람들은 가난이 죄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누군가에게 가난은 끊임없이 자신의 위치를 증명해야 하는 벌이 되기도 한다.
생계와 양육 중 무엇을 우선순위에 둘지는 늘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결국 언제나 승리하는 쪽은 생계였다.
_43쪽
이처럼 『클래스』는 미국 복지 제도의 불평등과 단점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모든 역경을 딛고 일어선 한 어머니의 감동적인 승리를 솔직하고 투명한 문체로 증언한다. 아이를 돌보고 생계를 꾸리며 배움을 이어가던 시간 속에서 개인의 꿈과 현실적인 고민 사이를 오가며 때로는 부딪히고 자신을 다시 세워가는 과정을 뼈저리게 담아냈다.
우리 사회는 과연 누구에게 클래스를 허락하고 있는가
그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의 꿈은 어디로 사라지는가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초라해지는 순간은 언제일까. 아이를 재운 뒤 노트북을 켰을 때, 강의실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는 사실을 자각했을 때, 혹은 “왜 꼭 작가가 되어야 하나요?”라는 질문 앞에 섰을 때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처한 환경을 안다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변의 걱정 없이도 그녀는 이미 자신의 처지에 억장이 무너진 순간이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대학 학자금 대출은 분명 ‘좋은 빚’이고 일종의 투자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인다. 학위증 한 장이면 분명 일자리를 얻기 쉬워 질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에게 있어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이처럼 스테퍼니는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이 현실 앞에서 흔들리는 과정을 낱낱이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글쓰기를 낭만화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 깊다. 그녀의 삶에서 글쓰기는 위안이 아니라 노동에 가깝고 가끔은 책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육아와 생계,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그녀는 계속해서 글을 쓰고 싶어 하고 작가라는 꿈을 놓지 않는다. 그 욕망은 때로는 집요하고 때로는 부끄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녀의 쓰고 싶은 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엄마는 왜 그렇게 책을 많이 읽어?”
“작가가 되고 싶으니까. 작가가 되려면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많이 써야 해.”
“그럼 엄마는 정말, 정말, 정말 작가가 되고 싶은 거구나.”
“엄마가 평생 원한 건 그거 하나야. 자, 이제 그만 가야 해, 꼬마 아가씨.”
_99쪽
책의 제목인 ‘클래스(class)’는 중의적이다. 지식을 쌓는 강의실이자, 그녀를 끊임없이 규정하고 배제하려는 사회적 계급을 의미한다. 동급생들이 낭만 가득한 캠퍼스 생활에 집중할 때, 그녀는 텅 빈 냉장고와 아이의 안전, 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싸워야 했다. 스테퍼니는 학업과 생계를 병행하며 두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겪는 죄책감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사회는 가난한 싱글맘에게 좋은 엄마가 되기를 강요하면서도, 정작 그들이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은 제공하지 않는다. 아이를 캠프시설에 보낸 후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리는 엄마, 기저귀 값을 벌기 위해 여가 시간에도 일을 구하는 엄마. 그녀는 사회가 규정한 모범적인 모성과는 거리가 멀지 몰라도 아이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현실을 버텨내는 위대한 사랑을 보여준다.
몬태나는 우리에게 지원과 호의, 기회를 선사했고 언젠가는 진짜 가족처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이토록 후한 도움을 받은 게 대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지만, 내가 늘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비칠까 봐 입을 다물었다. 사람들은 누군가 오랫동안 많은 도움을 받아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마련이다.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웃음도 실실 삐져나왔다. 이 기쁨을 당장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얼싸안으며 함께 축하하고 싶었다. 하지만 삶이 바닥을 칠 때 나는 늘 혼자였다. 상황이 좀 나아졌을 때도 여전히 혼자였다. 이것이 나의 슬픈 현실이었다.
목차
1. 첫날
2. 여름 동안 일어난 일
3. 등반
4. 배우지 않고 터득한 경제
5. 순금
6. 강의실에 앉아
7. 암벽 등반 아닌 외벽 등반
8. 너무 늦었어
9. 경제적 지원
10. 위기 센터
11. 나 임신했어
12. 혹독한 굶주림
13. 언니와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
14. 작가가 되고 싶어
15. 여동생
16. 석사 과정과 그 빌어먹을 작자들
17. 이달의 우수 학생
18. 코렐라인
감사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