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여여如如 동인은 2019년 창간호 『빠져본 적이 있다』를 시작으로 『이브의 미토콘드리아』(2020), 『꽃이라는 이름을 벗고』(2023), 『시시콜콜하든 구구절절이든』(2024)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2026년 오늘, 마침내 그 다섯 번째 발자취인 제5집을 선보인다.
시인은 어제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움을 갈구하는 존재다. 우리 여여 동인들 또한 매 호 출간할 때마다 주제와 형식을 달리하며 스스로를 경계해 왔다. 미래, 천체, 알, 생명, 공간, 평론, 에세이와 번역시로 지평을 넓혀온 끝에, 이번 제5집은 ‘시간’이라는 화두를 마주하고 ‘엽편소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추가했다.
출판사 리뷰
■ 저자소개
여여시
| 신은숙, 이서화, 이 경, 이채민, 김금용, 김유자, 김지헌, 김추인, 박미산
여여如如 동인은 2019년 창간호 『빠져본 적이 있다』를 시작으로 『이브의 미토콘드리아』(2020), 『꽃이라는 이름을 벗고』(2023), 『시시콜콜하든 구구절절이든』(2024)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2026년 오늘, 마침내 그 다섯 번째 발자취인 제5집을 선보인다.
시인은 어제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움을 갈구하는 존재다. 우리 여여 동인들 또한 매 호 출간할 때마다 주제와 형식을 달리하며 스스로를 경계해 왔다. 미래, 천체, 알, 생명, 공간, 평론, 에세이와 번역시로 지평을 넓혀온 끝에, 이번 제5집은 ‘시간’이라는 화두를 마주하고 ‘엽편소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추가했다.
― 「여는 말」 중에서
11월엔b
신은숙
눈송이에
나뭇가지가 뚝뚝 부러지는 1월
물고기가 뛰노는 2월
아무것도 한결같지 않은 3월
머리맡에 씨앗을 두고 잠드는 4월
오래전에 죽은 이를 생각하는 5월
말없이 거미를 바라보는 6월
천막 안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는 7월
옥수수가 은빛 물결을 이루어
다른 모든 것을 잊게 하는 8월
검은 나비와 작은 밤나무의 9월
큰 바람의 달, 잎이 떨어지는 10월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닌 11월
침묵의 달
늑대가 달리는 12월*
늑대의 등에 올라
시간의 지평선을 건너
아득해진 계절 너머에서
마침내
그대를 꺼내 읽는
13월
* 아메리카 인디언의 말
꽃들의 시간
이서화
집은 문 안쪽과
문 바깥으로 서 있다
옛날엔 집안으로 들이는 꽃들이 없었다 꽃은 봄에 나왔다가 여름을 지나고 다시 가을이 되면 문 닫고 겨울로 들어갔다
계절은 꽃의 문이었다가
안쪽과 바깥이었다
꽃은 집과 가장 가까운 곳, 눈길이 많이 머무는 곳에 심었다
채송화 봉숭아 분꽃 백일홍은 마치 문고리같이 댓돌같이 집에 바짝 붙어 있는 사물 같았다 그중 분꽃은 여름 오후의 시간을 알리는 시계 같았다
오후 4시 꽃,
분꽃은 저녁 쌀을 씻어 안치는 시간이었다
봉숭아가 가리키는 시간은 첫눈을 예보하는 시간, 백일홍은 말 그대로 석 달을 가리키는 꽃, 채송화는 쨍쨍 땡볕을 털어먹는 꽃, 장마 기간을 피하는 시간이었다
꽃은 집 바깥에 절기들의 기간을 알리는 시계 역할을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여여시
이서화, 이경, 이채민, 김금용, 김유자, 김지헌, 김추인, 박미산, 신은숙
목차
여는 말
| 신은숙
13월엔
낙산대교에서
구름의 음계를 듣고 싶다면 운계사
안간힘을 쓰다
귀래貴來
◼ 엽편소설
나방
| 이서화
꽂들의 시간
오후 세 시, 귤의 소란
부드러움에 홀리다
구름의 출처
넉걷이
◼ 엽편소설
병실, 404호
| 이 경
꽃들은 제가 필 차례를 안다
눈의 나라
왜?
아름다운 길에 대한 믿음
소
◼ 엽편소설
갠지스강
| 이채민
발에 대한 명상
수국의 기일
돌아간다
바람과 별과 고흐
701호 그녀의 여름
◼ 엽편소설
음압병실
| 김금용
관객 2
관객 1
날내 나는 아리랑
해파리 시계
생물시계
◼ 엽편소설
당신에게 갈 수 없는 이유
| 김유자
물고기는 바늘로 찔러도 아프지 않다는데
Clair de lune
홍해파리
아오테아로아
몇 개는 불이 나가고 몇 개는 깜빡이고
◼ 엽편소설
다 카포Da capo
| 김지헌
노동요를 듣는 아침
단풍 조문객
싸목싸목
무연고자 김경철씨
절필
◼ 엽편소설
윤슬
| 김추인
어느 첼리스트의 기도
내 안에 누군가 있다
시간의 옷
2050 백서를 엿보다
암흑물질,
◼ 엽편소설
로망스ROMANCE
| 박미산
삼 년
대서
네 눈이 흘러내린다
잠
오동도와 까멜리아
◼ 엽편소설
8월의 불협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