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확실히 유럽권 그림책은 동양권이나 북미권 그림책보다 도발적인 면이 있다. 그레고와르 솔로타레프의 <난 꼬마 토끼가 아니야!>도 그렇다. 꼬마 토끼라고 불리기 싫은 장 캬로트. 여기까지는 어느 대륙에나 있을법한 일이다. 그런데 이 꼬마 토끼가 자기 이름을 되찾기 위해 저지르는 일이 '은행 강도'라는 데에 이르게 되면 '어린이 책'이 이래도 되나 하는 마음까지 든다.
이런 어른 독자의 우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야기는 점입가경이다. 은행 강도짓을 한 장은 추격전 끝에 경찰에 잡히고 감옥에 갖힌다. 감옥에서 장은 자기보다 작은 토끼 짐 라디를 만난다. 짐은 사냥꾼을 죽인 죄로 감옥에 갖혀 있다. 마음이 맞은 두 토끼 친구는 땅굴을 파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도주에도 성공해 장의 할아버지 집에 무사히 도착한다.
아이들 그림책이라면 그저 따뜻하고 귀엽거나, 혹은 어른의 입맛에 맞는 착한 아이들로 만들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 독자들에게 상쾌한 일침을 놓는다. 작은 토끼와 거대한 세계의 대비가 다소 삭막한 분위기를 유머러스하게 누그러뜨린다. 전체적인 내용은 상당히 비교육적이라 부모와 교사에게 사랑받기는 힘들겠지만, 독특한 매력이 그림과 글 속에 숨어 있다.장은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그래, 나는 꼬마야. 이건 좋아.그리고 나는 토끼지. 이것도 좋다고.하지만 남들이 나를 '우리 꼬마 토끼'라고 부르는 건 싫어. 그렇다면 내가 가장 심술궂은 토끼가 되는 수밖에. 그래야 나를 '우리 꼬마 토끼'라고 부르지 않을 테니까."-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그레고와르 솔로타레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프랑스 언어권 국가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아동작가입니다. 솔로타레프의 개성적인 그림이 탄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글 작가이자 그림 작가인, 알랭 르 쏘의 조언이었습니다. 알랭 르 쏘는 솔로타레프에게 선과 색이 간결한 그림을 그리도록 조언해 주었고 이를 통해 그의 어머니 성을 따서 만든 이름으로 첫 번째 그림책 올빼미-순록 시리즈가 출간되었습니다. 1996년에는 이탈리아 볼로냐 도서전에서 ≪ 산타클로스의 사전 ≫으로 그래픽 부분의 상을 받았습니다. 한편, 알랭 르 쏘와 공동으로 작업한 ≪ 꼬마 미술관 ≫ 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그림책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작업과 더불어 세계 곳곳을 돌며 원화와 그림책을 전시하며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