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탐관오리 호시를 재판하고 벌주는 이야기를 통해 조선시대 재판과 형벌을 들여다보는 그림책. 이 책을 통해 엄격한 신분 사회였던 조선에도 지금과 같이 사회 구성원이 같이 지켜야 할 약속인 법과 재판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될 수 있도록 엮었다.
또한 재판을 함에 있어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절차가 있었고, 억울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들이 있었다는 것도 볼 수 있다. 그 시대로 돌아가 호시의 재판과 솥찜질 장면을 목격하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 개성있는 등장인물들, 입말을 살린 구수한 글과 발랄하고 유머러스한 그림이 함께 어우러진다.
출판사 리뷰
이 책은...
호시탐탐 남의 것을 빼앗을 기회만 노리는 호시는 어느 마을의 원님입니다. 원님이니까 마을의 재판관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호시의 재판은 제멋대로입니다. 죄 없는 백성들을 끌고 와 턱도 없는 이유로 벌을 주고, 재물을 빼앗습니다. 그래서인지 호시에게서는 구리구리 지독한 구린내도 풍깁니다.
법을 지키고 제대로 집행해야 할 원님이 못된 마음을 먹고 백성들을 괴롭히니 백성들은 하소연할 곳도 없이 눈물로 하루하루 보냈답니다. 참다못한 사람들은 산꼭대기에 올라가 징과 꽹과리를 힘껏 두들기며 호시에게 당한 억울한 일을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백성들의 외침을 들었는지 어사가 출두해 호시를 잡아갑니다. 결국 호시는 감옥에 갇히고 재판을 받지요. 이렇게 저렇게 둘러대 보지만 호시에게 당한 백성들이 증인이 되고, 백성들에게 빼앗은 재물을 적은 비밀 공책까지 증거가 되니 포도대장을 속일 수는 없었어요.
못된 원님 호시가 받은 판결은 ‘솥찜질’에 처한다는 것. 호시는 처음엔 잔뜩 겁을 먹었지만 그저 시늉만 하는 솥찜질이 우스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서 솥찜질의 무서움을 알게 되지요. 아무도 호시를 알은체 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호시를 귀신 취급합니다. 호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후회를 했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답니다.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신나는 호기심의 시작,
「아이빛 문화 그림책」 시리즈
많은 어린이들이 ‘역사 공부’라고 하면 금세 도리질을 합니다. 뜻 모를 사건이며 지명, 어려운 유물과 인물의 이름들, 난무하는 연도……, 역사를 다루면서 불가피하게 열거되는 개념어들에 보기만 해도 딱 숨이 막힌다고 합니다. 뜻도 의미도 모른 채 그저 순서대로, 분절적으로 외워야만 하는 역사는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사실 그 자체로 재미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옛날 옛날에……” 하는 옛이야기처럼 오래 전 사람들이 살았던 세상과 그 삶의 모습인 것이지요. 지금 우리가 하나의 개인으로 또 동시에 사회의 구성원으로 여러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역사는 옛날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흥미롭게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 사람들이 살아가던 이야기, 이 땅에 뿌리를 두고 전해 온 우리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낯설지만 재미있고 호기심 가득한 세상이 될 수 있습니다.
웅진주니어의 「아이빛 문화 그림책」 시리즈는 그렇게 어린이들이 상상력이 맘껏 뛰놀 수 있는 우리 역사, 우리 문화 이야기입니다. 크게 두 갈래로 나누어, 직접 찾아가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유형 문화재를 다룬 책들과, 오래 전 옛날 사람들의 삶의 모습, 그 무형의 문화와 민속을 다룬 책들이 준비 중에 있습니다. 유형 문화재는 창덕궁, 석굴암, 종묘, 고인돌 등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재를 그릴 예정입니다. 무형의 문화로는 기우제, 범 사냥, 시장, 세책(貰冊) 등을 소재로 옛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의 모습과 당시의 사회상을 재미난 이야기로 들려주려고 합니다.
교과서적인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살아가던 모습을 구체적이고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구성한 「아이빛 문화 그림책」 시리즈. 어린이들은 이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인해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의 첫발을 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오래 전 이 땅에서 지나온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 지혜까지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솥찜질’로 들여다보는 조선시대 재판과 형벌 이야기
『솥찜질에 처하노라』는 탐관오리 호시를 재판하고 벌주는 이야기를 통해 조선시대 재판과 형벌을 들여다봅니다. 팽형(烹刑)이라고도 하는 솥찜질은 커다란 가마솥에 물을 펄펄 끓여 사람을 넣는 무시무시한 형벌입니다. 이 벌은 옛 주나라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며 조선에서도 행해졌습니다. 하지만 조선 시대 솥찜질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거나 아프게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솥찜질을 하는 시늉만 하고, 대신 형벌을 당한 사람은 죽은 사람 취급을 당하게 되는 것이었지요. 솥찜질에 처해지고 나면 가족은 죄인을 넘겨받아 거짓 장례를 치루고, 그 이후에 죄인은 죽은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다시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없었고 사회적인 활동도 할 수 없었지요. 그러니 “체면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양반들에게는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러운 형벌”이었습니다. 하지만 큰 부끄러움을 주는 대신 목숨만은 살려 주었으니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선조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어린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엄격한 신분 사회였던 조선에도 지금과 같이 사회 구성원이 같이 지켜야 할 약속인 법과 재판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재판을 함에 있어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절차가 있었고, 억울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한 제도들이 있었다는 것도 보게 될 것입니다.
마치 그 시대로 돌아가 호시의 재판과 솥찜질 장면을 목격하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 개성이 넘쳐 살아 숨쉬는 듯한 등장인물들, 입말을 살린 구수하고 재치 넘치는 글과 발랄하고 유머러스한 그림. 『솥찜질에 처하노라』는 아이들이 마치 옛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 역사를 들여다보게 할 것입니다.
드디어 호시를 재판하는 날이 되었어.
포도대장이 재판석에 앉자 종사관이 소리쳤지.
"오늘 재판할 호시를 끌어내라."
호시가 포도대장 앞에 나와 무릎을 꿇었어.
"네 이름이 호시가 맞느냐?"
"포도대장 나리, 이름은 맞습니다만 저는 억울합니다."
-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한미경
연세대학교에서 세상 공부를 하고,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글공부를 한 뒤, 신문사 신춘문예에 동화 <꽃 관>이 당선되어 작가가 됐어요. 지금까지 <우리나라 세계기록유산>, <우리, 함께 살아요!> <호랑이골 떡 잔치>, <잃어버린 우리 문화재>, <여우제삿날>, <새우젓 사려> 등 여러 책을 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