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야기의 힘'과 '욕심' 그리고 '나눔'에 대해 깨달음을 주는 옛이야기. 책은 "이야기는 이야기할 것이지 넣어 둘 것은 아니야!"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야기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입과 귀를 통해 사람들 사이를 흘러야 이야기다워지며, 그것이 곧 이야기를 살리는 것이다.
이야기는 말하는 때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 희망을 주며, 때로는 막힌 데를 뚫어 주면서 진정한 생명력을 갖게 된다. 특히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완성도 및 형상화의 수준이 높고, 구어체와 대화체가 자유로우며, 자연스럽게 잘 표현된 문장이 특히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출판사 리뷰
이야기는 이야기
<이야기는 이야기>는 ‘이야기의 힘’과 ‘욕심’그리고 ‘나눔’에 대해 깨달음을 주는 옛이야기입니다. 책은 “이야기는 이야기할 것이지 넣어 둘 것은 아니야!”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이야기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입과 귀를 통해 사람들 사이를 흘러야 이야기다워지며, 그것이 곧 이야기를 살리는 것입니다. 이야기는 말하는 때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 희망을 주며, 때로는 막힌 데를 뚫어 주면서 진정한 생명력을 갖게 되지요.
신랑은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남한테 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주머니에 쓸어 넣기만 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해 주지 않았지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자기 혼자만 알고 있겠다고 꼭꼭 숨겨놓는 건 욕심이지요. 세상 사람들 사이를 마음껏 돌아다녀야 할 ‘이야기들’은 욕심 많은 신랑 때문에 답답한 주머니 속에 갇히게 되었어요. 활기차고 즐거움으로 가득 찼던 ‘이야기들’은 신랑에 대한 적개심이 생기다 못해 나쁜 귀신이 되어 신랑을 죽이려고 했지요. 충성스럽고 지혜로운 머슴이 없었다면 신랑은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
주변을 둘러보면 신랑과 비슷한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어요. 모으기만 할 뿐,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 주지 않는 사람들 말이에요. 이 옛이야기에서는 ‘이야기들’에 빗대어 무엇이든 주머니 속에 욕심껏 넣어 두지만 말고 나눠야 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크고 작은 물건이든 재능이든 재물을 가지고만 있고 나누지 않는다면 성난 이야기들에게 당한 신랑처럼 되레 큰일을 겪을 수도 있다는 교훈이지요. 머슴은 ‘이야기들’이 주고받는 말을 허투루 듣지 않고, 비록 주인에게 혼나고 오해를 받을지언정 최선을 다해 이야기들의 공격으로부터 신랑의 목숨을 구했지요. 머슴을 통해 자신이 비록 작은 것을 가졌을지라도 다른 이들을 위해 쓰면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요즘에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통해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듣는 것에 익숙해 있어요. 이 그림책을 본 어린이들은 가족, 친구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나누기를 바랍니다.
* 옛이야기란 무엇인가?
누구나 어린 시절 한 번쯤은 할머니, 할아버지, 또는 부모님으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전래동화는 신화, 전설, 민담, 고전소설을 바탕으로 하여 구전되어 내려온 옛이야기이다.
이러한 옛이야기 속에는 선조들의 사상, 지혜, 민족의식, 정서, 신앙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아이들에게 한국인다운 삶의 방식과 한국적 정서, 가치관을 심어 준다. 아이들은 난쟁이가 호랑이를 잡고, 옴두꺼비가 멋진 청년으로 변신하고, 도깨비방망이로 부자가 되는 옛이야기를 들으며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 나간다. 또한, 선이 악을 이기고 나쁜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는 옛이야기의 권선징악적 교훈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어른이 되어서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사람의 구수한 내음과 함께 아련한 추억으로 남은 어린 시절 동심을 다시 아이에게 전해 주면서 우리의 이야기는 대를 잇고, 어른과 아이가 소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옛날 아이들뿐 아니라, 텔레비전과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 요즘 아이들도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같다.
다만 이제는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듣는 구수한 이야기가 아니라 책으로 옛이야기를 만나야 하지만, 하늘나라, 용궁, 지하세계가 있고, 호랑이, 토끼, 도깨비, 괴물이 말을 걸어오는 옛이야기는 여전히 아이들을 매료시킨다. 이처럼 옛이야기가 오랜 세월 동안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고 있는 것은 시공을 넘나드는 환상의 세계를 마음껏 여행하며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데에서 온다.
* 옛이야기, 왜 원전이 중요한가?
원래 옛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내려온 것으로, 들려주는 사람과 듣는 사람 그리고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형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찾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서 기인한다. 우리의 옛이야기는 일제강점기(1910년∼1940년)를 지나면서 의도적으로 조작되고 변형, 왜곡되었다. 그리고 원형에 관한 고민 없이 마구잡이로 개작되어 지금까지 읽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옛이야기의 원형을 찾아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옛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작업은 필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작가 박영만은(1914∼1981) 가장 이른 시기에 전국 구석구석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우리 옛이야기의 원형을 듣고 채록하는 데에 힘썼다. 작가는 원 이야기의 생생함을 살리면서도 자신의 문장과 표현으로 잘 다듬었다. 그렇게 모은 75편의 옛이야기를 1940년에 한 권의 책으로 냈는데, 그것이 바로<조선전래동화집>이다.
사파리는 옛이야기의 원형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선전래동화집>을 원전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옛이야기 그림책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를 기획하였다.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는…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시리즈는 <조선전래동화집>에 수록된 76편의 옛이야기 가운데 그간 널리 알려진 한국 전래 동화의 대표적 작품들뿐만 아니라, 문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작품들을 골라 총 20권으로 구성하여 출간할 예정이다.
<해님 달님> <이야기는 이야기> <선녀와 나무꾼> 등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 가운데에서도 축약이나 왜곡이 심했던 것은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다시 소개하고, <점 잘 치는 훈장> <계수나무 이야기> <까투리 이야기>와 같이 다른 전래 동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작품들을 가능한 많이 소개함으로써 좀 더 새롭고 다양한 옛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모험담, 지혜담, 사랑 이야기 등 재미있고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골라 담아 아이들이 즐겁게 옛이야기와 만날 수 있도록 하였다.
박영만의 <조선전래동화집>에 실린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완성도 및 형상화의 수준이 높고, 구어체와 대화체가 자유로우며, 자연스럽게 잘 표현된 문장이 특히 돋보인다. 이는 다양한 구연의 현장에서 채록한 원 이야기의 생생함을 살리면서도 작가 자신의 문장과 표현으로 잘 다듬어 냈기 때문이다.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시리즈는 이러한 원작을 그림책으로 출간하기 위해 원유순, 이미애, 소중애 등 최고의 동화 작가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이로써 박영만의 작가적 개성과 세계관 등이 맛깔스럽게 녹아 있는 원작의 표현과 말투를 잘 살리면서도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솜씨 있게 다듬었다. 뿐만 아니라 풍부한 묘사 표현과 생생한 입말체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동시에 책 속 주인공들을 눈앞에서 만나는 느낌을 준다.
또한 최상급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다양한 화풍으로 그려 낸 개성 있고 아름다운 그림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감수성을 풍부하게 하고, 생생하게 살아 있는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깔깔거리며 뛰쳐나올 듯한 동물들의 움직임은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준다.
박영만의 <조선전래동화집>은 한동안 사라져 찾을 수 없었으나, 숭실대학교 권혁래 교수가 발굴하여 재 발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귀한 자료가 되었다. 권혁래 교수는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시리즈의 감수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쉽고 재미있는 작품 해설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우리 옛이야기가 전하는 깊은 뜻과 참된 교훈을 알려 준다.
그런데 이 집 머슴이 부엌에서 불을 때고 있노라니까
방 안에서 웅성웅성 발소리가 들려오는 거야.
"주인님은 나가셨는데 웬 말소리지?"
귀를 기울인 채 가만히 들어 보니까
이야기 주머니 속에서 나오는 말소리네.
- 본문 중에서
작가 소개
저자 : 박영만
1940년에 임시정부의 광복군에서 활동을 한 독립운동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1920년부터 30년까지 산골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다양한 구연의 현장에서 귀중한 전래 동화를 하나하나 채록하여 《조선전래동화집》(1940)을 완성하였습니다. 《조선전래동화집》은 원 이야기를 살리면서도 문장과 표현을 독창적으로 다듬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작가가 작사한 ‘압록강 행진곡’은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