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입니다. 연이와 칠성이는 부모님이 하늘에 정성껏 기도를 해서 얻은 딸이고 아들이었어요. 연이와 칠성이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금강산에 공부를 하러 갑니다. 연이는 여자아이 모습으로 가는 게 불안해서 남장을 하고 길을 떠났다가 칠성이를 만나지요. 연이는 금강산에 가서도 계속 남장을 한 채 칠성이와 함께 공부를 했어요.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연이에게는 이미 시집갈 곳이 정해져 있었고, 두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칠성이는 연이를 그리워하다 죽고 맙니다.
연이와 칠성이는 비록 살아서는 사랑을 이루지 못했지만 나비가 되어 함께 하늘로 날아올라 감으로써 영원히 함께하게 됩니다. 사랑은 관습이나 죽음 그 무엇으로도 갈라놓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입니다. 그림 작가는 섬세한 붓놀림으로 연이와 칠성이의 애틋한 사랑을 잘 담아냈습니다.
출판사 리뷰
* 옛이야기란 무엇인가?
누구나 어린 시절 한 번쯤은 할머니, 할아버지, 또는 부모님으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전래동화는 신화, 전설, 민담, 고전소설을 바탕으로 하여 구전되어 내려온 옛이야기이다.
이러한 옛이야기 속에는 선조들의 사상, 지혜, 민족의식, 정서, 신앙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아이들에게 한국인다운 삶의 방식과 한국적 정서, 가치관을 심어 준다. 아이들은 난쟁이가 호랑이를 잡고, 옴두꺼비가 멋진 청년으로 변신하고, 도깨비방망이로 부자가 되는 옛이야기를 들으며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 나간다. 또한, 선이 악을 이기고 나쁜 사람은 반드시 벌을 받는 옛이야기의 권선징악적 교훈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어른이 되어서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사람의 구수한 내음과 함께 아련한 추억으로 남은 어린 시절 동심을 다시 아이에게 전해 주면서 우리의 이야기는 대를 잇고, 어른과 아이가 소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옛날 아이들뿐 아니라, 텔레비전과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 요즘 아이들도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같다.
다만 이제는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누워 듣는 구수한 이야기가 아니라 책으로 옛이야기를 만나야 하지만, 하늘나라, 용궁, 지하세계가 있고, 호랑이, 토끼, 도깨비, 괴물이 말을 걸어오는 옛이야기는 여전히 아이들을 매료시킨다. 이처럼 옛이야기가 오랜 세월 동안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고 있는 것은 시공을 넘나드는 환상의 세계를 마음껏 여행하며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데에서 온다.
* 옛이야기, 왜 원전이 중요한가?
원래 옛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내려온 것으로, 들려주는 사람과 듣는 사람 그리고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형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찾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서 기인한다. 우리의 옛이야기는 일제강점기(1910년∼1940년)를 지나면서 의도적으로 조작되고 변형, 왜곡되었다. 그리고 원형에 관한 고민 없이 마구잡이로 개작되어 지금까지 읽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옛이야기의 원형을 찾아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옛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작업은 필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작가 박영만은(1914∼1981) 가장 이른 시기에 전국 구석구석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우리 옛이야기의 원형을 듣고 채록하는 데에 힘썼다. 작가는 원 이야기의 생생함을 살리면서도 자신의 문장과 표현으로 잘 다듬었다. 그렇게 모은 75편의 옛이야기를 1940년에 한 권의 책으로 냈는데, 그것이 바로『조선전래동화집』이다. 사파리는 옛이야기의 원형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조선전래동화집』을 원전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옛이야기 그림책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를 기획하였다.
* 작품설명
『연이와 칠성이』는 우리 옛이야기에서 보기 드문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입니다. 연이와 칠성이는 부모님이 하늘에 정성껏 기도를 해서 얻은 딸이고 아들이었어요. 연이와 칠성이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금강산에 공부를 하러 갑니다. 연이는 여자아이 모습으로 가는 게 불안해서 남장을 하고 길을 떠났다가 칠성이를 만나지요. 요즘은 딸이나 아들을 똑같이 키우지만, 유교적인 가치관을 중요시했던 옛날에는 성별에 따라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이 다르다고 여겼어요. 그래서 연이는 금강산에 가서도 계속 남장을 한 채 칠성이와 함께 공부를 했던 거지요. 연이와 칠성이는 오 년간 한방에서 먹고 자고 공부하면서 점점 정이 깊어졌어요. 칠성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여자티가 나는 연이 모습이 이상하기만 했지요. 그래서 옷을 벗고 자 보자, 누가 오줌을 멀리까지 누는지 내기해 보자 하며 연이를 떠봅니다. 그럴 때마다 연이는 기지를 발휘해서 위기를 넘기지요. 하지만 연이는 계속해서 칠성이를 속이는 것이 괴로웠어요. .
연이는 결국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부모님께 칠성이와 혼인하는 것을 허락 받기로 합니다. 그러나 연이에게는 이미 시집갈 곳이 정해져 있었어요. 옛날에는 무슨 일이나 부모님 뜻을 거스르지 않아야 했고, 특히 혼인과 같이 중요한 일은 반드시 부모님 허락을 받아야 했어요. 더구나 연이는 부모님이 얼마나 어렵게 자신을 낳고 길러 주었는지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부모님의 뜻을 더더욱 거스를 수가 없었지요.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칠성이는 연이를 그리워하다 죽고 맙니다.
시집가는 날 연이는 칠성이 무덤 앞에 엎드려 눈물을 흘립니다. 그때 갑자기 무덤이 양옆으로 갈라지고, 사람들이 미처 말릴 새도 없이 연이는 무덤 좾으로 뛰어듭니다. 잠시 뒤 무덤 안에서는 나비 한 쌍이 나와 하늘로 날아오르지요.
한 쌍의 나비는 연이와 칠성이의 영혼을 뜻합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나비가 영혼을 상징한다고 여겼어요. 연이와 칠성이는 비록 살아서는 사랑을 이루지 못했지만 나비가 되어 함께 하늘로 날아올라 감으로써 영원히 함께하게 된 것이에요. 사랑은 관습이나 죽음 그 무엇으로도 갈라놓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입니다. 그림 작가는 섬세한 붓놀림으로 연이와 칠성이의 애틋한 사랑을 잘 담아냈습니다.
작가 소개
원작 : 박영만
화계(花溪) 박영만(朴英晩)은 1914년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났다. 고향 안주에서 소학교를 졸업하고, 진남포공립상공학교 중퇴한 뒤,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유학생활을 하였다. 10대 때부터 고향을 중심으로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황해도 등을 다니면서 직접 전래동화를 채집하고 정리하였다. 그것을 1940년 『조선전래동화집』으로 출판하였다. 그 뒤 그는 중국으로 망명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 하에서 광복군 중령으로 독립운동을 하였다. 해방 뒤에는 드라마와 역사소설을 집필하였다. 1981년 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독립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건국포장, 건국훈장 애국장 등을 받았다. 전래동화 창작에도 선구적인 공을 세웠다. 또한 작가가 작사한 ‘압록강 행진곡’은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편자 : 안미란
동국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한 뒤 어린이책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눈높이 아동문학상을 받았고,『씨앗을 지키는 사람들』로 제5회 창비좋은어린이책 창작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작품으로는 『너 먼저 울지 마』『철가방을 든 독갭이』『나 안 할래』『하도록 말도록』등이 있습니다.
그림 : 김종도
곰 같은 덩치에 너털웃음을 가진 털보 화가입니다. 1959년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는 정읍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밤하늘을 벗삼아 자랐습니다. 작가는 그림 그리는 것이 가장 즐겁다고 합니다. 작품으로는 『둥그렁 뎅 둥그렁 뎅』『너 먼저 울지 마』『까치와 소담이의 수수께끼놀이』『빈집에 온 손님』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