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어느 날 사막에 새로 이사 온 박쥐는 뭐든지 거꾸로 말합니다. 비가 오면 발이 젖고, 나무줄기는 나무 꼭대기에 있고, 하늘은 발밑에 있다고요. 그런 박쥐가 미쳤다고 생각한 아기 동물들은 사막에서 가장 지혜로운 올빼미 박사님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올빼미 박사님이 가르쳐 준 대로 하자, 아기 동물들에게도 모든 것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기 동물들에게도,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첫 번째 경험이 되어 주는 그림책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세상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아기 동물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일들이 박쥐에게는 모두 반대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올빼미 박사님은 아기 동물들에게 ‘박쥐처럼 하고서’ 세상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아기 동물들은 박쥐처럼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보고 나서야, 박쥐의 눈에는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이렇듯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모두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배워야 할 관용과 배려의 마음입니다.
출판사 리뷰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야!
거꾸로 본 세상에서 배우는 두 가지 교훈
이 이야기에서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점은 아기 동물들이 박쥐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과정입니다. 아기 동물들은 자기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다르게 말하는 박쥐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그 뒤에는 박쥐가 미쳤다고 생각하고, 결국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나와 다른 것은 곧 틀린 것이라는 판단은 어린이들뿐 아니라 많은 어른들조차도 저지르기 쉬운 잘못입니다. 그리고 아기 동물들처럼 한 쪽의 수가 많을수록 힘을 가지게 되고, 사회에서 그 커다란 힘은 위험한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는 곳이 다르고, 말과 행동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갈등은 작게는 집단따돌림에서부터 인종, 종교 분쟁에 이르기까지 어린이와 어른의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어린이들에게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단순하지만 분명하게 가르쳐 줍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끌어 가야 할 어린이들에게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어렵고도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다른 것과 틀린 것을 구분할 줄 아는 눈을 가지는 것은 곧 다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아기 동물들과 똑같은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그림책
바로 놓고 보았을 때는 박쥐 세 마리가가 거꾸로 매달려 있는 모양이지만, 반대로 놓고 보면 오히려 다른 박쥐가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듯 표지에서부터 본문까지 주제에 충실하게 꾸려진 이 그림책에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보다 쉽고 재미있게 교훈을 전달하려는 고민과 노력이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주인공인 아기 동물들의 이야기는 단순하고 쉬운 말로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산과 나무 하늘처럼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어린이들에게도 익숙한 자연물을 예로 들어 어린이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여러 자연물들을 반복적으로 보여 주어 박쥐가 하는 말은 어린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반대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했을 때쯤, 박쥐의 시선에서 본 세상이 나타납니다.
거꾸로 매달린 박쥐의 눈에 비치는 세상을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책을 거꾸로 놓아야 글을 읽을 수 있도록 장면을 구성한 것입니다. 산의 뾰족한 꼭대기가 아래로 매달려 있고, 나뭇잎이 나무 밑 부분에 있다는 박쥐의 이상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어린이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거꾸로 된 장면들은 글로는 어렵고 복잡할 수 있는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 어린이들이 그림책에 적극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단순하지만 신선한 장치입니다.
내용을 다 이해하고 난 뒤, 어린이들이 처음부터 박쥐의 시선으로만 그림책을 읽어 보도록 유도한다면 책 속에 숨겨진 의미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 소개
저자 : 진 윌리스
영국 왓포드대학에서 카피라이터 공부를 하고, 광고 회사에서 일하다 지금은 어린이 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분홍 산토끼》《커서 뭐가 되고 싶니, 브레인?》등이 있습니다.
그림 : 토니 로스
영국 리버풀 아트 스쿨을 졸업하고 만화가, 그래픽 디자이너, 그림책 작가로 활동해 왔습니다. 독특하고 재치 있는 그림으로 실버 페인트브러시 상, 스마티즈북 상,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등 많은 상을 받았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신통방통 제제벨》《오스카만 야단 맞아!》등이 있습니다.
역자 : 최재숙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유아교육학 석,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에 당선되었으며, 지금은 어린이 책을 쓰고 해외 어린이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합니다. 옮긴 책으로는 《벌레가 좋아》《중요한 사실》《난 별이 참 좋아》등이 있고, 지은 책으로는 《하늘이 이야기》《새봄이 이야기》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