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미래 사회를 주도하게 될 생명공학에 대해 독자 개개인이 하나의 '관觀'을 가질 수 있도록 풍부한 지지대를 마련하고자 엮은 책. 기록하고 반성하는 동물로서 나치의 인종학살과 핵투하 등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다. 책에서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당신이 가난한 까닭은 열등한 유전형질 때문이다"라는 식의 유전자 결정론에 휘둘리다 보면 우리는 생명공학 시대의 들러리가 될 수 있다. "인간은 자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라는 근본주의에 얽매이면 더 많은 혜택을 얻을 기회를 잃고 말지도 모른다고 이 책은 말한다.
출판사 리뷰
생명공학의 수레바퀴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멈추게 할 것인가? 아니면 속력을 더할 것인가?
비과학자인 시민에게 묻는다. 배아는 인간인가 아닌가? 생명공학은 더 발전해야 하는가 아니면 이제라도 자연에 대한 도전은 그만두어야 하는가? 왜 그걸 비과학자들에게 묻느냐고? 시민들이 과학계에 모든 것을 맡기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출 때마다 인류는 끔찍한 참사를 겪어 왔기 때문이다. 우생학의 미몽에 빠져 독일 나치 정당이 저지른 홀로코스트가 그랬고,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한 일도 그렇다. 기록하고 반성하는 동물로서 다시 그러한 실수를 되풀이할 수 없지 않은가. 그러므로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들에 당혹스러워하지 말기를. 대신 이해하고 판단하라. “당신이 가난한 까닭은 열등한 유전형질 때문이다”라는 식의 유전자 결정론에 휘둘리다 보면 우리는 생명공학 시대의 들러리가 될 수 있다. “인간은 자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라는 근본주의에 얽매이면 더 많은 혜택을 얻을 기회를 잃고 말지도 모른다. <내가 유전자 쇼핑으로 태어난 아이라면?>에서는 미래 사회를 주도하게 될 생명공학에 대해 독자 개개인이 하나의 ‘관觀’을 가질 수 있도록 풍부한 지지대를 마련하고 있다.
인간이 변화한다고 그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 누구도 자신의 조상이 유인원이었다는 점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거나 그 시절을 그리워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113p
우생학은 자칭 우수한 인종인 유럽인이 열등한 제3세계인을 다스리고 수탈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양 정당화해 주었다. 또한 대내적으로는 유전의 영향을 과장하여 빈민층?하층민으로 하여금 그들의 비참한 삶이 유전적 결함 탓인 것처럼 몰았다. 139p
생명공학 기술과 관련된 예측에는 ‘미끄러운 비탈길slippery slope'이라는 개념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생명에 관한 인간의 개입이 초기에는 부분적으로만 허용되더라도 점차 그 범위가 늘어나면서 마침내는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단계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181p
유전자 검사는 ‘유전적 차별’의 도구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90p
유전자 강화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한 불평등의 결과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옛말은 정말로 옛말이 되어 버리고, 공정한 경쟁을 통한 계층 간의 이동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는 추억 속의 장면이 되고 말 수도 있다. 93p
인간 개체 복제가 화두가 되었을 때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어떤 사람의 복사본을 만드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었다. 그러나 복제된 인간과 클론의 공통점이라고는 DNA에 담겨 있는 유전정보뿐이다. 같은 유전정보를 가지고 시작하였으나 발생 과정도, 성장 과정도 다르기 때문에 클론은 원본 인간과는 다른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104p
자연의 섭리 운운하며 유전자 쇼핑에 반대하는 일체의 주장은 시대착오적인 동시에 자기부정적이다. 당장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의료 기술의 상당수가 도입 초기에는 똑같은 비난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가? 중세 말기 유럽에서 페스트가 창궐했을 때 종교적 독단에 빠져 있던 사람들은 페스트를 일으킨 신의 노여움을 가라앉히겠다며 스스로 채찍질을 하는 등 진풍경을 연출했다. 제너가 천연두를 치료하기 위해 소의 고름에서 짜낸 우두를 인간에게 접종하는 우두법을 개발했을 때 사람들은 “제너는 인간을 소로 만들 작정인가?”라며 조롱했다. 112p
작가 소개
저자 : 정혜경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컨신 대학교(매디슨) 과학사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논문으로는 <생태학의 지적 궤적으로 본 과학의 국제화: 린네 식물학에서 국제 생물 사업 계획에 이르기까지>(한국과학사학회지, 2015년) 외 다수가 있으며, 저작으로는 《왓슨 & 크릭: DNA 이중나선의 두 영웅》(김영사, 2006년), 《내가 유전자 쇼핑으로 태어난 아이라면》(뜨인돌, 2008년)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우연을 길들이다》(Ian Hacking 저, 바다출판사, 2012년)가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
생명공학 시대의 스케치 1 - 빈센트,엄마 아빠와 동생의 유전자 쇼핑에 나서다
생명공학 시대의 스케치 2 - 축복받은 영희와 철수
생명공학 시대의 스케치 3 - 또 다른 영희와 철수의 암울한 일상
1.유전자를 쇼핑하는 시대,과연 올 것인가?
왜 유전자인가? 생명의 복제와 유전의 주인공들
생명공학의 발전,그 한계는 어디까지?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생명공학 기술들
유전자 쇼핑 시대는 과연 가능할까?
2.유전자를 쇼핑하는 시대,와도 될 것인가?
유전자 쇼핑 시대의 빛 :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
유전자 쇼핑 시대의 그늘 : 신체 부작용과 사회적 파장
유전자 쇼핑 시대에 대한 찬성 vs. 반대
3.유전자를 쇼핑하는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최소한의 보호구,과학윤리
유전자 쇼핑 시대를 바라보는 여러 가지 윤리적 관점
유전자 쇼핑을 둘러싼 관점들, 어느 것도 완벽하지는 않다!
바른 선택을 위한 준비 : 제어와 종속,설렘과 두려움의 경계선에서
맺는 말 - 이미 굴러가기 시작한 변화의 수레바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