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햇볕이 잡아먹을 듯 내리쬐고, 황량한 바람이 모든 것을 바싹 말리는 황폐해진 모로코 오지 마을 이무서. 물 양동이 하나로 한 가족이 하루를 간신히 버티는 이무서에 프랑스 사람 폴과 안느가 찾아와 산에서 마을까지 연결되는 수도관을 놓아 준다.
이 수도관은 이무서 마을 사람들에게는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이웃 마을 티멘카르 사람들에게는 시기와 질투를 불러일으킨다. 두 마을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에 휩싸이고 남자들은 물리적 충돌로 치닫는다. 두 마을 여자들이 남자들이 싸우지 못하도록 감시한 덕에 아슬아슬한 휴전 상태가 지속되고, 축구와 이야기를 좋아하는 재기 발랄한 소년 카림이 축구 시합을 통해 두 마을을 화해시키려고 한다.
작품 속에서 곧잘 인용되는 코란 구절과 이맘, 무앗진, 살람, 인샬라 등의 이슬람 용어와 이무서 사람들의 일상 모습을 통해 카림과 아미나의 정신적 토양이 되는 이슬람 문화와 가치관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모로코의 정치, 역사, 문화, 환경과 여성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카림이 들려주는 모로코'를 덧붙였다.스튜 냄비 속에 갇혀 있는 것 같아요. 위에 뚜껑이 덮여 있고요. 그러다 어떤 남자가 나타나고, 전 그 사람하고 결혼해야겠지요. 그러면 아이들이 생기고, 양 한두 마리하고 닭도 생길 거예요. 그 남자가 부자라면 염소하고 노새도 있을 거고요. 여기 생활은 수천 년 전이나 앞으로나 똑같을 거예요. 이젠 변해야 해요. 그래야만 해요. [……] 제게는 이 학교가 끝이에요. 갈수록 책도 못 읽게 되고, 일은 너무 힘들고, 또 너무 많아지겠죠. 가난해서 아이들 키우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못 하게 될 거예요. [……] 우리 엄마 좀 보세요. 아버지가 사하라에서 돌아오시고 아홉 달이 지나서 우리가 태어났어요. 곧 여섯째 아이가 나올 거예요. 둘은 이미 죽었지만요. 엄마는 늘 피곤해요. 일하느라 허리가 굽었어요. 가족하고 동물을 위해서만 살고 있어요. 전 그러고 싶지 않아요. 무언가 다르게 살아야 해요. -본문 117-118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지크리트 라우베
195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여러 나라에서 생활하면서 모든 연령대 아이들을 위한 책을 골고루 쓰고 있다. 오스트리아 아동문학상과 빈 시에서 주는 아동문학상을 받았다. 펴낸 책으로 <그리고 저편에는 천국이 없다 - 북쪽 얼음 바다로의 여행>, <단절된 소리>, <태양의 딸 시시> 등이 있다. 국내에 번역 소개된 책으로 <그림이 움직여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