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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마돈나
검둥소 | 부모님 | 2008.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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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971년 백인이 통치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 주 엑셀시오에서 시민 19명이 인종차별 정책의 일환인, 백인과 흑인 간의 성행위를 금지하는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기소된다. 소설 <행복한 마돈나>는 이 사건을 모티프로 씌어졌다.

극단적인 인종차별 정책이 시행되던 시절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여성의 삶을 그린 이야기이다. 마돈나는 '성모마리아'를 달리 이르는 말. 이 작품에서는 백인 사내의 아이를 낳은 흑인 여성을 가리킨다. 주인공인 흑인 여성 니키도 백인과 흑인 간의 성행위를 금지하는 부도덕법을 어기고 컬러드 딸 포피를 낳는다.

흑인 여성 니키와 광산 노동자인 남편 풀레, 흑인 자유 투쟁을 벌이는 아들 빌리키,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괴로워하는 컬러드(유색인종) 딸 포피. 이야기는 니키의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이들이 '색깔'의 경계를 넘어서는 과정을 담아낸다.

  출판사 리뷰

차별과 고통, 아파르트헤이트를 딛고 용서와 화해, 무지개 나라를 꿈꾸다

아파르트헤이트에서 자유와 민주화에 이르기까지
타락한 마돈나, 니키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가족사


《행복한 마돈나》는 흑인 여성 니키와 광산 노동자인 남편 풀레, 흑인 자유 투쟁을 벌이는 아들 빌리키,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괴로워하는 컬러드(유색인종) 딸 포피 등 니키의 가족을 중심으로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시대에서부터 자유를 위한 투쟁과 민주주의를 향한 지속적 변화에 이르기까지 색깔의 경계를 넘어서는 과정을 담아낸다.
열여덟 살에 친구들과 소똥 채집을 하러 나갔다가 백인 농부 요하네스 스미트에게 겁탈을 당한 니키는 돈의 달콤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그의 정욕의 도구가 된다. 니키가 광산 노동자 풀레와 결혼한 뒤에도 백인 농부는 니키를 포기하지 않는다. 니키는 남편이 광산 지역으로 떠난 뒤 백인 부호 스테파누스 크론제가 운영하는 푸줏간에서 일하면서 주인 아들 트자르트의 보모 일을 겸하며 생계를 꾸려 나갔는데, 백인 농부는 푸줏간에 불쑥불쑥 나타나 돈으로 니키를 유혹하려 한다. 백인 농부의 집요한 유혹을 뿌리치느라 괴로운 시간을 보내던 니키는 지독한 가뭄으로 농사를 망친 백인 농부의 발길이 끊어진 데다 풀레의 아들 빌리키를 낳으면서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된다.
그러나 남편 풀레의 의처증으로 니키의 삶은 다시 고단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니키를 걷잡을 수 없이 타락하게 만드는 사건이 벌어진다. 푸줏간 여주인 코르넬리아는 흑인 일꾼들이 고기를 훔쳐 가지 못하도록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에 체중을 달게 했는데, 하루는 니키를 의심하여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니키에게 옷을 벗으라고 명령한다. 니키는 담담하게 행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음모를 계획한다. 그날 이후 푸줏간 주인은 니키를 정욕을 부채질하는 여인으로 보게 되고, 니키와 함께 버찌 축제에 참여했다가 니키와 육체적 관계를 맺고 이 관계는 니키가 포피를 임신하기 전까지 지속된다. 니키에게 푸줏간 주인은 단지 자신을 모욕했던 여주인의 남편일 뿐이었다.

컬러드 딸 포피를 낳은 니키는 부도덕법 위반 혐의로 기소(엑셀시오 19 사건)되고, 푸줏간 주인은 자살을 한다. 남매인데도 피부색이 다른 아들과 딸을 혼자 키워야 하는 니키는 푼돈을 벌기 위해 누드모델을 하기도 하고, 먹을 것을 얻고자 가든파티를 벌이고 있는 지역 최상류층인 백인 부호의 집 밖에 앉아 있기도 한다. 다행히 아들 빌리키가 아버지가 다른 컬러드 포피를 정성껏 돌보고 사랑했지만 포피는 흑인과 다른 자신의 외모 때문에 괴로워한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니키도 은둔의 삶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었고, 아들 빌리키는 자유 투쟁을 하는 게릴라 부대에 가담한다.
니키의 마흔 번째 생일 즈음 엑셀시오 19 사건 이후 소식을 끊었던 남편 풀레가 폐결핵을 앓는 암울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포피는 풀레를 ‘우리 아버지’라 부르며 환영했지만, 빌리키는 자신들을 열일곱 해 동안이나 내버려 두었던 아버지를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자유 투쟁을 하던 빌리키가 백인 정보원 노릇을 하는 친구 세카틀의 밀고로 경찰에 연행된 사이 풀레는 생을 마감한다.
포피가 스물한 살이 되었을 때, 만델라가 자유를 얻었지만 인종차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고, 빌리키는 여전히 투쟁에 여념이 없었다. 우연히 자유 투쟁을 하는 시위대에 휩쓸렸던 포피도 운동권에 동참하기로 마음먹는다. 자유 투쟁의 결과 역사상 처음으로 시의회에 흑인이 참석하게 되고, 빌리키와 포피가 백인 트자르트와 함께 시의원이 된다. 시장으로 선출된 빌리키는 재건과 발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주택 정책 등 흑인들을 위한 다양한 일을 펼치지만, 권력을 이용해 제 잇속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 포피와 갈등하게 된다. 포피는 이복 오빠 트자르트와도 의회에서 사용할 공용어 문제 등 사사건건 부딪친다. 아버지가 같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분노와 증오만 키워 나간다.

백인들의 정보원 노릇을 하던 세카틀은 시대가 바뀌자 자유 투쟁을 하던 흑인 운동권 진영에 진입하기 위해 변신을 꾀하고, 자신의 입지를 세우기 위해 운동권 진영에서 빌리키를 몰아내려고 한다. 운동권과 거리를 두게 된 빌리키는 세카틀의 조카인 컬러드 소녀와 사랑에 빠진다. 거리에서 노래를 파는 이 컬러드 소녀는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는다. 부유한 세카틀이 조카인 자신을 경멸하고 경제적 도움을 주지 않아도 거리에서 노래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며 건강하게 생활한다.
그러나 자유 투쟁을 했고, 의원 직을 성실히 수행하면서도 포피는 여전히 컬러드인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만한 모습을 감추기에 급급하다. 여전히 은둔의 삶을 즐기며 소똥 줍기와 양봉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엄마 니키는 그런 포피를 보면 죄스럽고 미안하기만 하다.
병석에 누운 트자르트가 자신을 닮은 배다른 동생 포피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듣고, 니키는 포피를 데리고 트자르트를 만나러 간다. 트자르트는 스테파누스 크론제의 초상화를 가리키며 포피에게 ‘우리의 아버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포피에게 아름답다고 말한다. 포피는 그날 이후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컬러드 모습을 숨기지 않은 채 니키와 다정하게 걷는 포피의 모습, 멀리서 빌리키와 컬러드 소녀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소설의 첫머리를 연 문장 ‘모든 것은 우리 어머니들의 죄에서 비롯된다’는 ‘모든 것은 우리 어머니들의 죄에서 비롯되었다’로 변형되어 소설의 말미를 장식한다. ‘우리 어머니들’인 흑인 여성들의 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엄청난 사회 변화를 몰고 오는 주요한 원인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성녀·창녀 콤플렉스로 들여다본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흑인 여성의 삶


마돈나는 ‘성모마리아’를 달리 이르는 말이다. 이 작품에서는 백인 사내의 아이를 낳은 흑인 여성을 가리킨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극단적인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실시했던 시절에 엑셀시오에 사는 흑인 여성 니키도 백인과 흑인 간의 성행위를 금지하는 부도덕법을 어기고 컬러드 딸 포피를 낳는다. 자케스 음다는 타락한 성모마리아 니키를 등장시켜 성녀·창녀 콤플렉스(madonna-whore complex)로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 여성의 삶을 펼쳐 보인다.

타락한 성모마리아 니키와 그녀가 낳은 컬러드 딸 포피는 보어(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네덜란드계 백인)인 신부 프란스 클라에르하우트의 그림에 묘사된 사람들처럼 허드렛일을 하는 가난하고 초라한 사람들, 경멸과 핍박의 대상인 흑인과 유색인종을 대표한다. 그중에서도 여성은 가장 낮고 약한 지위를 점한다.
아름답고 순결한 열여덟 살 소녀 니키는 친구 음맘페, 마리와와 함께 땔감이 되는 소똥 채집을 하러 나갔다가 성공한 백인 농부 요하네스 스미트에게 겁탈을 당한다. 당시 백인 농부들이 들판에서 흑인 소녀들을 범하는 것은 일상사였다. 음맘페와 마리아도 이미 경험한 일이었다. 니키는 요하네스 스미트가 자신에게 저지른 일을 만천하에 알릴 결심을 하지만 친구들은 백인과 잠을 자서 감옥에 들어간 흑인 여자들 이야기를 들먹이며, 경찰들은 오히려 니키를 풍기 문란 죄로 체포할 것이라며 니키를 말린다. 게다가 요하네스 스미트는 다시 니키를 찾을 거라면서, ‘물컹 막대기’라는 별칭이 붙은 요하네스 스미트의 신체적 특징을 언급하며 그 바보 같은 백인한테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니키를 부추긴다. 친구들의 말대로 요하네스 스미트는 니키를 다시 찾아왔고, 니키에 대한 집착과 유혹은 니키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 멈추지 않는다.

니키를 괴롭히는 것은 요하네스 스미트의 집요한 유혹만이 아니었다. 광산 노동자인 남편 풀레의 의처증은 니키의 삶을 더욱 고단하게 만들었다. 광산 노동자들이 일 년에 한 번이나 두 번 집을 찾는 것과 달리 니키의 남편 풀레는 매 주일마다 집으로 와 니키를 단속하고 의심하다가 발길이 뜸해지더니 급기야 소식을 끊는다. 아파르트헤이트를 실시하면서도 백인 광산에서 필요한 노동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흑인 남성을 광산 노동자로 유인했던 정부 정책으로 흑인 가정은 사실상 가족이 해체되는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니키와 풀레, 유럽계 백인 정착민의 관계를 통해 아프리카인의 가정이 얼마나 쉽게 파괴되는지 알 수 있다.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인권을 유린하고 모욕한 백인 여주인 코르넬리아에게 복수하기 위해 니키는 코르넬리아의 남편 스테파누스 크론제를 자신이 가진 성적 능력으로 장악한다. 니키에게 미련을 못 버린 요하네스 스미트는 니키를 다시 탐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스테파누스 크론제를 비롯한 지도층 백인 남성들과 가난한 흑인 여성들을 끌어들여 파트너 교환 파티를 연다. 그러나 니키를 타락하게 이끄는 것은 코르넬리아에 대한 복수심뿐이었다. 니키의 유일한 파트너는 코르넬리아의 남편 스테파누스 크론제였다.

니키는 스테파누스 크론제의 컬러드 딸 포피를 낳고 부도덕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다. 백인 사회에서 니키는 사탄의 하수인이었다. 사탄이 백인 남성들을 유혹하기 위해 흑인 여자들을 보냈고, 흑인 여자들이 백인 남성들을 정의의 길에서 일탈시킨 것이었다. 요하네스 스미트에게 니키가 ‘간식거리’에 ‘여행 도시락’이었듯이, 스테파누스 크론제에게 니키가 ‘사람이 아니라 정욕을 부채질하는 여인’으로만 보였듯이 백인 남성에게 흑인 여성은 포획할 사냥감에 불과했지만, 엑셀시오 19 사건이 터졌을 때 그 모든 죄는 흑인 여성들에게서만 비롯된 것이었다.
자신은 다른 여성과 성행위를 하면서도 자신의 아내에게만은 정절을 강조하며 아내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풀레, 식량과 땔감을 구하기 위해 백인 남성에게 몸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던 누나 덕분에 생계를 유지했는데도 그런 누나와 누나가 낳은 컬러드 조카를 수치로 여기는 세카틀 같은 흑인 남성들에게서도 흑인 여성들은 핍박을 받았다. 달리 생각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를 지나온 이 흑인 여성들의 삶은 결코 특정 시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여성들의 신산한 삶을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남아프리카의 가브리엘 마르케스, 자케스 음다
서정과 풍자로 형상화한 차별과 고통의 역사, 그리고 무지개 국가


소설가이면서 시인, 극작가, 화가, 작곡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음다는 ‘국경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 현실과 상상의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유인이다.’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해 온 사회 운동가인 아버지가 체포되자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시작한 음다는 ‘미국인이면서 아프리카인으로 두 문화권의 특성을 조화시킬 수 있는 장점을 지녔’고, 그의 자유로운 사고는 소설의 원동력이 되었다.

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를 거쳐 현재를 살고 있는 아프리카인의 삶을 그려 내는 자케스 음다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마술적 리얼리즘과 풍자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과거를 비판적으로 재해석해 냈다는 찬사를 받은 작가이다. 음다는 ‘아프리카 사회의 신화와 전설, 민담 등을 적절히 도입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 준다.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보어 계 백인 신부 프란스 클라에르하우트의 그림 묘사도 주인공 니키와 포피가 이끌어 가는 서사와 결합하여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관대하고 참을성 있으면서도 비꼬는 듯한 지적인 목소리’, ‘아름다운 언어와 끊임없는 유머’, ‘감동뿐만 아니라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목소리’라는 찬사처럼 음다는 클라에르하우트 신부의 그림 속을 거닐듯 서정적 분위기로 우리를 이끌기도 하고, 주인공이 처한 절절한 삶 에 감정을 이입하게도 하고, 남아프리카를 뒤흔들었던 차별과 고통의 역사를 냉정하게 바라보게도 만든다. 음다는 지배 계층인 백인과 피지배 계층인 흑인을 단순히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양분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지배 계층이었던 백인 사회 내부에서도 남아프리카 내 백인과 흑인을 바라보는 여러 층위의 목소리가 있었다는 점, 피지배 계층이었던 흑인 사회 내부에서도 다양한 삶의 양태가 있었다는 점을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사실적으로 그려 낸다. 그리고 백인도 흑인도 되지 못하는 컬러드(유색인종)의 아픔도 놓치지 않는다.

백인들은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아파르트헤이트를 실시했지만, 자신들의 정책이 흑인이나 유색인종은 물론 자신들과 같은 피부색을 지닌 백인 청년들에게도 고통을 안겨 주었다는 점을 트자르트 크론제를 통해 보여 준다. 병석에 누운 트자르트를 찾아간 원로들은 말한다. “우리 모두 이런 청년들이 우리의 전쟁에서 싸우도록 이용했지.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버렸어.” “자네와 같은 사람들은 인종차별 때문에 흑인들에게 사과를 하고 다니지. 자네가 이용했던 이런 젊은이들에게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나?” “자네 같은 부류들은 이런 젊은이들에게서 모든 희망을 빼앗았지. 자넨 그들의 정신에 아프리카너들은 이제 압박받는 민족이라는 그릇된 개념을 심고 있어.”

음다는 자유 투쟁을 벌였던 운동권에게도 비판의 목소리를 가한다. 아파르트헤이트 이후 들어선 흑인 정권의 부정부패는 시장인 된 빌리키의 재건과 발전 프로그램이라는 주택 정책을 실현하는 에피소드에서 엿볼 수 있다. 빌리키를 비롯한 운동권 출신 의원들은 자신들의 투쟁에 대한 보상으로 자신들의 집을 일찌감치 배치했을 뿐만 아니라 애인과 가족을 위한 두 번째 세 번째 집마저 확보한다. 포피만이 이를 부도덕한 행태라고 비판하며 자신의 월급만으로 집을 지으려고 할 뿐이다. 그리고 백인들의 정보원 노릇을 했던 세카틀이 시대가 바뀌자 운동권 진영에 입지를 세우는 모습에서도 아파르트헤이트 이후의 삶이 그리 정의롭게 흐르지만은 않았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음다는 아파르트헤이트 이후 인종과 민족 간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와 국민의 의지를 결코 도외시하지 않는다. 데즈먼트 투투가 제시한 ‘무지개 국가’에 걸맞게 용서와 화해의 길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고 건너야 할 강도 많지만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충돌만 일삼던 이복 남매 트자르트와 포피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모습, 흑인도 백인도 아닌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괴로워하던 포피가 자신의 외모를 더 이상 감추지 않고 인정하는 모습, 컬러드 소녀와 사랑에 빠진 흑인 청년 빌리키의 모습에서 ‘각기 다른 색깔이 하나로 모여 있는 무지개를 꿈꾸며 오늘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만들어 가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들의 의지를 떠올릴 수 있다.

... 니키는 점점 자기 연민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다음엔 화가 났다. 말할 수 없는 분노가 꿈틀거렸다. 그녀는 자신을 황폐하게 만든 풀레에게 화가 났다. 자신을 팔아넘긴 음맘페에게 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었다. 저울에 자신의 체중을 잰 마담 코르넬리아를 용서할 수 없었다. 자신의 몸을 짓밟은 최초의 남자 요하네스 스미트를 생각하면 이가 갈릴 정도엿다. 마냥 니키를 말 타기 게임 도구로나 즐겼던 어린 녀석 트자르트 크론제에게도 부아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 자신에게 손가락질하는 엑셀시오의 주민들에게 화가 났다.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긴 채 홀로 죽음을 택한 스테파누스 크론제에게는 특히 살인적인 분노가 일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 헛간과 누런 들판과 멀리 보이는 사암 언덕과 활짝 갠 하늘에도 화가 나 견딜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것들보다 그녀가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자신을 속인 사람들의 지시를 고분고분 따라야 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치욕스럽기까지 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약속했다. 빈버그 감옥에서까지도 니키의 입을 막으려는 시도는 계속되었다. 엑셀시오의 법정에서 니키의 귀에 대고 속삭여 대던 말들이었다.

니키, 백인에게 불리한 증언은 절대로 하지 마. 그들이 너와 네 아이들을 돌볼 거야. 그들은 널 위해 훌륭한 변호사를 선임해 준다고 약속했어. 그들은 네 아이들을 돌볼 양육비도 챙겨 줄 거야. - 본문 125~126쪽에서

  작가 소개

저자 : 자케스 음다
194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다. 아파르트헤이트에 저항하여 사회 운동을 펼치던 아버지가 체포되자 미국으로 건너가 망명 생활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 오하이오대학교 영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소설가, 시인, 극작가, 화가, 작곡가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파르트헤이트 시절을 거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아프리카인의 삶을 그린 소설들을 주로 썼다. 그중 <행복한 마돈나 The madonna of excelsior>는 2005년 허스턴/라이트 레거시 상(Hurston/Wright Legacy Award)을 받았다. 이밖의 작품으로 <그녀는 어둠을 가지고 논다 She plays with the darkness>, <죽음의 여러 방법들 Ways of dying>, <붉은 심장 Heart of redness>, <고래를 부르는 사람 The whale caller>, <자손 Cion>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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