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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매일매일
빵과 책을 굽는 마음
작가정신 | 부모님 | 20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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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20년 출간 이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백수린의 첫 산문집 『다정한 매일매일』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초판에서 겨울의 포근한 온기를 품은 표지로 선보였던 『다정한 매일매일』은 이번 개정판에서 여름의 환하고 청량한 빛을 담았다. 무엇보다도 개정판 출간을 기념하여 새롭게 추가한 두 편의 글(「지하철 단상―여름의 맛」, 「볕을 찾는 사람―겨울의 맛」)은 가장 최근의 백수린 작가의 읽고 쓰는 나날들을 엿볼 수 있어 더욱 반갑다.

『다정한 매일매일』은 《경향신문》에 연재한 글들을 수정·보완하고 새롭게 쓴 글들을 더한 것으로 소설가로서의 성찰과 사유가 오롯하게 담겨 있을 뿐 아니라, ‘빵’과 ‘책’을 매개로 살펴온 삶의 세목들에 대한 마음을 담은 책이다. 마카롱, 도넛, 캉파뉴, 슈톨렌, 바움쿠헨, 포카치아 등 때론 달콤하고 때론 슴슴한, 세상의 많은 빵들만큼이나 다채로운 풍미를 지닌 한 편 한 편의 글들은 작가가 오래 붙들려온 책들에게로 우리의 시선을 이끈다.

문학 작품은 물론, ‘난민’을 주제로 한 그림책부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과학교양서, 주변인과 소수자에 대한 ‘관찰’이 아닌 ‘공생’을 담아낸 사회학 보고서, 원예지침서와 식품교양서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한 책들의 면면을 찬찬히 펼쳐보노라면, 현실에 치여 외면해온 우리들 마음 안팎의 풍경이 “페이스트리의 결처럼” 겹겹이 되살아난다.

  출판사 리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
소설가 백수린의 첫 산문집
『다정한 매일매일』 개정판 출간


2020년 출간 이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백수린의 첫 산문집 『다정한 매일매일』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초판에서 겨울의 포근한 온기를 품은 표지로 선보였던 『다정한 매일매일』은 이번 개정판에서 여름의 환하고 청량한 빛을 담았다. 무엇보다도 개정판 출간을 기념하여 새롭게 추가한 두 편의 글(「지하철 단상―여름의 맛」, 「볕을 찾는 사람―겨울의 맛」)은 가장 최근의 백수린 작가의 읽고 쓰는 나날들을 엿볼 수 있어 더욱 반갑다.
“섬세한 서사의 결”, “대체 불가능한 아름다운 문장”, “깊고 천천한 시선”. 2011년 등단 이후 다수의 소설과 산문, 번역서에 이르기까지 성실하고도 활발한 행보를 보여준 백수린 작가는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두루 받아왔다. 저력 있는 작가의 탄생을 예고한 시작부터 어느덧 등단 13년을 맞은 지금까지, 독자들의 가슴을 늘 뛰게 하는 그의 작품은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친애하고, 친애하는』, 『여름의 빌라』, 『눈부신 안부』 등으로 이어지며 불가해한 삶의 이면에 자리한 틈과 이음새를 정교하게 포착해왔다.

『다정한 매일매일』은 《경향신문》에 연재한 글들을 수정·보완하고 새롭게 쓴 글들을 더한 것으로 소설가로서의 성찰과 사유가 오롯하게 담겨 있을 뿐 아니라, ‘빵’과 ‘책’을 매개로 살펴온 삶의 세목들에 대한 마음을 담은 책이다. 마카롱, 도넛, 캉파뉴, 슈톨렌, 바움쿠헨, 포카치아 등 때론 달콤하고 때론 슴슴한, 세상의 많은 빵들만큼이나 다채로운 풍미를 지닌 한 편 한 편의 글들은 작가가 오래 붙들려온 책들에게로 우리의 시선을 이끈다. 문학 작품은 물론, ‘난민’을 주제로 한 그림책부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과학교양서, 주변인과 소수자에 대한 ‘관찰’이 아닌 ‘공생’을 담아낸 사회학 보고서, 원예지침서와 식품교양서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한 책들의 면면을 찬찬히 펼쳐보노라면, 현실에 치여 외면해온 우리들 마음 안팎의 풍경이 “페이스트리의 결처럼” 겹겹이 되살아난다.
이 책은 총 다섯 개의 부로 나뉘어 있는데, 첫 번째 ‘당신에게 권하고픈 온도’에서는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의 중요성이, ‘하나씩 구워낸 문장들’은 소설 쓰기에 대한 진솔한 고민과 각오가, ‘온기가 남은 오븐 곁에 둘러앉아’는 가족과 친구, 반려견에 이르는 주변의 소중한 관계에 관한 일화들이 짧지만 밀도 높은 글들을 통해 조목조목 이어진다. 네 번째 ‘빈집처럼 쓸쓸하지만 마시멜로처럼 달콤한’에서는 사랑을 통한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을, 마지막인 ‘갓 구운 호밀빵 샌드위치를 들고 숲으로’는 인간과 자연, 문화 안과 밖의 경계를 넘어선 연대를 아우른다.

백수린 작가는 이번 개정판 출간을 기념하여 쓴 「작가의 말」에서 ‘다정하다’는 것은 ‘상태’로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도’로서 실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면서, 나 자신에게, 또 타인에게도 다정해지려 노력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고 있다. 초판이 출간되던 무렵,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작가는 “정다운 사람들끼리 향기로운 차와 빵을 놓고 마주앉아 좋아하는 책에 대해 근심 없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랐다. 그러한 순간들의 정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 책은, 삶이 고통스럽거나 불행 앞에서 무기력해질 때마다 온기를 간직한 “한 덩이의 빵”이 우리에게 있음을 잊지 말자고 당부하는 것만 같다. 목청 높여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차분한 목소리로. 매일매일이 나에게 다정하지 않을지라도, 나와 타인의 매일매일이 다정하기를 빌어줄 수 있는 마음이 우리에게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고서.

가능하다면, 매일매일이 내게 다정하지 않더라도, 나는 내가 매일매일 다정해지려 노력하는 사람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정하다’는 것은 어쩌면 ‘상태’로서 내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도’로서 내가 실천하는 것인지도 모르니까.
_백수린, 「새로 쓰는 작가의 말」에서

“손으로 반죽하고, 부풀어 오르길 기다리는 시간,
실패해도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는
그 시간을 허락하는 일”
백수린이 전하는 빵과 책의 맛!


백수린 작가는 『다정한 매일매일』을 출간하고 나서 무척이나 빵을 좋아하는 사람일 거란 오해를 종종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빵 자체보다는 빵을 만드는 일이 꼭 필요했다는 그에게, 베이킹이란 실패할지라도 너그럽게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결과보다는 그 과정이 즐거운 일이다. 여전히 서투르고, 남들 앞에 선보여야 할 때면 자신이 없다가도 “사랑과 동경”만으로 계속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에게 베이킹이란 ‘소설 쓰기’와 닮았다.
빵이 나오는 구절을 만나면 내용과 상관없이 그 책에 대한 애정을 느끼곤 했다는 작가는 “빵집 주인이 되고 싶다는 마음과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가 결국 소설 쓰는 사람이 되었다”고 술회한다. 하지만 마침내 둘을 모두 가슴에 품을 수 있었는데 소설 쓰기는 “누군가에게 건넬 투박하지만 향기로운 빵의 반죽을 빚은 후, 그것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쩌면 한 덩이의 “빵을 건네는 이의 마음으로” 소설 쓰기에 임해온 백수린 작가의 읽고 쓰는 나날들에 관한 기록인 동시에, 그러한 날들을 통해 우리에게 건네는 다정한 안부 인사이다.

내게 소설 쓰는 일은 누군가에게 건넬 투박하지만 향기로운 빵의 반죽을 빚은 후 그것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과 닮은 것도 같다. (…) 나는 오늘 빵을 건네는 이의 마음으로 허공에 작은 빵집을 짓는다. 어딘가 있을 당신에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책들을 건네기 위해서._본문 28~29쪽

엄마가 만들어준 달콤하고 아련한 기억,
도넛과 도리스 레싱
스무 살 그 시절의 위태롭지만 찬란했던 날들,
생크림 토스트와 앙드레 지드
훈제 고기의 붉은빛에 스며든 ‘울분’,
파스트라미 샌드위치와 필립 로스……


『다정한 매일매일』은 ‘빵’을 통해 책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주말, 엄마가 믹스를 사다 만들어주던 도넛처럼 달콤하고 아련했던 기억들은 주저하면서도 서로 이해하려 애쓰는 모녀의 모습을 그린 도리스 레싱의 「장미밭에서」를 떠올리게 한다.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은 스무 살 봄에 각인된 “내 인생 첫 다방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돈은 별로 없고, 젊음은 아직 귀한 줄 몰라” 시간을 ‘낭비’하는 데 거리낌이 없던 스무 살. 불같은 사랑을 꿈꾸고 또 두려워하던 그 시절 맛본 ‘무제한 생크림 토스트’는 『좁은 문』 속 청춘의 열병을 앓는 두 남녀의 비극과도 연결된다. 또 호밀빵 사이에 켜켜이 쌓인 훈제 고기의 붉은빛은 필립 로스의 『울분』에 나오는 코셔 정육점의 도살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그 밖에도 입속에서 녹아 금세 사라지는 마카롱의 ‘지독한’ 달콤함은 이성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예술 본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성찰을(앤 카슨의 『남편의 아름다움』), 굴뚝 모양의 헝가리 빵 침니 케이크는 “기이하고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매혹적인” 정체성의 문제를(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매개한다. 마틴 슐레스케의 『가문비나무의 노래』는 오랜 시간 반죽을 숙성시켜 굽는 캉파뉴로 이어지고,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기간에 먹는 슈톨렌은 로맹 가리의 「지상의 주민들」에 나타난 연약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존재들의 기적적인 연대로까지 나아간다.

소설을 읽고 쓴다는 건,
“사람들은 이따금 그런 생각을 한단다”라고
읊조려주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


백수린 작가는 섣부른 낙관이나 위로의 말은 삼간다. 누군가와 단팥빵을 나눠 먹는 순간에서조차도, 우리는 나름의 상처들로 각자의 자리에서 고독한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 때문이다. 앨리스 먼로의 『디어 라이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람들은 누구나 “타인에게 쉽게 발설할 수 없는 상처”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욕망과 충동을 감당하며 사는 존재”임을 환기하는 작가는, 그럼에도 우리의 인생이 친애할 만한 것인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고민한다. 그리고 앨리스 먼로가 그토록 쓸쓸한 인간 군상을 그리면서도 제목을 ‘친애하는 인생에게’라고 붙인 것처럼, 그 답의 실마리를 다시 ‘소설’에서 찾는다. 이처럼 은은하고 감미롭게 흐르다가도 이내 무뎌진 감각과 의식을 예민하게 건드리는 글들에는 작가가 그간 천착해온 인생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의 일렁이는 결들이 고스란히 담긴다. 또한 그와 함께, “필사적으로, (…) 소설을 계속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의와, 소설을 읽고 쓰는 일이 삶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리라는 각오가 글마다 또박또박 아로새겨져 있다.
이 책을 통해 자기 앞에 주어진 하루하루를 성심을 다해 통과해온 한 소설가의 내면을 투명하게 마주함과 동시에, 스스로의 내면 또한 정직하게 그리고 조금은 더 다정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폭우 속에 있더라도 언젠가 비는 멈출 것이고, 어둠 속을 걷는 중일지라도 “작고 동그랗게 빚은 온기”를 주먹 안에 꼭 쥐고 있는 한 우리에겐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걸 믿으며. 새롭게 단장을 마친 『다정한 매일매일』이 각자의 손에 쥐어진 온기처럼 따스하고도 환한 빛으로 모두의 마음속에 스미기를 기대한다.

소설을 읽고 쓰는 일은 나의 내밀한 고백에 “사람들은 이따금 그런 생각을 한단다”라고 읊조려주는 누군가를 만나는 행위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었다. 소설이 그런 것이라면, 당신과 내가 소설을 읽고 쓰는 사람들인 한 인생은 아직 친애할 만한 것일 수도 있겠다고._본문 259쪽

그 빵집을 발견했던 때는 그런 한낮의 산책을 하던 날들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곳은 제빵사의 이름 석 자를 걸고 오로지 식빵만을 파는 작은 가게였다. 요란한 간판이나 진열장도 없이, 나중에는 소보로빵을 팔기도 했던 것 같지만, 처음엔 제빵사 한 분이 우유식빵 딱 한 종류만을 만들어 팔던 그 빵집을 나는 퍽 좋아했다. 하루치 만들어둔 빵을 다 소진하면 더 이상 만들어 팔지 않는 가게라 때로는 빈손으로 돌아와야 할 때도 있었지만, 운이 좋게 갓 구운 통식빵 한 덩이를 사서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에는 귀한 것을 품고 걷는 사람처럼 마음이 기쁨으로 찰랑이기도 했다.

소설이 삶을 닮은 것이라면, 한길로 꼿꼿이 가지 못하고 휘청휘청 비틀댄다 해도 뭐 어떤가. 내가 걷는 모든 걸음걸음이 결국엔 소설 쓰기의 일부가 될 텐데. 길 잃고 접어든 더러운 골목에서 맞닥뜨리는, 누군가 허물처럼 벗어놓고 간 쓰레기들과 죽은 쥐마저도 내 빵에 필요한 이스트나 밀가루가 될 텐데. 그러므로 그림자처럼, 한낮의 시간에는 더욱 짙어지는 익숙한 열등감과 수치심이 찾아오면, 이제 나는 그것들을 양지바른 곳에 펼쳐놓고 마르길 기다리며 찬찬히 들여다본다. 오븐의 열기는 하오의 볕처럼 공평하니까 어쩌면 내가 소설을 쓰는 사람인 한, 나에게도 언젠가는 따뜻한 식빵 한 덩이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믿어보면서.

삶은 소설과 달리 다시 쓸 수 없고, 그래서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거나 받기도 한다. 하지만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은 그럼에도 “눈먼 박쥐처럼 그렇게 계속 나아”가야하는 것이 삶이라고, 다양한 색으로 물드는 해 질 녘의 하늘처럼 불완전하지만 “아름다운 변신을” 거듭하는 것이 삶이라고 알려준다. 모든 생이 감동을 준다는 루시 바턴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인간이 끝끝내 그토록 서툰 존재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서툴고 서툴렀던 당신들. 경이로운 생生의 주인인 당신들의 이름을 나는 오늘 나직이 불러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백수린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여름의 빌라』,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 산문집 『다정한 매일매일』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등을 냈고,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여름비』, 아니 에르노의 『여자아이 기억』, 프랑수아즈 사강의 『해독 일기』, 시몬 드 보부아르의 『둘도 없는 사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작가의 말

당신에게 권하고픈 온도
사랑해서 하는 일 21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삶을 살아내게 하는 것들 25
생일 케이크│레이먼드 카버, 『대성당』
진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30
컵케이크│존 치버, 『기괴한 라디오』
충만한 삶, 아름다운 울림 35
캉파뉴│마틴 슐레스케, 『가문비나무의 노래』
정성으로 가꾸는 매일 40
판 콘 토마테│데이비드 디어도르프·캐서린 와즈워스, 『내 식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휴가의 끝 45
트로페지엔│베른하르트 슐링크, 『여름 거짓말』
어른이 된다는 것 50
파스트라미 샌드위치│필립 로스, 『울분』
사악한 표정의 잭 오 랜턴과 밤의 시간 56
펌킨파이│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꿈을 빌려드립니다』
이 세상에 아주 많은 마음, 마음들 62
브라우니즈 쿠키│김희경·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마음의 집』
나만의 식빵 66

하나씩 구워낸 문장들
소설 쓰는 마음 1 75
상처는 스스로 빛을 낸다 81
마카롱│앤 카슨, 『남편의 아름다움』
담담하고 부드러운 삶의 조각들 86
팬케이크│켄트 하루프, 『축복』
불확실한 세계를 읽어내는 일 90
초콜릿│훌리오 꼬르따사르, 『드러누운 밤』
흔한 빵을 나눠 먹고 싶은 사람 95
멜론빵│기시 마사히코, 『단편적인 것의 사회학』
밤이 깊어도 걸어갈 수 있다면 99
슈크림빵│캐서린 맨스필드, 『가든파티』
모국어 바깥으로 떠날 때 104
바움쿠헨│다와다 요코, 『여행하는 말들』
삶이 불가해한 것인 한, 소설 쓰기란 108
티라미수│제임스 설터, 『소설을 쓰고 싶다면』
소설 쓰는 마음 2 112

온기가 남은 오븐 곁에 둘러앉아
나의 개 119
가족, 가깝고도 먼 122
사과머핀│줌파 라히리, 『그저 좋은 사람』
‘나’, 그 알 수 없음에 대해서 126
침니 케이크│아고타 크리스토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서툴러 경이로운 당신 130
호빵│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내 이름은 루시 바턴』
상처를 응시하는 섬세한 눈길 134
바나나 케이크│윌리엄 트레버, 『비 온 뒤』
이해와 노력으로 자라는 마음 139
도넛│도리스 레싱, 『런던 스케치』
정직하고 순수한 기쁨 143
오페라│프랑수아 누델만, 『건반 위의 철학자』
언제고 다시 이 순간으로 147
델리만쥬│파트릭 모디아노,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더하는 글 1: 볕을 찾는 사람?겨울의 맛 151
붕어빵│델핀 드 비강, 『고마운 마음』
달콤한, 그 밤의 기억 156

빈집처럼 쓸쓸하지만 마시멜로처럼 달콤한
다정히 건네는 말 163
자신의 과오를 대하는 자세 168
자허토르테│토마스 베른하르트, 『모자』
사랑의 자리 172
생크림 토스트│앙드레 지드, 『좁은 문』
버리지 못하고 모아둔 그리움 178
롤케이크│켄 리우, 『종이 동물원』
보온병 가득 담아 온 홍차와 함께 183
구겔호프│제임스 조이스, 『더블린 사람들』
죽음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 무엇을 떠올릴까 188
아마레티│시바타 쇼, 『그래도 우리의 나날』
오늘도 사랑하고 사랑해야 193
웨딩 케이크│니콜 크라우스, 『사랑의 역사』
우리의 고독은 부드럽다 198
콜롬바│줌파 라히리, 『내가 있는 곳』
더하는 글 2: 지하철 단상?여름의 맛 202
포카치아│하성란, 『여름의 맛』
떠나보내는 여름 208

갓 구운 호밀빵 샌드위치를 들고 숲으로
사랑의 편 219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오래 걷고 싶을 때 224
호밀빵 샌드위치│페터 볼레벤, 『나무수업』
세상에 기적이 존재한다면 228
슈톨렌│로맹 가리,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같고도 다른 두 경계인의 편지 233
호두과자│서경식·타와다 요오꼬, 『경계에서 춤추다』
통밀빵을 굽는 온순한 즐거움 237
통밀빵│이한승, 『솔직한 식품』
‘나’의 두려움에서 ‘우리’의 연대까지 244
스페인식 샌드위치│호세 캄파나리·에블린 다비디, 『난민이 뭐예요?』
하지만 괜찮다, 그렇더라도 250
옥수수빵│존 윌리엄스, 『스토너』
친애하는 인생에게 254
단팥빵│앨리스 먼로, 『디어 라이프』
찻집 상상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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