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가족
곽은희
보기만 해도
포슬포슬
웃음이 납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 상자가
풍성해집니다
따스함 위해
서로 부딪히며
향긋이 만들어집니다
언제나 그랬듯
꽃샘추위 때마다
눈물의 씨앗이 싹터
꽃이 핍니다
한없이 주어도
또 내어 주고픈
나의 열매 사랑의 꽃들이
한가득 주렁주렁 영글어 갑니다.
살아 있다는 소리
곽은희
오일장 시끌벅적 소리
열심히 살아내는 소리
희로애락 껴안은 소리
고귀함 느껴지는 소리.
성산마을의 아침
나천주
산 아래 성산마을 아침은
우리집 송아지가 데리고 온다
음매음매 하며
소꼬리 휘휘 저을 때
깊디깊은 어둠이 소걸음처럼 물러가고
새아침이 눈을 뜬다
홀쭉하던 마을은 햇살이
풀살 통통히 오른 송아지 배통처럼
점점 차오르기 시작하고
구김살 없는 하루는
마라톤 선수처럼
심호흡을 하고 또 한다
심호흡 소리에
성산마을이 들썩들썩거리고
물동이 이는 아낙네의 치맛바람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