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정책보고서부터 외교전문까지, 공문서 작성의 기본자세부터 정무감각까지, 공무원에게 필요한 글쓰기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 저자는 1996년 행정고등고시로 공직에 들어온 이래 30년 가까이 대한민국 중앙부처에서 고위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정소운이다. 초임 사무관 시절부터 일 잘하고 글 잘 쓰기로 이름이 났던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 사무국,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유엔 산하 국제기구WHO 등을 거치는 동안 직종·직급에 따라 달라지는 글쓰기들을 두루 섭렵했다. 공무원 글쓰기의 주종을 이루는 보고서부터 국회자료, 연설문, 민원회신, 보도자료, 외교문서 등을 쉬지 않고 써온 저자의 글답게 이 책에는 그간 경험한 여러 공문서 쓰기의 노하우가 압축적으로 녹아들었다. 저자는 직접 쓴 가상보고서와 가상 전문, 가상 보도자료를 곁들이고 때로 국가의 명운이나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기도 했던 공문서의 위력을 비밀 해제된 국내외 사례들로 입증하면서 공무원 글쓰기의 효용과 가치를 새롭게 환기한다. 매년 실시하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장교육 수요조사에서는 ‘보고서 쓰는 법’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할 만큼 공무원들에게 글쓰기는 어려운 숙제다. 시중에 공무원을 위한 글쓰기 책들이 몇몇 나와 있고 관련 동영상도 떠돌지만, 한결같이 ‘공무원스러운’ 글쓰기를 대충 흉내 내거나 지엽적인 설명에 머물 뿐이다. 그런 현실에서 공무원이 글을 써야 하는 진짜 이유와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문서 작성법, 잘 쓴 공문서 한 장이 지니는 파괴력까지 생생하게 증언해주는 이 책은 믿고 따를 만한 글쓰기 교재를 찾던 많은 이들에게 두고두고 고마운 스승이자 길벗 역할을 한다.
공무원이 쓰는 글에는 대개 이름이 없다. 드물게 이름이 달리는 경우란 칭찬이나 보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질문을 받고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글에 이름이 없으니 당연히 이름값도 없다. (중략) 이렇게까지 돈도 뭣도 안 되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할 것인가도 싶지만, 사실 다 그러려고 공무원이 된 것 아닌가. 그저 나라에 기여하고 사람들에게 보탬이 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는 것이 ‘공무원다움’의 본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머리말’ 중에서
공무원이 쓰는 글은 공짜가 아니다. 보고서 한 장 쓰는 데도 피 같은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다. 거창하게 시대정신이나 민심을 운운하는 대신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 보다 쓸모 있고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글을 쓰려는 노력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작가 소개
지은이 : 정소운
30년 가까이 묵은, 고위공무원이다. 어딜 가나 민둥산이 많던 시절, 헐벗은 산에 나무를 심어 푸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책 구절에 가슴이 뛰어 공무원이 되어 볼까 처음으로 생각했다. 이후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할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니 어쩌면 공무원이 천직인가 보다 했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같은 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고, 대학원 재학 중 제39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했다. 그리던 공무원이 되고 나서 보고서, 국회자료, 연설문, 민원회신, 보도자료, 공문 등을 줄기차게 쓰다 손가락 관절염과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겼다. 손이 아파 더는 못 쓰겠다 할 무렵 해외 연수를 기회를 얻었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남북적십자회담 수행원으로 회담 속기를 하다 첫 승진 발령을 접했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 사무국,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유엔 산하 국제기구 등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조직들의 온갖 종류 글쓰기를 두루 경험했다. 어디서나 키보드를 놓을 수 없으니 거북목증후군과 추간판탈출증도 직업병으로 추가했다. 국립통일교육원 기획연수부장, 통일부 인도협력국장과 정세분석국장을 거쳤다. 어딜 찔러도 공무원 냄새나는 글만 뿜어내는 지경에 이르러, 비로소 오래 생각해온 공무원다운 글쓰기를 풀어볼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