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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 위의 넋이어라 그대의 자화상은
해드림출판사 | 부모님 | 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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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_1952. 11. 16.

음악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음악의 정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나는 모르겠다. 천재만이 알 수 있다는 것… 그렇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러나 또 아무나 다 하면 된다는 것은 절대 아니야… 어느 정도 음악적인 소질과 노력이 있으면 어느 단계까지는 가지 않을까… 어제 송도에서 예술대학 주최의 콩쿠르가 있었다. 나는 시간이 늦어서 피아노 부문을 듣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만난 친구 정주는 나를 보자마자 말도 못 하고 떨면서 너무나 피아노를 잘 치는 남학생이 있다고 얘기해 주었어.
그런데 오늘 낮에 극장에서 그 기가 막힌 피아니스트 남학생을 보았을 때 나는 주위 사람들도 잊고 큰소리를 쳤어. 막이 오르면서 나온 어린 남학생(경복중학교 3학년)이 내가 아는 학생이었다는 것. 더구나 강원도 출신이라는 것… 분명히 그때는 초등학교 오학년쯤 되었을 때였어. 춘천국민학교의 음악 선생님으로 잠깐 계셨던 최 선생님(반주를 잘하셨는데 피아노 치시는 것이 꼭 졸고 있는 것 같다고 우리가 놀렸지) 동생이었어. 그땐 홍천에 있다가 나중엔 강릉으로 가셨는데… 그 당시 여학교에도 가끔 오셨었고 나를 찾아주셨어… 그 동생을 피아노를 시키신다고 무척 애쓰셨지.

언젠가 가을이었어.
비가 죽죽 내리던 날 내가 5학년이었을 거야. 구혜영 집에서 시험공부 한다고 혜영이와 둘이서 책을 펴 놓고 공부하다가 빗소리를 들으며 노래를 부르다가 Radio를 켰더니 때마침 피아노곡이 나오고 있었어… 베토벤의 쏘나타 15번 op49의 2를 연주하는 어린 학생… 그리고 그 형님의 연주로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나는 그대로 책을 내던지고 빗속을 뛰어나갔어. 단숨에 뛰어서 방송국 언덕에 왔을 땐 이미 방송을 마치고 나와서 걸어가는 그 선생님과 소년을 멀리서 보고 돌아왔어… 그의 연주가 기가 막히게 잘해서가 아니라 음악을 공부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그 시골에 그런 소년이 있다는 것이 무척 반가웠어.
그 후 그는 강릉으로 가 버렸지. 이따금 씩 그 선생님이 춘천에 오시면 꼭 나를 찾아주셨고 그때 그 선생님은 그 소년이 초등학교만 마치면 서울로 가시겠다며 동생을 위해 무척 애쓰시는 것 같았어.
그러자 6·25… 일 년 전 가을 어느 날 이화여중의 음악회 날 우연히 이 선생님을 만났어… 그때 문득 동생 생각이 나서 물었더니 피아노 공부를 한다고 하셨다.
오늘 밤… 나는 정말 놀랐다. 콩쿠르에서 단연 일등을 한 학생이 그 소년임을 알았을 때 나는 정말 어쩔 줄을 몰랐어. 기쁨과 슬픔이 한꺼번에 섞여서 울며 웃으며 했어. 옆에 있는 정주가 나보다 더 놀랐어.
정말 오늘의 그의 연주를 듣고 나는 그를 천재라고 말하고 싶었다. 숨어있는 천재라고, 임 선생님이 다 놀라셨어. 쇼팽의 발라드… 내가 올여름에 공부한 발라드가 아니고 그 곡보다 다 어려운 발라드였어.

란! 노력이야… 어느 정도 소질만 있다면, 그 형님으로 인한 그의 노력을 가히 짐작할 수가 있었어… 중앙지에서 10년이나 피아노를 했고 다섯 번이나 콩쿠르에 나왔다고 한때 유명하던 여학생들 앞에 이름도 없이 시골에 파묻혀 있던 무명의 소년이 그들을 훨씬 뒤로 떠밀고 나섰어… 란! 나는 너무나 기뻤어. 눈물이 나도록 기뻤다고. 시골 사람이라고 언제나 밑으로 보려는 이들에게 좋은 표본이 되었으리라… 그의 테크닉은 기성 피아니스트를 능가하였고 그의 음악적인 센스는 너무나 풍부했어.
달도 없고 별도 드문드문 차운 밤길을 걸어오면서 나는 그 소년을 위해 기도드렸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하나. 바이올린을 2등 한 소녀가 있었다.
대구에서 왔다는데 컨디션이 나빠서 2등을 했는지 1등에게 지는 것 같지 않았어. 1등은 임 선생님 제자인 이화여중 4년생이지만 대구에서 온 소녀는 5학년이라는데 아주 어리고 작고… 그런데도 그의 연주란 너무나 표현에 강하고 튼튼했어.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는데 부드러운 음색과 기막힌 정열이 아주 많이 돋보였어. 흔들리기 쉬운 내 마음의 축을 잃은 거야… 그러나 너무나 충만한 행복감을 느끼었어.
란! 나는 내 음악 세계를 생각해 봤다. 내 음악이 얼마나 빈곤한가 생각했지만 나는 내 생명이 계속하는 한 꼭 하고야 말 거야. 내일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 공부에 충실해 볼래.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그 무엇을 위해서도… 란! 한번 부산에 다녀가면 안 될까?
원주에서 기차만 타고 밤새 달려 날이 새면 부산이라는데 나 사는 곳이 부산이어도 대신동 맨 끝의 산 밑이어서 꼭 시골과 같다. 영주동 가야여관의 단칸방에 온 가족이 붙어살 때 비하면 천국이야.
벼락으로 지은 이 집은 아직 주소도 없는 하꼬방 같은 집이지만, 내 방이라고 갖고 있거든.
내 방 창을 열면 멀리 바다가 보이고 해 뜨는 날 그 바다 끝엔 대마도가 보인다. 이곳에서 얼마 동안 쉬었다 가면 어때… 개미지옥 같은 부산의 인간 지옥도 좀 보고.
이달 말일엔 또 월례음악회가 있어. 그때 발표할 곡 만드느라 좀 바빠… 게다가 나운영 선생님의 작곡발표회가 있거든.
그래도… 나를 위해서 한번 와 주었으면. 꿈 같은 바람일까?
잘 있어.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영자
*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교수 역임 * 한국여성작곡가회 설립 및 명예회장 * 아세아작곡가연맹 한국위원회 회장 역임 * 대한민국작곡상 최우수상 *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서울시문화상 * 3‧1문화상, 은관문화훈장 수훈 *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현대수필로 등단 * 한국수필학회 회원 * 서초수필문학회 회원 * 수필집 ≪불사조의 노래≫ ≪빈 악보를 물고 오는 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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