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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마침표  이미지

겨울 마침표
기꺼이 끝까지 걸어온 당신에게
북스톤 | 부모님 | 202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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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수고로이 살아내느라 일년치 더 늙어버린 손을 부비며 차분히 마침표를 찍는 겨울. 소란스레 파이팅을 외치지도, 더 멀리 가보자고 떼쓰지도 않으며, 우리 모두의 최선은 여기까지임을 가만히 인정하는 겨울. 《겨울 마침표》를 읽으며 이 계절이 조용히 해내는 일들의 위대함을 느껴보자. 한 살 더 먹는 것이 진심으로 행복하다며, 조금 더 또렷해진 삶의 의미를 쥐고 나아갈 수 있어 기쁘다며 언제나 겨울의 편을 들어주는 박솔미의 글에는 고요하지만 묵직한 힘이 있다. 겨울에 이르러 찍을 수 있는 온전한 마침표가 얼마나 커다란 평화를 가져다주는지, 세상 모든 일에 끝이란 게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성실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마치는 아름다움을 전한다. 대단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는 후회와 미련이 남는다면, 이 책과 함께 조금은 후련하게 동그랗고 분명한 마침표를 찍으며 자신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출판사 리뷰

깊고도 단단한 착실함으로
오늘도 한 칸씩 나아가는 이들에게


회사원, 엄마, 작가 등 여러 정체성으로 삶을 굴리는 박솔미는 봄을 감싸는 향, 여름을 달구는 태양, 가을을 입히는 단풍 같은 사계의 풍류를 넋 놓고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다. 계절을 배경 삼아 사진이나 몇 장 찍어두고, 최종 목적지인 겨울을 향해 열심히 삶을 굴릴 뿐이다. 하루치 해야 할 일, 또 하루치 해내고 싶은 일들을 꼬박꼬박 달성하며 사랑하는 겨울을 향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겨울에 이르러서야 편히 호흡을 고른다.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계절이기에. 도무지 언제부터 뿌리내린 건지 짐작하기 힘든, 깊고도 단단한 착실함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자신이 믿는 바를 한 겹 두 겹 쌓아가는 과정 그 자체를, 묵묵히 신뢰하자고 말하면서. 성실했던 나날들이 무색하게 대단한 성과를 이루지 못했더라도, 일단 올해를 무사히 완주했음을 담백하게 자축하자고. 그래도 괜찮다고.

겨울을 닮아 고요한 이들에게,
걱정하지 말고 나만의 노래를 부르자고


“솔미는 원래 그렇게 말이 없니?” 저자가 살면서 숱하게 들어온 말이다. 말수가 적게 태어난 그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신중한 성향을 지니고 있다. 몇몇 주변 사람들은 고요한 겨울의 모습을 한 그에게서 마른 가지가 바람에 부딪는 소리가 난다고 말한다. 통통 튀는 말투로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마땅했던 사회 초년생 시절, 특히 오해를 샀다. 하지만 침묵을 인정해 준 따뜻한 선배들 덕분에 분위기를 띄우진 못해도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어엿한 사회인으로 자라났다. 귀로 머금은 말들에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여 담담히 글을 써 내려가는 사람이 되었다. 속에 있는 것을 다 발산하고 비워낼 때 만족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모든 메시지를 수렴한 뒤 버릴 건 버리고 담을 건 담으며 정돈하는 기쁨을 누리는 이들도 있다. 타고난 기질 그대로, 서로 보조를 맞추며 우리는 함께 잘 살 수 있다. 각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할 때면 그는 이 가사를 입안에서 주문처럼 굴린다. "네가 가진 노래를 부르려마. 난 미리 걱정하지 않는단다."_김국환 <아빠와 함께 뚜비뚜바>

마침표는 마침내 시작점
겨울 마침표로 삶의 지향점을 이어가기를


한 해의 끝자락, 우리는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며 다음 해의 계획을 세운다. 겨울의 다짐에는 조금 더 잘 살아보고 싶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겨울마다 찍어온 선명한 마침표들을 모아보면 삶의 지향점을 발견할 수 있다. 지향점이 있다면 방향을 잃더라도 다시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니 이 겨울 잠시 멈추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꺼내 내 마음에서 잘 보이는 곳에 놓아 두자. 무엇이든 지향점이 될 수 있다. 롤모델로 삼을 만한 인물도, 문학 작품의 글귀도, 울림이 있는 미술 작품도, 누군가의 연주도 좋다. 올겨울에는 이 책도 그 장면에 한 조각을 차지하길 바란다.




겨울이 다가오는 것이 두려워 발을 구르는 이가 있다면, 이 계절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일러주며 함께 빈 논에 드러눕자고 말하고 싶다. 나와 비슷한 마음으로 겨울을 기다리는 사람에겐 어깨동무를 하며 말해주고 싶다. 무슨 생각인지 다 알고 있으니 눈치 보지 말고, 편히 드러누워도 된다고. 더 이상 애쓸 필요가 없는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당신이 얼마나 많은 관문을 뜨겁게 관통해왔는지 나는 알고 있다고. 겨울이라는 마침표를 이토록 사랑하는 우리는, 절대로 성급하거나 게으른 사람들이 아니라고.
---여는 말 중에서

내가 나로서 무사히 성장하는 데 필요했던 건 시간과 라디오였다. 겨울이라는 검은 천을 뒤집어쓰고, 라디오 소리를 맛있게 머금었던 겨울 방학을 추억할 때면, 할머니께서 키우시던 콩나물이 함께 떠오른다. 할머니 방에는 언제나 콩나물 시루가 있었다. 콩나물을 키우는 방법은 꽤 간단해 보였는데, 시루에 덮어둔 검은 천을 열고 그 위로 물을 붓기만 하면 되었다. 물은 콩을 적시고 시루 바닥으로 우수수 떨어져 버리는데도 콩은 무사히 콩나물이 됐다. 나도 그랬던 게 아닐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이야기들은 한쪽 귀로 들어가 반대쪽 귀로 나오는데도, 나는 하루하루 어른에 가까워졌다. 세상을 보는 눈을 틔우고,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를 갖추면서 말이다.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겨울 방학」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솔미
어려서부터 글이 좋았다.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제일기획 카피라이터Apple 콘텐츠 에디터LG전자 글로벌 총괄 카피라이터여러 회사에서 글을 쓰는 사이사이다섯 권의 책을 썼다.《오후를 찾아요》《오래 머금고 뱉는 말》《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담대한 낙관주의자》그리고 《겨울 마침표》

  목차

여는 말 나는 마침표가 좋아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겨울 방학
드디어 늙는다는 기쁨
왠지 겨울바람이 부는 사람
불안해하기에도 늦은 계절
세상 돌아가는 모양이 이해가 될 때
결산을 잘 내야 어른
갈무리해 둔 명장면들
언 땅을 일구는 하얀 소
입이 얼어붙은 이들에게
마음을 보려면, 겨울 여행을
겨울엔 러브레터, 여름엔 라스트 레터
원단이 좋은, 우아한 겨울 코트
겨울 아침의 짙은 성실함
울기 딱 좋은 날씨
계획보다 위대한 뒷수습
그 겨울, 엄마의 드럼 콘서트
두 언어를 다듬는 일
겨울잠을 자며 길게 꿈꿀 자격
지난 겨울들이 모여, 올해의 겨울이
1년이 문장이라면, 마침표는 확신

맺음말 마침표는 마침내 시작점
더하는 말 나의 영원한 쉼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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