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천문학이라는 렌즈로 일상을 들여다보는
어린이천문대 대장의 유쾌한 천문 에세이
“이 책은 우주를 사랑하는 한 사람이
별을 보며 발견한 삶의 조각들을 엮은 이야기다.
천문학이라는 렌즈로 일상을 들여다보니,
어제는 평범해 보이던 일들이 오늘은 새롭게 다가온다.
별과 우주, 그리고 그 너머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당신에게도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별 하나를 품고 살아간다.
어쩌면 그 별이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프롤로그 중에서
공룡은 왜 멸종했을까?
외계인도 9 to 5 근무를 하는 걸까, 수상한 전파 신호의 정체는?
화성에서 피자를 먹는 방법은?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은하가 충돌한다고?
우주선이 고장 났을 때 양말로 할 수 있는 일은?
2박 3일의 우주여행, 얼마면 되니?
어린이천문대장이 들려주는 재밌고 신비로운 천문학 이야기
미지의 세계를 알수록 더 아름답고 특별해지는 우리의 일상
어린 시절, 공룡이 멸종한 이유나 사라진 고대 문명에 우주, 혹은 외계인이 관련돼 있을 것이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비단 아이들만의 것이란 말은 아니다. 사실은 아직 인류가 달에 가보지 못했다는 음모론이나 빈번히 카메라에 잡히는 UFO의 출현, 우주 어딘가에 생물이 살 수 있는 행성이 있을 것이란 추측은 어른들의 마음까지 설레게 한다. 이렇듯 우주는 인간의 상상력과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원한 미지의 세계다.
《내 핑계는 천문학이야》는, 이렇게 궁금하지만 낯설어서 다가가기 어려운 천문학 이야기들을 어린이천문대 대장의 유쾌한 일상과 엮어 쉽고 재밌게 풀어낸다.
알다시피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사람들은 그 속도를 따라잡고 적응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간다. 하지만 우주를 연구하는 관점에서는 끝없는 우주 속 점 하나보다 작은 지구에서의 삶이 때론 측은하고 그래서 더 애틋하고 소중한 마음으로 모든 순간을 바라보게 된다.
천문학은 보통 인류의 호기심과 신비로움으로 접근하지만, 이 책에선 평소에도 쓰일 수 있는 유쾌한 천문학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야, 오늘 왜 이렇게 늦었어?”라는 친구의 질타에 그럴듯한 천문 지식으로 핑계를 댈 수 있고, “도대체 안 읽는 책은 왜 이렇게 사 모으는 거야?”라는 아내의 잔소리에 허세 가득한 반박을 펼칠 수 있는 천문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우리의 소소한 일상과 천문학이 만나는 접점을 재치 있게 찾아내어 입담 좋게 펼쳐낸다는 점이다. 덕분에 과학과 문학이라는 전혀 다른 영역이 만났지만, 잘 버무려진 한상차림처럼 재미와 과학 지식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찾기 힘들어하는 이 시대에, 저자는 천문학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통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독자들에게 작은 위로와 즐거움을 주고자 이 책을 썼다. 말하자면 이 책은, 광활한 우주와 그 속에서 별처럼 반짝이는 우리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우주에 떠 있는 먼지만 한 푸른 행성에서 부리는 허세 한 톨, 핑계 한 꼬집’ 같은 저자의 일상을 통해, 독자들은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상상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나아가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를 알게 될수록 더 아름답고 특별해지는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첫 달 착륙부터 민간인의 우주여행에 이르기까지
양말 한 켤레의 재치가 필요한 도전의 역사를 엿보다!
《내 핑계는 천문학이야》에는 흥미진진한 우주 탐험의 역사가 담겨 있다. 외계 문명의 신호를 쫓고 분석하는 천문학자들의 에피소드와(130쪽), 우주에서 인간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 위해 2년이나 거대한 유리돔 안에서 격리 생활을 한 과학자들 이야기(137쪽), 1등만 기억하는 등수의 세상에서 화성에 몇 번씩이나 탐사 로봇을 보내는 원초적 이유와(238쪽)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예측한 중력파를 찾아내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투입하는 인류의 이야기(93쪽)도 담겼다.
그 모든 역사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 아폴로 13호의 우주비행사들은 산소 탱크 폭발이라는 위기를 양말로 극복을 해냈다(80쪽). 우주 개발을 선도하던 나사는 계약 방식의 차이로 인해 민간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에 선봉장 자리를 내줘야 했다(117쪽). 독자들은 아폴로 13호가 위기를 극복한 기발한 방법과 나사가 스페이스X에 밀려난 이야기에서 임기응변의 재치나 인간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금성 탐사를 위해 베네라 7호를 만들어 낸 과학자들은 어떤가. 수천억을 들인 프로젝트가 일곱 번이나 실패했음에도 “우리는 탐사선이 찌그러지고 고장 날 정도로 금성이 척박한 환경임을 확인했습니다!”라고 외칠 수 있는 배포(124쪽). 광활한 우주 속에 존재하는 지구의 모습을 찍기 위해 태양계를 떠나고 있던 탐사선 보이저 1호가 손상될 위험도 감수한 칼 세이건의 고집(46쪽). 그런 것들이 없었다면 인류는 아직 달에도 가보지 못했을지 모른다.
수많은 우주비행사와 과학자가 우주 탐험에 도전하고 때로는 시행착오를 겪거나 실패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 인류는 더 먼 우주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그 지난한 도전의 기록은 지구 위를 걷고 있는 우리의 삶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 어차피 우주에 떠 있는 먼지만 한 푸른 행성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조금은 더 고집스럽게, 열정적으로 삶을 탐닉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냐고 말이다.
아름답지만 미지의 영역인 우주에서 인류의 미래는?
허블 망원경이 찍어낸 3천 개의 은하에서 희망을 엿보다!
저자는 단순히 흥미로운 천문학 이야기만을 들려주는 게 아니라 천문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우리의 삶을 관조한다. 대체로 유쾌하고 때로는 애틋한 감정을 일으키는 저자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도 공감과 위안을 준다. 우주는 식기세척기를 사야 하거나 늦은 밤 맥주와 닭발을 시켜 먹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평범한 일상과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새삼스레 느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아름답지만 당장 내일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두렵기도 한 우리의 삶은 어쩌면 우주의 본질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 우주는 아름답지만 미지의 영역이기에 두렵기도 하다. 어쩌면 공룡의 멸종을 야기한 소행성이 다시 지구로 날아오거나(151쪽), 인류가 쏘아 올린 우주 쓰레기에 막혀 인류가 지구에 갇혀 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100쪽). 푸른 바다와 강이 넘쳐흐르던 화성이 지금은 황량한 사막이 된 것처럼, 포근한 기온이던 금성이 피자를 9초 만에 구워낼 정도로 뜨거워진 것처럼, 무서운 재앙이 지구에도 닥칠지 모를 일이다(238쪽).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지만 저자는 괜찮을 거라며 깜짝 놀랐을 독자들을 다독인다. 인류는 눈 덮인 에베레스트산을 기어코 두 발로 오르고, 캄캄한 바닷속을 산소통 하나로 헤엄치며, 자동차를 두고 굳이 42.195km를 달려 완주하는 족속이니까. 도전에 도전을 거듭해서 언젠가는 화성에도 첫발을 내딛게 될 테니까. 인류는 그렇게 한 발짝씩 나아가면서 티라노사우루스와는 다른 운명으로 걸어가고 있다고 말이다.
우주도 희망의 증거를 보여준다. 천문학자 로버트 윌리엄스는 발사된 지 겨우 5년밖에 되지 않은 최신 기술의 꽃이자 하루 사용료가 약 10억 원이나 되는 허블 망원경으로 ‘아무것도 없는 곳’을 찍어 보자고 주장했다. 당연히 의심과 반대가 쏟아졌지만, 그 결과는 과학계를 경악하게 만드는 대발견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바늘구멍만 한 밤하늘에 3천 개 이상의 은하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70쪽).
저자는 결국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허블 망원경이 찍은 허공에 수많은 은하가 있었던 것처럼 ‘희망’은 항상 있을 거라고, 그러니 때로는 우주를 빗대어 허세도 부리고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는 핑계도 대면서 주어진 시간과 공간을 맘껏 누리면서 살아가자고. 좋아하는 일들을 즐겁게 해내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마음을 전하면서 말이다. 희망은 호기심과 가능성으로 가득한 아이들의 빛나는 눈동자 속에, 사랑하는 이들의 웃음에, 그리고 낭만 한 스푼 끼얹은 우리의 일상에 언제나 존재하니까.
천문학을 핑계 삼아 전하는 인류와 우주의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통해 삶을 대하는 한층 여유롭고 성숙한 자세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고결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나른한 오후, 따스한 햇살 아래서 당근케이크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먹는 것같이 완벽한 느낌일 것이다. 하지만 사랑의 모든 순간이 꼭 지고지순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아메리카노의 맛보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자신의 모습이 좋은 사람도 있다. 당근케이크의 폭신함보다 이제 디저트 정도는 통장 잔고 고민 없이 주문할 수 있게 된 현재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하여 커피에게 애정을 덜 가졌다거나 당근케이크를 모욕적으로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불순한 욕망이 살짝 가미된 정도랄까?
나는 반짝이는 별의 아름다움도 좋아하고, 어두운 곳에서 황홀하게 펼쳐진 밤하늘도 사랑하지만, 그런 별을 바라보고 있는 내 모습도 못지않게 사랑한다. 그것이 내가 천문학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냉장고 청소도 진짜가 되는 일이라고 믿는다. 그것은 단순히 먹성은 좋지만 게으른 과거의 나와 싸우는 과정이 아니다. 널려진 불안을 치우는 일이다. 흐릿한 건강을 닦아 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면 냉장고 깊은 골짜기 안쪽 어딘가에서 보물 같은 묵은지를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그것이 혜성을 발견한 메시에의 희열만큼이나 진정한 행복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