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김서령 그림산문집. 만화가가 꿈이었다. 용돈 손에 쥐고 만화방에 뛰어갈 때마다 엄마한테 쥐어박혀서 뭔가 더 우아한 장래희망을 갖기로 마음먹었다. 만화책을 펼칠 땐 언제든 욕을 먹었지만 동화책은 밥상머리에서 읽어도 칭찬을 받았으므로 소설가가 되어야지, 생각했다. 그때가 열 살이었다. 딴생각 않고 오롯이 소설가의 꿈만 꾸었고, 다행히도 소설가가 되었다. 무척이나 운이 좋았다.그래서 소설 쓰고, 종종 그림이나 그리며 살려고 했다. 연애도 하면 좋지. 걸핏하면 집을 비우고 몇 달씩 여행을 다녔다. 자고로 인생은 그렇게 탕진해야 제맛이라고 생각했다. 평생 나풀나풀 살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손님이 찾아왔다. 그 누구보다 비혼에 앞장섰던 김서령 작가에게, 그것도 마흔두 살에. 임신테스트기를 손에 쥐고 김서령 작가는 중얼거렸다. “와…… 미친……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으므로 용맹했다. 화들짝 지구에 날아온 꼬마 요정이 무턱대고 우스웠을 뿐이었다. 자식들이 결혼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양가 부모님은 어떤 신랑감이냐, 어떤 신붓감이냐 물어볼 새도 없었다. 서로를 부모님에게 소개도 하기 전 예식장부터 예약했고, 심심한 사십대에 접어들어 별 할 일도 없던 친구들은 이 우습기 짝이 없는 결혼식에 너도나도 몰려왔다. 떡갈비 스테이크만 700접시가 나갔다. 비혼을 약조한 친구들에게 배신자 소리를 백 번도 더 들었다.꼬마 우주는 그렇게 지구에 무사히 도착했다. 무르지도 못할 그 관계를 김서령 작가는 지난 시간 꾸준히 기록했다. 돌이켜 보니 세상을 새롭게 탐색하는 시간이었다. 김서령 작가와 꼬마 우주가 꾸린 다정하고 유쾌한 지구 모험단.
출판사 리뷰
#외로운날읽는책 #다정한위로가필요하다면 #슬기로운육아생활 #엄마는어려워
그림 그리고 소설 쓰고,
또 연애하고 여행하며 허랑방탕 살려고 했는데
어느 날 화들짝, 손님이 찾아왔다만화가가 꿈이었다. 용돈 손에 쥐고 만화방에 뛰어갈 때마다 엄마한테 쥐어박혀서 뭔가 더 우아한 장래희망을 갖기로 마음먹었다. 만화책을 펼칠 땐 언제든 욕을 먹었지만 동화책은 밥상머리에서 읽어도 칭찬을 받았으므로 소설가가 되어야지, 생각했다. 그때가 열 살이었다. 딴생각 않고 오롯이 소설가의 꿈만 꾸었고, 다행히도 소설가가 되었다. 무척이나 운이 좋았다.
그래서 소설 쓰고, 종종 그림이나 그리며 살려고 했다. 연애도 하면 좋지. 걸핏하면 집을 비우고 몇 달씩 여행을 다녔다. 자고로 인생은 그렇게 탕진해야 제맛이라고 생각했다. 평생 나풀나풀 살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손님이 찾아왔다. 그 누구보다 비혼에 앞장섰던 김서령 작가에게, 그것도 마흔두 살에. 임신테스트기를 손에 쥐고 김서령 작가는 중얼거렸다. “와…… 미친……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
내가 너의 엄만데 말이야,
네 맘에 들었으면 좋겠어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으므로 용맹했다. 화들짝 지구에 날아온 꼬마 요정이 무턱대고 우스웠을 뿐이었다. 자식들이 결혼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양가 부모님은 어떤 신랑감이냐, 어떤 신붓감이냐 물어볼 새도 없었다. 서로를 부모님에게 소개도 하기 전 예식장부터 예약했고, 심심한 사십대에 접어들어 별 할 일도 없던 친구들은 이 우습기 짝이 없는 결혼식에 너도나도 몰려왔다. 떡갈비 스테이크만 700접시가 나갔다. 비혼을 약조한 친구들에게 배신자 소리를 백 번도 더 들었다.
꼬마 우주는 그렇게 지구에 무사히 도착했다. 무르지도 못할 그 관계를 김서령 작가는 지난 시간 꾸준히 기록했다. 돌이켜 보니 세상을 새롭게 탐색하는 시간이었다. 김서령 작가와 꼬마 우주가 꾸린 다정하고 유쾌한 지구 모험단.
이 책은 절대 육아 에세이가 아니에요,
한 편의 반짝이는 성장소설입니다성장소설의 필요충분조건은 ‘변화’다. 등장인물이 소설의 처음과 끝에서 명백히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분명 성장소설이다.
쫀쫀한 수제비 반죽 같던 아기 우주는 이제 열 살이 되어 짐짓 노련한 지구 탐험가가 되었다. 여기 놀러 왔는데, 멀고 먼 어느 세상에 먼지로 떠돌다 지구가 마음에 들어 한번 놀러 가볼까? 하며 들렀던 김서령 작가도 우주와 만나 모험을 하는 내내 지구 생존법을 스무 가지쯤 더 배웠다. 지구의 삶은 생각보다 빡세고 피곤하지만 두 사람 모두 꽤 잘 적응했다.
김서령 작가가 조물조물 그린 따스한 그림이 함께 실린 이 책은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지원작으로 선정되었어요
작가 김서령 특유의 담담하고 따뜻한 문장은 이전 산문집과 다를 바 없다. 첫 번째 산문집 《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 두 번째 산문집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에서처럼 동네 친한 언니와 수다를 나누는 느낌이다. 이전 산문집에서 존재감이 돋보였던 작가의 어머니와 H언니를 다시 소환하는 재미도 쏠쏠.
게다가 꼬마 우주는 그야말로 매력투성이인데, 무려 5개월 아기 시절 보행기를 하도 열심히 타 발바닥에 굳은살이 박였다. 그 근성은 열 살이 되어도 그대로다. 엄마와 이모들에게 촌철살인 날려주는 삶의 지혜가 우습고 귀여워 작가의 SNS에선 이미 인기만점 캐릭터이다.
그것에 더해 김서령의 그림이 실렸다. 소설 다음으로 그림을 좋아한다는 작가는 짬짬이 그린 그림을 책 속에 넣었다. 김서령의 따스한 문장을 그대로 닮은 그림이다. 한 장 뜯어 책상 옆에 붙여두면 그대로 친구 삼아도 될 것 같은 얼굴들이 책 속에 송송 박혔다.
《화들짝 지구 불시착》은 2024년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경기예술지원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다정하고 따스한 것을 좋아하는 마음일 거야《화들짝 지구 불시착》은 몽글몽글 다정하고 따스한 책이다. 무모한 것 같은데 우습고, 담담한 것 같은데 슬프기도 했다가, 한없이 유쾌하고, 끝끝내 다정하다. 이런 작가와 친구를 먹으면 참말 재미날 것 같다. 슬리퍼 질질 끌고 동네 먹태집에 앉아 수다를 나누면 서너 시간쯤 금방 흐를 것 같은 느낌. 실제 그렇기도 하다. 김서령 작가는 누구와도 친구 먹기 좋아하는 사람. 새침한 듯하지만 새침한 적 없고, 쿨한 듯하지만 알고 보면 미련쟁이고, 고개 까딱 하는 목례보다는 폭 껴안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다. 책에도 오롯이 그런 마음이 담겼다. 산문집이란 으레 작가의 성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김서령의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다. 종알종알 잘 떠드는 애인의 어깨에 기댄 기분이 든다. 봄처럼 따뜻하다.
대단할 것 없는 일상을 그림으로 남기는 사람
소소한 생의 알리바이는 그림으로 남겨지고그림을 배운 적 없다. 그냥 혼자 그렸다. 잘 그리는 그림이든 못 그리는 그림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나 좋자고 그리는 건데. 그렇게 생각했다지만 막상 책에 넣으려니 작가는 발을 동동 굴렀다.
“이렇게 아무렇게나 그린 걸 책에 넣어도 돼요?”
하지만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은 작가가 지나온 시간에 대한 증언이다. 생의 알리바이다. 작가의 글만큼이나 그림 역시 다정하고, 그림을 보는 우리는 그래서 나른해지고 노곤해진다. 조금 쉬어도 될 것 같은 기분. 희한하게도 위로받는 기분. 그동안 고독했다면, 피곤했다면, 아마 김서령 작가가 건네는 이 책이 선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서령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현대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 《어디로 갈까요》 《연애의 결말》과 장편소설 《수정의 인사》 《티타티타》, 산문집 《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인문실용서 《우아한 맞춤법》을 출간했으며 다수의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어서 《빨강 머리 앤》 《에이번리의 앤》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 두 번째 이야기》 《밤의 속삭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titatita74
목차
1장 안녕, 미니웅
안녕, 미니웅|거룩한 봄|나만 몰랐어|옷 처분|크림빵|앞구르기|트렌드세터|주눅|은행원 이모|여긴 춥지 않아
2장 우주라는 세계
강제 소환|외출|우주라는 세계|하찮지 않은데|진짠데|20년|잘 가요, 아부지
3장 우주는 네 살
아무 말 대잔치|나눗셈은 어려워|생일 축하합니다|피아노와 줄넘기|툇골 풍경|밥 한 공기만 주세요|할머니와 겅중겅중|기적들|1983년의 사진 한 장|한글 쓰기
4장 우주는 다섯 살
모험을 떠날 거야|소중해|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감자 캐기|파드닥파드닥|이상한 부고|내 이름은 여우주|돈 주세요|비엥기|연탄 배달
5장 우주는 여섯 살
옛날 엄마 배 속에서는|엄마랑 닮았어|씩씩하고 용감하고 자유롭게|심장이 두근두근|행동이와 생각이|이웃집 토토로|꽃 알레르기|어디에서 왔니|고기보다|호빵이를 추천합니다|할아버지의 시계|어른이 되어가는 과정|킥보드 폭주족|부들부들|오해|총각 아저씨|토끼와 범죄자의 하루|맥주와 다람쥐와 치약에 관하여
6장 우주는 일곱 살
놀멍의 날들|행사 있어요|가을 나들이|노란 옷 젊은 아빠|고민이 생겼어|아무도 증명해주지 못하겠지만|50세 서 부장|칭따오를 마시러
7장 우주는 여덟 살
부산 여행|용돈 아껴 쓰기|입학식|연어회 식탁|삼성전자 50주|두 번째 일곱 살|설마 아빠가|우주의 연애|여자와 남자는|감동의 날|호랑이 할머니는 배가 불러|이상하고 아름다운 그랜마호텔
8장 우주는 아홉 살
언제까지 내가|달리기|스물다섯 마리 병아리|한글 실력|아빠 자랑|곱셈구구|원 플러스 원 새송이버섯|다음 중 김치의 재료가 아닌 것은?|소풍길
9장 우주는 열 살
10년 만에 작업실|수학 시험|조금 다정한 노후 대책|국랑의 마음|사람이 어떻게 다 잘해?|빈 섬|열 살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