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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씻어 말리는 중입니다
디에잇 | 부모님 | 2025.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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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사유의 깊이에서 오는 시어의 독특함이 보이는 작품활동을 하는 홍순철 시인의 1번째 시집. 이번 시집에서도 시인 특유의 시각적 이미지 창출 표현들, 이미지들을 능숙하게 서정적 전개 속에 배치하는 형상화 능력이 빛을 발한다.현대인의 내면에 깃든 고독과 갈망을 일상의 평범한 언어로 정밀하게 채집해내며, 존재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는다. 가족 간의 정겨운 대화, 도시 한켠의 스산한 바람, 그리고 노동의 숨가쁜 순간들까지, 그는 그 모든 일상의 파편 속에서 삶의 진정한 깊이를 예리하게 포착한다.시인에게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닌, 인간의 내면과 몸에 깊이 새겨진 생의 흔적으로 남는다. 「새벽을 길어 올리는 사람」에서는 어머니의 무거운 노동을 통해 삶의 흔적과 시간의 깊이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출판사 리뷰

존재와 일상의 깊이를 찾아서
시간의 흔적과 기억의 무게
존재의 무게와 노동의 현실

사유의 깊이에서 오는 시어의 독특함이 보이는 작품활동을 하는 홍순철 시인의 1번째 시집 『기억을 씻어 말리는 중입니다』가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서도 시인 특유의 시각적 이미지 창출 표현들, 이미지들을 능숙하게 서정적 전개 속에 배치하는 형상화 능력이 빛을 발한다.

현대인의 내면에 깃든 고독과 갈망을 일상의 평범한 언어로 정밀하게 채집해내며, 존재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는다. 가족 간의 정겨운 대화, 도시 한켠의 스산한 바람, 그리고 노동의 숨가쁜 순간들까지, 그는 그 모든 일상의 파편 속에서 삶의 진정한 깊이를 예리하게 포착한다.

시인에게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닌, 인간의 내면과 몸에 깊이 새겨진 생의 흔적으로 남는다. 「새벽을 길어 올리는 사람」에서는 어머니의 무거운 노동을 통해 삶의 흔적과 시간의 깊이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40계단, 100계단
숫자로는 다 헤아릴 수 없는
엄마의 발걸음 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한 계단 한 계단
무너져가는 어깨를 붙들고
또다시 내일을 이고 오신다

-「새벽을 길어 올리는 사람」 부분

물동이를 이고 나르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삶의 본질적 진실이 드러난다. '숫자로는 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은 어머니의 굽은 어깨와 거칠어진 손에 새겨져 있다, '무너져가는 어깨'와 '내일을 이고' 오는 모습에서 어머니가 삶의 무게를 견디며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과정이 선명히 읽힌다.

이러한 시간의 축적은 「재개발」에서 상실의 형태로 변주한다.

콘크리트 더미 위
내 그림자는 10살 골목의 한 조각
바람은 기억의 파편들을 흩날리고
세월은 무정하게 흘러 지워버린다

- 「재개발」 부분
도시 재개발이라는 현대적 상황 속에서, 개인은 기억을 파편화하고 해체한다. '10살 골목의 한 조각'은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순간을 암시하며, 시인은 특히 '기억의 파편들'을 통해 현대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기억의 해체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추억은 나이를 먹고」에서는 이러한 시간성이 또 다른 차원으로 승화한다.

그리움이 하도 크면 울음 잊고 사나 보다
슬픔도 세월이 차면 미소가 되나 보다
서산을 넘는 저녁달 작게 웃고 가듯이

- 「추억은 나이를 먹고」 부분

여기서 시인은 시간이 지닌 치유의 힘과 그 내밀한 속성을 탐구한다. 슬픔이 미소로 변화하는 과정은 단지 망각이 아닌, 시간을 통해 감정이 숙성되고 삶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순간을 보여준다.

“열 살, 봄날 교정에서 시와 첫 악수를 했다
그리고 마흔네 번의 봄이 더 지났다

여전히 첫날처럼 설레며 시의 손을 잡는 중이다.메마른 땅에 물을 주었다.
매일, 매일.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었더니 꽃이 피어있었다.”

- 「시인의 말」 에서

어떤 일을 하건 시인이 되겠다던 홍순철 시인이 첫 시집 『기억을 씻어 말리는 중입니다』를 출간했다. 2018년 ᄒᆞᆫ맥문학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긴 시간동안 시작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한바탕 폭풍우를 일으키고 폭풍우를 관통하고 마침내 폭풍우 뒤에 남겨진 것들을 유유히 관조하는, 아쉽지만 마법을 놓아 버릴 때 진정으로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알아차린 시인의 시선이 따뜻하게 읽힌다.

시인은 지금 기억을 씻어 말리는 중이다. 좋은 기억만을 건져 올리려 하지도 않고 나쁜 기억을 윤색하려 하지도 않는다. 시인의 자세가 봄보다 눈부시다. (심아진, 해설)

고단한 시간의 발걸음 따라
그 물동이가 이제 엄마의 무릎에 앉았다
허리에 묻었던 그 무게와
무너져 내리던 그 억장의 골을
주름으로 새겨내듯

오늘도 아침 해가 떠오르면
엄마는 무릎의 물을 빼러 가신다
그때 그 물동이에 담겼던
희망만큼이나 무거운 물을,
이제는 하릴없이 쏟아내야 할
그 시절 당신의 젊음을,
하얀 처방전 위에 부어내신다
- 「새벽을 길어 올리는 사람」 부분

꼭꼭 숨어라 뱀대가리 보일라
못찾겠다 독사새끼하면 나와야 해
뒤지다 걸리면 연민보다 분노가 더해 뒤지거든.

바삭거리는 허물이 1층 계단에 드러 누웠다
복싱체육관으로 가면 부서질때까지 칠 수 있었는데
약삭빠르게 고이 모셔가도록 벌써 무너져 있으면
또 당할 수 밖에
- 「권태기」 부분

  작가 소개

지은이 : 홍순철
2018년 ᄒᆞᆫ맥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시의 세계에 발을 내딛었다. 최근작 : 공저, 『독서, 나를 깨부수는 망치』 - 북포스,2020,2.

  목차

제1부 · 일상의 무게를 견디며
010 새벽을 길어 올리는 사람
012 무거운 아버지의 이름으로
013 녹슨 문이 우는 밤
014 사기꾼들의 역
016 운명의 거래소
018 심장이 부끄러운 사람은 없다고
020 아내
022 재개발
024 아버지와 나의 발자국
026 초성게임
027 하품이 전하는 말
028 결혼에 대한 질문

제2부 · 존재의 그림자를 찾아서

030 빛을 가꾸며
032 유흥가의 유혹
033 하루살이의 하루
035 추종
039 기억에 없는 ‘새벽’이라는 時
040 권태기
042 킬러
044 대담한 전략
045 갑과 을
047 종이의 날
048 봄을 기다리는 자세
049 한(恨)
057 실연은 커피숍에서는 어울리지 않았다

제3부 ·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

056 자연의 당연하지 게임
058 노안
060 잔인한 알람
062 로또 복권
064 고립된 교실
066 여름의 흔적
068 정원의 침묵
070 은하수가 흐르는 운동장
074 일상의 작은 고백
075 퇴사_지옥의 문
077 일상의 전파
079 방울이의 마지막 기억
080 권력의 메아리

제4부 · 고향의 숨결

084 고향천
085 봄뜻
086 널 보내고
087 봄이 더딘 집
088 엄마의 방
089 달빛 마을
090 겨울 산
091 가을에 앉아
092 사랑 나누기
093 내 삶은 가을벌레
094 저녁 산책
095 은혜로운 봄
096 추억은 나이를 먹고

제5부 · 삶의 균형을 찾아서

098 마지막 춤
099 인생 소음
100 후유증
102 내일의 태양, 오늘의 달
104 거미줄에 걸린 벌은 오랫동안 벌을 받았다
106 일상과의 단절
108 실험실 속 사랑법
110 그날의 처방전
112 균형의 방정식
114 제복 너머
116 꿈의 무대
118 무거운 상상력
119 체중계가 모르는 무게

해설

121 꺾일 수 있는 마음만이 | 심아진
135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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