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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에듀컨텐츠휴피아 | 부모님 | 202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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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서문
고명하신 술꾼, 그리고 귀하신 매독 환자 여러분 (이 책을 다른 사람 아닌 여러분에게 바치기 때문에), 플라톤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사상가로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의 『향연』이라는 책의 대화에서 알키비아데스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장군, 정치가로 소크라테스의 제자는 철학의 왕자로서 이의가 없는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기원전 469년 아테네에서 태어나 일생을 철학의 제 문제에 관한 토론으로 일관한 서양 철학에서 첫 번째 인물로 평가되고 있음를 찬양하며 여러 가지 이야기하는 도중에, 그가 실레노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를 키운 반인반수 종족
와 닮았다고 말하고 있다. 실레노스란 요즘 약제사 가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옛날에 사용된 조그만 상자인데, 이 상자 겉에는 하르퓌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자의 머리와 날카로운 발톱을 달고 있는 새
, 사티로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의 자연의 정령으로 실레노스로도 알려짐
, 말굴레를 씌운 거위 새끼, 뿔이 달린 산토끼, 길마를 얹은 오리, 하늘을 나는 염소, 수레에 끌채를 단 사슴이라든가, 그 밖에 세상 사람들이 웃도록 (선량한 주신 바쿠스의 스승 실레노스는 그러한 사람이었는데) 만들어진 여러 가지 유쾌하고 경박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그러나 그 상자 속에는 방향, 용연향, 생강향, 사향, 사묘향, 여러 가지 보석과 귀중한 향료, 영약이 들어 있다. 알키비아데스는 소크라테스도 이와 같다고 말하는데, 그의 모습을 내부에서 안 보고 겉으로만 볼 때는 양파껍질 하나의 가치도 없을 만큼, 그의 몸은 추하고, 거동은 우스꽝스럽고, 코는 뾰족하고, 눈은 황소 같고, 미친 사람 얼굴에다, 행동거지는 어수룩하고, 생활도 비할 데 없이 가난하고, 촌스러운 옷차림에, 돈도 없고, 여자 복도 없고, 모든 국가 공무에 맞지 않으며, 항상 웃고 다니고, 언제나 상대방을 가리지 않고 술잔을 돌리며, 늘 비웃고 있지만, 신령한 지혜를 감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 상자를 열어보면, 그 속에 고귀한 천상의 약이 들어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즉 인간적인 것을 초월한 지적인 능력, 놀라운 미덕, 불굴의 용기, 비할 데 없는 절제력, 흔들리지 않는 초연함, 완전한 확신, 그리고 사람들이 잠자지 않고, 뛰어다니며, 일하고, 항해하고, 싸우면서 구하려는 것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초연함을 갖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은 서문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무엇을 말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는가? 나의 선량한 여러 제자인 독자 여러분과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르강튀아』 『가르강튀아 대연대기』(1532)를 가리키며 작자 미상의 대중소설
나 『팡타그뤼엘』, 『술고래』, 『브라게트의 품위』, 『주석과 비계 바른 완두콩』처럼 우리가 만든 책과 같은 종류의 책들을 읽으면서, 외부 간판 (이것은 표제인데) 이 그 의미를 더 강조하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조롱과 야유를 받기 쉬운 이상, 내용은 우롱과 익살, 거짓말밖에 없다고 쉽게 판단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박함은 사람들의 작품을 평가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의복이 수도사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듯이, 수도사의 옷을 걸쳐도 속은 조금도 수도사답지 않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멋진 에스파냐의 망토를 입고도 에스파냐 사람의 멋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책을 펴면 그 안에 쓰인 내용에 대해 정성을 다해 숙고해야 한다. 그러면 여러분은 상자 속에 간직되어있는 약이 상자의 겉과는 전혀 다른 가치를 지닌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여기에서 다루어진 소재는 겉의 표제가 나타내는 정도로 익살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는 매우 즐거운 것이고 제목과 내용이 일치한다고 생각할 때도 세이렌 상반신은 여자이고 하반신은 새나 물고기 모양인 바다 요정
의 노래처럼 이런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그보다는 경박한 마음으로 우연히 쓰였다고 생각되는 것도 더 고매한 의미로 해석해야만 한다.
그런데 여러분은 술병 마개를 따 본 적이 있으신지요? 제기랄! 그 속에 담긴 것만 기억하시죠. 어쨌든 골수가 든 뼈를 발견한 개를 본 적이 있으신지요? 플라톤이 『국가』 2권에서 말한 것처럼 개는 세상에서 가장 철학적인 짐승이다. 이런 개를 보았다면 여러분은 이 개가 얼마나 갈망하며, 그것을 살피고, 지키며, 얼마나 열심히 그것을 잡아, 얼마나 신중하게 그것을 물고 다니는가, 또 얼마나 애착을 갖고 이것을 씹고, 얼마나 열심히 그것을 빠는지 주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무엇이 개가 이처럼 행동하도록 하는가? 무슨 희망이 그토록 애쓰게 만드는가? 그 개가 무엇을 구하려고 하는 것일까? 약간의 골수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갈레노스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철학자
가 『자연의 기능』 3권과 『인체의 부위별 용도』 11권에서 말한 것처럼, 골수는 완벽한 자연의 음식물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음식보다도 훨씬 맛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개처럼 여러분도 영양이 풍부한 이들 양서의 향기를 맡고 느끼고 평가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그리고 주의 깊게 읽고 사색을 자주 하고, 신중하고 과감하게 독서에 임한다는 자신을 가지고, 내가 이 피타고라스파의 상징으로 말하면, 뼈를 깨트리고 본질적인 골수를 빨아 먹어야 한다. 이처럼 독서를 하면 분별력도 생기고 훌륭한 사람도 될 수 있다는 확고한 희망을 품을 만도 하다. 왜냐하면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여러분은 이전의 것과 다른 맛과 더욱 숨겨진 사상을 발견할 것이고, 그것이 우리의 종교나 정치 상황과 가정생활에 관한 지극히 고매한 오의(奧義)와 무시무시한 신비를 밝혀줄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호메로스 고대 그리스 문학의 기초가 되는 두 편의 서사시인 『일리아스』, 『오디세이아』의 저자로 알려져 있음
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썼을 때,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의 저자로 알려진 고대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 정치가 겸 작가
와 헤라클리데스 폰티쿠스 호메로스의 작품에 관한 주석을 썼던 그리스 출신의 학자
, 에우스타티우스 비잔틴 제국의 신학자
, 코르누투스 네로 황제 통치 시기에 활동했던 스토아학파 철학자이며 호메로스의 작품에 관한 주석을 썼던 그리스 학자
가 그것에 관해서 주석을 달았고, 폴리치아노 15세기의 인문주의자
가 이들에게서 다시 표절한 알레고리들을 생각했다고 믿는가? 만일 여러분이 그렇다고 믿는다면 여러분은 완전히 나와 다른 의견을 갖게 된다. 나는 거지 수도사 뤼뱅이 (속담에 있듯이) 솥에 맞는 뚜껑이라고, 자신처럼 미친놈을 만날 수 있을까 해서 증명하려고 애썼던 복음의 신비에 관해서 오비디우스가 『변신』에서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만큼이나 호메로스도 이 알레고리들을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이라고 단언하는 바이다.
만일 여러분들께서 호메로스의 주석자들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 재미있고 새로운 연대기에 대해서 먼젓번처럼 생각해 줄 수 없겠는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나처럼 술을 마시고 있는 여러분처럼 이 이야기에서 지나치게 알레고리를 생각하지 않는다. 이 위풍당당한 책을 쓰는데 나는 육신의 회복, 즉, 먹고 마시는 이외의 시간을 허비하거나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시간이야말로 이 고매한 표제와 심오한 지식을 담은 책을 쓰는데 좋은 시간이다. 모든 문헌학자의 모델인 호메로스와 호라티우스 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의 시인
가 증명하는 것처럼, 라틴 시인들의 아버지라고 일컫는 에니우스가 훌륭히 행했듯이 한 바보 녀석이 에니우스 고대 로마 초기의 시인, 극작가
의 시에서 포도주보다 기름 냄새가 더 난다고 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어느 거지 녀석이 내 책에 대해서도 그런 말을 했다. 똥이나 먹어라. 포도주 냄새가 기름 냄새보다 감미롭고 즐겁고 애원하는 듯하고 신성하고 달콤하다! 데모스테네스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정치가, 웅변가
는 술보다 기름을 많이 소비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지만, 나는 기름보다 술을 많이 쓴 것을 영광으로 여기겠다. 내가 명예와 영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이 좋은 친구, 동료라고 말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름으로 나는 팡타그뤼엘주의자들에게 환영받는다. 어느 우울한 사람이 데모스테네스의 『웅변』에 관해서 기름 장수의 불결하고 더러운 걸레 냄새가 난다고 비난 한 일이 있다. 그러면 나의 모든 행동과 말을 가장 완벽하게 해석해 주기 바란다. 이 멋지고 무의미한 말들을 여러분에게 양식으로 제공하는 이 치즈 모양의 머리를 경외하여 여러분이 가능한 한 항상 나를 즐겁게 해주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여러분, 허리에 좋게 몸을 편안히 하고, 이제 즐겁게 남은 이야기를 읽도록 하라. 그리고 여러분, 저 당나귀 같은 바보 놈들아, 다리에 종기가 생겨 절름발이나 되어버려라! 그리고 기회가 되면 나를 위하여 건배하는 것을 잊지 말라. 나도 여러분의 건강을 위하여 한잔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프랑수아 라블레
프랑스 르네상스의 선구자로 꼽히는 작가. 서프랑스 쉬농 근처 라드니비에르라는 작은 마을에서 변호사인 앙투안 라블레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1510년경 프란체스코수도회 소속 수도원에서 수도사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엄격한 금욕주의를 강조하는 보수 교단이어서 그의 자유분방한 기질에 맞지 않았고 지적 욕구를 채워주기에도 미흡했다. 지식욕이 강했던 라블레는 법률과 신학을 공부한 다음 의학에까지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의학을 공부하기 위해 성직을 떠나 몽펠리에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하고, 졸업 후 의사로 활동하면서 의학에 관한 고전 번역서를 여러 권 출간했다. 작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은 1532년 리옹에서 『팡타그뤼엘』을 출간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에 유행하던 작자 미상의 대중소설 『팡타그뤼엘 대연대기』에 착안해서 이 작품을 썼다. 첫 작품이 대성공을 거두자 1534년에 『가르강튀아』를 발표했다. 팡타그뤼엘이 가르강튀아의 아들이므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작품을 쓴 셈이다. 이어서 1546년 『제3서』,1552년 『제4서』까지 『가르강튀아』 연작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가 죽은 뒤인 1562년 『제5서』가 출간되지만 진짜 그의 작품인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제4서』를 제외하고 모두 이단이며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금서 처분을 받는다. 1553년 4월 파리의 자르댕 거리의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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