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특별할 것 없이도 마음이 놓이게 하는 집밥, 친구와 함께 먹는 하굣길의 즐거운 분식, 불안한 시절을 버텨내게 한 라면 한 그릇, 낯선 나라에서 낯선 음식을 통해 얻은 새로운 깨달음, 상실의 순간, 텅 빈 마음을 채워준 든든한 국밥, 그와 나눈 첫 데이트의 설레는 식탁까지… 사랑하는 사람, 고마운 사람, 그리운 사람, 그리고 미운 사람… 모든 기억을 한순간에 되살아나게 하는 음식, <안녕, 나의 순간들>은 그런 음식에 담긴 마음과 생각에 관한 이야기다.
출판사 리뷰
음식으로 떠나는 마음 여행
당신의 불안함과 서늘함을 끌어안아줄 이야기
“지금 이 글을 읽는, ‘잠재적 독자’인 여러분은 혹시, 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 갓구운 빵 냄새, 고소한 참기름 냄새, 입에 침이 고이게 하는 김치찌개 냄새, 걸음을 멈춰 세우는 향긋한 커피 냄새까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 있나요?
특별할 것 없이도 마음이 놓이게 하는 집밥, 친구와 함께 먹는 하굣길의 즐거운 분식, 불안한 시절을 버텨내게 한 라면 한 그릇, 낯선 나라에서 낯선 음식을 통해 얻은 새로운 깨달음, 상실의 순간, 텅 빈 마음을 채워준 든든한 국밥, 그와 나눈 첫 데이트의 설레는 식탁까지…
사랑하는 사람, 고마운 사람, 그리운 사람, 그리고 미운 사람… 모든 기억을 한순간에 되살아나게 하는 음식, <안녕, 나의 순간들>은 그런 음식에 담긴 마음과 생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안녕, 나의 순간들> 저자 고유가 독자들에게 건네는 말.
저자 고유는 우리 곁에 존재하는 다양한 음식에 담긴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들을 풀어내며 독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안내한다. 자신의 자리가 없어 불안해 하는 독자에겐 ‘고유의 자리’를 제공할 것이며, 나 자신의 모습이 불만족스러운 독자에게 ‘있는 그대로의 그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줄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결국, 독자들은 나 자신만의 이야기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단순히 누군가의 먹고살아 온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먹고사는 ‘진짜 이유’, 나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떤 음식은 행복한 추억을 떠오르게 할 것이고 어떤 음식은 우리의 결핍을 정직하게 마주하도록 할 것이다.
<안녕, 나의 순간들>의 저자 고유가 독자들에게 건넨다.
“이제라도 내 삶의 크고 작은 상실을 돌봐주는 마음으로 잃어버린 마음과 조각난 삶의 부분들을 찾아 함께 마음 여행을 떠나보실래요? 그동안 먹고 사느라 애쓴 당신 곁에 따뜻한 차 한잔으로 포근한 국밥 한 그릇으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안녕, 나의 순간들>에는 나의 마음을 다루는 매뉴얼이나 거창한 솔루션 같은 게 담겨 있지 않다. 때론 거친 시간을 통과했던 저자 고유가 비로소 자신의 모든 순간들을 향해 “안녕”이라 손짓하며 진솔하게 고백하는, ‘음식으로 떠나는 마음 여행’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독자들 스스로의 마음을 더 사랑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내가 있어도 되는 자리는 어디일까?’
오래도록 내 마음은 내가 있어도 되는 자리를 찾아 헤맸다. 나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짐이나 부끄러움이 되지 않으면서, 타인의 날 선 평가와 얕은 판단으로부터 자유로운, 그저 나답게 존재할 수 있는 그런 자리 말이다. 그리고 될 수만 있다면 내 존재가 누군가의 기쁨이고 자랑이면 좋겠다고 바랐다.
나는 그날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말하지 않다가, 세 아이의 엄마가 되고도 한참이 지난 어느 날에야 지난날을 회상하듯 이야기했다. 엄마는 그런 일을 왜 진즉 말하지 않았느냐고, 그때 그런 일이 있어서 많이 속상했겠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으셨다. 좀 더 일찍 말하지 못했던 이유는 혹시라도 그 먼 친척분 말처럼 엄마 아빠가 내 존재를 부끄러워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의 존재가 어쩌면 젊은 두 남녀에겐 선물이라기보단, 당혹스러움, 혹은 어떤 어려움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에 기인한.
나는 어쩌면 매일 아침 엄마 밥 냄새를 통해 ‘이곳이 내가 있어도 되는 자리구나’를 확인했는지도 모르겠다. 다 자란 어른이 돼서도 삶에 치이고 마음이 지칠 때면 엄마 밥이 떠오르는 이유도 여전히 엄마 밥엔 내 몫, 내 자리가 있다는 믿음 때문 아닐까? 무거운 내 마음이 편히 놓이는 자리, 나를 위해 기꺼이 밥을 짓고 따뜻한 국을 내어주는 사랑의 수고와 헌신이 보이는 엄마의 식탁에서 나는 여전히 나의 자리, 내 존재를 확인한다.
- 당신의 자리는 어디인가요?
- 마음이 놓이는 음식(대상)이 있나요?
고유, <안녕, 나의 순간들> 중.
맛없던 김치가 훌륭한 요리로 재탄생되는 과정을 보면서 마치 ‘인생의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 것 같이 느껴졌다. 행여 김치 자체가 좀 맛이 없대도 부재료와의 연합으로 얼마든지 훌륭한 요리로 완성된다는 게 퍽 위로가 됐달까? 복잡한 과정 없이도 집에 있는 재료를 몽땅 넣고 오래 푹푹 끓여 간만 잘 맞추면 맛있는 한 끼 반찬이 되는 김치찌개. 그렇게 김치찌개는 빈속뿐만 아니라 움츠러든 내 영혼까지 데우는 음식이 됐다. 각 가정의 배경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김치. 출신도 소속도 각기 다 다르지만 한데 어우러져 나름의 맛을 내며 사는 우리네 인생과 참 많이 닮았다.
파릇파릇한 대로 매력이 넘치는 겉절이, 적당히 발효돼 시큼 달큼 딱 먹기 좋은 잘 익은 김치,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밥도둑 신김치까지. 각각의 모습과 숙성도에 따라 누구 하나 식탁에서 배제되지 않고 본연 그대로의 맛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땅속 깊이 묻힌 항아리에서 하얗게 내려앉은 곰팡이를 걷어내고 건져 올린 (그 진가를 알지 못하는 이를 만나면 버려지고야 말) 쿰쿰한 묵은지까지.
다양한 김치를 먹으며 ‘우리는 그저 우리의 존재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라는 메시지를 얻는다. 혹 이번 생은 글렀다는 절망에 휩싸여, 나아질 내일이 믿어지지 않아 포기하고 싶은 이가 있다면 아직 끝이 아님을 말해주고 싶다. 주변에 돕는 이들과 함께라면 당신도 마침내 훌륭한 요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나만 그렇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게 아니라, 나 또한 누군가에겐 이미 도움이 되고 있으니, 우리 그저 이대로도 존재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인생의 두 번째 기회에 대해 알려 주는 영혼을 위로하는 음식 김치찌개를 먹으며 나는 자주 나의 안녕을 확인한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그리고 얼마든지 두번째, 세번째… 다시 나아질 기회가 있다고’.
-당신의 영혼을 데우는 음식(Soul Food)은 무엇인가요?
-인생에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고유, <안녕, 나의 순간들> 중.
이후로 나는 엄마와 시장에 갈 때마다 호떡을 억지로 맛있게 먹었다. 내가 아주 장성할 때까지 엄마는 내가 호떡을 좋아한 줄로 아셨지만, 나는 사실 호떡이 싫었다. 다만 그 200원짜리 호떡 한 장과 맞바꾼 엄마의 타인을 향한 사랑, 그 마음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우리 딸이 좋아하는 호떡을 사 먹였어’라는 엄마 마음 한쪽의 편안함을 위해, 내 나름 최선의 ‘동역’을 할 뿐이었다.
할머니들은 내가 자라는 동안 한 분 두 분 차례로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내 기억 속에 살아계셔서 종종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쓸모에 따라 사람을 대하지 말고,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성장하라고. 그래서 너희 엄마처럼 살라고.’
여전히 그곳에, 엄마와 다니던 ‘30년 전통의 2대째 호떡집’이 있다. 그 시절 호떡을 구워주시던 할머니는 더 이상 계시지 않지만, 자녀분들이 만들어 주시는 호떡을 먹기 위해 종종 엄마와 그곳을 찾는다.
천원에 다섯 장이던 호떡이 이젠 두 장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 호떡을 손에 들면 어떻게 먹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그 고민은 ‘어떤 마음을 먹어야 할까?’에 관한 것이다.
내가 중요한, 가끔은 나만 중요하다고 부추기는 듯한 이 세상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살고 싶은지? 나의 곁이 필요한 이는 누구인지? 나는 누구 곁에 있고 싶은지? 그리고 나는 이 호떡 한 장으로 감사하고 만족하는, 사람일 수 있는지?
그날의 나는, 달랑 (좋아하지도 않는) 호떡 한 개만 사주는 엄마가 서운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시절, 그런 삶을 사는 엄마의 딸로 그녀의 삶을 가까이에서 목격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그렇지만, 그 시절의 엄마를 떠올리면, 마음 한구석이 아리고 따끔거려서 ‘호떡만이라도 충분히 배부르게 드셨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뜨거운 설탕물이 가득한, 보기보다 위험한 음식 호떡, 그리고 내겐 퍽 아픈 음식 호떡.
부디 모두가 ‘나를 돌보느라 타인을 잊지 않기를, 더불어 타인을 돌보느라 나를 잃지 않기를’ 바라본다.
-어린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우리 부모님의 최선(사랑 표현)의 음식은 무엇인가요?
-타인을 향한 사랑을 음식으로 표현한다면?
고유, <안녕, 나의 순간들> 중.
작가 소개
지은이 : 고유
살아가는, 살아내는, 살아지는 삶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하는 사람.나이도 마음도 곱게 먹고 싶어 쓴 날도 달콤한 날도 잘 소화해보려 애를 쓴다.20년차 뷰티션이자 대학원에서 가족상담을 전공한 전문 상담사.상처도 자원이 될 수 있다는 말을 품고 존재의 고유함과 만난다.<안녕, 나의 순간들>을 통해 먹고 사느라 열심인 이들에게 마음의 안부를 전한다.인스타그램: @goyou_mimd
목차
프롤로그
#짠맛
마음이 놓이는 자리_ 갓 지은 밥
선택의 기준, 행복의 조건_ 껌
두 번째 기회_ 김치찌개
그녀의 최선_ 호떡
#신맛
500원짜리 소속감_ 캔 커피
불안하지 않은 마음이 필요해 _국밥
새로운 해석_ 혼밥
달콤한 ‘척’하는_ 악마의 초코 잼
#단맛
자극을 조절하는 힘_ 쏸라탕
특별한 순간_ 차이 라떼
자존감 찾기, 존재감 올리기_ 마카롱
터질 것 같은 마음을 달랠 땐_ 탄산음료
#쓴(매운)맛
“힘내!”라는 말을 망설이는 이유_ 미역국
영혼의 만족_ 야식
다정한 안부_ 한약
잃어버릴 준비_ 차 한잔
배고픔의 진짜 이유_ 마음먹기
#감칠맛을 위하여
불안과 두려운을 넘어서는 법 _ 소고기
나의 꿈은 _김밥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