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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평론 제47호
2025.봄
우리신학연구소 | 부모님 | 202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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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제47호 특집은 우리 민주주의의 문제를 더욱 깊게 들여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2025년에는 가덕도의 사람과 풍경을 담은 “사람의 자리”, 가족구성권 문제를 다룬 “가족구성권, 새로운 유대와 결속”, “휴머니즘 이후의 신학적 인간학”이 새롭게 연재된다.

  출판사 리뷰

4․19혁명의 정신을 계승하고 반공을 국시로 하겠다는 좌익 경력의 군인으로부터 폭압적인 군사정권이 시작되었지만, 한국 시민의 장기적 민주 투쟁으로 30년 이상 지속한 그 군사정권을 종식했습니다. 12․3 비상계엄은 이젠 까마득해진 ‘국방색 추억’을 소환하며, 민주주의 발전에 자부심을 느꼈던 한국의 시민에게 엄청난 상처를 남겨주었습니다. 시민과 국회의 노력으로 비상계엄을 조속히 해제시키고 기세를 몰아 윤석열을 탄핵 소추했지만, 친위 쿠데타 시도는 우리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합니다. 게다가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사건은 극우세력의 준동을 우려하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실로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이뤄낸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지금과 같은 위기에 처했을까요? 우리는 어떻게 이 반동의 시간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분명 자랑스러운 우리의 민주주의이지만, 한편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부정선거가 사라지고 주기적으로 정권이 교체하는 절차적 제도적 민주주의 수준에서 민주주의가 완성되었다고 만족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교과서적 수준으로 ‘형식적 민주주의’에서 ‘실질적 민주주의’로의 진전을 논하지만, 우리 사회가 정말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전력을 다했는지 물어야 할 때입니다. 시대착오적인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존속하고, 차별금지법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또 우리의 민주주의는 직장 앞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가 다반사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치렀던 대가에 비해 우리 민주주의의 질적 향상은 더디었는지 모릅니다. 정말 어쩌면 누군가 말처럼, 우리 민주주의가 결국 자본에 고속도로를 깔아준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우리는 분명 헌법재판소로부터 이 한마디를 듣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야 우리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윤석열의 파면은 시작일 뿐이라고, 비상계엄 정국 속 시민의 싸움은 그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전환이 없다면, 그 텅 빈 음습한 공간에서 파시즘 또는 극우세력이 독버섯처럼 자라날지 모릅니다.

**

이번 호 특집은 우리 민주주의의 문제를 더욱 깊게 들여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2025년에는 가덕도의 사람과 풍경을 담은 “사람의 자리”, 가족구성권 문제를 다룬 “가족구성권, 새로운 유대와 결속”, “휴머니즘 이후의 신학적 인간학”이 새롭게 연재됩니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이 태동한 을사년(1905)에서 120년만의 을사년을 맞이합니다. 역사의 깊은 변곡점을 맞아 《가톨릭평론》은 더욱더 풍성하게 우리 시대의 깊은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독자 여러분의 지지와 사랑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병석에 계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쾌유를 빕니다. 하느님의 선한 심부름꾼인 그가 조금 더 우리 곁에 머무르며 못다 이룬 일을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우리신학연구소
1994년 평신도 신학운동을 지향하는 이들이 함께 힘을 모아 설립한 연구소다. 평신도들의 신학 연구로 시작된 한국천주교회의 역사를 이어가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평신도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충실하게 실현하는 길을 함께 찾아가고자 한다. 영문학, 불문학을 공부한 우리신학연구소 번역팀 세 사람이 함께 이 책을 번역했다.

  목차

[가평 데스크]
그는 파면되어 정치무대에선 퇴장하겠지만|김지환

[사람의 자리]
요새 사령부에서 가덕도 신공항까지|이동근

[더 가까운 현대미술]
삶이 아프고 세상이 어두울 때도 치열하게 만나고 일어서 길을 만드는 사람들의 한판!|김정혜

[현대인을 위한 칠죄종]
분노, 길 잃은 폭군|황인수

[특별 기고]
전광훈과 K-극우의 재구성|김진호

[비평, 시대의 소리]
불의의 명령에 거부할 권리가 있다!|양운기
문제는 다시 평등이다|손인서
희년을 맞이하며|이현숙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희망의 순례자들|정다빈
아시아 신학자 펠릭스 윌프레드의 죽음을 애도하며|가나 패트릭
뭐라고요? 한국에 종신부제가 있다고요?|에드가 크룸펜
불완전한 세상과 화해하기|권오상

[6·25전쟁의 트라우마]
‘남은 자’의 고통|박문수

[낮은 곳의 목소리]
기도를 잃은 퀴어에게|소소

[특집: 비상계엄 이후, 어떠한 민주주의여야 하는가?]
2030의 민주주의, 희망과 의구심 사이에서|황인정
왜곡된 자유가 내란을 일으켰다|이찬수
생태민주주의, 우리가 만날 새로운 세계|조현철
밖에서 본 한국 민주주의의 도전과 응전|박선교
비상계엄 넘어 ‘빛의혁명’ 그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미음·박형대·이보나·이호림

[휴머니즘 이후의 신학적 인간학]
우리는 어떤 인간이 되려 하는가?|양권석

[가족구성권, 새로운 유대와 결속]
가족구성권운동: 가족을 정치화하기|성정숙

[영화 속 인권]
권력에의 비정상적 욕망에 사로잡힌 자의 비극적 파멸: 저스킨 커젤 감독, 〈맥베스〉|임복희

[가톨릭 사상가 열전]
행위는 무엇이고 어떻게 이를 평가할 것인가?: 엘리자베스 앤스콤|조현진

[‘찬미받으소서’ 살아가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김윤미

[청년이 꿈꾸는 교회와 세상]
희망을 주는 교회|김찬기

[독자가 읽은 신간, 독자가 보는 유튜브]
왕희애·박세연·이수향·신미선·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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