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귀화서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죽은 자의 영혼이 꽃으로 다시 피어난다면?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안아주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모두를 위한 위로의 성장 서사! 독특한 상상력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세상을 떠나버린 사랑하는 이와 딱 한 번만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는 모두의 기도를 담고 있다.사람이 죽어 땅에 묻히면 영혼은 승천해야 마땅하지만, 현세에 대한 미련으로 땅에 뿌리를 내린 영혼의 꽃, 사혼화. 사혼화는 영혼에게 선택받은 단 한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고 그 꽃잎을 달인 물을 마시면, 꽃에 깃든 영혼과 마지막 한마디를 주고받을 수 있다. 조선시대부터 산 자와 죽은 자들의 눈물겨운 만남을 도와주던 공공기관이 바로 ‘귀화서’다. 사혼화에게 선택받지 않아도 사혼화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취준생 고마리는 귀화서 계약직으로 입사하게 되고, 가슴 찡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다!"영혼이 어떻게 꽃이 될 수 있어?""옛날 옛적부터 사람은 죽으면 땅에 묻혔어. 시간이 흘러 육신이 흩어지고 사라져도 땅에는 영혼이 남았지. 인간의 영혼은 살아생전 기억으로 단단히 뭉친 탓에 쉬 이 사라지지 않거든. 그래서 땅을 다스리는 지신(地神) 이 땅 밑에 홀로 남은 영혼을 가엾이 여겨 인간을 도와주기로 한 거야. 영혼이 깃들 몸체를 꽃으로 내어준 거 지. 그렇게 꽃에 영혼이 깃들어 피어나기 시작했단다. 영혼이 깃든 꽃은 죽은 자가 생전에 가장 소중히 여겼 던 한 사람만이 찾을 수 있어. 그러니 아름답더라도 죽 은 자의 영혼이 서린 사혼화는 절대 건드리면 안 돼. 사 혼화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겠다는 죽은 자의 의지가 담긴 꽃이니까."
"우리는 영혼을 만나기 전까지 알 수 없어요. 어떤 이의 영혼을 담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로 죽은 자의 영혼을 불러내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꽃으로 피어난 영혼이 어떤 사람인지 저희가 판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면 한 번은 사혼화가 될 기회를 얻는 건 지신이 모든 이를 평등하게 생각하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고 여기기 때문일 테니까요."
"살려줘서 고마워, 형!"7년 동안 가슴 깊숙이 간직해온 말.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없는 말.살려줘서 고맙다는 말에는 형이 지켜내준 삶을 앞으로 소중하게 여기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열심히 사는 모습을 하늘에 사는 형에게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담 긴 말이기도 했다. 형의 희생에 행복해지는 것으로 보답하겠다는 동생의 뜻을 형은 확실히 알아들었다. 형이 아 주 기쁜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동생을 데리고 어머니에게로 가서 두 사람을 꼭 끌어안았다. 사랑하는 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힘들고 괴로운 시간을 보낸 한 가족이 위로의 빛에 둘러싸여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선미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다. 2019년 제3회 추미스소설공모전에서 〈살인자에게〉로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2022 대한민국콘텐츠대상(스토리 부문), 교보문고 주최 제1회 서치-라이트공모전에서 수상했다. 〈비스킷〉으로 제1회 위즈덤하우스판타지문 학상 대상과 2024 신구문화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살인자에게》, 《비스킷》, 《칩리스》가 있고 앤솔러지 《촉법소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