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디지털 전환, 저성장, 기후위기 상황에서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며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다시금 글로벌 어젠다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주4일제’가 중요한 정책 이슈로 떠오른 것도 이런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과거 주5일제가 수많은 논란과 반대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정착했듯, 주4일제 역시 과도한 우려를 밀어내고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아이슬란드,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미국,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지방정부와 기업들이 추진한 다양한 형태의 주4일제 실험 사례들을 토대로, 주4일제가 어떤 제도인지 그리고 그것이 노동자의 권리 향상을 넘어 당면한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조명한다.

1953년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이후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정부는 사회 구성원 전체를 ‘시간 부족’ 상황으로 내몰았다. 이제는 우리 삶의 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연장 근로나 야간 노동, 교대제 노동은 물론 연차휴가나 유급병가 같은 문제에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특히 연차휴가나 돌봄휴가 같은 휴식의 정당한 보장은 제도 도입의 지체로 논의되지 않고 있고, 퇴근 이후 일과 연결되지 않을 권리 역시 중요한 과제인데도 관심 밖이다. 더이상 무한 노동이 이어지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존엄성까지 빼앗았던 산업혁명 초기 ‘공장법’ 시대로부터 이어진 ‘일하는 삶’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할 때다.#_들어가는 말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조직 구성원들의 동기를 유발한다는 긍정적 효과에 관한 연구들은 2000년대 이후 경험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한국의 몇몇 연구나 유사 연구에서도 노동시간 단축이 일과 삶 모두에 만족을 주거나,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고, 여성 고용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5년 주5일제 도입 이후 그 효과에 관한 분석 연구에서도 10인 이상 근무하는 제조업 노동자의 연간 실질 부가가치가 1.5% 향상된 것으로 조사되었다.#_1장 두려움에서 벗어나기-왜 주4일제인가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과 유니온센터 이사장으로 몸담고 있으며, 한국산업노동학회 운영위원과 국회의장실·부의장실의 정책자문을 맡고 있다. 노동정책과 노사관계에서부터 플랫폼노동, 프리랜서, 노동시간, 감정노동, 정의로운 전환, 불안정 청년노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동 현안에 관심을 갖고 있다.한국 사회의 빈곤한 정치 풍토에서 실천적 활동을 통해 정책의 상상력을 넓혀나가고자 ‘주4일제네트워크’ ‘감정노동전국네트워크’ ‘중대재해전문가네트워크’ 등 노동·시민사회단체와 교류하며 현장의 문제를 정책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힘을 기울이는 중이다.국가인권위원회 사회권 전문위원,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실무위 부위원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플랫폼노동산업위 공익위원, 서울시 노동권익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노동자의 시간은 저절로 흐르지 않는다》 《숨을 참다》(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