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거대한 사회운동이 실제로 사회를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돌아봐야 하는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책이다. 《워싱턴포스트》, 《타이낸셜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에서 일하며 2010년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를 취재한 저자 빈센트 베빈스는 12개 나라에서 200명이 넘는 활동가, 시위 참여자, 정치인 등을 인터뷰하고 관련 문헌을 조사해 ‘겉보기에 별개인 세계적 사건들을 현재의 놀라운 역사로 엮어낸다.그는 방대한 취재와 조사를 통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벌어진 수많은 대규모 시위가 어떻게 해서 시위대의 요구와 정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했는가”(17쪽)라는 까다로운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한다. 《뉴리퍼블릭The New Republic》과 버소Verso 출판사는 이 책을 2023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다.역자 박윤주 계명대학교 교수는 라틴아메리카 사회운동을 내부 역량, 특히 전략과 담론을 중심으로 분석해온 연구자로 브라질과 칠레 등 이 책이 비중 있게 다루는 나라들의 사회운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 사회운동의 전개와 결과를 정확하고 섬세하게 번역했다. 특히 130여 개의 역주로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는 각국의 정치적 상황과 구호, 문화적 배경 등을 친절하게 풀어냈다.뜨거웠던 광장의 열기가 환멸로 변하지 않도록, 사회운동의 요구가 실패로 끝나지 않고 현실이 되도록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광장의 역설』은 생생한 시위 참여자들의 증언과 치밀한 분석을 통해 ‘단순한 봉기를 진정한 혁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대담한 비전’(머브 엠레, 《뉴요커》 평론가)을 제시한다.
출판사 리뷰
‘광장’은 왜 세상을 바꾸지 못했는가?
‘아랍의 봄’부터 박근혜 퇴진 촛불까지, 대규모 시위의 시대를 돌아보며
‘빛의 혁명’을 건너고 있는 한국 사회에 던지는 뜨거운 질문들!
지난 겨울과 봄의 광장은 뜨거웠다. 2024년 12월 3일 느닷없는 내란 사태에 맞서 시민들은 한 손에 응원봉, 한 손에 피켓을 들고 모였다. ‘내가 지닌 가장 빛나는 것’을 들고 나온 이들이 만들어낸 이 광경을, 사람들은 ‘빛의 혁명’이라고 불렀다. 노동자, 장애인, 성소수자, 여성, 빈민 등 한국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차별과 혐오를 일상적으로 겪는 소수자들도 광장에서만큼은 서로 연결돼 있음을 확인하고, 광장 이후의 새로운 세계를 함께 꿈꿨다. 4월 4일 윤석열 탄핵으로 ‘빛의 혁명’은 마침내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지금, 우리는 과연 ‘빛의 혁명’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권교체를 넘어 ‘사회대개혁’을 이루자며 광장에서 외친 수많은 요구 중 얼마나 많은 것이 실현될까?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다.
『광장의 역설』은 거대한 사회운동이 실제로 사회를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돌아봐야 하는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책이다. 《워싱턴포스트》, 《타이낸셜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에서 일하며 2010년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를 취재한 저자 빈센트 베빈스는 12개 나라에서 200명이 넘는 활동가, 시위 참여자, 정치인 등을 인터뷰하고 관련 문헌을 조사해 ‘겉보기에 별개인 세계적 사건들을 현재의 놀라운 역사로 엮어낸다.’(그렉 그랜딘, 『The End of the Myth: From the Frontier to the Border Wall in the Mind of America』 저자) 그는 방대한 취재와 조사를 통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벌어진 수많은 대규모 시위가 어떻게 해서 시위대의 요구와 정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했는가”(17쪽)라는 까다로운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한다. 《뉴리퍼블릭The New Republic》과 버소Verso 출판사는 이 책을 2023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다.
역자 박윤주 계명대학교 교수는 라틴아메리카 사회운동을 내부 역량, 특히 전략과 담론을 중심으로 분석해온 연구자로 브라질과 칠레 등 이 책이 비중 있게 다루는 나라들의 사회운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 사회운동의 전개와 결과를 정확하고 섬세하게 번역했다. 특히 130여 개의 역주로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는 각국의 정치적 상황과 구호, 문화적 배경 등을 친절하게 풀어냈다.
뜨거웠던 광장의 열기가 환멸로 변하지 않도록, 사회운동의 요구가 실패로 끝나지 않고 현실이 되도록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광장의 역설』은 생생한 시위 참여자들의 증언과 치밀한 분석을 통해 ‘단순한 봉기를 진정한 혁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대담한 비전’(머브 엠레, 《뉴요커》 평론가)을 제시한다.
브라질 역사상 가장 큰 시위가 ‘열대의 트럼프’를 낳다
2010년대는 거대한 사회운동의 물결이 세계를 휩쓴 시기였다. ‘아랍의 봄’, 칠레의 사회폭발, 홍콩의 ‘황색운동’ 등 “세계는 10년 동안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대규모 시위를 경험했다. 그 빈도는 1960년대에 전 세계에서 일어난 일련의 시위가 세운 기록을 넘어섰다.”(18쪽)
그러나 사회운동이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진 사례는 흔치 않다. 오히려 운동이 의도했던 것과 정반대 결과를 낳은 일이 더 많다. “대규모 시위대의 요구 사항이라는 관점에서 시위의 결과를 본다면 …… 열 개 국가 중 일곱 개 국가는 실패보다 더 나쁜 결과를 경험했다.”(384쪽)
‘광장의 역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브라질이다. 2003년 「노동자당」이 집권한 브라질은 글로벌 사우스 역사상 가장 유의미한 사회민주주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다. “제1세계의 부유한 국가가 아닌 지역에서 좌파 성향의 정부가 자본주의 체제의 범위 안에서 경제 성장과 빈곤을 의미 있게 완화하는 사회정책을 결합했고, 이는 자유민주주의 세계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16쪽) 빈곤층 가정을 위한 복지정책 ‘보우사 파밀리아’ 덕에 아이들은 예방접종과 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수천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2013년 6월, 상파울루 시의 버스요금 인상 철회를 요구하며 벌인 대규모 시위가 브라질의 운명을 바꿨다. 시위를 주도한 「무상대중교통운동」은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시청을 압박하려면, 이 도시에 약간의 혼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177쪽) 혼란을 불러오기 위해 그들은 다양한 세력을 시위에 끌어들였다. 100개 이상 도시에서 200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브라질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고, 마침내 정부를 굴복시켜 원래 목표였던 버스요금 인상을 저지했다.
그러나 너무나 커진 시위는 「무상대중교통운동」의 통제를 완전히 벗어났다. 그들은 버스요금 인상을 저지한 이후를 전혀 계획하지 않았고, 이후 상황은 「무상대중교통운동」을 비롯한 시위대의 핵심 참가자들이 원했던 것과 정반대로 흘러갔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대규모 시위 후 지지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자 정부에 반대하는 이들을 하나둘 체포하고, 신자유주의자를 재무부장관에 임명했다. 좌파가 사라진 거리를 「자유브라질운동」, 「거리로나오자」 등의 우파 단체가 채웠다. 그들은 2013년 거리를 달궜던 저항의 언어와 태도, 방식을 차용해 지우마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다. 지우마가 탄핵당하자 우파 정당 소속 대통령이 연이어 집권했고, 특히 ‘열대의 트럼프’라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는 사회운동의 요구와 「노동자당」의 개혁을 철저하게 무산시켰다.
독재와 집단학살에 동조하는, 세계에서 가장 극렬한 우파 지도자가 선출돼 브라질을 통치하게 됐다. 빈곤은 심해졌고 공공 서비스의 질은 추락했으며, 관료들은 국가가 시민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떠들었다. 한마디로, 브라질 국민은 2013년 6월에 요구한 것과 정반대
의 결과를 얻었다.(16쪽)
실패로 끝난 홍콩 ‘황색운동’과 ‘아랍의 봄’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수많은 나라에서 비슷한 일이 생겼다. 중국이 추진하는 범죄인인도법안에 반대하며 벌인 2019년 ‘황색운동’ 이후 홍콩의 상황은 더 나빠졌다. 중국이 국가보안법을 도입하면서 민주인사들이 대거 체포되고 젊은이들이 망명했으며, 언론은 탄압받았다.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대통령 퇴진을 이끌어낸 ‘아랍의 봄’ 역시 실패했다. “무바라크 정권을 대신해 더 잔인한 독재정권이 들어선 이집트에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실패한 국가가 된 리비아의 상황은 확실히 더 나빠졌다. 「국제연합」에 따르면 2010년 리비아는 아프리카에서 인간개발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였다. 2017년에는 아프리카의 노예무역이 충격적으로 부활하면서 인간이 수백 달러에 매매됐다.”(380쪽) 당국의 탄압에 맞서며 분신자살해 ‘아랍의 봄’에 기폭제 역할을 했던 모하메드 부아지지를, 튀니지 시민들은 이렇게 회상한다.
“그는 좋은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이 혁명은 튀니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튀니지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죠. 오히려 퇴보했습니다.”
“모하메드 부아지지, 명복을 빌어요. 하지만 다들 그를 싫어해요.”(389쪽)
수평주의, 조직을 부정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 책은 수평적 구조를 지니고 자발적이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2010년대 시위의 조직 방식, 특히 ‘수평주의’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1960년대를 휩쓴 신좌파 운동의 유산인 이 이념은 완전하게 수평적인 조직을 지향한다. “수평적 운동이란 모두 지도자가 되거나 지도자가 존재하지 않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라는 「무상대중교통운동」의 설립 원칙이 수평주의를 잘 설명한다. 그들에게 수평적 조직은 단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표였고,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에서 보고자 하는 조직 형태를 당장 운동조직 내부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36쪽)
신좌파 운동에 참여한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이것은 민주주의를 재창조하는 운동이다. 조직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 새로운 형태의 조직이 바로 이 운동 이념이다”라고 주장했다. 홍콩 ‘우산운동’ 참여자 중 ‘본토주의자’(중국의 투자나 심지어 중국 자체를 거부하는 이념을 믿는 사람)가 외친 “중앙 무대를 무너뜨려라”라는 구호가 수평주의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본토주의자들은 ‘무대’와 지도력, 그리고 대표성이라는 개념 전반을 가장 강력하게 공격한 이들이었다. 그들은 거리에서 어떠한 깃발이나 구조물을 사용하는 것도 반대했다. 이 모든 것은 문자 그대로이면서 동시에 은유적인 의미를 가진 구호로 요약됐다. “중앙 무대를 무너뜨려라.”(279쪽)
하지만 “모두 지도자가 되거나 지도자가 존재하지 않는 운동”이라는 수평주의의 이상은, 현실에서 지도력의 부재로 나타났다.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조직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모두가 지도자이기에 누구도 조직 전체를 대표할 수 없었고, 여러 조직이 모인 시위대를 대표하는 일은 더더욱 불가능했다. 당연히 정부와 협상해 무언가를 결정할 수도 없었고, 누가 그 일을 하려고 나서면 ‘배신자’로 낙인찍었다. ‘사회폭발’이라 불릴 만큼 격렬한 시민들의 사회개혁 요구를 반영한 헌법 제정에 나선 칠레 정치인들에게 생긴 일이다.
‘광장’은 이 합의를 거부했다. 적어도 거리에서 봉기의 최전선 혹은 중심에 서서 이 시위의 의미를 소리 높여 외치던 많은 이들은 그 합의가 배신이라고 생각했다. 그 상황을 수평주의적으로 해석했을 때 이것은 권위주의적 행위였으며, 외부 행위자가 저항 세력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요한 것이었다. …… 2011년 마드리드의 태양 광장Plaza del Sol에서 “그들은 나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외침이 터져 나온 뒤, 적어도 10년 동안 벌어진 대규모 시위에서 이런 종류의 사건 전개는 절대 허용되지 않았다.(374쪽)
조직과 대표성, 민주주의의 본질
이 같은 수평주의에 입각한 2010년대 세계 사회운동은 기존 정치권력을 무너뜨리고 정치적 공백을 만드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지도자 없는 운동’이라는 명목으로 조직과 대표성을 거부하는 수평주의적 운동은 애초에 권력을 잡는 데 적절하지 않았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시도할 의향이 있다면, 직접 권력의 진공 상태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각기 다른 이유로 거리에 나온 분산된 개인이, 특히나 분산된 개인이 통합체가 되어 스스로 권력을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391쪽)
수평주의적 운동의 한계 때문에 부패한 기존 권력이 사라진 자리를 군대와 과두 정치인, 극우파 등이 차지했고, 사회를 개선하려던 열망은 곳곳에서 좌절당했다.
그래서 저자는 “조직은 효과적이며 대표성은 중요하다. 집단행동은 입증된 성공 사례를 가지고 있으며 진정으로 집단적일 때 가장 효과적이다”(417쪽)라고 역설한다. 조직이 악용될 수 있지만, 도구 없이 집을 지을 수 없는 것처럼 조직 없이 권력을 얻고 사회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만든다는 명목으로 조직을 거부해온 수많은 사회운동의 실패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사회운동에 대한 여러 연구도 이를 증명한다. 사회학자 윌리엄 갬슨은 1975년 연구에서 운동이 위계가 있는 조직을 구축했을 때 더 자주 성공한다는 사실을, 정치학자 마크 베이싱어는 2022년 연구에서 ‘마이단’ 같은 느슨한 봉기는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거나 부패를 종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저자는 카이로의 인권운동가 호삼 바가트가 한 말을 인용하며 조직과 대표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조직하세요. 조직적인 운동을 만드세요. 그리고 대표성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는 대표성이 엘리트주의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대표성은 민주주의의 본질입니다.”(388쪽)
성공한 듯 보였지만 끝내 실패한 2016년 촛불 시위
이 책의 통찰은 한국 사회에도 유의미하다. 저자는 『광장의 역설』에서 한국의 2016년 촛불 시위가 드문 성공의 경험이었다고 평가했지만, 한국어판 서문을 쓴 현 시점에는 다른 평가를 내린다. 촛불시위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좁은 의미의 성공을 거뒀지만, 시위가 지향했던 더 큰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악화일로의 불평등, 엘리트 중심의 권력, 부패, 무엇보다 책에서 깊이 있게 다룬 “대의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역자 또한 2016년 촛불 시위의 열망을 실현할 만한 리더십이 한국 사회에 있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이렇게 묻는다.
촛불 시위를 통해 국민이 요구했던 수많은 의제가 문재인 정부를 통해 현실화했을까? 혹은 문재인 정부를 통해 실현된 많은 가치가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을까? 광장에서 시작된 개혁의 노력과 결실은 도대체 왜 그렇게 부서지기 쉬운 것이었을까? 우리가 광장에서 외친 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434쪽)
이재명 정부가 임기를 마칠 5년 뒤, 고유명사만 바뀐 똑같은 질문을 다시 던지지 않으려면 우리가 곱씹어야 할 질문들이다.
설령 수평주의에 대한 저자의 평가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사회운동의 실패 원인을 사회운동 내부에서 찾으려는 드문 시도라는 점에서 이 책은 가치가 있다. 어떤 운동이 실패했을 때 대개는 신자유주의와 같은 구조적 요인을 짚거나 윤석열과 같은 나쁜 권력자를 탓할 뿐 사회운동 내부의 문제를 성찰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구조적 요인과 나쁜 권력자들을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새로운 세계를 건설할 수 없다. 2010년대 사회운동이 우리에게 남긴 뼈아픈 교훈이다.
사회운동 스스로 그들을 넘어서고 극복하기 위해 최선의 대응을 했는지 돌아봐야 하며,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사회운동 내부의 문제를 철저하게 비판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베빈스의 통찰은 유효하다. 나아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이들에게 역설적인 희망을 던진다.
“실패의 원인을 외부에서만 찾는다면, 역설적으로 실패를 극복할 방법도 운동 내부에서 찾기 어렵다. 베빈스가 세계 진보세력의 내부와 운동전략에 전하는 따가운 질책은 그런 의미에서 실패의 끝이 아니라 성공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35쪽)
작가 소개
지은이 : 빈센트 베빈스
사회운동과 냉전사를 주로 취재해온 국제분야 전문기자.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국제정치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에서 일하며 2010년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를 취재했다.미국 CIA가 인도네시아에서 반공산주의 학살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심층취재한 첫 책 『자카르타 방식Jakarta Method』도 《월스트리트저널》, 《포린폴리시》, 《자코뱅》 등 여러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머리말
1부
1 시위하는 법 배우기
2 마이야라와 페르난두
3 이보다 더 나빠질 순 없다
4 봉기 이상의 그 무엇
5 세계 곳곳에서
6 소셜 네트워크
7 카우보이와 원주민
8 마이너리티 리포트
9 「무상대중교통운동」
10 거인, 깨어나다
11 다섯 가지 요구 사항과 네 개의 손가락
2부
12 ‘유로마이단’ 시위
13 「자유브라질운동」
14 내 우산 아래에서
15 신은 없고, 대표도 없다
16 두 개의 탄핵 이야기
17 나는 212에 있었다
18 신화적 존재
19 두 번의 시위 이야기
20 과거의 재구성
21 미래의 구축
감사의 말
역자 후기 “그 많던 시위는 다 어디로 갔을까?”
주
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