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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언저리에서
문학고을 | 부모님 | 20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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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까지 경사가 겹쳐 K컬쳐가 세계적 주류를 이루는, 근래 문화의 흐름을 보면서 아주 오래전 교직에 있을 때 눈은 작고 코는 납작하며 이마는 넓고 입술은 두툼한, 한마디로 이쁘지 않은 내 얼굴을 미인이라고 주장하던 수업 장면을 떠올리며 혼자 웃는다.

이즈음에야 TV 프로그램이 다양해져 볼거리가 많지만 1970~80년대에는 연속극, 순위별 대중가요, 유머 코너와 함께 특별 생방송으로 중계되던 미스코리아 대회와 미스유니버스 대회가 볼거리의 으뜸이었다. 성차별에 대한 인식이 되어있지 않았고 미인 선발대회가 가지는 여성의 상품화라는 개념도 서 있지 않아서였는지 대회가 끝나면 뉴스마다 진선미를 소개하고 유니버스 대회에서 어디까지 올라갔는지 등에 관심이 쏠리던 시절이었는데 수업 시간에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세계적인 것이란 어떤 것인가를 물었더니, 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하길래 세계적인 문화가 되려면 무엇을 어떡해야 할까를 되물으니, 물건을 고급스럽게 예쁘게 만들면 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것을 고급스럽고 예쁘다고 생각하는가를 묻자, 다수의 학생들이 아니라고 촌스럽다고 하는데, 제법 똑똑하게 논리적 발표를 잘하는 학생이 손을 들더니 세계적인 것이 되려면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좋아하는 것이어야 하므로 서양적인 세련됨이 있어야 좋은 것이라고 답했다.

한창 외국 문화에 관심을 가질 중학교 2학년 남학생들이어서 깊이 있는 사고보다는 느껴지는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 이해는 가면서도 그동안 국사 교사로서 국가 전통과 민족적 자긍심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했음에 미안함과 창피함이

들고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자기 비하적인 역사관을 바로잡고 한국의 미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설명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우리 것의 소중함과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더 쉽게 이해시키려면 어떤 예를 들까 하다가 마침 그때 열리고 있던 미스코리아 대회와 미스유니버스 대회가 생각났다.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를 보았다고 하기에 거기에 뽑힌 미인들의 모습이 어떤지 유니버스 대회 출전자들과 우승자들의 모습이 어떤지를 질문하면서 미인을 뽑는 국제 대회가 서양인 시각이라는 것, 그러므로 그들 눈높이가 심사 기준인데 한국인이 키가 크고 늘씬한 몸매를 가진다고 그들의 유전적인 체형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인가를 되물으며 국제적일수록 자기화된 자기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것이기에 흑인 여성이 백인을 따라갈 수 없고 동양인이 서양인의 키를 따라갈 수 없으니 키가 크고 눈이 동그란 서양 여인의 미모보다는 참여자가 각기 자기 나라의 전통적인 멋과 미로 승부 걸어야 하는 것으로, 우리 역시 가장 한국적인 미모를 가진 여성이 가장 국제적인 미인이라는 말을 하면서 시대에 따라 미인 관이 변하기는 하지만 조선 시대 미녀는 복스러운 얼굴 즉 둥글고 큰 턱, 두툼한 입술, 가느다란 눈, 가지런한 눈썹을 가진 여인을 미인으로 여겼으니 지금 여러분 앞에 있는 내가 바로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야 한국의 전통 미녀로 선발될 것이라고 하자 책상을 치면서 자지러지게 웃던 학생들의 모습이 생각난다.

우리 것의 소중함, 전통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했던 우스갯말이지만 일반인들조차도 국사관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아서 대화 중 몇 마디씩 영어를 섞어 사용하면서 유식함을 드러내고, 종류를 가리지 않고 유명하다는 상점의 간판은 한글

이 아닌 영어 이름을 내세우는 시대이다 보니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조차도 민족의식보다는 국제화, 사회화라는 이해가 더 크게 작용된 것인지, 커다란 틀 안에서 국사를 봐야 한다는 명분으로 국사 교과가 단독 교과가 아닌 사회과 안에 통합되는 제6차 교과 과정 제 6차 교육과정기(1992. 6.~1997. 12.): 중학교의 경우 제5차 교육과정기에 독립 교과였던 ‘국사’와 ‘사회’(지리, 세계사, 공민)를 ‘사회’(지리, 국사, 세계사, 공민)로 통합했고, 고등학교에서도 ‘국사’를 ‘사회’과의 하위 교과목으로 편입시켰다. (네이버 지식백과-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컬렉션 : 교과서로 보는 시대별 교육에서)

을 발표로 국사는 고등학교 교과목에서 필수가 아닌 선택 과목이 되었다.
당시 교육 과정을 겪으면서 분개했던 마음에, 명을 누르고 중국을 지배했던 만주족의 청나라가 자신들의 고유 언어를 중국 공식 언어로 한다고 선포는 했으면서도 다수의 한족 백성들을 효율적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이유로 지배층이 먼저 나서 한족의 언어와 문화를 수용하게 되니, 결국은 자신들의 언어인 만주어가 사멸돼 현재 만주족 중 만주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1,000명도 안 될 정도이고 특히 청의 마지막 황제 부의는 ‘일어서’라는 만주어밖에 몰랐다는 이야기를 떠올려 본다.

이런 상황은 광활한 지역, 긴 역사 속에서 통치 시대에 따라 표준어가 달라지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지 않고 상급 문화에 쉽게 동화되면서 스스로를 문화인이라 여기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으로 언어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문화를 잃는 것이고 고유문화를 잃는다는 것은 민족적 정체성의 상실을 가져오기에 오래전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를 구성진 가락으로 외쳤던 명창 박동진 선생이 남긴 명언 중의 명언이 생각나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그 시절 제대로 된 국사관을 심화시키지 못한 청소년들이 성인이 된 현실에서 외국어 간판 상호를 특별히 여기면서 지금껏 그 문화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행히도 근래 K-pop 열풍으로 시작된 K컬쳐 붐이 일어나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우리 것에 가치를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많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외국 것을 선호하면서 외국어 사용을 자랑하는 사람들에게 얼마 전 한글이 적힌 한복 치마를 입고 행사장에 갔다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치마에 적힌 글자를 보더니 자신의 일행에게 이것이 훈민정음이라고 알려주면서 우리글의 우수함을 설명하던 노신사의 자긍심을 전해주고 경제력 뿐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는 시대에 살면서도 내 것을 빼고 남의 것을 흉내 내는 짝퉁 문화 모방자들에게 박동진 명창의 한마디를 다시 들려주고 싶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라고

은행에서

동네 은행을 가려고 버스를 타고 나섰다. 동네라고는 해도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가깝지 않은 위치에 있는 곳으로, 정류장에서 내려 횡단보도에서 은행 쪽을 바라보는데 은행 간판이 보이지를 않고 유명 샌드위치 매장 간판이 보였다. 잘못 본 것인가 싶어 길을 건너 부지런히 가보니 은행이 있던 자리에 샌드위치 매장이 들어서 있다. 한 달 전인가 은행 옆 안과를 가던 날에도 있었는데 어찌 된 일인가 싶어 같은 건물에 있는 약국에 들어가 묻자 신도시로 이사 갔단다.
철둑 건너 신도시가 형성되면서 은행 고객이 늘어나는 곳으로 간 것 같은데 당장 은행에서 봐야 할 업무를 생각하니 짜증이 났다.

카드 발급 건이라 빨리해야겠기에 거리에 서서 신도시로 이사 간 지점으로 갈까, 위쪽 구도심의 오래된 지점으로 갈까를 망설이다가 신도시보다 교통이 익숙한 지점으로 가기로 마음먹고 마을버스를 기다려 동네 길을 빙빙 돌아 마침내 오랜 세월 한자리에 그대로 있는 지점에 도착했다.

점심시간 끝이어서 손님이 많지는 않았는데, 입구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안내 직원에게 달력을 달라며 실랑이 중이다. 안내원이 지점으로 배부된 달력보다 손님이 많아 남은 달력이 없다고 하자 잔뜩 화를 내고 나가시고 난 뒤에 바로 이어서 들어온 내 나이쯤 되어 보이는 여자분도 안내 직원에게 달력을 달라고 하는데 다 떨어졌다고 하니 화를 내면서 창구로 다가와 내가 이 은행 고객으로 이런저런 통장이며 보험들을 다 들고 있는데 어떻게 달력 하나도 챙겨주지 않느냐며 소리를 질렀다.
창구 직원이 민망한 표정으로 손님이 갑자기 많아져서 오시는 대로 드리다 보니 남은 것이 없다고 하는데도, 소리를 높여가며 달력을 달라는 손님의 말이 다소 억지 같기도 하지만 노인들의 자기중심적 사고로 볼 때 본인 생각에는 오랜 고객으로 달력 하나 정도는 대접받을 만한 것은 아닌가 하는 그 심정이 이해가 갔다.

마침 내가 업무를 보는 창구에서 벌어진 상황이라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으며 순간 머릿속에, 오래전 은행 이용 손님이 줄었다고 동네 전철역 앞에 있던 지점을 없애고 자동인출기만 놓더니 이제는 출장소 앞에 있던 지점마저 없애, 버스를 타고 40분은 걸리는 이곳까지 오도록 만든 은행의 처사가 거슬려지면서 우리 동네는 은행의 배려 밖 동네인가 싶어 은근히 화가 나고 손님이 갑자기 많아졌다고 하는데 이유가 우리 동네 은행이 없어져 그 손님들이 이리 몰리면서 이 사태가 일어난 것은 아닌가 싶어 이유를 물었더니 내 추측이 맞았다.

샌드위치 가게가 들어선 자리에 있던 지점이 이사를 간 뒤로 우리 동네 분들이 신도시로 가기에는 교통이 불편해, 멀기는 해도 버스 한번 타면 오는 이 지점으로 업무를 보러 오면서 손님이 많아졌으며 그런 이유로 지점에 배부된 달력이 일찍 동나고 늘 달력을 받아 가던 노인에게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단다.

수도권이라고는 하지만 도시와 농촌의 어중간한 지역으로 오일장이 서는 경기 남부 수도권 외곽 도시, 공단이 커지면서 젊은 층이 늘어나기도 했다지만 아침에 출근했다 저녁에 타 도시로 가는 상황이고 동네에는 토착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된 노인층의 문화 실조가 심해 우선 나부터도 폰뱅킹 등이 서툴러 은행에 와서 금융 업무를 보는 중인데, 늘 가던 지점이 없어졌으니 내가 느꼈던 것처럼 노인들이 받았을 당혹감과 답답함 그리고 여기까지 찾아오는 불편함이 그려지면서 우리 동네는 은행으로부터 소외당하는 곳인가 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순간 이런 불편함을 참고 넘기기보다 본점에 알려 보면 어떨까 싶은 마음이 들기에 고객의 소리함이 있는지 물었다. 갑자기 고객의 소리를 묻자 직원은 혹여 본인이 잘못한 것이 있는지 염려스러운 표정으로 “왜요?”하고 물어보는데 없어진 지점 근처 주민으로 무시당하는 듯하기에 본점에다 이런 손님의 작은 소리도 올려 볼 필요는 있겠다 싶어 의견을 적으려 한다고 했더니 그제야 안심되는 표정으로 환하게 웃으며 한쪽 구석 테이블을 알려주었다. 테이블에는 고객의 의견함이 있기는 하지만 용지가 없어 빈 종이라도 달라고 해 한 장 빼곡히 상황과 심정을 적어놓고 나오는데 속이 후련했다.

물론 이 작은 소리가 서비스 센터까지 올라가 어떤 조치가 취해질 것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불편 상황을 전하고 해야 할 말을 하는 고객으로서의 자존감이 느껴지는데 또 한편으로는 가만 있으면 될 것을 꼭 헤집고 나서는 꼰대 기질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아침부터 오후까지 몇 시간 이리저리 다니며 보낸 시간 끝이, 할 말은 다 한 모양새라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라는 맥아더 장군의 말처럼 ‘아직 노년 살아 있네’ 싶은 것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바뀌는 행정 처리와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주눅 들지 않고 할 말을 한 나에게 칭찬을 보낸다.

엄마

결혼한 이듬해 시 할머니께서 미수에 돌아가셨다. 장례를 마치고 시어머니께서 전하는 말씀을 들으며 가슴이 짠해졌다. 임종을 앞두고 선망 중에 손을 휘저으며 누군가를 부르시는 듯해 아범을 부를까요, 아무개를 부를까요 하고 물어도 손을 내 저으시더니 마지막 숨을 몰아쉬면서 힘겹게 부르는 말은 ‘엄마’였단다.
그 말을 전하시는 어머니도 전해 듣는 나도 눈물이 주룩 흘러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할머니의 유언이 된 ‘엄마’.

6.25 전쟁 중에 남편 잃고 피난살이 설움을 살다 가신 할머니의 아픈 속이 ‘엄마’라는 말 안에 담겨있음을, 가슴앓이 깊은 속내를 밤마다 꿈속 엄마에게 하소연하셨을까.
인간의 성장과 언어 발달 과정에서 아이는 아이답게 어른은 어른다운 말씨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성인이 되면서 부모에 대한 호칭이 엄마 아빠에서 어머니 아버지로 바뀌게 되지만, 어린 시절 어리광 부르며 달려가 안기던 엄마 아빠와의 기억이 내재 되어있어 급할 때는 격식 갖춘 호칭보다는 엄마를 부르게 되기에 숨 거두기 전 할머니께서도 그리하셨을 것인데
내게는 어린 시절 엄마 아빠에 대한 기억이나 추억이 없으니 마지막 숨거둘 때 엄마를 부르지는 않을 듯도 하다.

전쟁 중에 맺어진 복잡한 가정사로 친척 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가 초등학교 입학할 여덟 살에서야 아버지와 엄마, 동생들을 만났으니 아버지 엄마에 대한 사랑이나 동생들에 대한 살가운 마음은 한 부모 밑에서 부대끼며 살아온 사람들의 형제간 우의와는 다른 것 같고, 영유아기 때 부모와의 교감으로 성격이 형성되고 또래들과의 교류로 사회성이 성장한다는데 아들의 어린 시절, 새벽 기차를 타고 출근해 늦은 밤 퇴근 후 아기를 찾아와 데리고 자는 것이 힘들어 허덕이자, 낮 동안 아기를 돌봐 주시던 할머니께서 내 몸이 많이 지쳐 보인다면서 아예 데리고 자겠다고 하셔서 아들은 두 살 때부터 할머니 집에서 먹고 자고 유치원을 다녔고 평일에 열리는 유치원 행사에도 할머니의 며느리가 참석하게 되니 동네에서는 그 집 손주인 줄 알 정도였으며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주말에만 집에 데리고 와서 함께 자면서 하루를 보냈기에 평일에 아들을 본 시간은 겨우 한두 시간 정도였을 것으로, 내가 부모를 모르고 자라온 환경과 똑같지는 않으나 아들도, 영 유아기를 돌보아주시는 할머니 집에서 자랐고,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학교가 끝나면 퇴근해서 데리러 갈 때까지 그 집에서 머물고 있었기에 아들의 기억 속에는 아빠 엄마와 사랑보다는 할머니 집에서의 기억이 크게 깊이 자리 잡고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남편과 나의 성격보다는 할머니와 그 아들, 며느리 성격을 그대로 닮은 듯 느껴지는 것이 괜한 짐작일 수 있겠으나 아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 역시 내가 여덟 살 때 처음 아버지 집으로 가서 엄마와 동생들을 만났을 때의 어색함과 같지는 않을까 염려스럽고 마흔이 넘은 아들이지만 손녀를 봐주러 아들 집에 가 있으면서도 편함보다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때문에, 직업상 집을 자주 비우는 며느리와 손녀 사이가 내 아버지와 나, 그리고 나와 아들같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손녀 보기에 정성을 다하면서 워킹맘들에게 자녀들과의 사이에 나와 같은 어색함을 느끼지 않으려면 짧은 만남의 시간이라도 아주 많이, 사랑 표현을 듬뿍하라고 조언을 보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신경희
시. 수필. 시조 시인서울 출생 숙명여대 사학과졸업등단 : 문학고을 시 수필 등단 강원문협 시조등단 (디카 시조)저서 : 시세이 『오메 어쩔까.』 수필집 『삶의 언저리에서』동인지 : 『문학고을 시선집』 1-18집 『오월에 피는 꽃』 『삼행시 꽃 피었습니다』 강원문단. 강원문협. 강원 시조집 외 수상 : 문학고을 최우수 작가대상 청목상 수상 보령 해변 시인학교 시 부문 은상 장애인 글짓기 최우수상 여성문학대전 시부문 최우수상 제9회 항공문학상 우수상 강원사랑 시화전 은상 경북신문 경북 이야기 보따리 강원 디카시조 문학상 연장원 외)활동 : 한국 예술인 복지 재단 예술인 문학 고을 문단 부회장. 수석고문 한국 문협 강원 지회 회원 강원 시조 시인 협회 회원

  목차

4 작가의 말 | 시작하는 글
6 추천사 | ‘삶의 언저리’ 수필집 출간을 축하드리며_조현민

1부 삶의 언저리에서

12 우리 것
18 은행에서
23 죽어보니
26 엄마
29 추억과 세월
33 칠순의 수학여행
40 행복 만들면 되지
44 첫정

2부 배우며 가는 길

50 그리움 어찌할까
56 소방관의 기도

60 배워서 남 주는 삶
64 밥 주잖아요
71 차라리 즐긴 날
74 곳간과 채비
79 다름과 틀림
83 스스로에게도 지켜야 할 말 말 말

3부 그렇게 채워가는 거야


88 움직이는 시 - 문현수 시인 출간기념회 참석 후기
95 어울림
97 소확행小確幸
99 문학고을 북카페 ‘글 벗’ 탄생의 감동과 감사
103 사랑으로
112 가슴 뜨거웠던 시간
117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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