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곱게 여물어 가는 가을처럼 매일매일 무르익는 다람쥐 할머니의 시간. 다람쥐 할머니는 오늘도 숲속을 걸어요. 이제 숲에서 크고 좋은 열매들을 찾기 어려워졌지만, 온전한 씨앗을 찾으면 두더지 사장의 열매 자판기에서 튼튼한 열매로 바꿀 수 있다.
친구와 도란도란 수다를 떨고, 티브이에서 나오는 신나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어깨를 들썩이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지난다.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즐겁게 하고, 알토란 같은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힘든 줄도 모른다. 느리면 느린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오늘을 오늘만치 씩씩하게 살아간다.
출판사 리뷰
그리운 만남이 이뤄지는 이야기
《여행 가는 날》의 서영 작가 신작
느리면 느린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오늘을 오늘만치 살아가요.
오늘의 힘으로 내일을 살아가요.
아무렴, 아직 몸이 이렇게 가벼운 걸?
오늘도 무르익는 다람쥐 할머니의 시간다람쥐 할머니는 오늘도 숲속을 걷습니다. 이제 숲에서 크고 좋은 열매들을 찾기 어려워졌지만, 온전한 씨앗을 찾으면 두더지 사장의 열매 자판기에서 튼튼한 열매로 바꿀 수 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친구와 도란도란 수다를 떨고, 티브이에서 나오는 신나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어깨를 들썩이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지나갑니다. 먼저 떠난 남편 생각에 문득 쓸쓸해지다가도, 집에 오겠다는 딸의 편지에 금세 마음이 들뜹니다.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즐겁게 하고, 알토란 같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여전히 힘든 줄도 모르지요. 느리면 느린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할머니는 오늘을 오늘만치 살아갑니다.
느린 건 중요하지 않아.
하늘을 보는 느긋함이 생긴 게 중요한 거야.누구보다 재빠르게 숲을 뛰어다니며 가방 가득 도토리를 짊어지던 다람쥐는 이제 뛰는 것보다 걷는 것이 편안한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늘 모자라 허둥대던 그 시간들이 이제는 넉넉하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다들 빠른데 나만 자꾸 느려지나 싶지만, 느린 걸음으로 살아가는 하루이기에 건져 올릴 수 있는 풍요로움이 있습니다.
큰 열매를 따기는 어려워도, 작은 씨앗을 찾아 두더지 사장의 열매 자판기에 넣을 수 있지요. 할머니는 열매를 얻고, 두더지 사장은 숲 곳곳에 씨앗을 심을 수 있습니다. 친구와 도토리 한 알을 천천히 까 먹으며 노을이 호수에 드리우는 걸 볼 수도 있지요. 아이들이 찾아오는 날은 더디게 오는데 아이들이 머무는 하루는 짧습니다. 함께하는 매 순간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요. 할머니는 소중한 것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이 책을 쓰고 그린 서영 작가는 ‘나이 듦이란 할 수 있는 게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달라지는 것’이라 말합니다. 가졌던 것들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잘 추려지는 것이라고요. 달라지는 것에 좌절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에 소중한 마음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함, 그런 마음이 하늘을 보는 느긋한 낭만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오늘도 찻찻찻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다람쥐 할머니의 시간이 독자들에게 오늘만치의 낭만을 선사해 주기를 바랍니다.
필름 사진처럼 마음 깊이 자리 잡는 다정한 세계
그림책 작가 서영과 함께하는 시간면도를 하고 옷을 곱게 차려 입으며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는 할아버지(《여행 가는 날》), 주름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에 대해 고민하는 멋진 씨(《주름 때문이야》)처럼 서영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노년은 생기 있고 씩씩한 모습입니다. ‘노년의 삶을 그리는 것은 그리운 사람과 남은 사람 모두 안녕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작가는 필름 사진을 찍듯 캐릭터들의 순간순간을 다감하게 마주합니다. 그 온기를 책 속에 고이 담아 냅니다. 나의 오늘을 오롯이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우리 마음 깊이 자리 잡아 종종 바쁜 걸음을 멈춰 서고 안녕하게 해 줍니다. 삶에 대한 씩씩한 사랑스러움이 차오르는 곳, 서영 작가의 작품 세계에 계속해서 찾아가고 싶은 까닭입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서영
마음 한편에 그리운 할머니가 크게 자리하고 있어요. 할머니의 시간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해 만들었습니다. 그린 책으로 《브로콜리지만 사랑받고 싶어》, 《달님 송편》, 《친구가 상처 줄 때 똑똑하게 나를 지키는 법》 등이 있으며, 쓰고 그린 책으로 《달걀이랑 반죽이랑》, 《시계 탐정 123》, 《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여행 가는 날》, 《주름 때문이야》, 《만약에 아주 만약에 말이야, 비가 엄청 많이 오면 어쩌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