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가족에 대한 사랑을 시적 언어와 은유적 상상으로, 간결하면서도 풍성하게 담아낸 그림책이다. 창의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자연과 사물에 대한 자기만의 해석을 내놓으며 작품을 활동을 해 온 명수정 작가가 이번 작품에서는 순직 소방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현실과 상상을 절묘하게 섞어 아름다운 한 편의 그림책을 완성했다. 이 책은 아이의 기억 속에 남은 아빠의 사랑을 시처럼 풀어낸 추모의 기록이다. 누군가 자신의 두려움을 끄고 다른 사람의 삶을 밝혀 주었듯이, 그분의 희생을 기억하는 우리 모두가 세상을 켜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출판사 리뷰
★ 세상을 밝혀 주는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헌사
★ BIB 황금사과상,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작가 명수정 신작
★ 가족에 대한 사랑을 시적 언어와 은유적 상상으로 그려 낸 추모의 기록
1차 불길 진압을 마친 소방관은 동료들을 먼저 내보내고
남은 사람이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화재가 일어난 건물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건물 안에서 거대한 파도 같은 불길이 치솟았고,
홀로 건물에 들어간 소방관은 끝내 불길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고귀한 희생은 등불이 되어 세상을 켜 주는 빛이 되었습니다.
_2021년 6월, 물류센터 화재 현장
“아빠는 자꾸자꾸 꺼요”
두려움을 끄고, 희망을 켜 준 아빠의 희생과 사랑을 담은 이야기
아이가 기억하는 아빠는 ‘자꾸자꾸 끄는’ 사람입니다. 아빠는 두려움, 슬픔, 망설임, 어둠 같은 모든 세상의 제약을 끄고 아이에게 모든 가능성을 켜서, 아이가 기분 좋은 꿈을 꾸며, 자유롭고 신나게 달려가기를 바랍니다. 아이를 향한 아빠의 다정한 마음은 아이의 세상을 밝히고, 그 사랑이 결국은 세상을 켜는 힘이 됩니다.
이 그림책은 화재 현장에서 홀로 수색 작업에 들어갔다 끝내 돌아오지 못한 어느 순직 소방관의 안타까운 이야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작가는 순직한 소방관이 누군가의 아버지였음을, 가족에게는 세상을 밝혀 주는 해와 같은 존재였음에 마음이 가 닿았습니다. 작가는 아이의 기억 속에 남은 아빠의 사랑을 시처럼 담아냈습니다. 이야기는 아빠가 ‘꺼’ 주었던 것을 하나씩 떠올리는 아이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아이 앞을 가로막는 무언가를 ‘꺼’ 주던 아빠는 희생을 통해 세상을 ‘켜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아이는 아빠의 ‘끄는’ 행위가 희생과 사랑이었고, 누군가의 삶을 밝히는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빠의 사랑과 용기를 새기며 세상을 밝히는 해를 바라보는 아이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아빠의 빛을 기억하는 우리 모두가 아이와 함께 세상을 밝혀 나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켜면, 아빠는 꺼요“
치밀한 구조, 상징과 은유를 바탕으로 전하는 헌사
이 책은 ‘내가 켜면, 아빠는 꺼요.’라는 반복 구조를 통해 아이와 아빠의 관계를 그려 냅니다. 아빠는 아이의 감정과 행동, 상상에 바로바로 반응하며 아이 앞에 놓인 부정적인 요소들을 ‘꺼’ 주려고 합니다. ‘해님과 달님’, ‘고민과 망설임’, ‘눈물과 세상’, ‘놀이와 그만’, ‘꿈과 깜깜함’과 같은 서로 대비되는 구체적인 이미지와 상징을 알맞게 버무려 ‘신남, 가능성, 반짝반짝 빛나는 꿈’ 같은 아이의 세계를 긍정적으로 열어 줍니다. 이처럼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 주던 아빠의 ‘끄는’ 행위는 이야기의 뒤로 가면서 점점 더 넓은 세계관을 보여 줍니다. 아이가 눈물을 켜면 세상을 꺼 주던 아빠는 거리에 빨강이 켜지자 천천히를 끄고 달려갑니다. 누군가에게 뜨거움이 켜졌을 때, 아빠는 무서움을 끄고 뛰어들어 끝내 ‘세상을 켜는’ 존재가 됩니다. 이는 아빠를 잃은 아이에 대한 치유이자 아빠의 숭고한 희생에 보내는 헌사입니다.
”세상을 켜 주신 어머니, 아버지와 모든 이들을 생각하며 이 책을 지었습니다.“
-명수정 작가의 말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빛의 세계
명수정 작가는 그동안 창의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자연과 사물에 대한 자기만의 해석을 작품에 담아 왔습니다.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에서는 아이들이 자기만의 치마를 펼치길 바라는 마음으로 활짝 펼쳐진 치마 속에 각 대륙의 치마를 수놓듯 담아냈고, 《피아노 소리가 보여요》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모든 이들이 자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그렸습니다. 최근작 《꿈꾸시락》에서는 아이들이 ‘음식’을 먹듯 자연스레 ‘꿈’을 꾸기를, 그래서 도시락을 싸 들고 소풍을 가듯 꿈꾸는 날이 즐겁고 설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세상을 켜요》에서는 순직 소방관의 사연에서 모티브를 얻어 불과 해의 이미지를 통해 가족을 잃은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 줍니다.
장면마다 잡아당겨서 전등을 ‘켜고 끄는’ 줄 스위치를 넣어 일상 속 ‘켜고 끄는’ 행위와 소방관으로서의 아빠가 ‘켜고 끄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여백을 살린 구도와 그림에 연결하여 배치한 글 덕분에 마지막 장에 가서는 독자들이 ‘빛이 켜지는 순간’을 눈앞에서 마주한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명수정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했습니다. 사랑하는 조카들과 마주하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그림책으로 풀어내기를 즐겨합니다. 만든 그림책으로는 『피아노 소리가 보여요』,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 『커다란 커다란』, 『탑의 노래』가 있으며,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로 2019 BIB 황금사과상을, 신체의 한계를 넘어 누구나 음악에 춤출 수 있기를 꿈꾸며 펴낸 그림책 『피아노 소리가 보여요』로 제1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을 수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