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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온 듯
예인문화사 | 부모님 | 202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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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문 】

인간 정신이 바탕이 된 아담한 수필집 한 채
- 정국대 제2수필집 『아니 온 듯』을 읽고 -

차달숙 시인·수필가
[前 월간 《국보문학》 주간]

수필에 대한 긍지를 가진 우하 박문하 선생은 ’수필이란 무엇인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슴으로 시를 쓰고 머리로써 평론을 쓴다면 수필은 두 다리로써 쓰는 문학이다. 수필은 인생과 생활을 단단히 딛고 선 묵직한 두 다리 없이는 써지지 않는 것이다. 생활의 바탕이 없는 수필 문학은 공허한 기교에 불과하다.”
수필의 문체에 대해서는 ”글이란 참된 데서 피어나고, 만드는 데서 시든다.”라고 하여 꾸밈새 없는 소박하고 진실한 수필이라야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수필가 현석 김병규 선생이 “문체를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가 짐작된다.”라면서 “글을 지나치게 다듬는 스타일리스트의 글을 읽으면 피곤해진다.”라고 지적한 말과 일맥상통하는 데서 있다고 생각한다.
수필은 시나 소설처럼 상상이나 은유를 통해 그럴듯하게 가공의 집을 짓는 창작 활동이 아니다. 기억의 저장고에 차곡차곡 갈무리해 두었던 일상을 길어내어 그 의미를 새롭게 음미해보는 작업이다. 또한, 그 체험을 해석하여 유의미성을, 내일 삶에 적용해 보는 관조와 성찰의 자전적 기능을 본질로 삼는다. 그러므로 수필은 특별한 삶, 신기한 소재들이어야 문학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수필의 맛은 언제 어디선가 본 듯한 지극히 낯익은 모습들이 발아되고, 숙성되어 작은 파문으로 발견된다.
정국대 수필에는 작품 전반에 걸쳐 따스한 인간미와 인격적인 정겨움, 또한 소박한 인간적 체취가 숨결처럼 흐르고 있다. 이러한 마음이 독자의 마음속에 전해져 은은한 감동과 공감을 안겨준다. 또한, 이것이 수필이 지닌 가치요 특성이다. 수필이란 본래 따뜻하고도 소박한 인간의 마음이나 정情에 바탕을 둔 문학이기 때문이다.
수필가 정국대는 누구보다 넓은 치마폭을 지녔다. 치마폭 속에는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위하는 자애 정신이 있다. 그녀는 철저한 가톨릭 신앙인이자, 고향 합천을 사랑하는 작가다. 그녀의 인간 정신을 바탕으로 한 수필은 읽는 이로 하여금 훈훈한 인간애를 느끼게 하는 힘이 있다. 정국대 작가의 평이한 일상성에 충실한 작품을 만나게 됨은 독자로서 행복한 일이요 평자로서 매우 기쁜 일이다.
그녀의 두 번째 수필집 『아니 온 듯』 작품집 상재를 축하드리며 더욱 훌륭한 글을 선보여 줄 것을 기대한다.

* 아니 온 듯

깊은 가을밤 비마저 추적댄다. 요즘 환절기라 그런지 장례미사도 잦고 성당 밖 지인들 조문도 심심찮게 다닌다. 젊을 때는 어르신들과 지인들 부모님이 대다수였다. 요즘은 친구나 친구 남편분 조문도 가게 된다. 벌써 내 나이가 가까운 분들을 멀리 보내야 하는 때가 되었나 보다. 나 역시 가야 할 길이고 갈 길을 준비해야 할 때라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몇 해 전 대구에 있는 가톨릭 순례지 성모당을 갔을 때다. 그때도 지금처럼 낙엽이 바스락 소리를 내고 바람에 이리저리 뒤척일 때였다. 먼저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을 위해 특별히 기도하는 11월, 위령성월이기도 했다. 일행은 성모당 앞에서 기도를 바치고, 성모당 옆 성직자 묘역을 참배했다. 묘지 입구에 ‘오늘은 나, 내일은 너’(HODIE MIHI, CLAS TIBI)라는 라틴어가 새겨져 있다. 안내자의 설명을 듣는 순간 ‘늘 깨어 준비하라’라는 뜻도 있지만, ‘누구나 가야 하는 길’임을 새삼 깨우쳐 주는 것 같았다. 그 후 한동안 그 글귀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 적이 있었다.
“삶은 낯선 어느 여인숙의 하룻밤”이라는 아빌라의 데레사 수녀 말같이 정말로 인생이란 여인숙의 하룻밤과 같다. 떠날 땐 여인숙에 있는 어느 것 하나 가져갈 수 없다. 그야말로 나그네로 왔다 나그네로 떠나는 허허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하룻밤을 얼마나 잘 보내느냐가 삶의 관건이다. 하룻밤에 생로병사를 다 경험하고 또 다른 세상을 향하여 훌훌 떠나야 하는 것이다. 나고 자라고 한때는 빛나는 청춘이었다가 이런저런 경험을 한다. 그리고 기쁨과 슬픔을 안고 또 다른 미지의 세계로 떠나야 하는 것이다.

더 서성일 것도
미련 둘 것도 없는 것
시간을 언제나 들고나고
기다릴 수는 있어도
붙잡을 수는 없는
삶의 모퉁이 돌고 돌아온
긴 터널을 본다
윤기 없이 성근 흰머리 위로
화창했던 봄날도
뜨거웠던 여름날 열기도
높고 푸르렀던 가을날도
소리 없이 스쳐가고
황량한 겨울바람도 지나간다
그렁그렁 눈물 한 바가지
쏟아내지 못하고
가슴 저미는 이별 연습
버려도 버릴 수 없는 사연들
시린 가슴에 품고
아니 온 듯
그렇게 살다 가고 싶다
나도 지금
낯선 여인숙에서
하룻밤을 자고 있다

- 졸시 「아니 온 듯」 전문

내 나이 여든, 감회가 깊다. 사랑해야 할 때는 늘 사랑이 모자랐고, 하고 싶은 일은 미루며 포기하는 것에 익숙했다. 이제 하룻밤의 새벽녘이다. 못다 한 내 주위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조용히 마무리 준비를 해야겠다. 찬란한 새벽 햇살 앞에 아니 온 듯 자리를 내어 주리라 다짐한다.


*누룽지 단상

누룽지에 대한 기억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지금은 누룽지 종류도 많다. 또한, 대량 생산으로 언제라도 구미에 맞는 누룽지를 사서 먹을 수 있는 세상이다. 요즈음은 누룽지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식사 대용은 물론이고 누룽지차로 많이들 먹는다.

내 어렸을 적에는 누룽지로 숭늉을 끓여 먹는 게 보통이었다. 햅쌀이 나는 이맘때면 쌀뜨물을 받아 끓인 숭늉이 얼마나 구수했는지 생각만 해도 따뜻하고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큰언니가 부엌일을 많이 했다. 언니가 심부름시키면 누룽지는 내 몫이었다. 막내기도 했지만, 언니는 나를 많이 챙겼다. 참 간식도 귀하던 시절의 아련한 기억이다.
결혼하기 전 가깝게 지내던 친구 일곱 명과 여행을 갔다. 남원 광한루를 거쳐 밀양 표충사 그리고 대구에서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아카시아가 한창이던 봄이었고 우리도 봄이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교통 상황도 좋지 않았고 표충사에 도착한 시간이 계획보다 조금 늦었다. 갓 지은 밥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잠자리는 넓은 한 칸짜리 방을 사용했다. 한참 수다를 떨고 있는데 젊은 스님 한 분이 먹기 딱 좋은 쫀득한 누룽지를 갖다주었다. 우리는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지금도 그 누룽지만 생각하면 입안에 침이 고인다.
누룽지 하면 생각나는 게 있다. 바로 놋숟가락이다. 눌어붙은 솥 바닥을 긁어 닳고 닳아 한쪽 귀퉁이는 얇아져 날카로울 정도가 된다. 그 숟가락은 누룽지를 긁을 때도 꼭 필요하지만 감자 껍질을 벗길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집집마다 꼭 있어야 하는 조리 도구였다. 지금은 없어지고 구경도 할 수 없다.

원래 누룽지는 밥을 지을 때 밥이 솥 바닥에 눌어붙어 만들어진다. 밥솥 바닥 수분이 밥알에 스며들거나 증발할 때 온도가 220도나 250도까지 올라가면서 시간이 지나면 누렇게 변한다. 단백질 탄수화물이 고온에서 갈색으로 변하는 ‘마이야르 반응’을 겪어 갈색 색소인 ‘멜라노이딘’이 생긴 것이다. 이런 갈변 반응 때문에 생성된 물질은 항산화. 항균 작용을 한다고 알려졌다.
누룽지의 고소한 맛을 내는 덱스트린도 소화에 도움이 된다. 녹말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포도당과 덱스트린이라는 물질이 생기는데, 이때 고소한 맛이 생긴다. 누룽지에 풍부한 아미노산과 식이 섬유질 등도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며, 신진대사를 촉진해 변비 예방에도 좋다. 누룽지를 끓여 먹는 숭늉은 나트륨이 많은 음식을 먹은 후 높아진 몸의 산도를 알칼리성으로 중화할 때 효과적이다. 또한, 식사 후 소금기가 남아 있는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내기에도 좋다.

나는 외식을 하다 보면 밥그릇의 밥을 다 먹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남는 밥 처리에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내가 남긴 밥은 항상 가져온다. 처음에는 남의 시선이 신경 쓰였지만, 지금은 이해하고 덜어 먹고 남은 밥은 모아서 나에게 준다. 요즘은 남은 음식을 포장해 주기도 하며 의식이 많이 바뀌었다. 어렸을 적 가정 형편이 넉넉지는 않아도 끼니 걱정은 안 하고 살았다. 그래도 남은 음식 처리 비용이 일 년에 몇조 원이 든다는 말이 편치 않았다. 먹을 수 있는 밥을 함부로 버리는 건 죄를 짓는 것 같아 마음이 조릿조릿했다.
집으로 가져온 밥은 주로 누룽지를 만든다. 무쇠로 된 두꺼운 팬에 밥알이 될 수 있으면 두껍지 않게 얇게 펴서 불에 올려 둔다. 밥알이 눌어붙으며 구수한 냄새가 온 집안에 퍼진다. 뒤집어서 약간 갈색으로 변하도록 두면 맛있는 누룽지가 된다. 그걸 말려서 적당한 크기로 부러뜨려 기름에 튀기면 맛있는 과자가 되고 끓이면 따끈한 한 끼 식사가 된다.
누룽지에 대한 대중의 기호도가 되살아나고 있다. 또한, 그 영양적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면서 요즘에는 이를 이용한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현미 누룽지, 양념 누룽지, 약재 누룽지 외에 누룽지차도 여러 업체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누룽지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을 개발하고 있다니 변신이 기대된다.
누룽지는 밥보다 부피가 작아 많이 먹게 되면 당질 위주 음식이라 혈당이 빨리 올라갈 수 있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는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누룽지를 만들 때 너무 오랜 시간 불에 올려놓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니 조심할 일이다.

어릴 때, “하늘 천, 따지, 가마솥에 누룽지” 하며 웃고 떠들고 놀던 기억이 새롭다. 천진난만했던 시절부터 누룽지는 우리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맛있는 간식이었다. 누룽지를 만들고 나눌 때마다 어릴 적 생각으로 흐뭇하다. 먹는 이웃도 옛 기억을 소환하는 것 같아 보기도 좋고 나도 그 시간이 행복하다. 아무리 먹을 것이 흔하다 해도 가마솥에 닳고 닳은 놋숟가락으로 빡빡 긁은 그 누룽지 맛은 고향의 맛처럼 잊을 수가 없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국대
시인ㆍ수필가 《문예시대》 수필 신인상 등단(2012)《문예시대》 시 신인상 등단(2015)부산문학인협회 이사, 부산 수영구문인회 상임이사부산문인협회 회원, 시가 익는 마을 회원수상: 제4회 수영문학상 우수상(2022), 제3회 문심문학상 우수상(2022) 부산문학인협회 현대시 저작상(2022), 계간 《문심》 작품상(2021) 《수영문예》 특별작품상(2021) 부산시 출산장려 편지쓰기 대회 금상(2016) 부산 서구문화원 제3회 전국시낭송대회 우수상(2015) 사회복지법인 청천 제4회 세대공감 문예 한마당 공모전 대상(2013)저서: 시집 『철든 여자』 『바다는 늙지 않는다』 수필집 『십 원 동전의 항변』 『아니 온 듯』

  목차

저자의 말 ‥ 정국대 … 5

1부 …………………… 아니 온 듯

가곡 동심초를 들으며 … 13
모기를 생각하며 … 18
새끼발가락을 다치다 … 22
손자에게 편지를 쓰다 … 26
어둡지 않은 밤 … 31
얼굴에 핀 멍꽃 … 36
이명耳鳴 … 40
제삿밥, 기억을 깨우다 … 44
아니 온 듯 … 49

2부 …………………… 누룽지 단상

고소한 냄새가 유죄입니다 … 55
고향에서 만난 꽃, 작약 … 59
꽃다발을 받고 … 64
나팔꽃 아침을 열다 … 67
누룽지 단상 … 72
된장을 끓이면서 … 77
빈자리 … 82
향기 … 86
화단 … 90

3부 …………………… 길을 가다가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 … 97
시 낭송회 참관기 … 101
길을 가다가 … 105
맨발 걷기 … 108
스승의 날 … 112
양보, 아름다운 결실 … 116
오랜만의 여행 … 120
카페에서 … 126
무궁화호 열차의 낭만 … 131

4부 … 옥전 고분군에 마음 빼앗기다

고궁 음악회 … 139
박경리 선생을 기리며 … 144
별이 된 시인, 윤동주 … 150
이중섭을 만나다 … 155
석파정을 가다 … 163
옥전 고분군에 마음 빼앗기다 … 170
천년 숲 상림에 가면 … 175
황계 폭포 앞에서 … 180
남해 관음포觀音浦에서 … 185

발문 ‥ 차달숙 …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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