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한국어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역사적, 언어학적 시각에서 통합적으로 고찰한 연구서이다. 저자 주정순은 한국어의 뿌리를 선사시대와 고조선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추적하며, 삼국시대의 언어적 상호작용이 현대 한국어의 기초를 이루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선사시대와 고조선의 언어적 흔적을 살피며 한국어의 기원을 탐구한다. 구석기·신석기·청동기 시대를 거치며 한반도에 형성된 언어 공동체의 변화를 분석하고, 고조선어와 그 구술 전통을 통해 초기 한국어의 특징을 추적한다. 2부는 삼국시대 언어의 구체적 양상을 다룬다. 고구려어, 백제어, 신라어, 가야어, 발해어의 특성과 향찰·이두·목간 등의 언어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각국 언어의 상호 이해 가능성과 공통 기반을 제시한다. 3부에서는 ‘삼국의 말은 서로 통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문헌·고고학적 증거를 교차 분석하며, 방언적 차이 속에서도 상호 소통이 가능했음을 보여준다. 4부에서는 오늘날 한국어의 계통 재논의, 방언의 형성과 통일, 그리고 언어와 민족 정체성의 관계를 심도 있게 다룬다.
저자는 한국어를 단순히 고립된 언어로 보지 않고, 동아시아 언어권 속에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한 독자적 체계로 파악한다. 『삼국지』, 『후한서』, 『일본서기』 등 고대 문헌을 비롯해 향찰과 목간 자료를 교차 검토하여, 고대 한반도 언어의 복합성과 상호 이해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또한 언어가 단순한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적 기억을 형성하는 핵심임을 강조한다.
한국어의 역사적 변천을 언어학·역사학·고고학적 시각에서 통합적으로 조명하며, 한국인의 언어 정체성과 문화적 연속성을 새롭게 해석하는 인문 교양서이다.삼국시대의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들이 과연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었는가 하는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당시 민족 간의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문헌 기록이나 언어학적 유사성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원초적인 소통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문헌에서 나타난 대화의 예시는 서로 다른 고유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상호 이해를 갖고 소통할 수 있었음을 증명해준다. 방언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삼국의 언어는 일정 부분에서 상호 이해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목차
프롤로그
1부 한국어의 뿌리를 찾아서
1장 기록 이전의 언어
2장 한글 이전의 기록
3장 언어학의 도전
4장 한국어 어휘의 흔적
5장 언어와 정체성
2부 삼국시대 언어의 세계
6장 고구려어
7장 백제어
8장 신라어
9장 가야어와 발해어
10장 삼국의 언어 접촉
3부 말은 통했는가
11장 문헌 기록의 증거
12장 언어학적 증거
13장 외부와의 차별성
14장 방언과 언어 통일
15장 결론: 말은 통했는가
4부 오늘의 한국어와 그 의미
16장 한국어의 계통 재논의
17장 한국어와 방언
18장 언어와 민족 정체성
19장 한국어 연구의 과제
20장 맺음말: 언어로 본 한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