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조선의 예제사회 구조를 형성한 핵심 개념인 ‘위의(威儀)’와 ‘용례(容禮)’의 역사적 연원과 의미를 탐구한다. 예학에서 위의와 용례는 단순한 몸가짐이나 말씨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적 덕이 외적으로 드러나는 기품과 품위의 실천이었다. <중용>의 ‘위의삼천’처럼 예법 속의 언어·행동·복식이 군자의 풍채와 도량으로 나타나는 과정을 분석한다.
양반사회의 위의와 용례는 개인의 도덕성과 사회적 질서를 동시에 구현하는 통치 이념이었다. 조선은 예치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가정과 사회 전반에서 위의 교육을 철저히 시행했으며, 국왕과 관료 간의 의례를 통해 정치적 정당성과 질서를 확립했다. 본서는 이러한 의례의 변천과 제도화 과정을 정치적·윤리적 관점에서 고찰한다.
출판사 리뷰
조선은 예제사회이다. 이 예제사회의 기초를 이루는 의례가 위의(威儀)와 용례(容禮)이다. 용례는 예에 있어서 불가결한 행위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예학에서는 사실 사람의 표정과 몸가짐, 말씨에 제각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천차만별의 복잡ㆍ다양함에 천명 등 예의 근원이 되는 규범을 적용하여 만든 위의와 용례를 매우 중요한 문제로 다루었다.
위의(威儀)는 의례와 용모에서 우러나는 위엄이다. <중용>에서 ‘위의삼천’이라 한 바와 같이, 예법상의 위의의 요소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의(儀)는 의례 행위에 있어서의 언어와 행동거지가 예에 맞는 것을 가리킨다. 언어와 행동거지가 기품 있게 표현되어 의궤의 예용, 거마(車馬)예용, 복장배식(服章配飾) 등에 부합하는 예법을 위의라 한다. 신체의 의태를 통해 군자로서의 거동과 영색이 풍채와 도량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자연과 인간이 합일된 모습으로 드러나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위의와 용례는 사회의 예제 구조에 속한다. 도덕적 인격을 갖춘 양반의 외적인 표현인 이것은 의식의 핵심적 이념인 덕을 지향하는 가치체계이다. 따라서 위의와 용례는 덕의 정신을 내함하고 있으며, 그 정치적 성격 또한 예제의 근본에 속한다. 양반사대부들이 위의를 보일 때, 백성들이 저절로 경외하는 느낌을 갖도록 유인하는 요소가 이것이다. 이러한 위의의 숭상은 개인과 종족, 국가에 대해 종법 사회질서의 정당한 위치에서 정치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하는 행위의 준칙이 되었다.
조선은 예치사회를 표방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양반사회에서도 이 용례와 위의 교육을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시행하였다. 가정 내에서뿐 아니라 사회관계에서 교화의 전위에 있는 양반들의 기본 덕목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 용례와 위의였다. 조선시대는 의례를 기저로 한 통치질서의 확립에 대단한 관심을 보여준 시기였다. 국왕과 관료, 관료와 관료 상호간의 차등 질서를 의례를 수단으로 제일(齊一)함으로써, 통치의 수직적 질서체계를 구조화하는 동시에, 정치체제의 안정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이 글은 이러한 용례와 위의의 역사적 연원과 변천과정 및 양반관료의 대국왕 관련 의례의 시행과정과 법제화의 추이, 의주의 정비, 의례속에서의 용례와 위의가 갖는 성격을 예의 본질적ㆍ정치적 측면에서 검토해본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임민혁
문학 박사,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전임연구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가례』를 번역해 출간하고, 관료제에 눈을 돌렸다가 미지의 무엇에 홀린 듯 다시 의례 분야를 기웃거렸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장서각에서 의궤를 탐독할 수 있는 연구 사업에 종사하게 되었고, 지금도 의례 관련 등록들을 1차 가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예禮의 정치적 성격에 주안을 두고 조선시대 왕실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제대로 깊이 있게 그리는 작업에 몰두해왔다. 이번의 국왕 혼례를 비롯해 종묘와 신주, 국왕의 상장례인 국장, 예의 기초인 용례와 위의威儀, 왕자녀들의 삶과 문화 등 다양한 예 관련 주제를 섭렵하여 대중에게 역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일 예정이다.저서로는 『조선의 예치와 왕권』 『영조의 정치와 예』 『영조어제 해제 2』 『왕의 이름, 묘호』 『조선시대 음관 연구』 등이 있고 공저로는 『조선의 역사를 지켜온 왕실 여성』 『영조어제 해제 10』 『조선의 왕·왕비·왕세자로 살아가기』 『대한제국』 『조선 왕실의 가례 1·2』 등이 있다. 역주서로는 『주자가례에서 통치이념을 배우다』 『주자가례』 『추봉책봉의궤』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07
Ⅰ. 양반관료의 국왕의례 10
1. 위의와 용례의 고례의 전통과 수용 10
2. 요하의(遙賀儀)와 망궐례(望闕禮) 32
3. 영명례(迎命禮) 64
Ⅱ. 양반관료의 상하의례 83
1. 양반관료의 상하의례 83
2. 도병(圖屛)에 나타나는 예제질서 124
3. 고종 초기 관원 상하의례의 정비와 삼반예식(三班禮式) 133
Ⅲ. 양반의 의례 속의 의례 146
1. 종법과 사회질서 체계의 확립 146
2. 교화서 속의 위의와 용례 169
3. 관혼상제에 나타나는 종자의 위의와 용례 205
4. 가족질서 속에서의 위의와 용례 212
5. 양반의 위의관(威儀觀)과 군자 의식 242
참고문헌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