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김유정 신인문학상,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김이수 작가의 신작 장편 『칠복신의 환영』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됐다. 극우단체 간부이자 야쿠자 오야붕 이사부로를 제거하기 위해 국가정보원이 킬러 영춘을 고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전이 꼬이자 영춘은 자신과 닮은 야쿠자 겐지로로 위장해 민들레 상가에 숨어든다. 평온한 시간을 보내던 그는 상가를 노리는 야쿠자의 음모 속에서 다시 총을 들어야만 한다.
민들레 상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돈을 구하러 나선 영춘은 그 과정에서 칠복신과 거액의 비트코인의 존재를 알게 된다. 작품은 하드보일드 액션 스릴러 장르를 토대로, 인간적 온기와 운명적 아이러니를 교차시키며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하드보일드 장르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김이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강렬한 액션과 묵직한 정서를 결합해 이전보다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스타일로 변모했다. 질주하는 서사 속에 인간의 고독과 연대를 녹여낸 이 소설은 한국 장르문학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251,919개의 비트코인을 놓고 벌이는 대활극 스릴러
야쿠자로 위장한 대한민국 킬러, 영춘
칠복신七福神 인형에 숨겨진 비밀을 좇다!김유정 신인문학상,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 김이수의 신작 장편소설 『칠복신의 환영』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됐다.
국가정보원은 혐한 시위를 주도하는 극우단체의 간부이자 야쿠자 오야붕이었던 이사부로를 제거하기 위해 민간 최고의 해결사이자 킬러인 영춘을 고용한다. 그러나 타깃 작업 중 일이 꼬여버리고, 영춘은 자신과 외모가 꼭 닮은 야쿠자 겐지로 위장하여 민들레 상가로 숨어든다. 사람 사는 냄새 가득한 민들레 상가에서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영춘.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민들레 상가를 차지하려는 야쿠자의 음모에 평화는 깨지고 만다. 영춘은 소중한 민들레 상가 사람들을 위해 돈을 구하러 나서고 그 과정에서 칠복신과 거액의 비트코인의 존재를 알게 된다.
『칠복신의 환영』은 그간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하드보일드 액션 스릴러 장르를 고집하며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로서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김이수 작가가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요소를 적극 활용해 작풍을 일신한 소설이다. 강렬한 액션과 굵직한 서사라는 특유의 장기를 살리면서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뒤섞어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로 무장한 이 작품은 질주하는 이야기의 쾌감과 묵직한 정서적 울림을 동시에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야쿠자 조직에 위장 잠입한 대한민국의 킬러
소중한 이들을 지키려는 ‘낭만 야쿠자 계획’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은 혐한 시위를 주도하는 일본 극우단체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민간 최고의 해결사이자 킬러인 영춘을 고용한다. 영춘은 어릴 적 한 노스님에게 거두어져 성장했는데, 말더듬증을 가지고 있지만 스님에게 전수받은 해부학적 지식과 무술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간 병기가 된 이다. 게다가 어린 시절 노스님을 따라 도해(渡海)해 일본에서 생활한 적이 있기에 이번 임무의 적임자로 국가정보원에 선택된 것.
영춘은 항상 검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블랙맨’ 겐지가 호위하는, 대일본국수회의 간부이자 한때 도쿄 최대 야쿠자 조직인 이나가와구미의 두목이었던 이사부로를 제거하기 위해 프로다운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그는 타깃 제거 작업 중 겐지가 자신과 쌍둥이처럼 똑같은 외모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침내 이사부로를 제거하는 데 성공하지만 공교롭게도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감염증 탓에 일본에서 발이 묶이고 만다. 이나가와구미와 대일본국수회 양쪽의 추적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 결국 코로나의 기세가 꺾일 때까지 야쿠자 겐지로 위장해 그의 주거지인 민들레 상가에서 숨어 지내기로 한다.
영춘은 사람 냄새 가득한 민들레 상가에서 킬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식당 주인 미코, 미코의 동생 준페이, 바를 운영하는 루나와 함께 평온한 나날을 보내며 소소한 행복감에 젖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민들레 상가가 야쿠자와 얽히며 평화는 무참히 깨지고, 영춘은 사랑하는 미코와 소중한 민들레 상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다. 그는 행방이 묘연한 비트코인 25만 개를 찾아 나서지만 천문학적 금액의 비트코인을 노리는 것은 영춘만이 아니었다. 비트코인의 소유권을 두고 이나가와구미와 대일본국수회가 벌이는 쟁탈전의 수라장에 뛰어든 영춘. 비트코인을 찾는 열쇠인 칠복신 인형의 비밀에 한 걸음씩 다가서던 그는 냉혹한 킬러로서의 본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옴을 감지하는데…….
첩보, 모험, 액션, 누아르, 코미디, 추리, 멜로…
모든 장르가 어우러진 롤러코스터 같은 서사『칠복신의 환영』은 일급 살인청부업자인 영춘이 펼치는 활약을 그린 액션 스릴러이자, 칠복신 인형과 비트코인 25만 개의 행방에 대한 비밀을 풀어가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하지만 그 외에도 여러 장르를 착종하여 완전히 새로운 장르의 탄생을 의도한 의욕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국정원의 의뢰에 일본 극우단체 인사를 제거하는 작업이나 이후의 수습 장면 등은 첩보물의 향취를 풍기며, 방사능에 오염된 후쿠시마 지역을 탐험해 보물찾기를 하는 과정은 모험물의 성격을, 야쿠자로 위장한 영춘이 폭력단의 세계에서 겪는 일들은 피카레스크나 누아르 장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장르적 요소들의 조화가 일으키는 강력한 화학작용과 더불어 독자들에게 신선한 인상을 주는 것은 뜻밖으로, 코미디와 로맨스다. 오늘날 사라져 보이지 않는 마을 공동체의 풍경으로 그려낸 민들레 상가 사람들의 넘치는 인정과 맛깔 나는 대사는 읽는 이들의 입가에 자연스레 미소를 띠게 한다. 그에 더해 잊을 만하면 영춘의 혼잣말을 통해 튀어나와 페이지 곳곳을 수놓는 ‘병맛’ 개그도 이 소설의 놓칠 수 없는 특징이다. 시대를 아우르는 각종 밈과 유행어들은 주인공이 킬러라는 설정과 일본 극우단체와 야쿠자 간에 벌어지는 비트코인 쟁탈전이라는 배경으로 인해 자칫 거칠고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작품의 분위기에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하고 기묘한 활력과 질감을 부여한다.
마찬가지의 맥락으로 김이수 작가는 영춘을 유능하지만 허점이 많은 인물로 빚어낸다. 여타 액션 스릴러 장르의 주인공과는 달리 자신의 생각이나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이나 주인공으로서의 멋진 모습을 허락하지 않는 장면들, 지식이 필요할 때 유튜브에 의존하는 현실적인 면모들로써 말이다. 이는 폭력이 난무하는 이야기 가운데서 독자들이 기존의 액션 스릴러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주인공에게 몰입하고 감정을 이입하게 만드는 효과를 일으킨다. 또한 서사에서 매우 중요하다 할 영춘과 미코의 로맨스를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이제 진정한 싸움을 시작할 때다. 적진 한복판에서 연장 하나 없이 맨손으로 싸워야 한다. 열세 척 배로 133척 적함에 맞서야 했던 이순신 장군의 심정이 이러했을까? (223쪽)
일본 야쿠자와 극우단체가 얽힌 욕망의 이전투구
〈용과 같이〉의 재미와 〈해바라기〉의 감동 뒤에 숨은
폭력의 윤리와 인간성의 회복이라는 메시지 이처럼 독자들은 급변하는 여러 장르의 질주 속에서 마치 영춘과 하나가 되는 듯한 일체감으로 『칠복신의 환영』 속 세계의 재미와 감동을 오롯이 경험한다. 작가의 이러한 시도는 게임 〈용과 같이〉의 재미와 영화 〈해바라기〉의 감동을 관통하며 폭넓은 독자층의 취향을 파고든다.
무엇보다 김이수 작가가 전작들에서 완성시켜온 강렬한 액션이야말로 『칠복신의 환영』의 부정할 수 없는 가장 큰 특장이라 할 것이다. 마치 영춘의 액션에 한계를 두지 않겠다고 작정한 양 설정한 배경부터가 피와 쇠붙이가 난무하는 야쿠자 세계이니 말이다. 유쾌하고 때론 기묘하다고 느껴지기까지 하는 경계를 아슬아슬 훑는 키치적인 분위기 아래에는, 역시나 살이 터지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로 가득한 폭력과 카타르시스의 세계가 있다. 한국 문단에서는 거의 전무하다 할 하드코어 액션은 독자들의 심장에 불꽃을 튕겨댈 것이며, 본격 액션 장르에 목말라하던 마니아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칠복신의 환영』과 이 소설이 지닌 신선한 장르 형식이 대중과 마니아 모두의 취향을 만족시키고자 오로지 재미만을 위해 나타난 것은 아니다. 액션과 미스터리와 모험, 코미디의 뒤에는 한국과 일본의 국제 관계, 후쿠시마원전사고로 대변되는 원자력발전소와 방사능 오염 논란, 낙후 지역에 대한 젠트리피케이션, 극우단체와 폭력조직, 비트코인, 국가와 정치에 의해 자행되는 폭력이라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이 질문들의 긴 회색 도로를 가로지르는 것은, 정체성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의 킬러 영춘이 던지는 폭력의 윤리와 인간성의 회복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다. 즉, 세대를 아우르는 소설을 위해 어느 작가가 고민하고 내놓은 해답이 곧 『칠복신의 환영』이라는 말이다. 자극적인 영상물이 콘텐츠 시장에 범람하는 시대에 『칠복신의 환영』은 엔터테인먼트 소설이, 문학만이 갖출 수 있는 가치를 제고하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영춘은 천천히 블랙맨의 마스크를 턱 밑으로 끌어 내렸다.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입이 벌어졌다. 블랙맨의 뺨을 왼쪽, 오른쪽으로 돌려가며 정밀 검시라도 하듯 몇 번이고 살폈다. 이건…… 말도 안 돼. 코 밑의 희미한 수술 자국만 없으면 거울 속 얼굴이라고 착각할 만큼 똑같았다.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에 가족을 다 잃어버렸대.’ 처음 모리를 방문했을 때 미코가 말해줬다. 1년 동안 폐허 속에서 살면서 아내와 딸아이 시신을 찾았다고 한다.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가족사진 한 장만 들고 여기저기 떠돌다 이곳까지 흘러들었다며 미코가 안타까워했다.
영춘의 처지도 모리와 다를 바 없었다. 언제부턴가 시간이 나면 혼자 술잔을 기울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외로움이 계속되다 보면 모리처럼 중독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민들레 상가’ 사람들을 만난 건 다행이었다. 자신을 마구 부려먹긴 했어도 외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으니까.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이수
2013년 『위대한 유산』으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2020년 『아홉 번째 공모자』로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로 『가토의 검』, 『깔때기 포트』, 『유령법안』, 『아홉 번째 공모자』, 단편집으로 『위대한 유산』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1. 영춘, 살인 청부를 마치다
2. 영춘, 겐지로 살다
3. 영춘, 민들레 상가의 위기를 보다
4. 영춘, 보물 지도를 보다
5. 영춘, 들개와 사투를 벌이다
6. 영춘, 이프성을 발견하다
7. 영춘, 블랙스완을 열다
8. 영춘, 후쿠시마를 탈출하다
9. 영춘, 살벌 미코를 보다
10. 영춘, 여우 야나기를 만나다
11. 영춘, 흑곰 다케시를 만나다
12. 영춘, 칠복신의 비밀을 알아내다
13. 영춘, 도쿄만에 입수하다
14. 영춘, 대한 남아의 기상을 지키다
15. 영춘, 금붕어 곤조를 만나다
16. 영춘, 리틀야스쿠니를 찾아내다
17. 영춘, 칠복신을 발견하다
18. 영춘, 선택의 기로에 서다
19. 영춘, 합의문을 작성하다
20. 영춘, 무릎을 꿇다
21. 영춘, 비골을 가슴에 품다
22. 영춘, 뜨거운 복수를 시작하다
23. 영춘, 미코의 관음보살을 보다
24. 영춘, 차가운 복수를 시작하다
25. 영춘, 아아를 기다리다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