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누군가에게 종교는 철학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안식처이지만, 제라드 맨리 홉킨스에게 종교는 그를 목마르게 하는 가뭄이자, 두드리는 망치이며, 동시에 은총이자 시상이었다. 금욕과 헌신 속에서도 만물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찬미한 그는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예수회 수도사였다. 『홉킨스 평전』은 그가 걸어온 외롭지만 찬란한 생애를 섬세하게 담아낸 전기이자 작가론이다.
타고난 미학적 감수성과 확고한 신학적 세계관으로 독창적인 자연 시를 쓴 홉킨스는 언어의 리듬과 운율을 탐구하며 ‘스프렁 리듬’을 창안한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시에는 낭만주의와 모더니즘, 가톨리시즘과 세속주의가 교차하며, 빅토리아 시대의 사상적 과도기가 투영되어 있다.
저자 김연규는 홉킨스를 “삶과 시를 분리하지 않은 시인”으로 평한다. 『홉킨스 평전』은 찬미와 절망, 신앙과 회의가 교차하는 홉킨스의 내면을 따라가며, 한 예수회 시인이자 예술가가 어떻게 신과 시를 통해 자신을 증명해 나갔는지를 다정히 조명한다.
출판사 리뷰
‘이방인’, ‘진흙’ 그리고 ‘불멸의 금강석’
예수회 수도사제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종교적 삶, 그리고 시를 만나다
누군가에게 종교는 철학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종교는 안식처이다. 하지만 제라드 맨리 홉킨스에게 있어 종교는 의심하고 증명해야 할 철학 논제도,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위안이나 안식처도 아니다. 그에게 종교는 그를 목마르게 하는 가뭄이자 그를 사정없이 두드리는 망치인 동시에, 그 자체로서 은총이었고, 인생이었으며, 시상詩想이었다. 시상詩想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홉킨스는 금욕하고 헌신하는 삶 속에서, 만물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 하나하나를 경외하고 찬미하는 시선을 잃지 않는 뛰어난 시인이었다. 『홉킨스 평전: 예수회 수도사제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삶과 시』는 19세기 후반기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고단하고 외로웠던, 그러나 동시에 찬란하게 생동했던 그의 인생행로를 소담히 담아낸 홉킨스의 전기이자 작가론이다.
제라드 맨리 홉킨스는 19세기 후반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기질적으로 타고난 미학적 감수성을 토대로 “확고한 신학적 세계관에 기초한”, “범신론적 자연 시와 구분되는 독창적인 자연 시”를 썼던 시인으로서 일반적으로는 자연 시인이자 종교 시인으로 분류된다. 그의 작품 세계에는 “전통적 사고와 현대적 특성”이 혼재되어 있으며, 따라서 그의 시를 통해 우리는 낭만주의와 모더니즘, 가톨리시즘과 세속주의 등의 가치가 서로 충돌하며 변화해 가던 빅토리아시대의 과도기적 정서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홉킨스는 언어에 대한 민감성과 문학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기반으로 언어의 시적 변용과 활용을 연구하는 데 몰두했고, 이에 자신의 시 속에 강세 부호를 덧붙여 운율 효과를 강화하거나 ‘스프렁 리듬’이라는 새로운 리듬 체계를 만들 정도로 독창적인 행보를 펼쳤던 시인이기도 하다.
홉킨스는 저자 김연규가 “어떤 시인은 교묘하리만치 철저하게 자신을 시와 분리하지만, 홉킨스는 그런 시인이 아니다. 삶의 순간이 찬란하면 찬란한 대로, 암담하면 암담한 대로, 시에 고스란히 담아낸 시인이다”라고 평가했듯이, 소외된 자아의 비참함도, 신에게 응답받지 못할 때의 절망감도 숨기기지 않는다. 그 때문에 홉킨스는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헤엄치는 송어 위에 점점이 박힌 모든 장밋빛 반점을 (중략)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지니신 그분께서 창조하셨다(「알록달록한 아름다움」”라고 찬미하는 한편, “새는 둥지를 짓지만 저는 못 합니다 / 아니 애써도 겨우 시간의 고자, 깨달음 주는 작품 하나 못 낳으니 / 오 생명의 주인이신 나의 주님, 제 뿌리에 단비를 내리소서(「‘주님, 당신이 진실로 옳으십니다’」)”와 같이 처절한 자기 고백을 담아 절규하기도 한다. 『홉킨스 평전』은 그런 홉킨스를 때로는 비판적인 눈으로 관찰하는 동시에 때로는 포용적인 태도로 들여다보며, 홉킨스의 삶 그 자체를 다정히 쓰다듬는 책이다.
“세상의 거친 불은 오로지 재만 남긴다”
‘평범하고 한심한 불쌍한 질그릇’, ‘바보’ 그리고 ‘불멸의 금강석’
예수회 수도사제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종교적 삶, 그리고 시를 만나다
누군가에게 종교는 철학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종교는 안식처이다. 하지만 제라드 맨리 홉킨스에게 있어 종교는 의심하고 증명해야 할 철학 논제도,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위안이나 안식처도 아니다. 천성적으로 예민하고 섬세한 기질을 가졌던 그에게 19세기 기독교 신앙의 맹목성과 엄격함은 때때로 잘 맞지 않는 옷이 되어 그를 옥죄고, 웅크리게 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련 앞에 산산이 깨져버리는 돌이 있는가 하면, 더욱 굳건히 다져지고 벼려지며 마침내 그 속에서 본연의 빛을 드러내는 보석도 있는 법이다. 그리하여 홉킨스에게 종교는 그를 목마르게 하는 가뭄이자 그를 사정없이 두드리는 망치인 동시에, 그 자체로서 은총이었고, 인생이었으며, 시상詩想이었다.
시상詩想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홉킨스는 단지 종교인이기만 했던 것이 아니다. 그는 금욕하고 헌신하는 삶 속에서, 만물이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에 대한 경외와 찬미의 시선을 잃지 않는 뛰어난 시인이었다. 『홉킨스 평전: 예수회 수도사제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삶과 시』는 19세기 후반기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고단하고 외로웠던, 그러나 동시에 찬란하게 생동했던 그의 인생행로를 소담히 담아낸 홉킨스의 전기이자 작가론이다.
“생명의 주인이신 나의 주님, 제 뿌리에 단비를 내리소서”
‘신의 장엄’이 빚은 숭고한 세계에 부치는
가장 ‘낮은 자리’로부터의 처절한 고백
제라드 맨리 홉킨스는 19세기 후반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기질적으로 타고난 미학적 감수성을 토대로 “확고한 신학적 세계관에 기초한”, “범신론적 자연 시와 구분되는 독창적인 자연 시”를 썼던 시인으로서 일반적으로는 자연 시인이자 종교 시인으로 분류된다. 그의 작품 세계에는 “전통적 사고와 현대적 특성”이 혼재되어 있으며, 따라서 그의 시를 통해 우리는 낭만주의와 모더니즘, 가톨리시즘과 세속주의 등의 가치가 서로 충돌하며 변화해 가던 빅토리아시대의 과도기적 정서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홉킨스는 언어에 대한 민감성과 문학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기반으로 언어의 시적 변용과 활용을 연구하는 데 몰두했고, 이에 자신의 시 속에 강세 부호를 덧붙여 운율 효과를 강화하거나 ‘스프렁 리듬’이라는 새로운 리듬 체계를 만들 정도로 독창적인 행보를 펼쳤던 시인이기도 하다. 존 던, 조지 허버트와 함께 3대 종교 시인으로 불리는 홉킨스는 영미 시문학과 종교 문학을 다룰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작가 중 한 사람이지만, 한국에서의 대중적 인지도는 아직까지 다소 낮은 편이다. 홉킨스가 순수하고 절대적인 신앙과 철저한 금욕주의를 원칙으로 삼는 수도사제의 삶을 살았고, 이에 따라 시와 예술에 대한 자신의 열정마저 절제해야 한다고 여겨 사는 동안 공개적인 작품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신에게 받은 언어적 능력과 영감을 시로 승화하고자 노력했지만, 그가 몸담은 수도회였던 예수회와의 견해 차이나 그의 지나친 창의성으로부터 파생된 복잡성 및 난해함 등으로 인해 실패로 귀결되었으며, 결국 홉킨스의 첫 시집은 그가 사망한 후 30여 년이 지나서야 그의 친구이자 영국의 계관 시인인 로버트 브리지스에 의해 출간되었다. 평생토록 마른 뿌리에 내릴 한줄기 ‘단비’를 갈망했던 그는 마침내 1900년대에 들어 그의 문학적, 언어적 독창성을 인정받으며 영국인이 사랑하는 시인으로 자리 잡았다.
홉킨스의 인생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그가 종교 시를 썼다는 사실이, 또한 그가 평생을 종교에 투신하는 사제였다는 사실이 다분히 아이러니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반항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주관이 뚜렷하고, 사회적 보편성이나 주류 체제에 순응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키며 자신만의 길로 나아가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홉킨스가 태어나 활동했던 19세기 영국 사회는 영국 국교회를 중심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공회라고도 불리는 이 기독교 교단은 영국 국가교회로서 “우월한 지위를 누”리고 있었으며, 당대에는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가 영국 국교회 사제가 되는 것이 오랜 관행”일 정도였다. 런던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홉킨스 역시 국교회 신도인 부모에게서 국교회 신도로서 성장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교리 해석과 믿음을 따라 사랑하는 가족들의 만류와 애원을 무릅쓰고, 자신의 선택이 끝내 자신을 사회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데려다 놓으리라는 예정된 고난을 겸허히 마주하며 로마 가톨릭으로 개종해 죽는 날까지 수도사제로 살았다.
한편, 홉킨스는 ‘사제’라고 하면 으레 떠올릴 만한 얌전하고 고상한 성격은 아니었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예상외로 매우 쾌활하고 재미있는” 친구였으며, “갑자기 손에 든 책을 내려놓더니 축구 골대 위로 올라가 혼자 어깨를 흔들며 춤을” 추는 등의 느닷없는 기행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홉킨스의 예측 불가능한 성정과 독특한 시각은 절제를 미덕으로 여기는 수도회의 가치와 상충할 수밖에 없었고, 이러한 그의 마음 한구석에 유리된 존재로서의 외로움을 심어주었다. 저자 김연규가 “어떤 시인은 교묘하리만치 철저하게 자신을 시와 분리하지만, 홉킨스는 그런 시인이 아니다. 삶의 순간이 찬란하면 찬란한 대로, 암담하면 암담한 대로, 시에 고스란히 담아낸 시인이다”라고 평가했듯이, 홉킨스는 소외된 자아의 비참함도, 신에게 응답받지 못할 때의 절망감도 숨기기지 않는다. 그 때문에 홉킨스는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헤엄치는 송어 위에 점점이 박힌 모든 장밋빛 반점을 (중략)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지니신 그분께서 창조하셨다(「알록달록한 아름다움」”라고 찬미하는 한편, “새는 둥지를 짓지만 저는 못 합니다 / 아니 애써도 겨우 시간의 고자, 깨달음 주는 작품 하나 못 낳으니 / 오 생명의 주인이신 나의 주님, 제 뿌리에 단비를 내리소서(「‘주님, 당신이 진실로 옳으십니다’」)”와 같이 처절한 자기 고백을 담아 절규하기도 한다.
“물총새가 불꽃을 붙잡고, 잠자리가 불길을 그리듯
… 자아가 되어 그 자체로 산다 나 자신이라고 말하고 읽는다
… 내가 하는 그것이 나라고, 그것 때문에 내가 왔다고 외친다”
전기傳記라고 하면 대개 한 개인을 위대한 인물로 포장하고 찬양하기 위한 전략적 도구로서의 전기나, 사실관계를 나열하며 순차적으로 따라가기만 하는 다소 따분하고 고루한 전기를 먼저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측면에서 『홉킨스 평전: 예수회 수도사제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삶과 시』는 홉킨스를 추종하는 책도, 홉킨스를 분석하는 책도 아니다. 『홉킨스 평전』은 오히려 홉킨스가 그러했듯이 때로는 비판적인 눈으로 관찰하는 동시에 때로는 포용적인 태도로 들여다보며, 홉킨스의 삶 그 자체를 다정히 쓰다듬는 책이다. 그리하여 『홉킨스 평전』은 홉킨스가 태어나 죽기까지의 일생에서 펼쳐졌던 크고 작은 사건들과 교우 관계, 그가 생전에 남긴 일기와 편지, 시 작품과 그의 연구까지를 총체적으로 따라가며, 한 아이가 ‘수도사제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가 되기까지 걸었던 곧은 발걸음을 온전히 좇는 한 권의 과정으로 완성되었다. 자유로운 방랑 예술가적 열정을 품은 채 절제와 극기의 삶을 살았던, ‘불멸의 금강석’과 같은 시인 홉킨스. 『홉킨스 평전: 예수회 수도사제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삶과 시』를 통해 그의 인생을 함께 거닐어 보자.
작가 소개
지은이 : 김연규
- 영문학 박사- 국립강릉원주대학교 학술연구교수 역임- 현재 국립강릉원주대학교 인문학연구소 특별 연구원- 현재 국립강릉원주대학교 강사- 역서 『제론시오의 꿈』(2021), 그 외 홉킨스, 뉴먼, 키츠 등에 대한 논문 다수를 발표.
목차
글쓴이의 말 ... 3
1. 행복한 유년기 ... 8
2. 하이게이트 스쿨의 작은 영웅 ... 13
3. 옥스퍼드 대학 ① “나의 공원, 나의 기쁨” ... 26
4. 옥스퍼드 대학 ② “부정한 나 자신” ... 38
5. 옥스퍼드 대학 ③ “진실한 가톨릭의 장소에” ... 61
6. 첫 직장: 버밍엄 오라토리오 수도회 세인트 필립 가톨릭 학교 ... 84
7. 예수회 견습 수사 수련기: 영신 수련 ... 99
8. 예수회 철학 수련기: 스코투스의 개체 신학 ... 114
9. 예수회 주니어리트 담당 수사학 교수 ... 144
10. 예수회 신학 수련기 ① 「도이칠란트호의 난파」 ... 158
11. 예수회 신학 수련기 ② 「신의 장엄」 ... 182
12. 사제로서 적당한 자리 찾기 ... 202
13. 교구사제 ① 옥스퍼드 ... 228
14. 교구사제 ② 북부 대도시 ... 247
15. 제3수련기: ‘열정을 회복하고 영원을 준비하는’ ... 273
16. 가르치는 직업의 소명 ... 282
17. 아일랜드 ① ‘어둠의 소네트’ ... 304
18. 아일랜드 ② “해야 할 일” ... 335
19. 아일랜드 ③ “불멸의 금강석” ... 362
홉킨스 연대기 ... 383
주석 ... 385
인용 문헌 ... 406
홉킨스 작품 찾아보기 ... 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