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그날도 엄마가 아닌 배터리가 수명이 다한 것이어야 했다. 그래야 마땅했다. 그러나 죽음이라는 녀석이 얇디얇은 막을 건너 엄마에게 왔다.
혼자가 아니었다. 검은색은 언제나 어둠을 뜻하는 색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캄캄하고 어두운 세상, 두려움과 때로는 공포로 가득한 색, 갇힌 세상이었다. 하지만 검은색은 모든 색을 흡수하는 색 아니었던가. 그날의 검은색은, 나에게 위로의 색이었다.
그간 속여 왔던 나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듯, 난 그날 이후로 마음껏 아파하고 마음껏 울기로 결심했다. 아이들이 아파할까, 사람들이 걱정할까, 하늘에서 엄마가 잠 못 이루실까, 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껏 울고 보고 싶다, 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