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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뒤란
한국문연 | 부모님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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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들리지 않는 존재들의 목소리를 다시 듣기 위해 쓰인 시집으로, 인간의 무심함과 이기심에 밀려 희미해진 것들의 서러움에 응답한다. 소외·차별·폭력·부정의 역사를 차분히 바라보며, 인간 내부에 깊이 연루된 상처들을 직시하고 위무하는 시적 태도를 보여준다.

밤의 온기처럼 서로 기대어 버티는 삶의 시간들을 떠올리게 하며, 냉소로 가득한 현실의 병폐를 넘어서는 가능성을 모색한다. 소외된 존재가 남긴 숨결을 증언하고, 오래된 서러움 곁에 함께 서려는 시인의 마음이 잔잔하게 번져 나오는 시집이다.

  출판사 리뷰

이심훈의 이번 시집은 “듣고 싶은 것만 골라 듣느라/ 들리는 것을 듣지 못했”던 우리 안의 태연한 무심함과 그 대책 없는 이기심을 정면으로 응시하기 위해, 인간의 억센 목소리에 한없이 밀려나고 희미해지며 남겨진 것들을 증언하고 위무하기 위해, 뿌리뽑히고 훼손당한 존재의 목소리와 그 울분들에 응답하기 위해, 그 오래된 서러움 곁에 함께 서기 위해 바쳐진다. 그의 시는 서둘러 인간 바깥으로 나아가 답을 구하려 하기보다는, 이미 인간 안에 깊이 연루되어 있는 소외와 차별, 폭력과 부정의 역사에 차분히 귀기울임으로써 냉소와 소외로 가득한 현재적 삶의 병폐와 한계를 치유하고 넘어서려 한다. 그의 문장은 세상의 모든 소외된 삶과 시간이 서로의 곁에 기대어 머묾으로써 견디고 버텨내는 밤의 온기를 닮았다. 그 숱한 밤들의 혼곤한 열과 뒤척임들 덕분에 새로운 아침이 온다.

달의 뒤란



어느 행성의 겨울 바닷가 민박집이다.
만조의 파도가 뜨락 아래 서성거린다.
달의 심장 박동이 밀려왔다 밀려간다.

The Dark Side of the Moon
미세기에 섭슬리는 몽돌의 연주 따라
내게 구박받은 내가 저만치서 흔들린다.

시간은 실존하는 시계보다 늘 서두르고
시계는 존재하는 공간보다 자꾸 더뎌져
자신에게 학대받은 자기를 어르기 좋은
달의 뒤란으로 시공時空을 넘어서 간다.

못내 섭섭하면 뒤꼍 장독 뒤에 숨어 울었다. 장꽝의 채송화 서광 봉숭아 분꽃들이 함께 울어 주었다. 누군가 덩달아 울어 주면 금방 배시시 웃을 수 있다. 저만치 도라지꽃도 담뿍 웃어주면 괜스레 쑥스럽던 뒤란으로 간다.

몽돌 널브러진 해변에 보름달이 떴다.
화사하게 웃는 모습 바라보는 순간은
온갖 쓰라린 기억의 신경줄이 밀집된
뒤통수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얽고 패인 시간의 입술이 크레이터로 우묵하다.
섭섭해 품은 그믐달의 예각을 벼려야 몽돌이다.

어쩌다 달의 앞면만 바라보았나 봐
감정 이면에 서성인 묵은 우울 조각들
골목 전봇대에 엉킨 통신선에 걸렸어도
고개 돌려 못 본 척하고 지나쳐 갔다.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달의 뒷면
전파 SNS 시간도 불통인 고립무원
눈치 줄 빛 전해줄 바람기마저 없는

아늑하다. 차고 오를 바닥에 닿는 고요
운석으로 내려앉은 고독의 뼛조각들 곁
울기 좋은 곳 하나쯤 품어도 괜찮겠거니.

히마리



힘을 주기보다
힘을 빼기가 더 어렵다는 걸
진즉에 알았더라면 좋았을걸
아 하고 턱의 힘을 빼라는데
힘을 빼려고 애쓸수록 힘이 들어가
치과 마취 주사 맞으며 핀잔먹었다.

진눈깨비 내리는 초겨울 질펀한 운동장에 엎어져 교련 검열 준비하다 힘 들어가 거부하는 눈빛이라 얻어터졌다. 병영 훈련에서 얼차려 받으면서 힘 들어가 반항하는 눈빛이라 알대가리로 원산폭격 했다.

공연스레 눈에 힘 들어간 반골 기질 때문에 얻어터진다고. 눈 내리깔고 히마리없는 듯 다소곳하면 무난할 것이라고. 너 땜에 사서 고생한다며 친구는 어르고 동료는 비아냥거렸다.

반골은커녕, 마루 밑으로 들어간 겁많은 개의 눈빛을 보았니? 힘 있는 자들은 죄 빠져나가고 날파리만 걸려든다던 거미줄 공화국. 만만한 놈이 본보기로 얻어터져야 평화로운 시절이 있었다.

축대 맨 아래 틈새에서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 꽃피우는 민들레. 태풍에 발랑 드러누웠다가 사나흘도 안되어 일어서는 강아지풀. 힘을 주고 버티기보다 힘을 빼고 어우러지는 고수들이다.

힘을 주기보다 힘을 빼기가 더 어렵다는 걸 진즉에 가르쳐 주는 이가 없었다. 힘껏 싸워 이기라고만 부추겼다. 싸우지 않고 더불어 사는 법을 때맞춰 배우지 못했다.

얼마 전에도 그랬다.
어깨 힘 빼고 조신하게 있으면
분수에 맞게 잘 만들어 줄 텐데
늙어가면서 히마리 없는 삭신에
주책없이 무슨 힘이 자꾸 들어가
어여쁜 미용사에게 눈치만 먹었다.

살어리랏다



할 수만 있다면 그냥 내버려두어요.
흐르는 게 강이요 흘러가야 강물이라
목새땅에 빠지고 둔치에 발목 적시며
멀찌감치 물러서야 보이는 강의 민낯

한때 우리가 본 것은 아집의 강
금모래 은모래 비단강 모래톱 덮고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하굿둑 막혀
헛것 괴어 어물어물 녹조로 번졌다.

닫힌 물길 빗장 풀리자 강의 원주민들 돌아온다. 가창오리 흰목물떼새 원앙 날아들고 흰수마자 큰주홍부전나비 어디 갔었니. 눈물겹게 살아남은 피라미와 돌마자들 모래알 씹었다가 연신 뱉어내며 금억새 살랑살랑 손짓하는 고마나루

발원지 뜬봉샘에서 굽이굽이 천 리 길
천내습지 곰나루 구드래 기벌포구까지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서나 흘러나오는
허드렛물 수챗물 다 받아 구시렁댐 없이
개어귀 강어귀마다 지천으로 돋는 미나리
용수 지른 듯 썩은 생각마저 걸러내던 강

제풀에 덕지덕지 돋아나 이름도 이쁘다. 운암리 유하리 장하리 청포리 에두르는 대지의 젖줄을 누가 가둘 수 있는가. 지들끼리 알아서 흐를 것은 흐르고 고일 것은 고일 것이다. 지천이던 재첩 모래무지 우여 참게 손차양하고 노을빛 바라보던 구드래나루

파여 허기진 물기슭 모래 한 줌 얹어주고
돋아 배부른 가생이 황토 한 줌 덜어내며
굽이굽이 물길 내어 어디든 나지막한 곳
마음 흘러가는 대로 더불어 살어리랏다.

목새 속울음에 대를 이은 둔치 푸새
노을 헹궈 곱디고운 물비늘 노닐 때
저만치 수면 위 피라미들 구경나오는
흐를 것은 흘러가게 내버려두자고요.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심훈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1987년 웅진문학상, 2003년 『시사사』 신인상으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 『못 뺀 자리』 『안녕한가 풀들은 드러눕고 다시 일어나서』 『시간의 초상』 『장항선』 『바람의 책력』 『뿌리의 행방』이 있으며, 시문집 『느림과 기다림의 장항선 인문학 기행』이 있다. 한국문예진흥원 문학창작기금, 충남문학대상, 만해 한용운문학상, 한국지역출판연대 천인독자상을 수상했다. 충청남도아산교육장, 공주교육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혼자서도 잘해

상팔자 10
국밥 다 식을라 12
왼손이 한 일 오른손도 알아야 14
기억이 가려울 때 16
혼자서도 잘해 18
부호들 20
겨울 북향 22
장마 24
음지도 양지가 있다 26
덫 28
격렬비열도 30
달의 뒤란 32

제2부 가르고 벼르는

소문 36
지방도 616 38
가르고 벼르는 40
간절에 대하여 42
버뮤다 삼각지 45
히마리 48
싸움의 기술 50
누수 52
도로명이건 지번이건 54
의좋은 형제들 56
귀거래歸去來 59
리바이벌 62
어색한 밥상 64

제3부 어떡해

어떡해 68
네안데르탈인의 책력 69
살어리랏다 72
비유의 형식 74
제풀에 76
불광천 수달 78
시치미 떼고 80
더께 얼굴이 되어 82
구제 나이롱 84
극한 86
난민 88
어쩌다 잊었는데 90
염치 92
퍼스트 네이션스 94

제4부

믹스 98
짓다 99
아직 나일는지 100
마음길 나들목 102
모르는 이 아는 이 104
실새삼 106
문의 얼굴 108
하현달 110
언제 적 112
충전 그리고 방전 114
귀로 116
아침은 혼자 오지 않는다 117

▨ 이심훈의 시세계 | 이철주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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