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오늘날 인간 사회는 정말 극한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사는 게 너무 힘들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렇게 사는 게 너무 힘든 게 과연 인간뿐일까? 영하 40도의 언 땅, 잠수함의 최대 잠항 깊이보다 더 깊은 바다, 산소가 희박한 높은 하늘,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동굴, 물 한 방울 구하기 어려운 건조한 사막, 말 그대로 극한의 환경에도 생명은 존재한다. 남극과 북극 등 극지를 오가며 동물 행동을 연구하고, 펭귄을 비롯한 야생의 동물들에 관한 책을 출간한 바 있는 극지연구소 이원영 선임 연구원이 이번에는 이런 극한의 환경을 진화로 극복하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열여섯 종의 동식물들을 소개한다.
이 책에는 모두가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는 추운 겨울에도 남극에 남아 바닷물에 몸을 녹이는 ‘웨델물범’, 4초씩 1만 번 하루 열한 시간을 쪼개 자며 추위를 견디는 ‘턱끈펭귄’, 산소가 거의 없는 8,000미터 상공을 숨을 참고 날아가는 ‘줄기러기’, 우주의 방사선을 툰 상태로 극복하고 지구로 돌아와 번식을 이어가는 ‘완보동물’, 동굴에 살면서 눈 대신 다른 감각을 진화시킨 ‘멕시칸테트라’ 등 지구의 가장 극한 환경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진화를 거듭해 삶을 지켜 가는 동식물들의 분투가 담겨 있다.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은 “생명의 회복력과 행성의 미래를 함께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운 안내서”라고 추천의 글을 전하며 “이 책은 과학자가 써야 하는 대중교양서의 모범”이라고 덧붙였다. <한겨레> 애니멀피플에서 칼럼 ‘아주 극한의 세계’로 사전 연재했던 글들에 동물을 사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사이(SAI)의 사랑스러운 그림,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동식물들의 실제 사진이 더해져 경이로운 감동이 배가 된다.
꼭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살아남는다’는 목표 하나로 힘든 시간을 견디고 이겨 내는 일은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다운가. 삶은 그 자체로 빛난다는 걸 이 책의 동식물들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다. 지친 현대인들이 이 책을 통해 삶의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출판사 리뷰
“삶이 어렵고 사는 게 지칠 때
지구 끝 극한의 세계에서 분투하는 이들을 보라!”
극지의 동물행동학자가 포착한 삶을 포기하지 않는 자연의 위대함
‘삶은 왜 이토록 나를 힘들게 하는 걸까?’ 하는 고민을 해 보지 않은 현대인이 있을까? 누가, 언제,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 모르게 이미 경쟁 사회에 태어나 버린 인간의 인생은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고단함의 연속이다. 사회가 정해 놓은 목표를 향해 전력 질주하느라 ‘살다’라는 본질의 가치는 이미 잊힌 지 오래다. 태어났으니 산다고 말하는 건 허무주의가 아니라 팩트다. 우린 모두 태어났으니 사는 것이다. 산다는 것의 가치를 스스로 폄하하지 말자. 모든 삶은 살아 있는 그 자체로 위대하다.
극한의 환경에서 나만의 생존법을 찾은 16종의 동식물
‘펭귄박사’로 친숙한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 연구원이 이번에는 남극과 북극뿐 아니라 가장 높고, 가장 깊고, 가장 건조하고, 가장 어둡고, 가장 위험한 등등 여러 극지에 포진해 있으면서도 누구보다 씩씩하게 자신의 생애를 지켜 내는 동식물들을 소개한다.
진흙 속에도 뿌리를 내리는 맹그로브, 감히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수면 위를 뚫고 나와 활공하는 날치, 부족한 수영 실력에도 망망대해에 사는 콜럼버스게, 일평생 물을 마시지 않고 사막을 견디는 캥거루쥐, 얼음의 땅에서도 단단하게 자라는 북극버들 등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오랜 세월 진화하며 자신만의 생존법을 개발해 온 것만은 모두 같다. 그들의 생존법, 무엇이 있을까?
나의 생존법은 누구와 가장 닮았을까?
인내하기, 도망치기, 표류하기, 절약하기, 회복하기 등 이 동식물들의 생존법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어쩐지 인간의 행동과 묘하게 닮아 있다.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 염분 높은 물을 인내하는 맹그로브는 주변의 스트레스도 인내하며 견디는 친구와, 포식자를 피해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극복하고 물 위로 활공해 도망치는 날치는 눈앞의 장벽을 넘기 위해 도전하는 후배와, 수영 지속시간이 40분밖에 안 돼도 바다거북이나 부유물 등을 활용해 바다에서 살아남는 콜럼버스게는 유연한 자세로 환경에 적응하는 선배와 닮았다. 나의 생존법은 누구와 가장 닮았을까? 혹은 나는 지금의 어려움을 어떤 생존법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떠올리며 읽다 보면 나만의 생존법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과연 야생의 이들처럼 치열하게 삶을 부딪쳐 본 적 있을까. 누가, 언제,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사회의 압력에 너무 일찍 두 손 두 발 다 들어 버린 것은 아닐까. 맹그로브는 옆 나무보다 잔뿌리를 더 내렸다고 성취감을 느끼지 않는다. 날치는 동료보다 낮게 활공한다고 좌절감을 느끼지 않는다. 수영도 오래 못 하면서 망망대해에 사는 콜럼버스게를 한심하게 보지도, 폭우가 내려도 물을 마시지 않는 캥거루쥐를 미련하게 보지도 않는다. 우리는 왜 동식물은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정작 나는 그렇게 봐 주지 못할까. 꼭 무엇이 되거나 남들처럼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극한을 잘 버텨 주는 동식물들처럼 주어진 생을 문제없이 살아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은 충분히 가치 있다.
그 비행은 단순히 히말라야산맥 하나를 넘은 것에 그치지 않는다. 줄기러기의 조상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하늘을 나는 일을 반복해 얻어진 자연 선택의 결과물이며, 그들의 날갯짓 하나에는 수백만 년의 진화 역사가 녹아 있다.
높은 염분, 조수 간만, 무산소의 진흙, 예측 불가능한 파도 속에서도 이 나무들은 숲을 이룬다. 식물계 전체를 통틀어도 이런 고도의 형태적·생리적 적응은 맹그로브를 제외하면 유례를 찾기 어렵다.
수천만 년 전 바다의 가장자리에서 소금, 진흙, 바람, 조수 속에서도 살아남은 나무가 있다. 그 나무는 모두가 꺼리는 곳에서 길을 찾았고, 그 결과 지구상의 많은 생물들과 공생하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동물행동학자. 여름엔 북극, 겨울엔 남극을 오가며 펭귄을 비롯한 동물 행동 생태를 연구한다.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가장 좋아했고, 지금도 그렇다. 과학적 발견들을 나누는 데 관심이 많아 팟캐스트 ‘이원영의 새, 동물, 생태 이야기’, 네이버 오디오 클립 ‘이원영의 남극 일기’ 등을 진행했으며 <한국일보>에 ‘이원영의 펭귄 뉴스’를 연재한 바 있다. 저서로는 《펭귄의 여름》, 《펭귄은 펭귄의 길을 간다》, 《와일드》 등이 있다.
목차
추천사_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프롤로그
01. 물에 몸 담그기
: 남극 얼음 밑 바다를 즐기는 웨델물범
02. 졸기
: 4초씩 1만 번, 하루 열한 시간 자는 턱끈펭귄
03. 높이 날기
: 산소 없는 8,000미터 상공의 여행자, 줄기러기
04. 침잠하기
: 깊은 심해의 생활을 즐기는 남방코끼리물범
05. 인내하기
: 진흙 속에도 뿌리를 내리는 맹그로브
06. 모이기
: 평균 기온 영하 40도 추위를 함께 모여 견디는 황제펭귄
07. 도망치기
: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극복한 물 위의 도망자, 날치
08. 적응하기
: 약점이 돼 버린 북극곰의 극한 적응
09. 움츠리기
: 느리지만 지구에서 가장 강한 완보동물
10. 표류하기
: 표류하지만 길을 잃지 않는 바다의 히치하이커, 콜럼버스게
11. 느끼기
: 자연이 만든 짜릿한 생존 도구의 개발자, 전기뱀장어
12. 소리 내기
: 딸깍 소리로 주변을 감지하는 향유고래
13. 함께 춤추기
: 생존을 위해 자연이 설계한 가창오리의 군무
14. 절약하기
: 물 한 방울 마시지 않고 사막을 견디는 캥거루쥐
15. 마음으로 보기
: 멕시칸테트라의 보이지 않는 눈은 퇴화 아닌 진화
16. 버티기
: 얼음의 땅에서도 누구보다 단단하게 자라는 북극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