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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문학과지성사 | 부모님 | 202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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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불연속적이고 다층적인 한국문학사를 테마로 횡단하는 문학과지성사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의 1차분이 출간됐다. 1970년 계간 『문학과지성』 창간을 모태로 50주년을 맞은 문학과지성사는 ‘나’ ‘젠더’ ‘사랑’ ‘폭력’이라는 동시대적 키워드를 통해 1910년부터 2020년까지의 한국문학을 새로운 질문과 시선으로 재구성한다.

그중 『동시대 문학사 3-사랑』은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문학에 축적된 ‘사랑’을 통시적으로 조명한다. 다섯 명의 평론가는 식민지 모더니즘, 해방과 전쟁, 혁명 이후의 인식론, 비규범적 성적 주체의 사유에 이르기까지 사랑이 사회와 충돌하며 재발명되어온 궤적을 탐색하고, 문학이 시대와 감응해온 방식을 비평적으로 제시한다.

  출판사 리뷰

불연속적이고 다층적인 한국문학사를 횡단하는
문학과지성사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
『나』 『젠더』 『사랑』 『폭력』, 1차분 4종 동시 출간!


2025년 12월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문학과지성사가 문학의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궤적을 새롭게 읽어나갈 비평 앤솔러지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의 출간 소식을 알린다. 1970년 계간 『문학과지성』 창간을 모태로 출범한 문학과지성사는 1975년 12월 12일 출판사 창립 이후 한국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을 촉발하는 서적과 참다운 삶의 형상을 그리는 문학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문학과지성사는, 지난 50년간의 행보가 그러했듯, 문학적 상상력과 비평적 성찰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을 심화할 사유와 한국문학을 풍요롭게 할 문학인들을 발견하고 조력하는 데 앞으로도 꾸준히 힘쓸 것이다.
문학과지성사가 새롭게 기획한 〈동시대 문학사〉는 시리즈는 일제강점기, 군사 정권과 국가폭력, 민주화, 페미니즘 등 역사적사회문화적 격변, 그 속에서 싹을 틔우고 성장하며 목소리를 형성해온 문학적 자아에 이르기까지 지난 백 년의 한국 근현대문학을 다양한 관점으로 포섭하고자 한다. 특히 1910년부터 2020년까지의 한국문학사를 시대순 개괄이라는 틀에 박힌 방식으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테마별로 조망하면서 시대마다 논쟁을 촉발했던 질문들을 제시한다.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지난 10년간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어온 ‘나’ ‘젠더’ ‘사랑’ ‘폭력’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필두로 삼은 이 시리즈의 1차분은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문학평론가 우찬제, 조연정, 강동호, 김형중을 포함해 현시점 한국문학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문학평론가 열아홉 명이 지난 1년간 각 키워드에 맞는 주제와 질문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다. 1차분으로 묶인 스무 편의 글은 근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대에 화두를 던져온 작가들을 호명하는 과정에서 문학작품이 시대와 어떻게 호흡하고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묻는 폭넓고 독창적인 탐색을 시도하는 한편, 각 필자의 개성적인 독법과 문체를 보여주며 ‘문학비평 읽기’의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시리즈의 표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선은 각 권을 잇는 연결선으로서, 권마다 다른 제목의 글자꼴처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키워드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시대의 문학사를 끊임없이 직조해나가고 있음을 표현한다. 키워드별로 표지와 본문을 아우르는 대표 색상을 선정해 묵직한 상징성을 담되 부드러운 질감과 깊이를 살려 감각적으로 구현해냈다. 작가와 독자, 나아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삶에 대한 성찰을 궁극의 목표로 삼은 이 시리즈는 첨예한 시선으로 비평적 도전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세번째 권인 『동시대 문학사 3사랑』은 19세기 말 개화기부터 21세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데올로기적 질서 속에서 문학에 축적되어온 ‘사랑’을 통시적으로 조명한다. 이 책의 다섯 필자는 근대적 ‘사랑’이 그 탄생을 알린 이래 식민지 모더니즘 문학을 가로지르는 장치로서, 해방과 전쟁 등 격변기에 이루어진 담론 형성의 한 축으로서, 혁명 이후 새로운 인식론적 도구로서 기능한 지점을 비롯하여 비규범적 성적 주체들에 의한 사유의 형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모해온 ‘사랑’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탐구한다. 이 책은 당대의 풍경을 드러내는 동시에 역사적 상상력으로 움직이는 ‘사랑’이 사회 내에서 어떻게 순환하고 충돌하며 재발명되어왔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인류를 가장 매료시킨 보편적 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진실의 언어’가 시대와 감응하는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문학의 미래를 도모하는 독자에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줄 것이다.

*

한국 근현대문학은 백 년이 넘는 역사를 축적해왔다. 근대 이후 문학의 역사를 기술하려는 노력은 ‘문학사의 불가능성’이라는 명제를 피할 수 없이 마주해야 한다. 한국문학의 집적물과 제도적 양상에 역사적 인과성을 부여하는 총체적 문학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거대한 동일성으로서의 보편적인 진보 이념으로는 개별 텍스트들이 생성하는 비동일적이고 비균질적인 사건들을 탐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문학사는 하나의 일관된 사건이 아니며 여러 층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의 ‘장소들’이다. 문학사는 단일한 이념과 역사적 필연성의 무게를 덜어내고 각각의 시간들을 내포하며 역동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이 다층적인 문학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이제, 문학사를 횡단하고 분절하면서 작은 계보학의 문학사를 재구축하려 한다. 이 작은 복수의 문학사는 지배적인 역사와는 다른 층위에서 불연속적으로 움직이는 문학사의 동인과 변이의 지점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현대문학사’ 대신 ‘동시대 문학사’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라는 시간적 구획은 중세와 근대를 넘어선 선조적인 시간대를 의미하지만 ‘동시대’는 과거적인 것이 잔존하는 채로 ‘현대적인 것’이 발생하는 비균질한 시간대를 의미한다. ‘동시대’ 안에서는 과거와 미래의 시간이 교차하고 경쟁하며 뒤섞인다. 그곳에서 우리는 ‘현재가 개입된 과거’와 ‘과거가 잔존하는 현재’라는 시간의 혼융을 만나게 되며, ‘동시대’라는 이름 아래 비동시성을 사유할 수 있다. 동일성으로서의 현재와 기원으로서의 과거, 그리고 미래라는 발전의 형상에 의지하지 않고 현시대 속의 틈과 불확실성을 고찰할 수 있다. 그것은 과거적 준거에도 의지하지 않고 미래의 약속에도 속박되지 않는 문학사의 잠재성을 찾아내는 작업이 된다. 이제 문학사적 실천은 ‘현대’ 혹은 ‘현재’라고 부르는 시간 속에서의 다층적인 동시대성을 성찰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어떤 기원도 특권화하지 않는 문학사적 실천은 도래할 문학사의 잠재성이다. 이러한 문학사적 수행은 문학사를 ‘열린 시제’로 쓸 수 있도록 한다. 우리는 이런 새로운 문학사 기획이 문학과지성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시작된 것에 대해 작은 긍지를 가지며, 그 긍지를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동시대 문학사〉 기획위원 일동

존재의 본성을 증명하는 영원한 보편적 가치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실험하며 문학적 상상력으로 조명하는 ‘사랑’의 역사


황종연의 「연애의 탄생조중환에서 염상섭까지」는 개화기부터 1920년대에 이르는 근대 초기 국면에서,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근대적 사랑의 탄생이 어떻게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었는지를 동아시아 지식망의 구조 속에서 폭넓게 추적한다. 그에 따르면 ‘연애의 탄생’으로 정식화될 수 있는 관계의 새로운 트렌드는, 근대 이행기 지식인들이 개인의 자유와 자아실현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작동한 번역·종교·사상·예술의 국제적 네트워크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었다. ‘연애소설이 먼저고 연애가 다음이다’라는 그의 핵심 명제는, 연애가 본래 존재했던 자연적 관계가 아니라 문학적 장치와 감정교육의 수행적 효과를 통해 구성된 근대적 감정 형식임을 분명히 짚는다. 이른바 문학은 ‘연애란 무엇인가, 문명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학습하게 하는 감정교육의 장이자, 근대적 개인을 훈육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무대였던 셈이다. 조중환의 『쌍옥루』를 비롯해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에 이르는 연애·혁명 서사의 계보를 따라가며, 이 글은 사랑이 어떻게 한국 근대문학의 중심 테마이자 윤리적 형식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아울러 그는 연애 담론을 둘러싼 욕망의 구성 방식, 계몽주의적 정념의 이중성, 근대적 가족 모델의 재편 등이 각각의 서사에서 어떤 방식으로 서사적 긴장을 발생시키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연애의 탄생’이 근대 한국문학의 형식적·정치적 문제와 직결된 사유의 장이었음을 역설한다. 근대성과 식민성이 교차하는 역사적 조건 속에서 한국 근대문학의 사랑 담론이 직면했던 긴장과 균열을 면밀히 드러내는 이 글은, 사랑의 문학사를 사유하기 위한 하나의 계보적 출발점으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황호덕의 「사랑의 심화와 확대식민지 시기 모더니즘 문학에서 사유된 사랑과 자기 실험」은 1930년대 식민지 모더니즘 문학을 가로지르며, 사랑이 근대성·식민성·현대성의 복합적 긴장을 드러내는 핵심 장치로 작동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글이다. 황호덕은 이 시기 사랑이 단순한 서사적 테마를 넘어, 억압적 현실과 재현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형식 실험을 촉발하는 문화적 장치이자, 식민지근대의 감각적 균열을 가시화하는 중요한 지표였다고 진단한다. 그의 분석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사랑을 둘러싼 상상력의 급진적 전환이다. 하강·체액·배설·폐허 등의 이미지가 ‘사랑’의 이름으로 전면화될 때, 문명·순정·숭고의 언어로 포장된 근대적 사랑의 환상은 해체되고, 모더니즘의 감수성과 문체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낯선 실험의 장으로 이동한다. 황호덕은 이러한 변화를 세 개의 형식적 계보로 정교하게 구성한다. 정지용·이태준에게서 사랑은 산수적 관조와 자기지방화를 매개로 한 아나크로닉한 감수성으로, 이선희·박태원에게서는 도시 산책자와 여성 산책자의 시선이 포착한 식민지 일상의 표면으로, 이상·최명익에게서는 폐병·성병·체액·폐허의 이미지가 드러내는 절대적 타자성과 파국적 미학으로 구체화된다. 황호덕은 이를 단순한 결핍이나 미완의 징후로 보지 않고, 근대화의 미완성 자체가 식민성을 재생산하는 역설적 구조였음을 지적하며, 식민지 모더니즘의 사랑을 하나의 “비판적 완전성”으로 재위치시킨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은 사랑의 문학사가 직면해야 할 역사적 특수성뿐 아니라, 모더니즘의 역사를 새롭게 탐색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틀을 제시하는 전환점으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
권보드래의 「방황의 권리, 고통의 미학―해방 후 1960년대까지 이성애의 문학적 양상」은 해방과 전쟁, 냉전과 개발독재로 이어지는 격변의 시기 속에서 사랑 담론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정밀하게 조명하는 글이다. 그는 이 시기 사랑이 전후의 “무법선(無法善)” 상황에서 새롭게 구축해야 했던 윤리의 문제이자, 냉전 체제가 요구한 국민·가족 규범과 맞물려 작동한 권력의 장이었음을 강조한다. 권보드래의 분석이 특히 의미심장한 것은, 사랑의 윤리가 남성 평론가와 남성 작가 들이 구축한 공론장에서만 작동했다는 통념을 비틀고,여성 주체의 삶과 여성 작가 들의 서사가 구성한 또 다른 ‘사랑의 현실’을 전면에 세운다는 점이다. 전쟁 미망인·재가녀·여대생 등은 전후의 도덕과 생존, 욕망과 억압이 교차하는 구체적 삶의 조건 속에서, 공론장이 이상화한 사랑의 형식과는 전혀 다른 관계의 구조를 획득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요컨대 ‘연애 공론장’이 구축한 사랑의 이데올로기가 혼란한 시대를 훈육·통치하려는 가부장적 장치였다면, 실제 여성들의 삶과 글쓰기는 그 규범적 언어의 위계를 끊임없이 비켜가거나 교란하며 새로운 윤리를 형성하고 있었던 셈이다. 강신재와 박경리의 소설을 비롯해 1960년대 여대생들의 글쓰기는, 국가·가족이 부과한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면서도 그 언어를 미세하게 비틀고 갱신하려는 여성 청년들의 감각을 포착하며, 사랑의 윤리를 다시 쓰는 중요한 실험의 장이 된다. 이처럼 권보드래는 사랑이 주제에서 멀어졌다고 여겨졌던 1950~60년대를 오히려 사랑의 윤리가 여성 주체와 여성 작가 들에 의해 재조정되던 시기로 새롭게 자리매김한다. 사랑을 국가·가족이 부과한 도덕규범이자 동시에 그 모순을 드러내는 감정의 장으로 재해석하는 그의 논의를 통해, 우리는 이후 도래할 여성 문학의 또 다른 계보학적 기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강동호의 「종언 이후의 사랑1990년대 이후의 문학과 사랑」은 1990년대를 ‘혁명의 종언 이후’라는 역사적 시간 위에서 재조망하며, 이 시기 문학에 나타난 사랑을 시대를 관통하는 감정 구조이자 새로운 역사 인식의 형식으로 해석한다. 그는 에른스트 블로흐의 ‘비동시성의 동시성’과 피터 게이의 ‘내부자가 된 외부자’개념을 참조하여, 1980년대 운동의 언어와 1990년대 개인·내면·일상이 단절이 아니라 회색의 시간대 속에서 공존하고 있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이러한 회색의 영역에서 사랑은 ‘혁명 이후’에야 비로소 말해질 수 있는 것으로 등장하며, 정치적 언어의 소멸과 혁명 담론의 실패 이후 시대를 감각하는 주체의 새로운 감정 형식으로 자리 잡는다. 이 글은 1990년대의 사랑을 지나간 시간을 향한 상실과 애도의 감수성, 그리고 당대를 해석하려는 자기지시적 서사가 교차하는 역사적 장치로 재독해한다. 혁명의 언어가 더 이상 현재를 설명하지 못하는 순간, 사랑은 과거의 몰락과 현재의 불안, 자기 정당화의 욕망이 중첩되는 지점에서 형성되는 감정 구조이자 인식론적 도구가 된다. 기형도의 신화, 후일담 서사, 신경숙과 한강의 글쓰기를 가로지르며 강동호는 1990년대를 사랑의 귀환이 아니라 실패한 혁명 이후를 살아가는 주체들의 불안·죄책감·상실·애도가 교차하는 복합적 시간으로 재배치한다. 그 점에서 이 글은 1990년대 문학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뿐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이 역사성의 외부에 놓여 있지 않다는 사실을 탐구하려는 시도로도 읽힐 수 있다.
오혜진의 「퀴어 친밀성과 ‘낭만적 사랑’에 대한 소문들문학(사)의 규범과 1990~2020년대 비규범적 친밀성 서사의 도전」은 1990년대 팬픽·야오이 문화에서 2020년대 퀴어 소설에 이르기까지, 비규범적 성적 주체들이 실천해온 친밀성 서사의 형식과 그 글쓰기의 양상을 입체적으로 추적하는 글이다. 에세이적 글쓰기와 독서 문화사의 시선을 동시에 취하는 이 글에서 오혜진은, 1990년대 이후 ‘강제적 이성애’에 기반한 낭만적 사랑의 이데올로기가 은폐해온 비규범적 글쓰기 현장을 복원하며, 그동안 한국 근현대문학사에서 주변으로 밀려나 있던 또 다른 문학사의 층위를 본격적으로 재구성한다. 이를 위해 이 글은 성석제와 신경숙 같은 정전적 텍스트에서 동성간 욕망이 어떻게 일회적 일탈로 처리되며 망각의 서사 속에서 봉합되는지를 면밀히 분석한다. 동시에 이 글은 정이현·유성원·김비·김봉곤·김멜라 등의 작품을 일별하며, 비규범적 섹슈얼리티를 도착적 욕망으로 낙인찍는 현대적 친밀성의 이데올로기와 충돌하는 장면들, 나아가 신자유주의적 주체 형성이 요구하는 자기 계발적 자아 기획과 불화하는 글쓰기의 순간들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결국 이성애 규범적 플롯이 전제하고 있는 질서의 허구성이 노출되는 지점들을 통해, 오혜진은 비규범적 친밀성 서사와 퀴어 로맨스가 어떻게 새롭게 사유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결정적 문제틀을 제시한다. 이는 사랑을 둘러싼 기존의 문학적 규범성을 근본에서부터 재검토하게할 뿐 아니라, 한국문학사 내부에 잠재되어왔던 또 다른 섹슈얼리티의 지도와 친밀성의 형식을 본격적으로 조명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기획의 말, 「불가능한 사랑의 역사」
기획위원 강동호

그러나 1910년대와 1920년대의 연애 모티프 소설은 그 이상에 대해 똑같이 반응하지 않았을지라도 최초의 근대적 유형으로 인정될 만한 인물 유형을 공통으로 창출했다. 그 인물 유형은 재래의 도덕을 자신에 대한 억압으로 경험하는 한편 그 도덕의 속박으로 해방되는 계기를 연애에서 발견한다. 연애 경험을 통해 그는 개인으로서의 자신을 만나며 선악의 기준을 스스로 정하는 윤리적 주체화의 가능성을 가진다. 식민지 조선에서 연애의 현실이 참담했다면 그것은 청춘 남녀 모두가 아직 사회의 구습에 매여 윤리적 자각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황종연, 「연애의 탄생─조중환에서 염상섭까지」

사랑이라는 의제는 이처럼 진리의 구축으로서의 사건성, 세계의 변화와 관계된 역사성, 언어의 변화와 관련된 매체성에 걸쳐 있으며, 그런 한에서 하나의 문학사적 과제이다. 사랑은 화폐와 권력에 의해 매개되는 비인격적 관계가 지배적일 뿐 아니라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자본제 근대 국가에서 인격적인 관계의 영역에 남아 상호 침투를 통해 다른 앎의 경로, 다른 변화의 가능성, 다른 언어의 가능성을 보존하고 열어젖힌다. 문학은 바로 이 사랑의 코드를 다루는 한편 그것을 함께 구성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서로를 발명한다.
─황호덕, 「사랑의 심화와 확대─식민지 시기 모더니즘 문학에서 사유된 사랑과 자기 실험」

오늘날 사랑의 양태는 몰라보게 바뀌었다. 1960년대에 축조됐던 도시?중산층?핵가족 모델은 절반쯤 붕괴된 듯 보이고, 이성애 바깥의 사랑이나 비인간 존재와의 반려 관계 등 탈규범의 시도는 늘어나고 있다. 사랑을 수난으로, 또는 찰나적 황홀로 경험했던, 그러면서도 사랑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실험하고자 했던 그 시절에서 우리는 얼마나 멀리 와 있는가. 사랑을 저버리기는 어렵다. 자존과 정체성의 토대로서, 감정적·사회적 연대의 기초로서 사랑이 여전히 추구돼야 할 가치라면, 저마다 그 가치를 추구하는 데 있어 반세기 전 경험을 참조해봐도 좋으리라.
─권보드래, 「방황의 권리, 고통의 미학─해방 후 1960년대까지 이성애의 문학적 양상」

  작가 소개

지은이 : 황종연
1992년 『세계의문학』과 『작가세계』를 통해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비평집 『비루한 것의 카니발』 『탕아를 위한 비평』 『명작 이후의 명작』 등이 있다. 현재 동국대학교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이 : 권보드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은 책으로 『한국 근대소설의 기원』 『연애의 시대』 『1910년대, 풍문의 시대를 읽다』 『신소설, 언어와 정치』 『3월 1일의 밤』 등이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이 : 황호덕
1999년 『문학사상』에 문학평론을, 2001년 『KIN0』에 영화평론을 발표하며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근대 네이션과 그 표상들』 『프랑켄 마르크스』 『벌레와 제국』 등이 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이 : 강동호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비평집 『지나간 시간들의 광장』 등이 있다. 현재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이 : 오혜진
문학평론가. 비평집 『지극히 문학적인 취향』 등이 있다. 현재 대학에서 문학비평 및 문화 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목차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를 펴내며

기획의 말
강동호 불가능한 사랑의 역사

황종연 연애의 탄생─ 조중환에서 염상섭까지
황호덕 사랑의 심화와 확대─식민지 시기 모더니즘 문학에서 사유된 사랑과 자기 실험
권보드래 방황의 권리, 고통의 미학─해방 후 1960년대까지 이성애의 문학적 양상
강동호 종언 이후의 사랑─1990년대 이후의 문학과 사랑
오혜진 퀴어 친밀성과 ‘낭만적 사랑’에 대한 소문들─ 문학(사)의 규범과 1990~2020년대 비규범적 친밀성 서사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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