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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할 수 있어 아가야!
베틀북 | 4-7세 | 200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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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첫 심부름을 나선 아이에게 용기를 주는 엄마의 따스한 한 마디
“넌 할 수 있어, 아가야!”


사랑받고 자란 아이는 세상에 거칠 것이 없다. 세상이라는 무지막지한 거인과 맞서는 데는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만한 ‘방패’가 없기 때문이다. 이 방패는 용의 비늘만큼이나 매끄럽고 단단해서 어떠한 공격이라도 가볍게 퉁겨낸다. 그리하여 아이가 세상에 상처 입지 않도록, 혹 상처를 입더라도 좀 덜 입도록 지켜 준다. 여기에 ‘부모가 나를 믿고 있다’는 확신의 ‘창’이 더해지면 아이는 그야말로 못해낼 일이 없다. 이 창은 용의 어금니만큼이나 날카롭고 단단해서 세상에 뚫지 못할 벽이 없는 까닭이다. 조금은 두렵고, 또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조심조심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아기곰의 등을 떠밀어 주는 것도 이 두 가지 확신이다.
어느 추운 겨울날, 엄마곰과 아기곰은 이른 아침부터 부엌에서 종종걸음을 치고 있다. 노릇노릇 맛있는 케이크를 구워 친구들에게 몰래 선물하려는 것. 밖에는 아직 달님이 희미하게 남아 하얀 빛을 뿌리고 희끗희끗한 눈발마저 날리는데, 엄마의 사랑처럼 따스한 노란색으로 단장된 부엌에선 케이크가 익어간다. “케이크야, 익어라! 빨리빨리 익어라, 어서어서 익어라, 노릇노릇 익어라!” 아기곰은 사랑스러운 ‘주문’까지 외워가며 케이크가 익기를 기다린다. “이제 가도 돼요, 엄마? 지금 가요?” 하고 동동거리는 아기곰의 모습은 외출을 앞두고 한껏 들떠 있는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이다.
이윽고 케이크가 다 구워지고, 엄마곰과 아기곰은 집을 나선다. “친구들이 케이크를 보면 좋아할 거예요.” 어둑어둑한 새벽길을 달리며 아기곰은 잔뜩 신이 나서 재잘거린다. 그런데 동네 끝 집이자 처음으로 케이크를 전해줄 집에 도착했을 때, 엄마곰이 생각지도 못했던 요구를 해온다. “엄마는 여기서 기다릴 테니 네가 케이크를 갖다 놓고 오렴.” 하고 말이다. “나 혼자서요?” 겁먹은 눈으로 엄마곰을 올려다보는 아기곰. 그러나 아기곰의 두려움은 엄마의 다정한 한 마디에 눈 녹듯 사라진다. “넌 할 수 있어, 아가야.”

그 한 마디로 엄마가 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얼마나 믿고 있는지 알게 된 아기곰은 씩씩하게 차에서 내려 케이크를 배달하러 간다. 앞으로 제 앞에 펼쳐질 삶처럼 새하얀 눈밭 위에 작지만 또렷한 발자국을 남기며…….
에미미 헤스트와 아니타 제람의 전작 ≪엄마는 언제나 너를 사랑한단다≫와 ≪어디 아프니, 아가야?≫에서 집 밖의 세상은 밝고 따뜻한 집 안과는 달리 어둡고 춥게만 그려졌다. 또한 아기곰의 행동 반경은 엄마의 사랑이 구석구석 미치는 ‘조그맣고 하얀 집’을 벗어나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신작 ≪넌 할 수 있어, 아가야!≫는 다르다. 집 밖의 세상은 여전히 어둡고 춥지만 충분히 나와 봄직한 곳으로 그려진다. 특히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새벽 풍경은 그 세심한 관찰력과 섬세한 표현력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한 번쯤 아이를 새벽 거리로 데려 나가 날이 밝아오는 과정을 보여 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 가는 아이들을 언제까지나 엄마 품속에 가둬 둘 수는 없는 법. 언젠가는 엄마곰처럼 아이의 등을 떠밀어 세상으로 내보내야 할 때가 오게 마련이다. ≪넌 할 수 있어, 아가야!≫는 그런 때가 왔을 때 부모들이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마법의 주문’을 일러 주는 책이자, 아이들의 귓가에 “엄마 아빠는 널 사랑하고, 네가 잘 해낼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 너는 아무 것도 겁낼 필요가 없다.”고 속삭여 주는 책이다.

  작가 소개

글: 에이미 헤스트
뉴욕 헌터 대학에서 도서관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빗속을 걷는 것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을 살린 책 ≪오리와 함께 빗속 여행≫을 발표하면서 그림책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 후 ≪학교를 빼먹은 아기오리 로지의 낚시 여행≫ ≪엉터리 안경을 쓴 아기 오리≫ ≪아기 오리, 네가 대장이야!≫ ≪엄마는 언제나 너를 사랑한단다≫ ≪어디 아프니, 아가야?≫등을 발표했다. 1998년에는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과 크리스토퍼 상을 받았다.

그림: 아니타 제람
영국 맨체스터 공예 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를 통해 세계적인 일러스트로 우뚝 섰고, 영국 도서상 어린이 그림책 부문 대상을 받았다. 그 밖에도 ≪그건 바로 제이크였어!≫ ≪세상에서 가장 말을 잘 듣는 개≫ ≪우리 모두 다 함께≫ ≪내 사랑 버니≫ ≪모든 돼지는 아름답다≫ ≪엄마는 언제나 너를 사랑한단다≫ ≪어디 아프니, 아가야?≫ 등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을 많이 그렸다.

옮김: 김서정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직접 쓴 책으로 ≪유령들의 회의≫ ≪꼬마 엄마 미솔이≫ ≪믿거나 말거나 동물 이야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행복한 하하호호 가족≫ ≪우리 모두 다 함께≫ ≪엄마는 언제나 너를 사랑한단다≫ ≪꼭 잡아 주세요, 아빠!≫≪어디 아프니, 아가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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