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람과 자연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의 대표작가 박완서의 산문집
세대를 뛰어넘는 \'시대의 이야기꾼\' 박완서의 산문집.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건져 올린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노작가의 글이다.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작가는 등단한 지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행복을 누리며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책에는 죽음과 가까워진 생에 대한 성찰을 담은 글은 물론, 2008년 한 해 동안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려 있다.
작가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글 속에 담아 냈다. 자상하고 따뜻한 품이 되어준 김수환 추기경, 작가가 자신 안에 칩거해 세상을 등지고 있을 때 세상 속으로 이끌어준 박경리 선생, 더는 전락할 수 없을 만큼 전락해버린 불행감에 도취되어 있을 때 그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준 박수근 화백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에 보석처럼 빛나는 이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다 주고 가지 못한 사랑을 애달파 한다. 현재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은 소중한 사람들의 사랑 때문이라는 노작가의 겸손을 읽을 수 있는 장면이다.
박완서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는 만큼 왕성한 독서활동도 보여준다. 그가 존경하는 작가 박경리의 작품에서부터 신경숙, 김연수 등 한국작가들의 작품, 그리고 존 코널리, 조나 레러 등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폭넓은 독서편력을 발견하게 된다. 책 한 권 한 권마다 깊은 삶의 자국들을 새겨놓은 그의 글은 \'박완서가 읽은 책\'이 전하는 재미와 깊이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출판사 리뷰
등단 40년, 세대를 뛰어넘는 ‘시대의 이야기꾼’ 박완서
4년 만에 출간된 2010년 최신작!
“쓰는 일은 어려울 때마다 엄습하는 자폐自閉의 유혹으로부터 나를 구하고,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지속시켜주었다.”
박완서 신작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는 “청탁에 밀려 막 쓴 글이 아니고 그동안 공들여 쓴 것들이어서 흐뭇하고 애착이 간다.”는 말과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로 신작에 대한 자부와 출간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로 등단 40주년과 팔순을 동시에 맞는, ‘한국 문단의 살아 있는 거목’이자 ‘영원한 현역’으로 평가되는 작가에게도 못 가본 길이 있었을까? 무엇보다 먼저 독자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이 질문에 대한 박완서의 대답은 간단하다.
“돌아보면 내가 살아낸 세상은 연륜으로도, 머리도도, 사랑으로도, 상식으로도 이해 못할 것 천지였다.”
이번 산문집이 노작가만의 연륜과 성찰이 돋보이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는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건져 올린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여 “내 소유가 아니어도 욕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음과 “살아 있는 것들만이 낼 수 있는 기척”을 감지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작가의 마음을 독자들 또한 내 마음처럼 느낄 수 있다. 노년의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도 세상과 자연에 감동받을 수 있는 삶과 단지 남아 있는 시간이 아닌 늘 새롭고 경이로운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또한 죽음과 가까워진 생에 대한 노작가만의 성찰도 담겨 있다. 꿈틀대는 생명력의 경이로움 속으로 “내 몸이 스밀 생각을 하면 죽음조차 무섭지 않아진다.”는 작가의 말에선 죽음을 초월한 사람의 여유마저 느껴진다. 이러한 여유는 먼저 가신 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는 이 산문집의 또 다른 부분에선 가슴 찡한 삶에의 애정으로 바뀌기도 한다. 작가는 누구에게나 그랬듯 자신에게도 자상하고 따뜻한 품이 되어준 김수환 추기경, 작가가 자신 안에 칩거해 세상을 등지고 있을 때 세상 속으로 이끌어준 박경리 선생, 더는 전락할 수 없을 만큼 전락해버린 불행감에 도취되어 있을 때 그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준 박수근 화백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에 보석처럼 빛나는 이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다 주고 가지 못한 사랑을 애달파 한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유독 맑고 아름다운 삶을 살다간 이들에 대해 “나를 스쳐 간 시간 속에 치유의 효능도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을 보듬고 다독여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한편 이 책을 통해 노작가는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아끼지 않는다. “경제제일주의가 길들인 황폐한 인간성”으로 인해 무너져 내린 남대문에 대한 비판과 천안함 침몰 사건이 담고 있다는 “뻔뻔스러운 정의감”, “비겁한 평화주의”에 대한 비판에선 단순한 한 개인의 비판을 넘어 한국현대사를 온몸으로 견뎌온 역사의 증인으로서의 작가만의 상처와 반성과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산문집에는 또한, 2008년 한 해 동안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었는데, 박완서 자신은 ‘쉬엄쉬엄 쉬어갈 수 있는 책’을 골라 ‘오솔길로 새버린 이야기’들이라고는 했지만, 책 한 권 한 권마다 깊은 삶의 자국들을 새겨놓은 글이어서 ‘박완서가 읽은 책’만의 재미와 깊이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글들이다.
‘영원한 현역’이라는 별명을 가진 작가답게 박완서는 여전히 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작가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겐 “기력이 있을 때까지는 계속 글을 쓸 것”이라는 그의 다짐이 더없이 반가울 것이고, “나이가 들면서 예전처럼 빨리 쓰지는 않지만 좋은 문장을 남기고 싶어서 공들여 쓴다. 지금도 머릿속으로 작품 생각을 하면 뿌듯하고 기쁘다”는 그의 의지가 고마울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불손’하게도 독자만을 위한 다짐과 의지가 아니다. 이는 노작가 자신을 위한 ‘젊은’ 다짐과 의지이기도 한 것이다. “등단 40주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항상 책을 낼 때면 부끄럽다”는 말이 단지 말이 아닌 다짐과 의지로 느껴지는 것이 이 때문이며, 이 산문집이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지속시켜” 준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현재를 읽는 즐거움은 물론 미래를 읽는 설렘까지 가져다주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작가 소개
저자 :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 출생.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하였으나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하였다.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작품으로는 소설집 『엄마의 말뚝』『꽃을 찾아서』『저문 날의 삽화』『한 말씀만 하소서』『너무도 쓸쓸한 당신』『친절한 복희씨』 등이 있고, 장편소설 『휘청거리는 오후』『서 있는 여자』『그해 겨울은 따뜻했네』『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미망』『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아주 오래된 농담』『그 남자네 집』 등이 있다.
또한 동화집 『나 어릴 적에』『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부숭이의 땅힘』『보시니 참 좋았다』 등과 수필집 『세 가지 소원』『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여자와 남자가 있는 풍경』『살아 있는 날의 소망』『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어른노릇 사람노릇』 『두부』 『호미』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이산문학상(1991),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대산문학상(1997), 만해문학상(1999) 등을 수상하였다.
목차
책머리에
1부 내 생애의 밑줄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내 식의 귀향
유년의 뜰
흐르는 강가에서
나는 다만 바퀴 없는 이들의 편이다
아아, 남대문
식사의 기쁨
노인, 최신 영화를 보러 가다
친절한 나르시시스트들
빈집에서 생긴 일
내 생애의 밑줄
야다리 밑에서 주워 온 아이
구형예찬
2부 책들의 오솔길
꿈이지만 현실, 진실이지만 거짓인 세계―존 코널리 『잃어버린 것들의 책』
누군가를 기다리는 밥상이 덜 쓸쓸한 법이지―문태준 시집 『그늘의 발달』
증손자 볼 나이… 난, 지금도 엄마가 필요해―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사람을 부르고 동행을 부추기는 제주도 흙길―서명숙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
지도 밖의 땅… 그들은 왜 봉천으로 갔는가―김연수 『밤은 노래한다』
돈만 아는 세상, 괴짜 기인들을 만나다―정민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
겸손한 서향이 가슴에 번지네―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을 때―『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애송시 100편』
맛있고 몸에 좋은 것만 찾는 세상 얄밉다―공선옥 『행복한 만찬』
그는 담 밖 세상을 누뜨게 해준 스승―이청준 『별을 보여드립니다』
지루한 여름날을 넘기는 법―조나 레러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
죽기 전, 완벽하게 정직한 삶 살고 싶다―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반 고흐의 손이기도 했다. 감자를 먹는 저 손… 정직한 노동을 한 저 손은―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3부 그리움을 위하여
천진한 얼굴 가지신 아담한 노신사-김수환 추기경 선종
신원의 문학-박경리 선생 추모
보석처럼 빛나던 나무와 여인-박수근 화백 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