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빛이 기억을 빚는다. 어둠은 감정을 빚는다. 문틈 사이로 눈빛이 닫히고 나면 과거는 멀어진다. 그리움보다 더 멀리. 밤이 지나간 자리에 빈 괄호들이 남겨져 있다. 안개 속에서 빛들의 목소리를 받아 적었다.
출판사 리뷰
빛이 기억을 빚는다.
어둠은 감정을 빚는다.
문틈 사이로 눈빛이 닫히고 나면 과거는 멀어진다.
그리움보다
더 멀리.
밤이 지나간 자리에 빈 괄호들이
남겨져 있다.
안개 속에서
빛들의 목소리를 받아 적었다.
“시는 불투명한 유리 너머의 피사체를 찍는다. 유리 표면에 시어들이 휘갈겨 새겨져 있고, 셔터를 누르는 사이 번지고 번져서 사라져 버린다. 어디론가 떠난다. 밝은 안개가 우거진 숲으로. 조리개가 고장난 지 오래된 카메라를 들고서. 떠난 시는 아마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다 마른 그림은 그녀에게 더 이상 손댈 수 없는, 이미 지나간 실패와 같았다. 액자에 넣어둔 그림을 마치 하나의 징검다리처럼 대했다. 그림을 그릴수록 그녀의 정신은 맑아졌고 아무도 알아챌 수 없었다. 느낄 수 없었다. 그림과 그림 사이에는 몇 번의 낮잠이 있었다. 선처럼 누워있는 따스한. 잠든 그녀의 이마 위로 투명한 나뭇잎이 내려앉았다.”
"한없이 가까워지고 싶은 이 마음을 어쩌면 좋지. 너무 가까워지거나 너무 멀어지지 않을 수 있는 적정 선 같은 게 너와 나 사이에 있을 텐데. 말 그대로 둘 사이 어디쯤에. 정확한 위치 같은 건 없겠지만 한두 발자국 다가갔다가 한두 발자국 물러났다가 하다 보면 자연히 알게 될지도 몰라. 다가감과 물러남 사이를 오고가는 걸음. 따로 또 같이 추는 춤. 부지런한 발걸음 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작가 소개
지은이 : 최유수
걷고 또 걷는 기분으로 시와 산문을 씁니다.몇 권의 책을 냈습니다.
목차
Ⅰ 다가오는 빛 9
Ⅱ 지나가는 어둠 63
Ⅲ 기억과 감정의 유물론 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