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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미래가 여성이라면
서해문집 / 자라 스톤 (지은이), 정아영 (옮긴이) / 2022.09.07
15,000원 ⟶ 13,500원(10% off)

서해문집청소년 과학,수학자라 스톤 (지은이), 정아영 (옮긴이)
저자는 《워싱턴 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포브스》 등에 과학 기사를 쓰는 저널리스트이다. 자신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인턴 때부터 차별당한 적이 많았다. 제품 리뷰를 쓸 때였다. 저자는 카메라 리뷰를 쓰고 싶었지만 남성 편집장은 전동칫솔이나 헤어드라이기를 추천했고, 결국 그걸 써야만 했다. 여성이므로 무조건 분홍색 기기를 쥐어주려는 태도는 저자에게 쓰린 기억이 되었고 이 책을 집필하는 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여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했던 선배 여성 세대가 ‘남성에게 익숙한 방식’을 익혀 과학·공학·기술 분야에 뛰어들었다면, 《과학의 미래가 여성이라면》 속 여성은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이 분야에 뛰어든다. 여성 특유의 돌봄, 연결, 공존에 대한 감수성을 그들은 숨기려 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장점으로 삼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기술을 만들어낸다. 평범했던 청소년기의 기억 속에서 본인이 지켜내야 할 가치와 맞서야 할 편견 사이를 슬기롭게 헤쳐 나간다. 틀을 깨는 것은 여성에게 좋은 기운을 준다. 과학과 함께하는 여성의 여정은 우아하고 지적이며, 다정하고 지속가능하다. 이 책은 여성이 과학으로 세상을 유쾌하게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번뜩이는 재능을 지닌 동시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여정을 걷고 있는 여성 롤 모델들, 과학을 바탕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긍정적인 곳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를 상세히 들려준다.들어가는 말 6 1장 틀을 깨는 것은 여성에게 좋은 기운을 준다 16 _ 젠더의 벽을 허문 코딩 2장 미래의 식량 자원 50 3장 귀엽고 아량 있는 로봇과 공존하는 미래 82 4장 기후 행동의 퀸 108 5장 교도소를 새롭게 프로그래밍하라 132 6장 영감을 준 여성들 160 7장 미래는 바로 지금이다 168 나오며: 생각해볼 것 178 한마디 더 182 감사의 말 183기후위기와 젠더 프리즘을 장착한 과학 전문 기자와 Z세대 여성 스타트업 주인공들이 만났다 이 책을 쓴 자라 스톤은 《워싱턴 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포브스》 등에 과학 기사를 쓰는 저널리스트이다. 자신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인턴 때부터 차별당한 적이 많았다. 제품 리뷰를 쓸 때였다. 저자는 카메라 리뷰를 쓰고 싶었지만 남성 편집장은 전동칫솔이나 헤어드라이기를 추천했고, 결국 그걸 써야만 했다. 여성이므로 무조건 분홍색 기기를 쥐어주려는 태도는 저자에게 쓰린 기억이 되었고 이 책을 집필하는 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여성 과학자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 공학 분야 스타트업에 뛰어든 젊은 여성 기업인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저널리스트로서의 사회적 감수성과 통찰력으로 풀어낸 그들의 이야기는 낯설면서 흥미롭고, 쿨하면서 따뜻하다. 기후위기와 젠더 이슈가 최신 진행형인 멋진 과학 기술 프로젝트를 만난 결과는 이렇다. √휴대용 네일 아트 프린터 ‘네일봇NailBot’_프리 왈리아 √해조류를 재료로 한 생선 대체 식품_킴벌리 레 √다정한 병원용 로봇 ‘목시Moxi’_비비안 추 √대표적 온실가스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천연가스로 만드는 리액터_에토샤 케이브 √교도소 행정 시스템에 변화를 가져올 데이터 공유 프로그램_클레먼타인 저코비 위의 이야기 외에도 ‘주얼봇(JewelBots, 여자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쳐줄 수 있는 플라스틱 우정 팔찌)’ 개발자 데비 스털링과 사라 칩스, ‘루미네이트(여자아이들이 스스로 만드는 인형의 집)’ 개발자 앨리스 브룩스와 베티나 첸, 생선 대체 식품 시장의 스타트업 선두 주자 ‘뉴웨이브 푸드’ 설립자 도미니크 반스 같은 MZ세대의 빛나는 STEM(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소녀들은 ‘어떻게’ 최신 기술 과학자와 스타트업 기업인이 될 수 있었을까 _“여러분처럼 보이고, 여러분처럼 말하고, 그러면서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 인물을 더 많이 알수록 여러분도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커질 것이다” 여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했던 선배 여성 세대가 ‘남성에게 익숙한 방식’을 익혀 과학·공학·기술 분야에 뛰어들었다면, 《과학의 미래가 여성이라면》 속 여성은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이 분야에 뛰어든다. 여성 특유의 돌봄, 연결, 공존에 대한 감수성을 그들은 숨기려 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장점으로 삼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기술을 만들어낸다. 평범했던 청소년기의 기억 속에서 본인이 지켜내야 할 가치와 맞서야 할 편견 사이를 슬기롭게 헤쳐 나간다. 틀을 깨는 것은 여성에게 좋은 기운을 준다. 과학과 함께하는 여성의 여정은 우아하고 지적이며, 다정하고 지속가능하다. 이 책은 여성이 과학으로 세상을 유쾌하게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번뜩이는 재능을 지닌 동시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여정을 걷고 있는 여성 롤 모델들, 과학을 바탕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긍정적인 곳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를 상세히 들려준다. 자신의 꿈을 위해 스타트업 특화 대학에 진학하거나, 기존의 관습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대담하게 개척하는 전공 선택의 경험,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사회 진출까지. 시행착오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며, 최신 과학 기술은 인생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생각의 전환이 된다. 과학과 관련한 이 여성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읽어야 하는 것은, 책 속의 말처럼 “여러분처럼 보이고, 여러분처럼 말하고, 그러면서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 인물을 더 많이 알수록 여러분도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커”지기 때문이다.2014년에는 오랜 친구인 공학자 사라 칩스(Sara Chipps)와 패션계 구루 브룩 모어랜드(Brooke Moreland)가 힘을 합쳤다. 여자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쳐줄 수 있는 플라스틱 우정 팔찌, 주얼봇(Jewelbots)을 개발한 것이다. 주얼봇 팔찌에는 꽃 모양 장식이 달려 있는데, 이 꽃 부분은 온갖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친구 브라이어니가 근처에 오면 진동이 울리도록 하거나, 블루투스로 친구 마지를 인식하면 꽃의 색상이 바뀌게 할 수 있다. 친구에게 비밀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고, 오픈 소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수업 시간표를 저장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부모에게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도록 하는 등,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 “여자아이들은 일차원적이지 않아요.” 칩스는 기자들에게 말했다. “저희는 여자아이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바탕으로 기술과 그 밖의 모든 것에 접근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사람은 얼굴과 눈을 갖춘 대상을 만나면 직관적으로 관계를 형성합니다. 저희의 궁극적 목표는 목시가 그러한 대상으로서 간호사의 동료로 인정받고, 신뢰할 수 있는 의료 현장의 일원이 되는 것입니다.” 안드레아가 딜리전트 로보틱스의 블로그에 올린 내용이다.진척 상황에서 확신을 얻은 두 사람은 투자자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그런데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있었으나, 두 사람은 소극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저희가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된 거죠.”(비비안) “좀 더 자신감 있게 걸어라. 말하자면 남성처럼 당당하게 자기 가슴을 두드리는 퍼포먼스도 주저 없이 해야 투자자가 아낌없이 돈을 쏟아 넣지 않겠냐는 얘기였어요.” 하지만 실현되기 어려운 허황된 약속을 하는 것은 비비안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비비안은 덜 약속하더라도 더 많은 성과를 안겨주고 싶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판단은 결실을 거뒀다. 2018년 초에 트루 벤처스(True Ventures, 유명한 벤처캐피털 회사)가 두 사람을 믿고 210만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마치 순풍을 탄 것 같았다. 알파 세대는 대략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가리키는데, 이들은 20년 뒤의 세상을 만들어나갈 주역이다. 로라에 따르면 이들은 활동가 세대다. “기후 위기가 이들을 움직이게 하죠.”2019년에 로라는 알파 세대, 즉 7~9세 어린이 1,001명의 인터뷰를 조사했고, 그 결과 기술이 이들의 행동주의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데에 주목했다. “아마존의 인공 지능 알렉사와 구글 덕분에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세상에 접근할 수 있어요. 이 아이들은 부모 세대와 달리 하나의 비눗방울 속에서 자라지 않아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세상을 접하며 자라죠. 그러면서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커다란 문제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요.”(로라) 이 아이들은 세상의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질 뿐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어른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로라의 보고에 따르면 재활용을 자기 자신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인식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22퍼센트인 데 비해 알파 세대는 38퍼센트로 더 많다. 또 알파 세대는 이미 95퍼센트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으며, 90퍼센트가 지구의 환경에 대해 몹시 우려하고 있다.“자녀를 어른처럼 대우해주고, 함께 기후 위기 문제를 이야기하는 부모가 많아졌어요.”(로라) 로라에 따르면 알파 세대의 의견은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놀랍게도 현재에도 무척 중요하다. 아이들은 투표는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말하는 것은 가정 내에서 큰 무게를 지닌다. “저희는 알파 세대를 양육하는 부모의 25퍼센트가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자녀의 의견을 묻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장난감에서부터 텔레비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살 때 말이다.
미용 학교에 간 하느님
보물창고 /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신형건 옮김 / 2009.09.30
9,000원 ⟶ 8,100원(10% off)

보물창고청소년 문학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신형건 옮김
2003년 '혼북' 팡파르 선정도서, 2004년 보스턴글로브-혼북 상 수상작, 2004년 미국 도서관협회 추천도서. 등으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신시아 라일런트의 작품이다. 주인공 하느님은 어떻게 하면 파마를 잘할 수 있는지 배우려고 미용 학교 수강생이 된다. 케이블 티브이와 인라인스케이트에 열광하기도 하고, 감기에 걸려 코를 훌쩍이며 테레사 수녀에게 만화책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우리가 평소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호기심 많고, 인간적이고 순수한 하느님의 모습이 펼쳐진다. 하느님이 미용 학교에 갔어요 하느님이 개를 키우게 되었어요 하느님이 보트에 탔어요 하느님이 소파를 샀어요 하느님이 스파게티를 만들었어요 하느님이 병원에 갔어요 하느님이 체포됐어요 하느님이 잠에서 깨어났어요 하느님이 목욕을 했어요 하느님이 인라인스케이트를 탔어요 하느님이 감기에 걸렸어요 하느님이 영화를 봤어요 하느님이 책을 썼어요 하느님이 케이블 티브이를 신청했어요 하느님이 하느님을 찾아갔어요 하느님이 산에 올랐어요 하느님은 여자에요 하느님에겐 사촌이있어요 하느님은 사무원이 됐어요 하느님이 캔디를 발견했어요 하느님이 팬레터를 썼어요 하느님이 인도에 갔어요 하느님이 죽었어요 옮긴이의 말★ 2003년 '혼북' 팡파르 선정도서 ★ 2004년 보스턴글로브-혼북 상 수상작 ★ 2004년 미국 도서관협회 추천도서 ▶ “엄마에게 좋은 책을 권해 주어서 고맙다.” 『그리운 메이 아줌마』, 『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물』 등으로 우리 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신시아 라일런트의 새로운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다. 신시아 라일런트는 잘 짜인 구성과 절제된 문장으로 미국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인 ‘뉴베리 상’과 ‘칼데콧 상’을 각각 두 번씩이나 수상하며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섰다. 그는 현재 그림책, 동화, 성장소설과 같은 아동청소년문학에만 국한되지 않고 시, 단편소설, 장편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그의 언어를 다루는 남다른 감각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연령대 독자들의 감동을 자아내기로 유명하다. 얼마 전, 소설가 공지영이 자신의 산문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에 딸의 권유로 신시아 라일런트의 성장소설 『그리운 메이 아줌마』를 읽고서 ‘참 아름다운 소설’이며 ‘엄마에게 좋은 책을 권해주어서 고맙다’는 소감을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처럼 라일런트의 작품은 미국뿐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세대를 넘나들며 폭넓은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번에 보물창고에서 출간되는 『미용 학교에 간 하느님』은 청소년을 주 독자층으로 하는 작품으로, 시 형식으로 쓴 소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또한 그 동안 기발한 상상력과 섬세한 문체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시아 라일런트 작품의 결정판이라 할 만큼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뉴베리 상’, ‘칼데콧 상’과 더불어 미국 3대 아동청소년문학상으로 불리는 ‘보스턴글로브-혼북 상’을 수상하여 이미 문학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매번 출간되는 책마다 뛰어난 작품성으로 독자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신시아 라일런트의 이번 작품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의미 있는 여운과 감동을 선물할 것이다.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하느님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신형건 시인은 옮긴이의 말에서 ‘10년 전 『그리운 메이 아줌마』를 읽고 이 작가의 작품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오는 대로 찾아 읽다가, 그 다음엔 더 기다릴 수가 없어서 원서를 찾아 읽고, 결국 우리말로 옮기고 펴내는 일까지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미용 학교에 간 하느님』은 신형건 시인이 우리말로 옮긴 신시아 라일런트의 다섯 번째 책이다. 그는『미용 학교에 간 하느님』을 열혈 독자의 입장에서 번역한 것이라고 말하며 작가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나타냈다. 이처럼 신시아 라일런트의 새로운 작품을 줄곧 기다리는 독자도 많을 것이다. 『미용 학교에 간 하느님』에서의 하느님은 결코 우리가 종교적으로 알고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하느님은 어떻게 하면 파마를 잘할 수 있는지 배우려고 미용 학교 수강생이 된다. 케이블 티브이와 인라인스케이트에 열광하기도 하고, 감기에 걸려 코를 훌쩍이며 테레사 수녀에게 만화책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이다. 우리가 평소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친숙한 하느님의 모습은 흥미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누구나 호기심 많고, 순수한 하느님의 모습을 통해서 세상 곳곳에 사랑이 넘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고, 복잡하고 어지럽게 엉켜 있던 자신을 반성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라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이거나 설령 종교를 갖고 있지 않는 많은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옮긴이가 기독교인이 아님에도 작가의 가슴 가까이에 귀를 댈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하느님은 어떻게 하면 파마를 잘할 수 있는지 배우려고 그 곳에 갔는데 그만 손톱에 홀딱 반하고 말았지요. …(중략)… 하느님은 늘 누군가의 손을 자신의 손 안에 놓고 새들의 날개만큼이나 섬세한 손가락 뼈마디에 감탄을 하곤 했어요. 하느님은 그 일을 끝낸 다음 모든 손톱을 자신이 원하는 어떤 색깔로든 금세 칠할 수 있었어요. 그러고 나서 하느님은 “아름다워.” 하고 말했지요. 그 말은 진심이었어요. -「하느님이 미용 학교에 갔어요」중 일부 ▶ 주요 내용 파마를 잘할 수 있는지 배우려고 미용 학교에 간 하느님은 손톱에 홀딱 반해 가게를 열기도 하고, 길 잃는 개를 집으로 데려와 이름을 지어 주기도 해요. 스파게티를 만들기도 하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기도 해요. 그러다 남자답게 보이고 싶어 일부러 거친 행동을 해 보기도 하지요. 인도에 간 하느님은 코끼리들이 무덤을 찾아가 죽음을 애도하는 것을 보고 자신이 창조한 최초의 것들을 그리워하기도 해요. 결국 하느님은 자신이 세상에 고통의 씨앗을 심은 것에 대해 미안해하며 하느님으로 돌아갔어요. 그 뒤로 하느님은 일상으로 돌아가 그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기억해야만 했지요. 하지만 하느님이 여전히 미용 학교에 다니는 이유는 역시 사람의 손에 홀딱 반했기 때문이랍니다.
친구를 기억하는 방식
낮은산 / 김중미 (지은이) /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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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산청소년 문학김중미 (지은이)
기억은 우리 각각을 독특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장치이자, 그 자체로 한 사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우리 머릿속 ‘해마’라는 장소이다. 기억이 입고되고 저장되고 재생되는 곳. 여기에서 청소년에세이 ‘해마’ 시리즈가 탄생했다. 마음이 복구 불가능한 너덜너덜한 걸레처럼 여겨지던 순간들, 금기의 한복판에서 늘어 가는 비밀을 주체 못 하던 시간,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일기장을 욕으로 채우던 시절, 나를 괜찮은 세계로 이끌어 준 우정이 시작된 자리……. 지금의 나를 만든 십대의 강렬한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하며 청소년 독자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에세이 읽는 기쁨을 한껏 누리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한 권의 책과 접속하는 짜릿한 신비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그 아이는 손이 몹시 차가웠다 영태는 내 여동생을 좋아했다 연숙이는 비밀을 알고 있다 정아는 또 다른 나였다 자애는 숨고 싶던 나를 붙잡았다 진숙이는 서슴없이 팔짱을 꼈다 재양이와 모든 처음을 함께했다 정희에게 단박에 마음을 빼앗겼다 상아와 율이는 서로를 지켰다 선우는 그냥 계속 만난다 중미에게 나는 그 아이를 나의 첫 번째 친구로 오래오래 기억했다 나의 첫 번째 친구는 누구였을까?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동네에서, 학교에서, 각종 모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 중 여전히 친구로 남은 사람, 한때 친구였다고 기억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청소년기에는 친구와 어울리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서로 큰 영향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친구 때문에 가장 큰 고민을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친구는 어떻게 되는 걸까? 우리 삶에서 친구는 어떤 의미일까?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김중미 작가가 친구를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1988년 인천 만석동에 공부방을 열고 지금까지 아이들과 함께 살아온 김중미 곁에는 늘 사람이 있다. 나이도, 성별도 다 다른 친구들이다. 함께 모여서 공부하고 책을 읽고, 공연을 준비하고, 여름에는 캠프를 하고, 봄가을에는 농사일을 한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알고, 공동체 생활을 했을 것 같다. 그러나 김중미는 학창 시절 다른 친구와 반찬을 같이 먹는 것이 싫어서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지 않을 정도였고, 아무와도 어울리지 않고 혼자 숨었던 어두운 시절도 있었다. 현재의 김중미를 아는 사람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다. 숫기 없고 몹시 낯을 가리던 작은 소녀가 지금의 김중미가 되기까지, 첫 번째 친구라고 기억하는 아이 이야기로 시작해, 삶의 순간순간마다 곁을 내주었던 친구들을 하나씩 불러 온다. 김중미에게는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가르쳐 준 친구,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가 되어 준 친구가 있었다. 지금 내 안에는 그동안 내가 만난 사람들의 여러 모습이 스며 있다고 말하는 김중미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는 갈수록 혼자가 익숙해지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을 피곤하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해 줘도 돼. 그냥 만나, 계속”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 초등학교 3학년, 한 아이와 주번이 되었다. 그 아이는 차가운 수돗물에 더러운 대걸레를 맨손으로 주물러 빨았다. 집에서도 빨래를 자기가 한다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그 아이의 거칠고 차가운 손을 잡았다. 친구를 떠올렸을 때 얼음장 같던 튼 손이 먼저 떠올라 코끝이 시려지는, 이것이 친구에 대한 김중미 작가의 첫 번째 기억이다. 언제부터, 그리고 어떤 계기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친구라면 숨기고 싶은 비밀을 서로 나누고,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고, 슬플 때 같이 슬퍼해 주는 거라 여겼다. - 12쪽 동두천에서 보낸 어린 시절, 함께 어울려 스케이트를 타고, 동네 곳곳으로 모험을 떠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즐거웠던 시절은 중학생이 되면서 끝이 났다. 전학 간 인천의 중학교는 끔찍하고 폭력적인 세계였다. 아이들은 동두천에서 전학 온 아이를 간단히 따돌렸고, 학교는 성적으로 줄 세우며 차별했다. 수치심, 분노, 억울한 감정으로 가득했던 그 시절 곁에 있어 준 것은 비밀 친구, 정아였다. 힘든 시절을 버티게 해 준 건 상상 속 정아였지만, 먼저 다가와 준 친구가 있어서 더 이상 스스로 만든 동굴 안에 머무르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게 뭐야?” “호박부침개. 너 주려고 했어. 근데 그 전화번호로 아무 때나 전화하면 안 되는 거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미안해 어쩔 줄 모르는 자애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인천에 와서 처음 받아 보는 환대였다. - 56쪽 대학병원에서 밤새 야간 근무를 하고, 탁아소를 처음 열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며 고생하던 시절, 따뜻하게 안아 주고 먹을 것을 챙겨 주고 쉴 곳을 내어 주던 우정이 있기에 거칠고 힘든 세상에서 버티고 살아 낼 수 있었다는 걸 작가는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 준다. 그렇게 친구들 덕에 김중미 작가는 타인에게 기댈 수 있게 되었고, 타인이 자신에게 기대도록 어깨를 빌려줄 수 있게 되었다. 변화하는 건 나 자신이지만, 그 변화를 이끌어내는 건 곁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 덕에 내 안의 가시는 부드러운 솜털이 되고, 오래도록 기다려 주는 법과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된다. 친구가 아니면, 어디에서 배울 수 있을까. 그리하여 다시 한번 깨닫는다. 사람은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아무것도 안 해 줘도 그냥 계속 만나야 한다는 것을. 어떤 조건도 없이, 어떤 책임도 없이, 어떤 의무도 없이 그저 곁을 내주는 관계. 그것이 친구다. 지금의 ‘나’는 엄마 배 속에서 태어났을 때의 순전한 내가 아니라, 관계를 통해 다듬어지고, 바로잡아지고, 깊어지고, 풍성해진 ‘나’이다. 내 안에는 그동안 내가 만난 사람들의 여러 모습이 스며있다. 친구란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을 풍성하게 해 주는 존재다. - 94쪽 나를 만든 기억, 내가 되는 시간 청소년에세이 시리즈 해마 지금의 나를 만든 핵심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 진짜 십대 이야기, 청소년 에세이를 시작합니다! 온갖 사연과 인생을 책으로 만날 수 있는 에세이 범람 시대다. 하지만 청소년의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서일까. 에세이는 주로 성인 독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이건 딱 내 얘기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혹은 나와는 다른 경험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접할 기회를 청소년 독자에게도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청소년 에세이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다. 울고 웃고 만나고 헤어지고 몰두하고 외면하고 좋아하고 싫어했던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러니 우리는 기억의 총합이기도 하다. 기억은 우리 각각을 독특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장치이자, 그 자체로 한 사람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우리 머릿속 ‘해마’라는 장소이다. 기억이 입고되고 저장되고 재생되는 곳. 여기에서 청소년에세이 ‘해마’ 시리즈가 탄생했다. 작가 저마다의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고 뒤엉키고 화해하고 포개지면서 각기 다른 매력과 개성을 지닌 이야기들이 만들어졌다. 현재의 나를 만든 강렬한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하며 청소년 독자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에세이 읽는 기쁨을 한껏 누리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한 권의 책과 접속하는 신비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988년 인천 만석동에 공부방을 열고 나서 두 짝꿍을 닮은 아이들을 만났다. 나는 그 아이들을 두 짝꿍을 다시 만난 것처럼 대했다. 내가 짝꿍을, 친구를 기억하는 방식이었다. - <그 아이는 손이 몹시 차가웠다> 나는 항상 누군가를 좋아했지만, 그 사람이 남성이라서, 혹은 여성이라서 특별한 감정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폭력적이지 않고, 센 척하지 않고, 따뜻하고, 섬세하고, 착한 ‘사람’이 좋았다. 청소년기에는 친구한테 느끼는 감정이 애정인지, 우정인지 따위가 중요하지 않았다.- <영태는 내 여동생을 좋아했다>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
푸른들녘 / 박홍규 지음 / 201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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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들녘청소년 인문,사회박홍규 지음
푸른들녘 인문교양 13권. 고전 중의 고전 「돈키호테」를 ‘자유인의 정의감과 정신성, 인류애의 구현’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 책으로서 ‘자유, 자치, 자연’을 현재 진행형으로 구현하는 저자 박홍규의 독특한 관점이 400년 전의 세르반테스와 그의 명저 <돈키호테>와 만나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와 정신성이 과거에 어떤 식으로 조명되었는지, 현재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여주는 청소년을 위한 고전 읽기 해설서다. 각자가 스스로 인생의 주체가 되는 삶, 끊임없이 자기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삶을 위한 아름답고 따뜻하며 가슴 찡한 헌사인 이 책은 장장 1500페이지가 넘는 원작을 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가장 정확하고 알찬 내비게이션이기도 하다. 세계문학 역사상 가장 칭송받은 작품이자 ‘돈키호테형’이라는 인간 유형의 전범을 제공했을 만큼 대중에게 친밀한 소설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지점에서 무엇을 시사하는지 탐색해나가는 과정이 바로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바로 약자를 돕고 불의를 바로잡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시골구석을 뛰쳐나간 편력기사 돈키호테와 시종일관 그를 따르며 서서히 인간성의 변화를 겪는 산초 판사를 통해 ‘만들어진 세계 안에서 복종하는 존재=인간’에서 벗어나 ‘자기 운명의 개척자이자 주인공=인간’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한 눈에 눈물을 담고 한쪽 눈으로 윙크를 보내는’ 돈키호테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친절하고 자세한 해설은 물론, 원작에 실린 귀스타브 도레의 연작판화 120점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이 책의 특장이라 하겠다. 원작의 방대함 때문에 선뜻 책 읽기를 망설였던 청소년, 고전을 가르치는 교사, 그리고 방황할 수밖에 없는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저자의 말 | 길잡이 | 프롤로그 <제1부>세르반테스를 찾아서 제1장 왜 돈키호테인가 나의 『돈키호테』 | 『돈키호테』는 정말 재미있을까? | 『돈키호테』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 4백 년 만의 완역이 나왔다고? | 『돈키호테』는 의문의 소설이다? | 돈키호테는 이상주의자일까? | 이상주의가 아니라 당시의 사고 패턴에 불과했다? | 돈키호테는 방랑자? 반체제? 아나키스트? 제2장 돈키호테 문학기행 스페인에서는 미친다고? | 사랑과 미움 | 스페인은 건조하다? | 하필이면 라만차 | 마른 땅 | 스페인과 스페인 사람 | 돈키호테라는 인간형 | 나를 왜 돈키호테라고 할까? 제3장 세르반테스의 생애 『돈키호테』 서문 읽기 | 이상한 삶 | 세르반테스의 시대 | 혈기에 불탄 젊은 시절 | 늙은 상이군인의 후반생과 감옥살이 | 『돈키호테』 집필을 감옥에서? | 『돈키호테』의 성공과 실패 제4장 세르반테스의 다른 작품들 왜 다른 작품부터 보는가? | 자유가 아니라면 죽음을, 「누만시아」 | 「사기꾼 페드로」 | 『모범소설』 | 자유 여인, 「집시 여인」 | 신플라톤주의? | 부자를 조롱한 「질투심 많은 늙은이」 | 「린코 네테와 코르다디요」의 도둑 유토피아 | 또 하나의 돈키호테, 「유리석사」 | 정상적인 돈키호테 들, 「고상한 하녀」와 「꼬르넬리아 아가씨」 | 인간 사회의 위선과 부조리, 「개들이 본 세상」 <제2부> 돈키호테가 간다 제1장 『돈키호테』는 누가, 왜, 어떻게 썼나? 『돈키호테』의 작가는 셋이다 | 『돈키호테』에는 다양한 텍스트가 있다 | 차단 기법 | 열린 책으로서의 『돈키호테』 | 기사소설의 공식을 뒤엎다 | 제1편과 제2편의 흐름 제2장 돈키호테의 제1회 출정 제1편 전체 미리보기 | 베가와 칼데론 | 모든 이야기는 ‘자유’로부터 시작한다 | 돈키호테의 일상 | 둘시네아 | 원탁의 기사 풍자 | 기사 서임식을 풍자하다 | 모두가 미쳤나? 아니면 연극 인가? | 기사소설 불태우기-검열의 풍자 | 산초 판사를 만나다 제3장 돈키호테의 제2회 출정 아랍인 저자의 등장 | 유토피아 | 사랑의 자유 | 여러 가지 모험과 풍자 | 돈키호테의 무책임 주의 | 죄수 탈출과 자유 | ‘카르데니오의 이야기’와 연애편지-돈키호테는 과연 미쳤나? | 기 사도는 찬양되는가? | 문보다 무가 낫다 | ‘포로의 이야기’와 제국주의 | ‘당나귀 몰이의 사 랑’과 권력 비판 | ‘행복한 결말’ 제4장 돈키호테의 제3회 출정 세 번째 출정 준비 | 산초 판사의 환상과 아내의 현실감 | 산초 판사의 둘시네아 사기극 | 이런 저런 모험과 각성 | 사자의 기사 | 인생의 자각 | 이야기의 중단 제5장 공작 부부와 총독 산초 판사 공작 부부의 장난 | 총독 산초 판사 | 산초 판사의 재판 | 도둑 이야기 | 바르셀로나 | 백월의 기사에게 패하다 | 귀향 | 마지막 장면 <제3부> 돈키호테, 그 이후 세르반테스 사후의 『돈키호테』 내가 돈키호테를 좋아하는 몇 가지 이유 | 유머와 아이러니 | 언어의 아이러니-풍자 | 돈키호테 전통 | 자의식 소설로서의 『돈키호테』 | 세르반테스는 제국주의자인가? | 예술 속의 돈키호테 | 돈키호테에 대한 논의 | 오르테가의 돈키호테 | 푸코의 돈키호테 | 블로흐의 돈키호테 에필로그 | 세르반테스 연보 | 돈키호테를 따라서인생아 내가 간다, 길을 비켜라! 각자의 운명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 근대 소설의 효시, 머뭇거리는 청춘에게 거울이 되어줄 유쾌한 고전, 흔들리는 사회에 명쾌한 방향을 제시해줄 지혜로운 키잡이 『돈키호테』를 함께 읽는다!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 라 만차의 돈키호테』는 고전 중의 고전 『돈키호테』를 ‘자유인의 정의감과 정신성, 인류애의 구현’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 책으로서 ‘자유, 자치, 자연’을 현재 진행형으로 구현하는 저자 박홍규의 독특한 관점이 400년 전의 세르반테스와 그의 명저 『돈키호테』와 만나 인류의 보편적인 정서와 정신성이 과거에 어떤 식으로 조명되었는지, 현재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여주는 청소년을 위한 고전 읽기 해설서다. 각자가 스스로 인생의 주체가 되는 삶, 끊임없이 자기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삶을 위한 아름답고 따뜻하며 가슴 찡한 헌사인 이 책은 장장 1500페이지가 넘는 원작을 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가장 정확하고 알찬 내비게이션이기도 하다. 그동안 세상 사람들은 『돈키호테』에 대해 “『돈키호테』는 인간의 정신이 낳은 최고이자 최후의 걸작이다(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이 얼마나 창조적이고, 비범하고, 자유롭고, 인간적인 작품인가?(토마스 만)”, “세상의 모든 소설은 『돈키호테』를 변주한 것이다(르네 지라르)”, “『돈키호테』는 인류의 바이블이다(생트 뵈브)” 등의 찬사를 바쳤고, 2002년 노르웨이 노벨연구원은 『돈키호테』를 “전문가들이 선정한 최고의 세계문학 100권 중 1위”라고 발표했다. 세계문학 역사상 가장 칭송받은 작품이자 ‘돈키호테형’이라는 인간 유형의 전범을 제공했을 만큼 대중에게 친밀한 소설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지점에서 무엇을 시사하는지 탐색해나가는 과정이 바로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 라 만차의 돈키호테』에 오롯이 담겨 있다. 바로 약자를 돕고 불의를 바로잡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시골구석을 뛰쳐나간 편력기사 돈키호테와 시종일관 그를 따르며 서서히 인간성의 변화를 겪는 산초 판사를 통해 ‘만들어진 세계 안에서 복종하는 존재=인간’에서 벗어나 ‘자기 운명의 개척자이자 주인공=인간’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독자들은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한 눈에 눈물을 담고 한쪽 눈으로 윙크를 보내는’ 돈키호테와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친절하고 자세한 해설은 물론, 원작에 실린 귀스타브 도레의 연작판화 120점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이 책의 특장이라 하겠다. 원작의 방대함 때문에 선뜻 책 읽기를 망설였던 청소년, 고전을 가르치는 교사, 그리고 방황할 수밖에 없는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왜, 여전히, ‘돈키호테’일까? 『돈키호테』가 400년 동안 호평을 받아온 것은 17세기 초의 작품이 현대의 시각을 보유했을 뿐더러 고전의 덕목인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와 가치를 그대로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소설 안에 또 다른 작가를 내세워 이야기를 시작하게 했다가 죽게 만들고, 주인공이 직접 자기 이름을 지어 존재성을 부여하며, 작중 인물들이 자신이 등장하는 이야기에 대한 대중의 평가를 듣고 논하게 하는 장면들은 얼마나 현대적인가? 대다수 사람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마저 보장받지 못했던 그 시기에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통해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명성이나 부, 명예와 순종, 권력과 충성 같은 것들이 아니라 자유로운 개인, 온전한 인격, 평등한 사회, 덕성이라고 강조한 것은 또 얼마나 도전적인가? 물론 이 외에도 『돈키호테』는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의 가치를 되물으며 인간 사회의 본령을 돌아보게 해준다. 번듯한 직위나 재산을 소유하기커녕 ‘기사소설에 미친’ 그저 그런 400년 전 변방의 사나이를 통해서. 세르반테스를 위대한 작가라 칭하고, 그가 창조한 ‘돈키호테’를 영원히 살아 있는 인간상으로 인정하는 이유이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개인의 탄생 근대 이전의 소설은 전지적 시점을 기본으로 한다. 따라서 주인공들은 여러 개의 줄을 매단 마리오네트처럼 작가의 의도대로 사고하고 움직인다. 마치 오늘 우리의 청년들이 대안도 비전도 없는 어두운 사회에서 어른들이 던져주는 낡은 강령을 따라 더듬거리며 길을 걷는 것과 같다. 그러나 『돈키호테』는 다르다. 여기서는 이름으로 결정된 ‘신분’이나 ‘특권’을 가진 주인공이 아니라 스스로 이름을 짓고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존재가 등장한다. ‘만들어진 인간’에서 ‘만들어가는 인간’으로, ‘객체’에서 ‘주체’로 자신의 운명과 인생을 직접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뜻에 복종하는 존재 유형은 거부된다. 『돈키호테』에 와서야 인간은 비로소 전능한 자의 뜻대로 움직이는 피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삶을 결정하고, 운명을 조정하며, 자신의 욕망을 좇아 타협하고 조율하는 행위의 주체가 된 것이다. 그 뿐인가? 『돈키호테』에는 수많은 등장인물이 각각 처한 상황에 따라 서로 대화함으로써 소통한다. 비중이 크든 작든 각자가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운명을 개척하는 자유로운 개인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나는 정의롭게 행동한다, 고로 존재한다 돈키호테는 거인으로 상징되는 악을 없애고 선이 가득한 세상을 일구기 위해 노력했다. 무모하긴 해도 진심 어린 정의감에서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행동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철저한 자기 확신을 통해 권력과 물질의 탐닉에 저항하고 인류애를 추구하면서 자유인으로서의 정의감, 정신성, 인류애에 충실했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인 유토피아를 꿈꾸었다. 즉 황당무계한 에피소드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철학’을 현실에서 구현하고자 행동한 것이다. 이는 돈키호테가 특히 ‘덕’을 강조하는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산초에게 “덕을 수단으로 삼고, 유덕한 일을 행하는 것을 자랑으로 삼을진대… 혈통은 상속하는 것이나 덕은 습득하는 것이며, 덕은 혈통이 갖지 못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네” 하고 충고한다. 두말할 필요 없이 인간에 대한 평등사상을 강조하는 내용인 동시에 ‘유덕한 일을 행하는 것’이 인간 존재의 목적임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행동하되 헛된 꿈을 가지고 행동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세상에 덕이 되는 일을 행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가 아닐까? 돈키호테는 이것을 400년 전에 이미 간파한 모양이다.당시의 현실에 반대하여 돈키호테가 추구한 새로운 세계는 “‘네 것, 내 것’이라는 두 단어를 모르고 살았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했”으며, “모두가 평화로웠고, 우애가 넘쳤으며 조화로웠”던 ‘황금시대’입니다(1-131). 이는 도시 문명과 반대되는 자연에서, 목동을 비롯한 자유인들이 자치하며 살아가는 사회예요. 그것이 그의 유토피아입니다.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고, 공유하며 평화로우며, 정의만이 지배하여 재판이 아예 필요 없는 세상이지요. (……) 작품을 읽어나갈수록 돈키호테는 점차 풍차 에피소드 같은 처음의 실수에서 벗어납니다. 그리고 진정한 자유인으로서 정의감, 정신성, 인류애에 충실한 인간이 되어 가지요. 이처럼 자유인으로 되어 가는 과정이 인생이고 문학일 터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러한 과정을 완전히 생략하고, 조금만 이상하면 바로 광인 취급을 하고 철저히 매도합니다. 돈키호테 시대와 다를 것 없어요. 그러니 지금도 억압의 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_<프롤로그> 중에서 『돈키호테』 제1편은 제법 인기를 끌었으나 당시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비해서 그다지 성공을 거둔 편은 아니었습니다. 이 책은 처음 출판된 1605년에 6판을 찍었고 1612년에는 영어로, 1614년에는 프랑스어로 번역되었어요. 그러나 갑자기 등장한 58세의 세르반테스는 당대 스페인 문학계에서 환영을 받기는커녕 돈키호테처럼 시대착오적이고 이상한 존재로 백안시되었습니다. 또한 『돈키호테』의 판권을 출판사에 양도한 탓으로 책이 널리 팔렸음에도 불구하고 세르반테스에게 돌아간 돈은 별로 없었고요. 당시 아내와 딸, 그리고 여동생 둘과 질녀까지 다섯 명의 여성을 부양했던 그로서는 언제나 가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죽을 때까지 세계적인 작가로서 평가받지도 못했고요. 그러나 세르반테스는 자기 작품이 후세에 길이 남으리라는 것을 예견한 듯합니다. 『돈키호테』 제2편 제16장에서 돈키호테가 길에서 만난 녹색 외투의 신사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보면요. “그리하여 여러 가지 용감하고 기독교적인 행적으로 말미암아 제 얘기는 거의 세상 모든 나라에서 출판이 될 만큼 공적이 인정되었습니다. 내 실기는 3만 부가 출판되었는데 하늘이 막지 않으시면 3억 부는 더 출판될 예정입니다(2-486).”_<『돈키호테』의 성공과 실패> 중에서 『돈키호테』는 텍스트가 다양하다는 특징도 갖습니다. 가령 제1편 제1부 제1장처럼 돈키호테에 대해 세르반테스가 서술하는 형식이 있고요(1-37). 같은 장에서 주인공의 정확한 이름이 무엇인지를 논하는 부분에 이르면 “이 귀족에 대해 글을 쓰는 작가들”(가령 시데 아메테 베넹헬리)이 언급됩니다(138). 그다음에는 돈키호테의 혼잣말이 나와요(1-43). 마지막으로 제2편 제59장에는 다른 작가가 쓴 『돈키호테』의 가짜 후속편이 언급됩니다. 여기서 세르반테스와 시데 아메테 베넹헬리는 동일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해도, 돈키호테의 생각과 행동이 작가의 것과 똑같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세르반테스가 아닌 다른 작가가 쓴 ‘돈키호테’도 다를 수밖에 없고요. 따라서 『돈키호테』에는 적어도 그 내용이 다른 3개의 텍스트가 존재하는 셈입니다. 또한 문체도 다양하지요. 하나는 돈키호테의 호언장담과 미사여구를 특징으로 하는 언어로서 초월적이고 관념적입니다. 또 하나는 산초 판사의 민중적인 비속의 언어로 이것은 매우 일상적이고 구체적이에요. 이 두 사람 외에도 소설에 등장하는 6백여 명 등장인물이 각기 다른 기질이나 개성, 지위와 계급, 환경 등에 따라 다양한 언어를 구사합니다._<『돈키호테』에는 다양한 텍스트가 있다> 중에서 여기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세르반테스가 중세적인 신분이나 혈연·지연 따위를 중시하지 않고, 개인의 삶의 진실을 강조하는 근대적인 태도를 분명히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이미 서문에서 작가는 독자에게 자신의 책을 자유롭게 평가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그대의 영혼은 그대 자신의 몸속에 간직되어 세상에 누구 못지않게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고”, “이런 모든 것이 그대를 배려와 의무로부터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한 바 있거든요(1-10). 물론 이런 태도를 주인공 돈키호테에게서 곧바로 찾아볼 수는 없지만, 뒤이어 돈키호테가 자신의 이름을 비롯하여 여러 이름을 짓는 장면은 돈키호테 역시 중세적인 신분구조와 관계없이 사는 근대인임을 보여주지요. 돈키호테는 앞으로 기사가 되어 멋진 모험담을 펼칠 자신에게 그에 어울리는 근사한 이름을 붙이고 싶어 하는데요. 그는 우선 나흘 동안 고민하다가 말의 이름을 ‘고귀하고 듣기에도 좋’게 ‘로시난테’로(1-42) 고칩니다. 그리고 여드레 만에 자신의 이름을 ‘돈키호테 라만차’로(1-43) 정하지요. 마지막으로는 그가 사랑하는 여인을 ‘둘시네아 델 토보소’라고 부르기로 결정합니다(1-44). 이처럼 주인공의 이름을 짓는 것부터 시작하는 소설은 세르반테스 이전에는 물론 이후에도 찾아보기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장면이 품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당시의 사회상을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오늘날 대부분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이 딱히 그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르반테스의 시대에 이름은 신분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담았어요. 문학작품에서도 대개 주인공의 이름을 통해 신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므로 돈키호테가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결정하는 장면은 주인공을 그 시대의 사회적 전통으로부터는 물론 문학적 전통으로부터 해방했음을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가 그 첫 장부터 다른 무엇보다도 자유를 강조했다고 보는 이유입니다._<모든 이야기는 ‘자유’로부터 시작한다> 중에서 여하튼 제4장으로 돌아가서, 고향을 향해 계속해서 길을 가던 돈키호테는 톨레도의 상인들을 만납니다. 그들을 편력기사로 오인한 그는 그들에게 둘시네아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임을 인정하라고 무작정 강요해요(1-70). 상인들은 그녀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주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합니다. 이에 돈키호테는 “중요한 것은 그녀를 보지 않고도 믿고, 고백하고, 확신하고, 맹세하고, 받들어야 한다는 사실이다”라고 윽박지르며 당장 결투를 요구해요(1-70). 이 말에서 저는 둘시네아가 성모 마리아, 성경, 나아가 기독교라는 절대적 존재를 상징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즉, 세르반테스가 살던 시대에는 성경을 읽지도 않고, 믿고 “고백하고, 확신하고, 맹세하고, 받들어야” 했기 때문이에요. 이에 대한 반발로 에라스뮈스의 비판이 나타났고, 이어 종교개혁이 일어났잖아요? 이런 시각에서 보면 여기서 돈키호테는 중세 가톨릭이나 반종교개혁 가톨릭의 화신으로 풍자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자 상인들은 당시 가톨릭에 대한 비판 세력인 프로테스탄트를 상징하듯이 “비록 우리에게 보여주신 초상화 속의 여인이 한쪽 눈이 애꾸이고, 다른 한쪽 눈에서는 피고름이 흘러내린다고 해도 저희는 기사님 편”이라고 비꼼을 섞어 답해요. 이에 돈키호테는 “내가 사모하는 여인의 아름다움에 대해 그토록 불경스럽게 말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외치면서 그들에게 달려듭니다. 하지만 갑자기 로시난테가 넘어지는 바람에 돈키호테도 같이 고꾸라져 오히려 상인들에게 폭행을 당하지요. 아이러니한 장면에도 역시 기사소설에 대한 풍자가 들어 있네요._<모두가 미쳤나? 아니면 연극인가?> 중에서 돈키호테는 길을 가다가 “두툼한 쇠사슬에 목이 얽혀, 마치 염주처럼 목과 목이 서로 연결되고 두 손에는 수갑을 찬 남자 열둘”과 마주칩니다. 그가 이 기이한 일행에 관해 질문하자 산초 판사는 “이 자들은 국왕 폐하의 명으로 강제로 갤리선으로 노 젓기 노역을 가는 죄인들”이라고 대답해요. 그러자 돈키호테는 “강제로라고? 아니 국왕 폐하께서 무슨 일을 강제로 시키는 게 가능하단 말이야?”라고 되묻습니다(1-266~267). 돈키호테의 이 말은 설령 왕이라 할지라도 백성에게 강제로 일을 시킬 수 없다는 것을 뜻해요. (……) 돈키호테는 죄수 한 명 한 명에게 어떤 죄를 지었는지 물어봅니다. 첫 번째 사람은 빨래 바구니에 든 옷을 훔치다 현장에서 잡힌 탓에 곤장 100대를 맞고 3년 도형(徒刑), 즉 갤리선에서의 노역에 처해졌어요. 두 번째 사람은 고문을 견디지 못해 가축을 훔쳤다고 자백하고 곤장 200대와 6년 도형을 선고받았고요. 세 번째 사람은 돈 10두카도(금 36그램의 값)가 없어서 5년 도형을 선고받았다고 하는데, 이는 곧 관리에게 줄 뇌물이 없어서 벌을 받게 되었다는 비아냥거림입니다. 네 번째 사람은 뚜쟁이라는 죄목에 더해 마법사 같은 차림으로 다녔다는 죄48로 4년 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다섯 번째 사람은 친척 누이 둘을 비롯한 4명의 여성을 희롱한 죄로 6년 도형에 놓였고요. 세르반테스가 이러한 죄수들의 죄를 상세하게, 풍자적으로 언급한 이유는 그들에게 가해진 처벌이 가혹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당시의 사법체계를 비판하기 위해서입니다._<죄수 탈출과 자유> 중에서 ‘포로의 이야기’는 세르반테스가 알제리에서 겪은 포로생활을 연상시키는 자전적인 이야기입니다. 비록 작중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무어인 처녀 소라이다가 실존인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요. (……) 당시 이 이야기는 종교의 영원한 진실이라는 의무에 따르기 위해 혈육의 정마저 희생한 비극으로 찬양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슬람에 대한 기독교 우월주의에 빠진 제국주의적 이야기라고 봐요. 이른바 시대적 한계랄까요? 당대 서구 문명의 이슬람 혐오적인 분위기는 이 전 장면에서도 군데군데 드러납니다. 가령 오스만 튀르크 사람들의 “전대미문의 잔혹함”이 그러한데요. 작중 묘사된 바를 보면 “거의 매일 아주 사소한 이유로, 아니 까닭도 없이 이 사람, 저 사람의 목을 매고 찔러 죽이고 귀를 자르기도 했는데, 오스만 튀르크 인들은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런 짓을 저지르는 것이며, ‘전 인류의 살인자’라는 타고난 성질 탓이라고 여기고 있었”다고 해요(1-552, 553). 또한 무어인 여인인 소라이다가 쓴 편지에 “모두 악당들이니 무어인이라면 그 어느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제가 가장 괴로워하는 일입니다”라는 부분도 그렇고요(1-558). 그리고 이에 대답하는 포로의 편지 역시 “기독교도는 약속한 일을 무어인보다 훌륭하게 지킨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라는 구절을 통해 자신의 종교가 더욱 우월함을 드러냅니다(1-560). 아마도 이 중 가장 극단적인 장면은 소라이다가 자기의 아랍 이름을 버리고 마리아로 불리고자 하는 부분일 거예요(1-526, 561). 『돈키호테』보다 약 1세기 뒤에 쓰인 다니엘 데포(Daniel Defoe, 1660~1731)의 『로빈슨 크루소 Robinson Crusoe 』(1719)에는 로빈슨 크루소가 식인종 중 한 명을 구해주는데요. 크루소는 그를 발견한 날이 금요일이라는 이유에서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에게 기독교를 가르칩니다. 이는 영국이 모든 문명의 기준이고 다른 민족은 야만으로 본 제국주의적 사고를 그대로 드러낸 장면으로 후대의 비판을 받았어요. _<‘포로의 이야기’와 제국주의> 중에서 먼저 제42장 ‘산초 판사가 섬나라를 다스리러 가기 전에 돈키호테가 준 충고 및 기타 심각한 사건들’에서 돈키호테는 드디어 총독이 되어 섬을 통치하러 가는 종자에게 이렇게 충고합니다. “자네의 비천한 혈통을 기뻐하고 농부의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하는 것을 수치로 여기지 말게. …유덕하고도 가난한 것이, 지체 높고도 죄를 짓는 것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하게”, 따라서 “덕을 수단으로 삼고, 유덕한 일을 행하는 것을 자랑으로 삼을진대 왕자와 대공으로 태어난 사람들을 부러워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게. 혈통은 상속하는 것이나 덕은 습득하는 것이며, 덕은 혈통이 갖지 못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네.”(2-635) 두말할 필요도 없이 여기에는 인간에 대한 평등사상이 담겨 있어요. 비록 잘난 집안 출신도 아니고 제대로 교육을 받지도 못한 산초 판사라 하더라도 훌륭한 통치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더욱 주의할 점은 여기서 돈키호테가 통치에 있어서는 지배보다 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점입니다. 그런데 주의할 게 있어요. 세르반테스가 말하는 덕성이란 도덕이나 윤리와 같은 개념이지만, 똑같은 덕성이라는 말을 마키아벨리는 사람들을 조종하고 길들이며 강제로 굴복시키기 위한 규칙의 합리적인 효율성과 숙련된 응용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르반테스의 정치사상은 르네상스 정치철학을 대표하고 오늘날까지도 정치학에서 흔히 인용되는 마키아벨리와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_<총독 산초 판사> 중에서 마지막 장은 이 소설의 전체 장들은 물론 세계문학 중에서도 가장 감동적이라고 꼽힙니다. 그만큼 유명하지요. “모든 인간사, 특히 인간의 생명은 마지막 종말에 도달할 때까지 처음부터 쭉 시들어가는 무상한 것”(2-806)이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장은 작품이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독자가 느껴온 재미를 부정하는 듯이 보입니다. 우선 돈키호테가 그동안 1,500쪽에 걸쳐 행한 기사도에 대한 망상에서 깨어납니다. 그는 고향에 돌아오자마자 마음의 병을 얻어 앓아눕는데, 정신이 들자 다음과 같이 말해요. “나는 불행하게도 그 구역나는 기사담을 줄곧 읽어서 그만 그런 무지가 생겼던 거지. 이제야 나는 그것들이 무의미하고 거짓말이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단지 슬픈 것은 너무나도 뒤늦게 그것을 알았기 때문에, 내 영혼을 밝혀줄 다른 책을 읽어서 보충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2-807).” 그의 죽음을 예감한 가정부와 조카딸은 슬퍼하고, 그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산초 판사도 눈물을 흘립니다. 이어 유언이 낭독되는데 약간의 유산이 산초 판사에게 주어져요. 돈키호테는 미친 자신을 따라준 산초 판사의 순박함과 충성심에 감사하며 그를 멋대로 끌고 다닌 데에 용서를 구합니다. 그러자 산초 판사는 울며 말해요. “이것 보십쇼.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지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가 결정한대로 양치기처럼 차리고 들판으로 나가십시다. 혹시 어떤 생울타리 뒤에서, 마술에서 풀린 그림처럼 예쁜 둘시네아 아가씨를 볼지도 몰라요(2-808).”_<마지막 장면> 중에서 앞에서 저는 『돈키호테』에는 제국주의적인 요소도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서양의 고전이란 모두 비판적으로 재조명될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고전이 지니는 보편적 가치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돈키호테는 특권을 지닌 유한계급이나 패거리 귀족에 속한 자가 아니라 자유로운 정신의 고독한 귀족이에요. 그는 타산적인 이성이 아니라 조건 없는 순수의지로, 개인적 이익이 아니라 사회적 공익을 위해 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끝없이 자신을 회의하는 인간이라는 보편적인 인간상을 보여주지요. 그러므로 『돈키호테』를 읽을 때는 작품 속에 드러난 제국주의적인 요소를 솔직히 비판하면서, 인간의 자유라는 보편적 주제를 솔직히 인정하는 자유로운 겹눈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를 통해 그런 자유로운 겹눈으로 읽을 수 있는 다양성, 복합성, 종합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셰익스피어보다 위대한 작가입니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에 비하면 세르반테스는 우리나라에서 형편없이 무시되고 있어요. 영어와 스페인어의 차이 탓일까요? 영국과 스페인의 국력 차이 탓일까요? 그래서인지 스페인은 자주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가령 스페인을 태양과 투우의 나라라고 여기면서, 스페인의 정신을 격정적이고 비이성적인 광적 환상으로 보고 그 대표적인 예로 돈키호테를 꼽는 경향이 있지요. 하지만 저는 『돈키호테』를 읽을 때마다 그러한 격정적인 비이성과 동시에 냉정한 이성으로 직시한 현실을 함께 읽게 됩니다. 『돈키호테』나 다른 스페인 작품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의 작품을 읽든지 간에 그런 겹눈의 시각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요?_<더 많은 돈키호테를 기다리며> 중에서
묵자, 이게 겸애다!
생각비행 / 이성주 (지은이), 신병근 (그림) / 2019.04.26
13,000

생각비행청소년 철학,종교이성주 (지은이), 신병근 (그림)
생각비행 1318 청소년 사상사 시리즈 네 번째 책. 저자는 펜더 선생, 한아름, 장필독이라는 친근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백성의 입장에서 평등과 겸애를 주장하고 삶으로 실천한 묵자의 생각이 담긴 고전, 《묵자》를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묵자는 공자의 학문으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현실세계와 너무 동떨어져 있고, 백성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묵자는 묵가를 창시한 뒤 모든 사람이 하늘 아래 평등하고, 다 함께 일하고, 같이 나누며 행복하게 살자는 생각을 설파했다. 한마디로 민중의 철학을 얘기한 것이다. 이 때문에 훗날 중국의 근대 개혁가 중에 양계초란 사람은 묵자를 일컬어 ‘작은 예수요, 큰 마르크스다’라고 평가했다.여는 말 등장인물 1장 진보 vs 보수 -가지지 못한 자를 위한 정치 01 묵가의 생각은 왜 잊혔을까? 02 유가와 묵가 03 묵자, 천하를 이롭게 하는 삶 2장 《묵자》의 가르침 -《묵자》를 읽기 전에 04 겸애(兼愛), 차별 없이 사랑하라 05 비공(非攻), 현실적 평화주의 06 비명(非命), 운명을 거부하라 맺는 말묵자, 시대를 껴안고 백성의 편에 서다 《공자, 이게 겸애(兼愛)다!》는 ‘생각비행 1318 청소년 사상사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저자는 펜더 선생, 한아름, 장필독이라는 친근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백성의 입장에서 평등(平等)과 겸애(兼愛)를 주장하고 삶으로 실천한 묵자(墨子)의 생각이 담긴 고전, 《묵자(墨子)》를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설명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는 끊임없는 전쟁으로 자고 일어나면 나라가 뒤바뀌는 잔혹한 세상이었다. 세상이 어지러운 탓에 수많은 학설과 학파가 난립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한 건 공자로 대표되는 유가(儒家)였다. 공자는 인(仁)을 기치로 내걸고 군자의 도리를 말하며 능력 있는 사람을 등용해서 세상을 다스리려 했다. 하지만 유교의 가르침이 국가의 지배원리가 되면서 예(禮)는 뒤틀려버렸다. 핵심 가치인 충(忠)과 효(孝)가 지배층의 질서체제를 유지하는 원리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백성들은 충성을 강요하는 지배층에 내몰려 전쟁터로 나가 밤낮으로 싸워야 했고 각종 노역에 시달리며 배고픔에 허덕여야 했다. 묵자(墨子)는 공자의 학문으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현실세계와 너무 동떨어져 있고, 백성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묵자는 묵가(墨家)를 창시한 뒤 모든 사람이 하늘 아래 평등하고, 다 함께 일하고, 같이 나누며 행복하게 살자는 생각을 설파했다. 한마디로 민중의 철학을 얘기한 것이다. 이 때문에 훗날 중국의 근대 개혁가 중에 양계초란 사람은 묵자를 일컬어 ‘작은 예수요, 큰 마르크스다’라고 평가했다. 묵자와 그의 제자들은 온몸이 닳도록 차별 없는 사랑인 ‘겸애(兼愛)’를 전파하고 전쟁터에서조차 평화를 실천하고자 노력했지만, ‘한 시대의 지배사상은 늘 지배계급의 사상이다’라는 얘기처럼, 통치자와 지배층은 묵가의 생각을 탄압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게 하고 말았다. 겸애(兼愛), 비공(非攻), 비명(非命)으로 살펴보는 묵자의 사상 묵자는 세상의 온갖 해악의 원인을 ‘별애(別愛)’, 즉 차별적인 사랑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대국이 소국을 공격하고,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고, 군주가 백성에게 횡포를 부리는 해악이 모두 차별적인 사랑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만일 제후(諸侯)가 자기 나라처럼 다른 나라를 위해 힘쓴다면 전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경대부(卿大夫)가 자신의 일족을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씨족을 위해서 힘쓴다면 다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묵자는 약 2500년 전에 지구상 모든 사람이 서로를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한다면 혐오도 없고, 갑질도 없으며, 전쟁도 없는 세상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모두 사랑하는 게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묵자의 생각은 차별 없는 사랑인 겸애(兼愛)의 실천을 통해 이룰 수 있다. 혼란기였던 춘추전국시대에 묵자는 백성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을 전쟁이라고 보고 침략전쟁에 반대하는 비공(非攻)을 피력했다. 묵자는 작은 불의는 비난하면서도 다른 나라를 침공하는 큰 불의에 대해 비난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를 ‘정의’로 얼버무리는 군주의 모습을 비판하면서 자발적으로 전쟁터로 뛰어들어 침략한 적을 적극적으로 물리침으로써 백성들에게 평화를 되찾아주었다. 그러므로 비공은 현실적인 반전 평화주의의 실천 방법이었던 셈이다. 개인의 영달이나 이익보다는 세상 전체를 구하는 일에 투신하는 존재, 이들이 바로 묵가(墨家)였다. 겸애와 비공을 실천하며 적극적으로 세상의 변화를 꾀하는 한편 묵자는 비명(非命)을 이야기하며 일반 백성들에게 유학(儒學)의 숙명론에서 벗어나라고 주장했다. 가난과 부, 안정과 혼란이 모두 하늘의 뜻이라며 사람이 바꿀 수 없다고 얘기하는 유학에 맞서, 묵자는 귀족이라고 해서 영원히 귀족이 아니고 백성이라고 해서 영원히 백성이 아니라고 설파하며 하늘 아래 모두가 평등하다고 강조했다. 묵자가 비명(非命)을 외친 까닭은 정해진 운명이 있다며 삶에 간섭하는 자들에 맞서 싸우라는 뜻이었다. 묵자는 이처럼 시대를 앞서간 철학자, 반전 평화주의자, 민중을 위해 발로 뛴 실천가, 세상을 바꾸려 했던 혁명가의 면모까지 갖췄다. 그렇기에 기득권을 가진 통치자들이 보기에 너무나 ‘위험한’ 사상가였다. 결국 묵자와 묵가의 사상은 중국 역사 속에서 근 2000년간 탄압을 받으며 백성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고 말았다. 온갖 갑질이 난무하고 을과 을의 전쟁을 종용하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세상엔 남이란 없다며 차별 없는 사랑을 외친 묵자의 생각을 되살려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1318 청소년 사상사 시리즈, 철학을 즐겁게 이야기하는 시간 ‘생각비행 1318 청소년 사상사 시리즈’는 다양한 동서양 사상가의 고전(古典)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한다. 아울러 인생, 삶의 태도, 사회와 국가 등에 대한 생각을 청소년 스스로 자유롭게 키워나가도록 도와준다. 고전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시대적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문제, 이를 극복하려 했던 사상가의 고민 등을 풍부하게 담았다. 이런 복합적인 이야기가 책에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 한 걸음 더 들어가 살펴본다. 옛사람들의 고민이 오늘날 우리의 문제와 어떻게 결부되어 있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최근의 사례를 곁들여 자연스러운 사고의 확장을 꾀했다. ‘생각비행 1318 청소년 사상사 시리즈’는 철학을 어려운 단어의 나열 혹은 암기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기도록 해준다. 위대한 사상가들의 고민을 오늘날 우리의 문제와 결부해 생각하고 삶을 풍부하게 하는 행동 양식을 스스로 발견하게 함으로써, 주체적이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마우스랜드(Mouseland)'라는 생쥐나라가 있어. 생쥐들이 태어나, 놀고, 먹고, 살다가 죽는 그야말로 생쥐들의 나라야.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풀빛 / 김영란 (지은이), 신병근 (그림) / 20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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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빛청소년 인문,사회김영란 (지은이), 신병근 (그림)
2020년 7월에 출간된 같은 제목의 도서 청소년판이다. 기존 도서 내용의 오류를 부분적으로 바로잡고 청소년이 흥미를 가지고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삽화와 사진을 풍성하게 실었다. 2016년 2월에 출간된 비행청소년 시리즈 10번째 도서 《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와 내용상 한 세트로 이을 수 있다. 《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는 법의 기원과 역사, 헌법정신과 법 질서, 법치주의와 법 실현의 시스템이라는 세 개의 큰 주제를 가지고 법의 탄생과 성장의 역사를 조망하는 책이다. 법은 그 시대의 상식을 반영하여 변하고 늘 변해야 한다고 말하며, 주권자로서 시민은 진지한 성찰과 열정적인 토론으로 올바른 법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법의 민주성을 제시하였다. 법이라는 커다란 범주 안에서 헌법정신을 말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헌법’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지금의 시점에 헌법을 따로 논의할 필요를 느껴 이번에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에 담은 것이다. 무엇이 헌법이고, 헌법에 우리가 담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알려 주되 딱딱한 교과서를 읽는 방식이 아닌 한 편의 연극을 관람하듯 느끼도록 구성했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대한민국헌법 개정을 논하는 주체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헌법사에서 가장 중요한 네 나라의 헌법 탄생의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 뒤, 우리나라 헌법이 시작되고 수정되는 역사를 새기고 앞으로의 헌법개정에 담아야 할 주제를 간접적으로 확인하도록 흐름을 잡았다.머리말 프롤로그_시공간을 넘나드는 헌법 여행 1 영국의 대헌장, 헌법의 주춧돌이 되다 로빈 후드는 왜 등장했을까? 재판제도의 틀을 다진 헨리 2세 평민의 삶에는 관심 없는 왕족들의 권력 쟁탈전 대헌장이라는 종이 한 장의 의미 2 프랑스 혁명, 헌법에 인권을 넣다 앙시앵 레짐과 혁명의 씨앗 삼부회와 바스티유 감옥 함락 프랑스 인권선언 공화정의 탄생 헌법의 과도기 3 미국 독립선언서, 헌법에 살을 붙이다 영국의 미국 점령과 포카혼타스 자치운동에서 독립운동으로 독립선언서, 인권을 선언하다 미완의 헌법 4 바이마르 헌법, 현대 헌법의 기틀이 되다 바이마르 헌법에 새겨진 로자 룩셈부르크 거울의 방에서 태어난 바이마르 공화국 바이마르 헌법이 만들어지기까지 가장 현대적이라 평가되는 바이마르 헌법 바이마르 공화국은 어떻게 무너졌는가 평생 평화를 꿈꾼 케테 콜비츠 5 대한민국, 헌법을 논의하다 광복과 신탁통치 헌법의 제정과 개정 1987년 6월의 유산 에필로그_경의, 정의, 숙고를 경험하다 참고문헌 사유하는 지성 김영란이 안내하는 헌법의 현장 영국의 대헌장, 프랑스 인권선언, 미국 독립선언서, 독일 바이마르 헌법, 그리고 대한민국의 헌법까지 인간의 역사를 만들어 낸 헌법 탄생의 다섯 장면을 관람하다 2014년부터 시작된 풀빛의 청소년 교양시리즈 [비행청소년]이 20번 출간을 맞이했다. 주인공은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다. 이 책은 두 종류 책의 맥을 잇는다. 첫 번째 줄기는 2020년 7월에 출간된 같은 제목의 도서 청소년판이다. 기존 도서 내용의 오류를 부분적으로 바로잡고 청소년이 흥미를 가지고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삽화와 사진을 풍성하게 실었다. 두 번째 줄기는 2016년 2월에 출간된 비행청소년 시리즈 10번째 도서 《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와 내용상 한 세트로 이을 수 있다. 《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는 법의 기원과 역사, 헌법정신과 법 질서, 법치주의와 법 실현의 시스템이라는 세 개의 큰 주제를 가지고 법의 탄생과 성장의 역사를 조망하는 책이다. 법은 그 시대의 상식을 반영하여 변하고 늘 변해야 한다고 말하며, 주권자로서 시민은 진지한 성찰과 열정적인 토론으로 올바른 법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법의 민주성을 제시하였다. 법이라는 커다란 범주 안에서 헌법정신을 말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헌법’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지금의 시점에 헌법을 따로 논의할 필요를 느껴 이번에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에 담은 것이다. 무엇이 헌법이고, 헌법에 우리가 담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알려 주되 딱딱한 교과서를 읽는 방식이 아닌 한 편의 연극을 관람하듯 느끼도록 구성한 것이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다. 대한민국의 국민이 대한민국헌법 개정을 논하는 주체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헌법사에서 가장 중요한 네 나라의 헌법 탄생의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 뒤, 우리나라 헌법이 시작되고 수정되는 역사를 새기고 앞으로의 헌법개정에 담아야 할 주제를 간접적으로 확인하도록 흐름을 잡았다. 헌법 탄생의 역사가 곧 그 나라의 중요한 역사적 전환의 장면이기에 비행청소년판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는 그 역사의 전환점들을 생동감 있는 그림으로 묘사했다.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명화 및 사진까지 친절하게 실어 텍스트를 보지 않고 그림과 사진만을 죽 감상하더라도 당시의 시대상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내용과 형식 양 측면에서 한 편의 역사극을 관람하는 느낌을 주도록 심혈을 기울인 비행청소년 시리즈 20번 도서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는 청소년과 청소년을 교육하는 분들은 물론 법, 사회, 정치, 그리고 역사를 알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앎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헌법 탄생의 다섯 장면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에서 첫 번째로 찾아가는 헌법 탄생의 현장은 1215년의 영국이다. 당시 영국의 인구는 약 400만 명이었는데 늘어난 입을 감당하기 위해 새로운 농기구나 물레가 발명되었으며 풍차나 투석기, 말을 이용하는 운송수단들이 사용되는 등 기술적인 진보가 이루어졌다. 빈부격차는 점점 더 심해져 갔지만 노예 노동이 금지되어 농노제가 시작되던 시절이기도 했다. 영주들은 농노들의 노역으로 농사를 지어서 거기서 나온 수익으로 살아갔고 이후에는 점차 직접 장원을 경영하는 대신 소작료를 받는 식으로 변해 갔다. 동시에 부유해진 소작인이 상류사회로 진입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에 따라 농노제하에서의 자유, 자치도시나 교회의 자유, 상업의 자유 등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던 시대였다. 커다란 변화의 물결을 맞이한 영국 사회에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계층은 민중이었다. 왕족들은 평민의 삶에는 관심조차 없이 권력을 쥐기 위해 크고 작은 전쟁을 벌였고, 왕은 귀족들에게 전쟁 비용을 떠넘기게 되면서 세력이 커진 귀족들의 반발은 거세졌다. 이에 귀족들은 영국의 모든 백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왕의 권한을 제한하고 자유민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 것을 요청한 대헌장 승인을 왕에게 요구하기에 이른다. 이것이 그 유명한 1215년의 대헌장이며, 대헌장의 정신은 권리청원, 권리장전으로 이어지면서 영국 헌법으로서 역할하게 된다.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로빈 후드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윌리엄 1세부터 재판제도의 틀을 다진 헨리 2세, 그리고 대헌장을 승인한 존 왕에 이르는 긴 영국 역사를 훑고 대헌장 조항을 구체적으로 살피면서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를 전한다. 두 번째로 찾아가 본 현장은 1789년의 프랑스 파리다. 연도까지 많은 이가 기억하고 있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해이자, 영국에서 명예혁명이 일어난 지 꼭 100년 뒤이다. 책은 우리가 잘 아는 장 발장이 주인공인 소설 《레 미제라블》을 가지고 당시 프랑스 사회를 묘사한다. 단순하게 프랑스 혁명을 1789년으로 알고 있지만 그 이후로 공화국과 왕정이 번갈아 등장하는 등 100여 년간 프랑스는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다. 민중의 반란과 인권선언의 발표, 왕과 시위군의 충돌, 단두대 위에 선 왕에 이르기까지 함성으로 가득 차고 피로 얼룩진 프랑스의 긴 혁명의 세월이 책에는 숨 막히게 묘사되어 있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기 위해 치러야 할 커다란 대가가 아쉬움이라는 포장지를 푸니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로 찾아간 현장은 영국과의 독립전쟁을 치르고 당당하게 독립을 선언한 1776년의 미국과, 가장 현대적인 헌법이라는 평가를 받는 바이마르 헌법을 제정한 1919년의 독일이다. 물론 1776과 1919는 상징일 뿐 책은 독립선언이 있기까지의 역사와 그 이후의 미국을, 바이마르 헌법을 제정하기까지의 복잡한 정세와 그 이후의 독일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미국의 독립선언서가 가진 민주주의적인 요소와 그렇지 않은 요소를 분리해 점검하고, 바이마르 헌법이 이후 각 나라 헌법 제정의 틀이 될 만큼 그 내용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선언하고 있지만 히틀러라는 괴물을 만들어 낼 만큼 당시 독일이 처한 안타까운 상황은 그것대로 평가하며 책은 객관성을 유지한다. 나라마다 그 시기가 갖는 독특한 상황과 거기서 탄생한 헌법의 전신들은 결국 우리 대한민국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친 바탕이다. 광복과 신탁통치, 그리고 숨 가쁘게 이어져 온 제헌헌법과 그것의 수정들, 1987년 민주화 투쟁을 전후한 대한민국의 근현대 역사를 책이 묘사한 대로 읽어 내려가다 보면 대한민국에서 헌법이 얼마나 처절한 시민의 마음을 올곧이 담고 있으며, 그 마음을 해치지 않기 위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헌법개정에 얼마나 신중해야 할지 깨닫게 된다. 예술 작품으로 상상하는 역사의 현장 다섯 나라의 엄숙하고 장중한 헌법 탄생의 역사지만 그 이야기들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당시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친근한 예술 작품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 가기 때문이다. 영국의 대헌장이 나오기 전 왕이 절대 권력을 행사하던 시대상은 《로빈 후드의 모험》(하워드 파일 작)을 통해 설명하고, 대헌장이 승인되던 러니미드 평원은 그곳에 세워진 대헌장 승인 800주년 기념관을 담은 사진들이 상상을 돕는다. 프랑스 혁명을 전후한 시대상은 영화와 뮤지컬로도 익숙한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을 가지고 묘사한다. 당시 민중이 겪은 삶의 바닥, 격변하는 사회의 혼돈, 끝이라고 안도할 수 없는 정치 체제의 변화가 소설의 이야기로 대변된다. 거기에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는 단두대라는 프랑스 혁명의 상징물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게 돕는다. 미국의 정착기는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가 그 분위기를 일면 알 수 있게 한다. 토마스 페인의 《상식》, 너새니얼 호손의 소설 《주홍 글자》 는 미국이 자치 국가가 되기 위해 독립을 향해 가는 열망의 시기 그리고 혼돈의 시기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바이마르 헌법이 탄생하기까지 독일 사회가 겪은 모순의 소용돌이는 판화가 케테 콜비츠의 일대기와 작품을 통해 재연된다. 어떠한 정치세력에도 편들지 않되 그러한 자신의 회색빛에 고뇌하는 한 예술가의 고백,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정치색이 아닌 정의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신념의 인물은 그나마 독일이 가진 보물과 같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고뇌와 신념이라는 두 가지 양심을 갖는 예술가를 언급하면서 독일의 역사를 다른 측면에서 반성해 보는 기회를 선사한다. 짧지만 그 어떤 나라와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치열했던 대한민국 민주사, 그리고 대한민국헌법의 현장을 말하기 위해 책은 영화 <1987>을 소개한다. 뒤틀린 권력, 이를 바로잡으려는 순수한 시민의 행동이 무심하게 그려진 이 영화는 대한민국헌법이 왜 그 자체로 가슴이 아린지 증명하는 듯하다. 텍스트로 전하는 예술 작품에 역사를 담은 명화를 싣고, 거기에 중요한 역사의 전환점을 재연한 현대적인 그림까지 이 책이 한 권의 헌법 역사서로 읽힐 수 있는 이유다. 헌법의 현장에서 경의, 정의, 숙고를 경험하다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는 서구의 민주헌법이 만들어지는 현장을 마치 연극을 보듯이 펼쳐 보인다. 그리하여 독자가 고대 그리스의 관객들이 경험한 것처럼 경의, 정의, 숙고의 감정을 경험하고 카타르시스를 얻을 것을 기대한다. 영국의 대헌장과 이를 이어받은 권리청원, 권리장전이 승인되는 현장에서 우리가 얻을 숭고한 경험은 무얼까. 왕권조차 법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다는 ‘법의 지배’를 공표한 것에서 경의의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 아직 왕권의 제한이라는 관념조차 없던 시절인데도 영국의 귀족, 자유민들은 법에 의한 형벌과 법에 의한 조세 부과를 기록한 문서를 왕이 승인하도록 하여서 왕도 법의 지배 아래 있음을 확인했다. 프랑스의 피비린내 나는 혁명의 현장에서는 무엇을 경험할 수 있을까. 특권을 놓지 않으려 했던 프랑스의 왕과 특권계급들을 상대해야 하는 프랑스의 민중들은 숙고의 능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그들의 잘못이라기보다 숙고를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논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일반 시민들에게 교양교육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전문가들의 논변을 경청하고 판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좋은 결정을 하려면 먼저 진실이 제대로 전달되어야 하는데 프랑스 혁명의 현장은 특권계급은 특권계급대로, 시민들은 시민들대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왜곡되어서 전달된 진실만을 접할 수 있었을 뿐이다. 고대 그리스와 같은 시민교육이 자리 잡지 못한 현장에서 제대로 된 숙고 없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시민들의 선택은 오랜 폭력과 갈등의 시간을 불러왔다. 그런 시간이 지나고서야 인권선언의 이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의 몰락 또한 프랑스처럼 숙고가 결여된 사회가 가져다주는 비극을 경험할 수 있는 현장이다. 등 뒤에서 칼에 찔렸다는, 요즘 식으로 말하면 가짜 뉴스가 널리 퍼짐에 따라 민주주의 자체를 혐오하게 된 사람들에게 민주공화국을 위한 선택을 하게 했으니 그 결과는 플라톤이 예상한 대로 나치의 지배라는, 참주정에 나라를 넘겨주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독립 당시 신생 공화국으로서 전통이라는 부담 없이 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이 장점을 잘 살린 헌법 제정의 현장은 지금 시점으로 보아도 많은 나라의 헌법의 현장과는 다른 숙고와 경의가 있었다. 다만 여성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노예제도를 인정하는 등 문제가 있었고, 따라서 모든 면에서 충분히 평등한 헌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미국이 남북전쟁과 같은 국가적 위기를 겪으면서도 여러 번 수정헌법을 반포하는 등 좀 더 진전된 민주주의를 위해서 꾸준히 나아간 것은 이런 민주주의에 대한 존중의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미국이 민주주의의 완성형을 향해 일관되게 나아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세계의 변화를 수용해 나가는 조화로운 방법을 찾아 나간다는, 민주주의가 늘 직면하는 과제 앞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현장은 어떤가. 제헌헌법의 현장이나 이후의 현장을 숙고, 정의, 경의가 충분히 어우러지는 현장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마치 프랑스 혁명기나 바이마르 공화국의 현장처럼 전문가들의 논변도 부족했지만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충분한 선택을 할 수 있을 만큼의 훈련이나 여유도 우리에게는 없었기에 거듭 시행착오를 해 가면서 현재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민주주의를 받아들인 지 아직 100년도 채 되지 않은 나라로서 민주주의를 향하여 계속 도전해 왔고 ‘스스로의 실수를 인정하고 그 실수로부터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할 여지가 있다. 《김영란의 헌법 이야기: 인간의 권리를 위한 투쟁의 역사》는 우리나라 헌법뿐 아니라 근대를 대표하는 여러 헌법의 역사에서 얻은 교훈이 더 좋은 민주주의를 위한 선택의 순간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며 만들어졌다.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투쟁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 이 책이 헌법뿐 아니라 인간의 권리,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펼쳐 나가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먼저 찾아가 볼 현장은 1215년 영국입니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작은숲 / 최경실, 이성진, 이미숙, 이동현, 원미연, 김도석, 강병철, 전무용, 강봉구, 류지남 (지은이) /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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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숲청소년 문학최경실, 이성진, 이미숙, 이동현, 원미연, 김도석, 강병철, 전무용, 강봉구, 류지남 (지은이)
원망, 낯섬, 엄함이란 단어와 울타리, 산봉우리, 자상이란 단어 등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들이 묘하게 들어맞는, 자식들에게 아버지란 그렇게 이중적인 존재로 자리매김되어 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사람, 때문에 더 다가가고 싶은 사람, 그 이름 ‘아버지’. 강병철(소설가) 작가를 비롯한 10명의 선생님들이 거친 시대를 묵묵하게 견뎌낸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고 진솔한 10가지 색깔의 글로 묶어냈다. 책에 실린 10개의 사부곡은 “일제 강점기부터 1980년대 격변의 시기를 아버지라는 스펙트럼을 통과해서 보여 주는 세상 이야기”이다. 따뜻하고 애잔하며 아픈 이야기들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가장(家長)이라는 제복”을 입은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이다. “부모를 봉양하고 어린 것들을 길러내며 가난을 헤쳐 나가야 하는 전통적이고도 무거운” 제복을 입고 시대의 한복판을 묵묵히 걸어와 거친 목소리와 구부정한 허리에 지팡이를 짚고 “자식들의 오해와 뒤늦은 이해와 연민을 뒤로 하고 세상을 떠났거나 떠나는 중”이다.최경실 / 프로테고 토탈룸! 나의 해리포터 이성진 / 장소, 공간으로 기억된 아버지 이미숙 / 내 마음의 파수꾼 이동현 / 아직도 나를 물들이는 봉숭아처럼 원미연 / 돌에 피는 꽃 김도석 / 아버지의 통장 강병철 / 내 아들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전무용 / 피난처는 없었다 - 아버지의 현대사 수난기 강봉구 /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류지남 / 은행나무 그늘에 앉으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께 바치는 10개의 사부곡! 거친 시대를 온몸으로 지나온 아버지들의 눈물겨운 삶에 대한 경배와 위로의 에세이! 아버지는 모든 자신들에게 모순적이며 이중적이다... 때문에 다가가고 싶은, 아니 안아보고 싶은 사무치는 그 무엇이다._황재학(시인) 10개의 사부곡이 어우러지는 교향악에 몸을 맡기는 순간, 세상은 아직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_박명순(문학평론가, 교사)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아버지의 허름한 제복에 자식이 달아드리는 가장 빛나는 훈장_최은숙(시인, 교사) “아버지를 읽어 내고 쓴다는 것은 두렵고 힘든”이라고 한다. 원망, 낯섬, 엄함이란 단어와 울타리, 산봉우리, 자상이란 단어 등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들이 묘하게 들어맞는, 자식들에게 아버지란 그렇게 이중적인 존재로 자리매김되어 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사람, 때문에 더 다가가고 싶은 사람, 그 이름 ‘아버지’. 강병철(소설가) 작가를 비롯한 10명의 선생님들이 거친 시대를 묵묵하게 견뎌낸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고 진솔한 10가지 색깔의 글로 묶어냈다. 이 책에 실린 10개의 사부곡은 “일제 강점기부터 1980년대 격변의 시기를 아버지라는 스펙트럼을 통과해서 보여 주는 세상 이야기”이다. 따뜻하고 애잔하며 아픈 이야기들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가장(家長)이라는 제복”을 입은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이다. “부모를 봉양하고 어린 것들을 길러내며 가난을 헤쳐 나가야 하는 전통적이고도 무거운” 제복을 입고 시대의 한복판을 묵묵히 걸어와 거친 목소리와 구부정한 허리에 지팡이를 짚고 “자식들의 오해와 뒤늦은 이해와 연민을 뒤로 하고 세상을 떠났거나 떠나는 중”이다. 구체적인 삶의 모습과 상황은 다르지만 뭔가 닮아 있는 10명 아버지들의 이야기, 아버지와 그 아버지의 자식들이 못내 풀어내지 못한 화해와 연민과 사랑의 기억을 더듬는 동안 어느새 아버지의 삶이 곧 나의 삶이며, 아버지의 삶이 우리 모두의 삶과 잇대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의 제목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는 우리 시대 아버지들이 오늘, 우리 자식들의 지친 어깨를 가만가만 토탁이는 소리다.머리말아버지의 사연을 모십니다1아버지를 떠올리면 온몸이 시려 옵니다. 이 글을 쓴 필자들 모두 저무는 연륜이니 아버지라는 호명조차 무거웠던 유년의 기억들입니다. 식민지시대와 대동아전쟁, 6·25와 독재 시국에서 혼신으로 식솔을 지키던 이름자들입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약진이 자리를 잡았을 새천년 즈음 몸이 쇠했거나 세상과 작별을 했으니 그 신산고초의 무게를 형용할 수 없습니다. 2먼저 따뜻한 사연입니다. 소월의 「초혼」??을 노래하던 초로의 조부가 망아지만 한 손녀의 머리카락을 말려 주는 풍경이 아른거립니다. 아들의 잃어버린 교과서를 구하기 위해 소도시 책방을 헤매신 아버지의 부성애도 진하게 아련합니다. 또 있습니다. 쉰둥이 막내아들의 고입 시험 동행 때 여관방 타고 침입하는 깨꽃 같은 신음소리를 모르쇠 견디던 부자지간 장면이 그것입니다. 그 후 혼자 남은 어머니의 오토바이를 타고 온 사랑 이야기가 참으로 풋풋합니다. 다음으로 애잔함입니다. 집 나간 막내딸을 찾다가 마루에 앉아 후엉후엉 울음을 토하는 가장의 모습은 ‘울 수 없는 공간’에의 토로입니다. 동족상쟁 좌우 이데올로기의 소용돌이에서 월남한 후 북녘 땅에 두고 온 핏줄을 떠올리는 굿마당의 처연함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립 사범대생인 막내아들의 자취방에서 동침하지 못한 채 쓸쓸히 돌아서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제방뚝에서 흐느끼던 덩치 큰 아들의 황소울음도 시나브로 자양분으로 탈바꿈될 것입니다.마지막으로 아픈 시국입니다. 일본 밀정에게 무시무시한 구타를 당했던 청년은 식민지 학도병으로 끌려간 블라디보스토크 전쟁터에서 탈영을 감행합니다. 노근리 쌍굴다리에서 백수십 구의 주검을 겪은 또 다른 분단시대 청년은 끝까지 침묵을 지키다가 학살 사건이 조명되던 60년 후에야 비로소 입을 뗍니다. 독재 타도를 외치다가 감옥에 끌려간 아들을 공들여 꺼내 오고도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한 아버지의 가슴도 모두 자식들을 열혈청년으로 키운 업보입니다. 3아버지의 그늘에서 그렇게 뿌리내리고 대궁을 키웠습니다. 그들의 둥지에서 바람막이 받은 채 등허리 데우다가 몸피 키우며 역사를 배우고 정의를 외쳤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식들이 거친 격랑과 싸울수록 아버지는 응달진 그늘에 남아 외롭게 씨앗 뿌렸습니다. 그들이 강물처럼 넉넉한 웃음 지운 채 골목길 어디쯤에서 흘린 낟알 헤아리던 이유였습니다.이제 비로소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전해 드립니다. 예전의 그 뒷모습의 닮은꼴을 확인하며 지난했던 세월들을 사무치게 반추합니다. 이 땅의 모든 독자들과 그날의 사연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 10명의 필자를 대신하여 강병철
기숙 학교 아이들
라임 / 브리기테 블로벨 (지은이), 전은경 (옮긴이) / 202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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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청소년 문학브리기테 블로벨 (지은이), 전은경 (옮긴이)
성실하게 노력하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독일 명문 귀족 학교로 당차게 전학 간 열다섯 살 소녀가 마주하게 되는 ‘넘사벽’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여기에 소리 없는 폭력이라 지칭되는 ‘사이버 불링’이 보태지면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곰곰 곱씹어 보게 한다. 우크라이나 태생의 열다섯 살 소녀 스베트라나는 실업 학교에 다니다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독일 최고의 명문 기숙 학교 ‘에를렌호프 김나지움’으로 전학을 간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유명 브랜드와 명품으로 치장을 한 데다 부모에게 물려받을 재산이 많아서 죽을 때까지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기숙 학교 아이들. 그들은 자신들과는 너무나 달라 보이는, 보잘것없는 차림새의 스베트라나를 동물원의 원숭이를 구경하는 듯이 얕잡아보는데….기차에서 태어난 아이 꿈의 낙원, 에를렌호프 김나지움 혹독한 신고식 넌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소파 밑을 봐! 새로운 포르노 스타 철로에 누가 누워 있어 인생이란 ‘앞으로’만 살 수 있는 것독일의 명문 귀족 학교 에를렌호프 김나지움,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사이버 불링이 시작된다! 카페 게시판에 새 글이 올라와 있었다. 나에 대한 글……. 강철 심장 왕자 : 음탕한 스베트라나의 새 사진을 다운로드하시라! 우리의 새로운 포르노 스타 스베트라나! 더 볼 사람은 ‘여기’를 클릭! 나는 이미 그 아이들 손아귀에 들어가 있었다. 도무지 나 자신을 지켜 낼 수 없었다. 맞을 것을 알면서도 주인에게 끊임없이 다가가는 개처럼, 나는 또다시 수렁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사진이 보였다. 이번엔 조작이 아니었다. 정말 나였다. _본문 중에서 넘을 수 없는 벽과 마주한 열다섯 살 소녀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송지아가 연일 누리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송지아가 유명세를 얻기 시작한 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이 공개되면서부터다. 화려한 미모와 솔직한 성격이 남성 출연자는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의 눈까지 사로잡으면서 인기가 급격히 치솟았다. 그런데 에서 착용한 옷과 액세서리들이 가품이라는 주장이 일면서 누리꾼들의 비난이 거세졌다. 이나 유튜브에서 선보인 그의 주된 콘텐츠가 명품 보여 주기였기 때문이다. 이른바 ‘금수저’ 이미지를 내세워 워너비로 등극했기에 가품을 명품으로 속인, 말하자면 ‘거짓’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증폭된 것이다. 그런데 그는 왜 굳이 사람들을 속여 가며 그런 선택을 했을까? 한편, 중국에서는 가짜 에르메스로 부자 행세를 한 대학생 주야치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홍콩 는 주야치가 21일 동안 고급 호텔의 로비에서 잠을 자고, 미술 경매 쇼에서 보석을 걸쳐 보고, 쇼핑몰에서 시식을 하고, 백화점에서 비싼 옷을 입어 보며 부자인 척하는 영상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렸다가 누리꾼의 뭇매를 맞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주야치는 이 실험(?)을 통해 ‘과잉 생산된 물품들이 이미 충분히 부유한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여기서 ‘이미 충분히 부유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속된 말로 ‘금수저’에 속하는 이들이 아닐까?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고 여기며 오롯이 ‘그들만의 성(城)’을 구축하고 있는……. 그 성의 가장자리에는 견고하디 견고한 벽이 둘러쳐져 있어서 아무나 함부로 넘나들 수가 없다. 이른바 ‘넘사벽’인 것이다. 범인(凡人)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결코 넘어설 수가 없는……. 《기숙 학교 아이들》에서는 성실하게 노력하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독일 명문 귀족 학교로 당차게 전학 간 열다섯 살 소녀가 마주하게 되는 ‘넘사벽’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여기에 소리 없는 폭력이라 지칭되는 ‘사이버 불링’이 보태지면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곰곰 곱씹어 보게 한다. 은밀하고 잔인한 사이버 불링을 치밀하게 포착해 내다 우크라이나 태생의 열다섯 살 소녀 스베트라나는 실업 학교에 다니다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독일 최고의 명문 기숙 학교 ‘에를렌호프 김나지움’으로 전학을 간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유명 브랜드와 명품으로 치장을 한 데다 부모에게 물려받을 재산이 많아서 죽을 때까지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기숙 학교 아이들……. 그들은 자신들과는 너무나 달라 보이는, 보잘것없는 차림새의 스베트라나를 동물원의 원숭이를 구경하는 듯이 얕잡아본다. 해외 이주자인 데다 엄마 아빠는 비정규직 노동자여서 생계를 걱정할 만큼 수입이 적기에, 명품 옷은커녕 시장이나 아울렛에서 싸구려 옷조차 마음껏 살 수가 없는 스베트라나는 반 아이들에게 이질감을 크게 느끼지만, 짐짓 속내를 숨기고 어떻게든 가까이 다가가 보려고 애를 쓴다. 부(富)를 모든 것의 지표로 삼는 반 아이들에게 스베트라나의 모습은 한심하다 못해 무력하게 느껴질 지경. 마치 스베트라나가 스트레스 해소용 장난감이라도 되는 양 대놓고 무시하고 따돌린다. 그런데 스베트라나가 모든 시험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선생님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 후부터 선생님들은 돈 많은 집안에서 태어나 학교생활을 대충 하다가 졸업장이나 거머쥐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을 한심하게 바라보기 시작한다.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려고조차 들지 않는 아이들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과제를 늘리고 수업의 난도를 높인다. 그동안 자신들에게 딱히 열의를 보이지 않으며 적당히 타협하고 지내던 선생님들의 태도가 달라지자 급격히 불만이 쌓인 아이들은 그 스트레스를 스베트라나에게 고스란히 되돌려 준다. 어느 날 우연한 일을 계기로 스베트라나 엄마가 남자 기숙사 청소부로 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공개 카페를 만들어 노골적으로 사이버 불링을 한다. 결국 스베트라나는 비공개 카페 게시판에서 자신을 모욕하는 글과 사진을 보게 되고, 날마다 조롱하거나 비아냥대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 처음에는 반 아이들과 맞서 싸워 보려고 시도하지만 그들의 실체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걸 깨달은 뒤로는 무력감에 빠진다. 급기야 그 아이들과 똑같아져야 한다는 그릇된 생각을 품고서 번화가로 나가 유명 브랜드의 옷을 훔치기 시작하는데……. 이 일은 나중에 스베트라나를 나락으로 이끄는 빌미로 작용한다. 이렇듯 《기숙 학교 아이들》은 독일의 명문 귀족 학교를 배경으로 청소년들 사이에 은밀하고 과감하게 일어나는 따돌림과 사이버 불링을 소름 끼칠 만큼 사실적으로 그려 낸다. 똑똑하고 야무지고 성실하던 한 아이가 다수의 횡포에 휩쓸리면서 어떤 식으로 무너져 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줄 뿐 아니라 외모 지상주의와 성적 지향주의, 가정불화 등 요즘 청소년들을 둘러싼 내밀한 문제들을 끄집어내어 다각도로 꿰뚫으며 일침을 가한다. 요즘 청소년들의 내밀한 문제를 다각도로 꿰뚫다 스베트라나는 반 아이들의 끊임없는 멸시와 경멸 때문에 자존감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자존감’은 스베트라나의 삶을 지탱해 주는 힘이자 자신을 지켜내는 마지막 보루다. 그것이 무너져 버리는 순간, 더 이상 살아가야 할 이유를 잃어버린다. 결국은 자살을 시도하다가 구조되어 소아 정신과 병동에 머물게 된다. 그곳에서 의사 선생님의 권유로 담담히 써 내려간 고백록이 바로 《기숙 학교 아이들》이다. 스베트라나는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장면장면들을 떠올려 밖으로 끄집어낸 뒤 찬찬히 들여다본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기도 하고, 또 자신을 괴롭혔던 아이들에게 차마 드러내지 못했던 속내를 글 속에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는 동안, 영원히 아물지 않을 것 같았던 상처에 딱지가 조금씩 내려앉는다. 말하자면 이 고백록은 치유의 과정인 셈이다. 이 작품이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자못 날카롭다. 황금만능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 여기서는 따돌림을 당하는 이유로 경제적인 차이를 들추어낸다. 그것은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는 것이기에 깊디깊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거기에 순수 독일인이 아니라 다른 민족이라는 사실도 한몫 거든다. 이른바 마이너리티이기에 감내해야 하는 불쾌한 진실을 촘촘히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이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한 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의 실체가 무엇인지, 혹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고통을 안겨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곰곰 생각해 보게 되기를……. 그렇다고 이 작품이 절망과 좌절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니다. 어두운 사춘기의 터널 속에 있는 청소년들의 힘겹고 막막한 마음을 위로하고, 스베트라나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갈 용기를 뿜어 올리게도 하기 때문이다. 책 말미에 나오는 말처럼, 인생이란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는 것! 우리 청소년들이 다 같이 힘차게 정진하기를 바란다. 기차에서 태어난 아이 스베트라나는 시베리아와 우크라이나를 오가는 기차 안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열다섯 살이 된 어느 날…….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필연이었을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철로에 몸을 뉘었다. 다행히 그 철로 근처에서 아들의 가방을 찾고 있던 터키 남자에게 발견되어 목숨을 구한다. 그 후 소아 정신과 병동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는데……. 내 키는 173센티미터이고, 혈액형은 O형이며, 그리 밝지 않은 금발에 눈동자는 회청색이다. 어렸을 때 누구나 걸리는 자잘한 병을 빼고는 맹장염만 앓았다. 나는 원래 지극히 건강했다, 원래는……. 그리고 얼마 전부터 다시 건강해지기 시작했다. 기분도 많이 나아졌다. 지금은 아마 8월 초일 것이다.무더위로 잠을 설칠 때마다 머릿속에 학교를 그려 보곤 한다. 여름 방학이라 학교에는 지금 아무도 없다. 아이들이 떠들어 대는 소리는 물론, 달음박질 소리나 비웃음 소리도 없다. 당연히 누군가가 무서워서 화장실로 달려가 숨는 아이도 없다.우리 반 교실 칠판은 깨끗하게 닦여 있다. 두려움을 느낄 만한 글귀는 한 줄도 적혀 있지 않다. 내 자리에도 얼굴을 붉어지게 만들거나 분노의 눈물을 쏟게 하는 쪽지가 없다. 계단 밑에 숨어서 나를 기다리는 아이도 없고. [……]동물들은 인간이 서로에게 얼마나 잔인한지 알지 못한다. 까마귀는 다른 까마귀의 눈을 파내지 않는다. 어쩌면 까마귀가 사람보다 나을지도 모르겠다. 꿈의 낙원, 에를렌호프 김나지움독일의 실업 학교에 다니던 스베트라나는 장학생으로 뽑혀, 이른바 독일의 명문 기숙 학교인 에를렌호프 김나지움으로 전학을 가게 된다. 평소 호기심이 많고 학구열이 넘치는 스베트라나는 새 학교에 갈 생각에 한껏 들뜬다. 새 학교에서 만날 친구들과 선생님, 넓은 도서관 등을 머릿속에 그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데……. 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너무 기뻐서 조바심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 엄마 아빠에게 전학 갈 학교에 들렀다 가자고 졸라 댔다. 이른바 내가 새롭게 ‘꿈을 펼칠 장소’를 미리 둘러보고 싶었다. 김나지움 학생이 되어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을 준비하고, 또 대학에 다닐 생각을 하자 벌써부터 몸이 달았다. 학생들 대부분이 공부를 싫어하지만, 나는 늘 공부가 쉽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운도 따랐다.하지만 엄마는 갑자기 두통이 오는 데다 온몸이 찌뿌듯하다며 얼른 집에 가고 싶어 했다. 게다가 발이 얼음장처럼 차다고 했다. 엄마는 나를 품에 안으며 이렇게 말했다.“오늘은 그냥 집에 가서 편하게 있자.”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는 그때 벌써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던 것 같다. 일종의 육감으로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리라는 것을 미리 느꼈을지도 모른다. 넌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새 학교의 아이들은 스베트라나를 친구로 받아들이지 않고 은근히 따돌린다. 우크라이나 태생인 데다 싸구려 시장 옷을 걸치는 주제에, 공부는 제법 잘해서 선생님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는 걸 보고 눈엣가시처럼 여긴다. 나는 마르시아를 뒤쫓아 갔다. 옆에 바짝 붙어 같이 뛰면서 선물을 다시 쥐여 주려고 애썼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마르시아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팔짱을 끼고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내가 그걸 받으면 너도 초대해야 해. 그게 이치에 맞아. 그렇지?”그 순간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면서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나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그런데 그 아이들은 ……. 아니, 우리는 네가 파티에 오는 게 싫어.”마르시아는 목에 덩어리가 걸린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애의 본심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본심이 무엇이든, 마르시아는 팔짱을 낀 채 나를 완강하게 밀어내고 있었다.“머프야.”나는 용기를 내어 속삭였다. 마르시아는 아무 말 없이 어깨를 으쓱했다.“그러지 마. 쓸데없는 짓이라는 거 너도 알잖아.”마르시아가 나지막하게 말했다.“왜 쓸데없는 거지? 내가 도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어?”눈물이 솟구쳤다. 나는 절망에 빠진 나머지 소리를 버럭 질렀다. 내 질문이 불편했는지, 마르시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다가 헛기침을 하고는 이렇게 대답했다.“아직도 모르겠어? 넌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마르시아가 몸을 돌렸다. 나는 홀로 남겨졌다. 그렇게 남겨지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보바리 부인
살림 /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은이), 진형준 (옮긴이) /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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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청소년 문학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은이), 진형준 (옮긴이)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57권. ‘원하지 않는 삶’에 맞선 욕망. 현실과 이상의 갈림길에서 운명을 묻는다. 엠마는 수녀원에서 온갖 소설을 읽고 정열적인 사랑, 환상을 꿈꾸며 자랐다. 시골 의사 샤를 보바리와 결혼하지만, 평온한 결혼 생활과 일상이 되어버린 사랑 표현, 돈 없는 삶에 환멸을 느끼는데….제1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2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3부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보바리 부인』을 찾아서‘원하지 않는 삶’에 맞선 욕망 현실과 이상의 갈림길에서 운명을 묻는다 “나를 데리고 어디론가 가줘요!” 끊임없이 갈구한 이상이 부른 잔혹한 현실 200자 소개 엠마는 수녀원에서 온갖 소설을 읽고 정열적인 사랑, 환상을 꿈꾸며 자랐다. 시골 의사 샤를 보바리와 결혼하지만, 평온한 결혼 생활과 일상이 되어버린 사랑 표현, 돈 없는 삶에 환멸을 느낀다. 그녀는 젊은 서기 레옹, 호색가 로돌프 등 주변 남자들과 바람을 피우며 다시 황홀해한다. 하지만 욕망과 거짓말, 허영으로 계속된 관계는 점차 바닥을 드러내는데……. 금단의 사랑으로도 채워지지 않은 갈망 무엇이 보바리 부인을 이토록 불행하게 만들었는가 19세기 프랑스 문단에서 먼저 주류로 자리 잡은 낭만주의는 자기도 모르게 찾아오는 애수와 우울, 애절한 사랑, 이국 취향적인 꿈들을 노래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나중에는 현실을 외면하고 무작정 탈출하고 일탈만 꿈꾸게 한다는 조롱 섞인 비판을 받게 된다. 플로베르가 낭만주의에 반기를 들고 『보바리 부인』을 쓰게 된 시기가 그때였다. 주인공 엠마는 ‘병든 낭만주의’에 물든 사람을 대표한다. 그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을 묶어두는 덫처럼 생각한다. 그녀는 소설 속에서 읽은 공주와 기사, 애절한 사랑 같은 사건이 찾아오길 꿈꾼다. 그리고 평온한 결혼 생활 대신 젊고 화려한 남성과의 일탈로 일상에 싫증이 난 자신을 달랜다. 그 망상과 허영이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를 파멸로 이끌어간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말이다. 즉 『보바리 부인』의 표면적인 이야기는 시골 의사와 결혼한, 허영심에 찬 부인이 불륜을 저지르고 파멸에 이르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를 통해 플로베르가 전하는 메시지는 너무나 자명하다. 현실도피에 불과한 낭만은 독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플로베르는 “보바리 부인, 그건 바로 나다”라는 말을 던지며 한층 더 깊은 질문으로 독자를 이끈다. 『보바리 부인』을 읽고 헛된 꿈보다는 현실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엠마처럼 되지 않도록 경계하며 살아야 한다고 결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결심하는 순간 다른 생각이 들 것이다. 정말로 꿈과 이상이 없는 삶을 살 수 있는가? 엠마 같은 사람이 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엠마가 꿈꾸던 것 같은 이상을 완전히 배제하고 살 수도 없다. 현실을 직시하려는 용기도, 꿈을 간직하고 싶은 바람도, 꿈을 짓밟힌 고통도 모두 우리의 모습이다. 현실과 꿈 사이의 갈등은 영원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과제가 아닐까. 인간 내면을 파헤친 고전 중의 고전 『보바리 부인』은 지금도 이렇게 우리 삶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 소개 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서 제2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진형준 교수가 평생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후세대를 위한 애정을 쏟아부은 끝에 내놓는, 1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일리아스』와 『열국지』에서 『1984』와 『이방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할 계획으로 이미 57권을 선보여 많은 독자의 호응을 얻었고 계속해서 후속 권들이 출간되고 있다. 은 진정한 독서의 길을 제시하려는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정작 그 작품들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쉽고 재미나는 고전 작품 읽기 고전이 더 이상 어렵고 지루한 작품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딱 맞춘 문장과 표현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즐거운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작가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판과 설명 각 작품마다 시작 부분에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내용을 소개해놓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음미할 수 있게 한다.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흥미진진한 자료와 읽을거리 본문 중간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다양하고 친절한 자료와 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을 바탕 삼아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과 지혜를 주는 작품 해설 각 작품별 해설은 해당 작품의 주제와 시대배경, 작가의 세계관과 문제의식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기르도록 이끌어준다. 결혼 전, 그녀는 자기가 사랑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 사랑에 의당 뒤따라야 할 행복이 오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자기가 잘못 생각한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엠마는 책을 읽을 때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던 기쁨이니 정열이니 황홀이니 하는 것들, 자기가 지금 맛보고 있지 못하는 그런 것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뭔가 돌발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난파선의 선원들처럼 그녀는 절망적인 눈초리로 저 멀리 수평선에 흰 돛이 나타나기를, 고독 속에 방황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 돌발 사건이 어떤 것일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바람에 실려 어디로 가게 될 것인지, 그 배가 보트일지, 갑판이 있는 커다란 배일지, 그 배에 고통만 가득 실려 있을지 아니면 행복이 그득해 있을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그 일이 바로 오늘 벌어지기를 바랐다. 어느 날 이사 준비로 서랍을 정리하던 중 엠마는 무엇엔가 손가락을 찔렸다. 결혼식 부케를 묶은 철사였다. 오렌지 꽃봉오리에는 누렇게 먼지가 덮여 있었고 은빛 테두리를 두른 비단 리본은 가장자리가 풀려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불에 던져버렸다. 부케는 메마른 짚보다 더 빨리 타버리더니 천천히 오그라들면서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오그라든 종이 꽃잎은 벽난로 뒤판을 따라 검은 나비처럼 흔들리며 날아다니더니 마침내 굴뚝 속으로 사라져버렸다.3월에 그들이 토트를 떠났을 때 보바리 부인은 임신 중이었다.
개념원리 RPM 문제기본서 고등 수학 미적분 2 (2017년용)
개념원리수학연구소 / 이홍섭 지음 / 201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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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원리수학연구소청소년 학습이홍섭 지음
축구부 이야기 1
평사리 / 조두행, 조성원 (지은이) / 2021.05.28
12,500원 ⟶ 11,250원(10% off)

평사리청소년 문학조두행, 조성원 (지은이)
전국대회를 여러 번 우승한 한 중학교 축구부 이야기.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들. 이들이 경기마다 펼치는 다양한 포메이션 그리고 우여곡절들. 마치 축구공을 따라 하프 라인을 오가는 선수들의 가쁜 숨소리가 들리는 듯 세밀하게 추적한 경기 흐름, 작전 대 작전의 승부로 보는 종합적 조망, 선수 개개인의 작전 소화와 응용을 박진감 넘치는 문체로 읽을 수 있다.머리말1― 영덕의 후회 축구에 대하여훈련 그리고 동료들영덕 춘계 대회의 시작어이없는 패배2― 변화 무너지는 선배들스리백 묵동중 사마준 감독다져지는 팀워크3― 그 여름의 기억전지훈련다시 찾은 제천관도, 적벽, 그리고 이릉대전예선 통과Knockout stage8강전월드컵 그라운드에서결정적인 한 골을 터트리고 싶었던한 중학교 축구부원의축구 공부, 세상 공부전국대회를 여러 번 우승한 한 중학교 축구부 이야기.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들. 이들이 경기마다 펼치는 다양한 포메이션 그리고 우여곡절들. 마치 축구공을 따라 하프 라인을 오가는 선수들의 가쁜 숨소리가 들리는 듯 세밀하게 추적한 경기 흐름, 작전 대 작전의 승부로 보는 종합적 조망, 선수 개개인의 작전 소화와 응용을 박진감 넘치는 문체로 읽자.공격이 강하면 수비 전술이 개발되고수비가 막강하면 새로운 공격 전술이 탄생한다.공격과 수비의 비밀은 포메이션에 있다.우리의 포메이션은 〈4-2-3-1〉이다.아니다! 우리의 포메이션은 …상대에 따라 달랐다.
미래 학교 백서
청어람주니어 / 심너울, 이선주, 탁경은, 하유지 (지은이) / 202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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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주니어청소년 문학심너울, 이선주, 탁경은, 하유지 (지은이)
어른은 아니지만 적당히 어른스러워야 하고, 아이 티는 벗었지만 여전히 천진난만함을 간직한 그 이름 청소년. ‘청어람 청소년’은 언제나 경계에 서 있는 청소년에게 미지의 세계와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주고 아낌없는 위로와 힘찬 응원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만들어진 청소년 문학 시리즈다. 청어람 청소년 첫 번째 책 《미래 학교 백서》는 미래 세계의 청소년과 학교를 둘러싼 이야기가 펼쳐지는 SF 앤솔러지다. 활발한 집필로 이미 문학계에 정평이 나 있는 네 명의 젊은 작가가 각각 인공 지능, 냉동 수면, 바이러스, 테라포밍이라는 소재로 네 가지 색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현실을 벗어나면 지금 우리가 겪는 일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까?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전혀 다른 결말에 이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청소년을 미래 학교로 초대한다.탁경은_해커와 찰리 하유지_냉동 이모 고은비 이선주_미끼 심너울_불법의 존재학교가 비좁은 청소년을 위해 미래 학교의 문이 열린다 6년의 초등학교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올라온 청소년의 앞날에는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의 학교생활이 펼쳐져 있다. 어린이를 졸업해서 기뻤는데, 그 기간만큼 다시 또 학교라니 지겨워 쓰러질 노릇이다. 학교에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데 또 학업만 신경 쓰면 안 되고 세상을 보는 지혜도 키워야 한다. 동시에 친구도 사귀어야 하는데 또 그렇다고 친구 사귀는 것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내면의 성숙과 성찰도 요구받는다. 게다가 갖춰야 할 자세도 애매하다. 조금 들뜨면 애도 아닌데 차분해지라고 하고, 조금 가라앉으면 어린애가 무슨 세상 다 산 표정을 짓느냐고 한소리다. 해야 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십 대 청소년을 품기에 학교는 좀 규모가 소박하지 않나. 《미래 학교 백서》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청소년을 담기에 학교라는 장소는 너무 일상적이고 작은 공간이 아닐까?’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그 해답을 SF를 통한 시공간 확장에서 찾았다. 지금 우리는 미래 학교로 간다! 학교의 수많은 무리 속에서는 ‘나’와 ‘우리’의 존재가 부딪히기도 탁경은 작가의 〈해커와 찰리〉는 대기 오염이 심각해진 근미래의 이야기다. ‘초현’이 다니는 고등학교는 인공 지능 ‘찰리’가 시스템을 총괄하며 교장과 교감을 제외한 모든 교사는 인공 지능 로봇인 과학 특성화 학교다. 어느 날, 과학 실험실에서 악취를 풍기는 물질이 유출된 사건을 계기로 교실 내부에 분열이 생기며 초현에게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안전한 줄로만 알았던 학교 시스템이 위협을 가할 때, 선택의 기로 앞에서 초현의 반 아이들은 의견이 충돌한다. 초현은 학교의 학생으로서 아무 의심도 걱정도 없이 시스템에 적응해 왔다. 그런데 초현에게 들려온 창의적 사고란 무엇일까? 나의 생각이 우리 모두를 위하거나 또는 위협하는 일이 될 수도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게 만든다. 탁경은 작가가 노련하게 이끌어 가는 추리 형식 속에서 아이들 사이 긴장감 넘치는 대화의 핑퐁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지금 우리 삶과 무관하지 않은, 정말 곧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하유지 작가의 〈냉동 이모 고은비〉는 30년 만에 냉동 수면에서 해제된 ‘은비’가 조카 ‘예나’와 생활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은비는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찬우’, 그 모습을 못마땅해하는 예나와 함께 학교를 다니며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 간다. 그리고 학교 캠핑을 다녀온 뒤, 은비는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결단을 내린다. 몸도 마음도 생각도 행동도 열다섯 청소년인데 나 혼자 30년 뒤쳐져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동생은 엄마 나이가 되고, 조카와 같은 반에서 공부하는 은비는 열다섯과 마흔다섯 사이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하유지 작가는 세상이 아닌 나의 속도에 맞춰 성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는다. 뜻하지 않았던 시간에 도착한 은비이기에 결말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삶은 시대와 나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렇지만 청소년이 자신이 가야 할 방향, 가야 할 때를 결정할 때 다들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쓸려가지는 않기를, 주도권을 쥘 수 있기를 바란다. 주어진 상황 앞에서 받아들이느냐 받아치느냐 이선주 작가의 〈미끼〉에는 ‘그 일’ 이후 세상이 A구역과 Z구역으로 나누어져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이 등장한다. ‘연슬’의 쪽지로 한자리에 모인 ‘채아’, ‘재욱’, ‘현성’은 A구역으로 가기 위한 보물을 찾기 위해 엄마 아빠가 다녔던 옛날 학교 건물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낯선 감각을 경험한 아이들은 마침내 믿기 어려운 진실에 다가선다. 지금도 인터넷으로 수업은 하지만 학교가 있는데 안 가는 것과 아예 없어져 못 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함께한다는 감각을 경험하며 그것에 익숙해지는 공간이다. 우리가 그 가치를 잊은 것은 아닐까? 비접촉, 비대면을 지향하는 세상에 이선주 작가는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진다. 같은 것을 보고, 직접 목소리를 듣고, 서로를 붙잡고 일으키며, 함께 밥을 먹고, 달라지는 계절의 냄새를 공유하는 경험은 지금까지 세상에 홀로 맞섰던 채아와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다. 심너울 작가의 〈불법의 존재〉는 인간에 의해 우주로 쏘아 보내진 기계 ‘아리’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외계 행성에서 의식을 각성하며 시작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기계를 찾아다니는 ‘키릴로스’에 맞서 자신이 할 일을 하는 ‘히파티아’를 보던 아리는 마침내 자신의 목적을 깨닫는다. 그렇지만 손쓸 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려오고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간다. 고도로 기술이 발달한 미래 배경이지만 그 덕분에 과거 문명이 묘사됨으로써 이야기는 오히려 학교가 없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않던 옛 시절에서 진행된다. 심너울 작가가 공들여 쌓은 세계관에서 신화와 종교, 실존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알아보는 것도 한 가지 재미다. 가르치려고도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알려 주려고 하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히파티아의 모습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이상적인 청소년 그 자체다. 때로 청소년은 무모하고 잇속 없이 행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 번쯤은 청소년을 이해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우리가 청소년일 때 받았던 이해를 갚아 나가는 세상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청소년은 어떻게든 성장하겠지만 어떻게 자랄지 선택하는 건 자신의 몫 SF 장르를 빌렸지만 결국 청소년 이야기다. 매일 지식을 채워 넣고, 원만한 교우 관계라는 과업이 주어지고, 미래 사회의 기둥이라는 묵직한 짐을 짊어지는 청소년에게 주어지는 응원은 “학교생활 잘해라.” 한마디다. 학교생활은 어떻게 잘하는 걸까? 그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미래 학교 백서》의 SF 세상이 약간의 힌트가 되면 좋겠다. 시간이 흐르면 청소년은 어떻게든 성장하겠지만,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훈수와 조언과 걱정을 건네겠지만, 결국 어떻게 자랄지 선택하는 것은 청소년 본인의 몫이다. 생각보다 상황이 나쁠 수도 있다. 선택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선택했지만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결정이 성장통을 일으키고 또 멎게 한다. 시간을 통과해 돌아보면 어느새 또 한 뼘 자라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 세상의 독자들이 다른 시공간 속에서 그들만의 학교로 향하는 초현, 은비, 채아, 히파티아를 이해할 줄 아는 친구, 청소년이 되기를 응원한다.코로나19 때 사람들이 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마스크를 썼듯이 지금도 마스크는 소중하다. 마스크 없이는 어떤 곳에도 갈 수 없다. 공기가 심각하게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엄마 말로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도 가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수치가 좋지 않은 때가 있었지만 지금만큼 나쁘지는 않았단다. 말 그대로 지금 한반도의 미세먼지 수치는 최악이다. “그냥 창문 열어!”한 아이가 창가로 달려갔다. 그 애가 창문 개폐 버튼을 누른 뒤 수동으로 창문을 열려고 할 때 간절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미안한데, 좀만 더 버티자.”준상이었다. 그제야 아이들은 준상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물리를 잘하는 준상은 어렸을 때부터 폐가 섬유화되는 질병을 안고 살았다. 학기 초 자기소개 시간에 그 이야기를 하면서 준상은 그래서 자기는 돔이 있는 학교를 다니기 위해 먼 곳에서 이사를 왔다고 말했다. 모두 아차 싶었다. 악취를 견디지 못하고 창문을 여는 순간 준상의 폐는 다칠지도 모른다.“우리도 미안한데, 더 못 버티겠다고!” 가운을 입은 사람이 옆으로 비켜서자, 벽면에 새겨진 글자가 보였다. 코스모스 그룹.은비는 잘 떴다고 칭찬받은 눈을 끔뻑거리며 코스모스 그룹이 뭐 하는 곳일까 궁리했다. 얼음덩어리나 빙산과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고는 끝이었다. 여기 뭐, 얼음 공장이라도 되나? 그러고 보니 좀 춥다. 팔뚝에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코스모스 그룹의 냉동 수면 센터입니다. 고은비 님은 방금 전, 냉동 수면에서 깨어나셨습니다.”
수상한 식물들
다른 / 와일리 블레빈스 지음, 김정은 옮김 /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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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청소년 과학,수학와일리 블레빈스 지음, 김정은 옮김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생존 전략을 펼치는 놀라운 식물들을 소개한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비밀스러운 식물의 세계를 탐험해 본다. 냄새로 곤충을 유인하거나 잡아먹는 식물, 흉내를 내거나 죽은 척하는 식물, 가시나 독 같은 다양한 무기로 자신을 방어하는 식물, 꿈틀꿈틀 움직이는 식물, 산불을 기회 삼아 씨앗을 퍼뜨리는 여러 가지 식물 등을 만나볼 수 있다.들어가며 식물은 생각보다 복잡한 존재랍니다 007 진화,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식물의 생존 전략 자손을 퍼뜨리는 다양한 방식 영양분과 에너지를 얻는 기술 식물호르몬 괴상하고도 매력적인 식물의 세계 1 으악, 지독한 냄새! 035 구린내에도 종류가 있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과일 2 식물이 고기를 먹는다고?! 051 곤충들아, 조심해! 통발의 저녁 식사 끈적끈적한 관계 코브라 백합의 교묘한 술책 3 종류도 다양한 식물의 무기 065 긁히고, 찢기고! 뾰족뾰족한 가시 독한 식물들 다들 숨어! 폭발한다! 4 흉내쟁이 식물들 081 뭐야? 속았네! 방어를 위한 흉내 내기 돌멩이를 닮아서 행복한 리돕스 우연일 뿐이야! 닮은꼴 곰팡이들 우연일까? 무언가를 닮은 식물들 5 환경에 따라 겉모습을 바꾸는 식물들 099 모양 바꾸기의 달인들 죽은 척하는 식물들 6 어디 한번 움직여 볼까? 113 히치하이킹을 하는 식물 미끄럼틀 타는 이끼 꿈틀꿈틀 움직이는 덩굴 건드리지 마세요! 태양을 사랑한 식물 7 산불이 늘 끔찍한 것은 아니야 129 불을 좋아하는 식물 방화범이 나타났다! 맺으며 식물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141 사랑은 어디로 가 버렸나요? 식물을 보호하는 몇 가지 방법 여러분이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용어 설명 158 참고문헌 164 더 찾아볼 정보 166 찾아보기 169 사진 출처 174조용하지만 격렬한 식물들의 생존 전쟁 식물이라고 하면 대부분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이나 맛있는 과일, 채소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식물의 겉모습과 맛, 향기만으로 식물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식물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영화 〈트리피드의 날〉에 나오는 걸어 다니는 외계식물 ‘트리피드’처럼 인류를 공격하지는 않지만 식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남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비옥한 흙을 얻으려고, 햇볕을 더 많이 쬐려고, 땅속에 있는 영양분을 독차지하려고 매일같이 치열하게 싸운다. 하지만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식물들의 전쟁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아주 느리고, 조용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수상한 식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생존 전략을 펼치는 놀라운 식물들을 소개한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비밀스러운 식물의 세계를 탐험해 보자. 냄새로 곤충을 유인하거나 잡아먹는 식물들 ‘타이탄 아룸’, ‘라플레시아’, ‘데드 호스 아룸’에서는 고기 썩는 냄새가 난다. ‘앉은부채’와 ‘구린내 헬레보어’는 지독한 방귀 냄새를 풍긴다. 냄새는 달라도 냄새를 풍기는 목적은 같다. 그 냄새로 꽃가루를 옮겨 줄 곤충을 유혹하려는 것이다. 곤충들은 꽃 속을 이리저리 탐색하는 동안 꽃가루를 옮겨 꽃의 수분을 돕는다. 다른 목적으로 냄새를 풍기는 녀석도 있다. ‘과일의 왕’이라고 불리는 ‘두리안 열매’에서는 지독한 냄새가 난다. 돼지나 오랑우탄, 코끼리, 호랑이 같은 동물들은 이 냄새를 맡고 찾아와 열매를 먹는다. 열매를 먹은 동물이 배설을 하면 소화되지 않은 채 땅에 떨어진 씨앗에서 싹이 트면서, 새로운 두리안나무가 곳곳에 자라나게 된다. 곤충을 유혹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잡아먹어 버리는 식물들도 있다. 지구에는 곤충이나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육식식물이 무려 700종이나 된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육식식물인 ‘파리지옥’은 향긋한 꿀로 파리를 유혹한다. 달콤한 꿀을 찾아온 파리가 이파리 안쪽에 내려앉으면, 파리지옥은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자극털을 재빨리 오므려 파리를 붙잡고는 영양소를 서서히 빨아들인다. 흉내를 내거나 죽은 척하는 식물들 암컷 곤충인 것처럼 흉내를 내서 수컷을 유인하는 식물도 있다. ‘난초’는 거미나 벌 등 곤충의 암컷처럼 생긴 꽃으로 수컷 곤충을 유혹한다. 수컷 곤충은 난초 꽃을 암컷으로 착각하고 찾아와 짝짓기를 시도하는데, 그 과정에서 수컷은 온몸에 꽃가루를 뒤집어쓴다. 이 곤충이 다른 꽃으로 날아가 다시 짝짓기를 시도하면 몸에 묻어 있던 꽃가루가 그 꽃으로 옮겨 가 수정이 이뤄진다. 난초만 교묘한 변장술을 쓰는 건 아니다. ‘노랑광대수염’은 피부에 닿으면 굉장히 따가운 ‘서양쐐기풀’ 과 비슷한 모양과 색깔로 진화했다. 노랑광대수염은 사실 전혀 해롭지 않지만 무시무시한 서양쐐기풀과 닮은 모습 덕분에 동물들이 감히 잎을 뜯어 먹지 못한다. 죽은 척하는 식물들도 있다. 사막 지역에서 자라는 ‘부활고사리’와 ‘선인장’은 건조할 때는 마치 죽은 것처럼 휴면 상태가 된다. 얼마 안 되는 물로 버티기 위해서 에너지를 아끼는 것이다. 그러다 비가 내리면 순식간에 활력을 되찾는다. 이뿐만 아니라 《수상한 식물들》에서는 가시나 독 같은 다양한 무기로 자신을 방어하는 식물, 꿈틀꿈틀 움직이는 식물, 산불을 기회 삼아 씨앗을 퍼뜨리는 여러 가지 식물을 만나볼 수 있다. 벌레잡이통풀을 반으로 갈라서 들여다보면 소화되다 만 파리의 사체를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녀석은 곤충의 영양분을 최대한 흡수한 뒤, 소화되지 않고 남은 부분을 통 속에 그대로 두거든요. 벌레잡이통풀 중에는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것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 서식하는 트럼펫 피처플랜트는 이따금씩 작은 개구리를 먹습니다. 개구리는 곤충을 잡아먹으려고 통 속에 숨어 있다가 도리어 피처플랜트의 먹이가 되고 말아요. 피처플랜트에서 반쯤 소화된 쥐와 작은 새가 발견된 일도 있다고 합니다.- 2장. 식물이 고기를 먹는다고?! 리마콩은 더 교활합니다. 딱정벌레가 잎을 먹기 시작하면 리마콩은 화학물질을 내뿜어 딱정벌레를 잡아먹는 거미 같은 곤충을 유인합니다. 먹이가 있다는 신호를 받은 포식자들이 리마콩 나무를 찾아오면 딱정벌레는 맛있는 먹잇감이 되고 맙니다. 딱정벌레는 잡아먹히고, 리마콩은 살아남는 것이죠. 토마토도 리마콩과 비슷한 전략을 씁니다. 애벌레가 잎을 아삭아삭 갉아 먹기 시작하면 토마토는 화학물질을 뿜어내어 기생 말벌을 유인합니다. 119에 도움을 청하는 셈이지요. 냄새를 맡고 찾아온 말벌은 애벌레 위에 알을 낳습니다. 그리고 알이 부화하면 새로 태어난 말벌의 애벌레가 자기 아래에 깔려 있던 애벌레를 잡아먹어 버립니다. 그런데 식물은 자신을 공격하는 게 무슨 곤충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과학자들에 따르면 식물은 곤충이 잎을 먹으면서 분비하는 소화액을 감지해 어떤 곤충인지 알아챈다고 합니다.- 3장 종류도 다양한 식물의 무기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 2
리베르스쿨 / 채호석.안주영 지음 / 20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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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르스쿨청소년 문학채호석.안주영 지음
독자가 현대 문학사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문학사 속에서 작품을 안내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 현대 문학의 다양한 모습이 일곱 개의 시기로 나누어져 있다. 문학, 국어, 독서와 화법, 화법과 작문 등 현행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과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작가의 작품을 시대별로 엄선했다. 작품이 창작된 시대 배경, 작가의 삶, 작품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를 담아 한국 현대 문학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현장 사진을 다양하게 담아 독자를 생동감 넘치는 문학의 세계로 초대한다. 한국 현대 문학의 다양한 모습을 일곱 개의 시기로 나누어 살펴보고, 시기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품들을 선별해 다루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문학에 던진 질문과 이에 대한 문학적 답변, 그리고 문학이 인간에게 던진 질문을 되새겨 본다. 문학과 인간이 주고받은 질문의 흐름을 파악하면 문학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문학의 역사를 알면 인간의 삶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그 과정에서 인간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도 알 수 있다.4장 1946~1950년대의 한국 문학 1 혼란과 상처의 기록 | 소설 방삼복은 ‘개천에서 난 용’이었을까? - 채만식의 「미스터 방」 “전통적인 민족 정서가 섬진강처럼 흐르는 소설” - 김동리의 「역마」 “언제나 비에 젖어 있는 인생들” - 손창섭의 「비 오는 날」 죽음까지 남은 시간은 ‘단 한 시간’ - 오상원의 「유예」 625 전쟁 중에도 꺼지지 않은 휴머니즘 - 황순원의 「너와 나만의 시간」 2 역사의 격동기를 감싸 안다 | 시 우리 민족의 에덴동산을 열망하다 - 박두진의 「해」 마음속 자연 지도를 그리다 - 박목월의 「청노루」 꽃잎은 떨어지고, 슬픔은 깊어지고 - 조지훈의 「낙화」 아직 진정한 ‘봄’은 오지 않았다 - 신석정의 「꽃덤불」 가혹한 운명이 가져다준 참사랑 - 서정주의 「견우의 노래」 하나의 몸짓이 꽃으로 피어나다 - 김춘수의 「꽃」 독재 정권을 향한 ‘기침’ - 김수영의 「눈」 3 척박한 현실에 뿌리내리다 | 수필과 희곡 끈질긴 관찰로 발견한 아름다움 - 이양하의 「무궁화」 ‘딸깍딸깍’ 소리가 현대인에게 주는 울림 - 이희승의 「딸깍발이」 전후(戰後) 사회를 희곡에 고스란히 담다 - 차범석의 「불모지」 생각해 보세요 | 왜 어떤 작가들은 문학사에서 사라져야 했을까? 5장 1960~1970년대의 한국 문학 1 진정한 ‘민주화’를 위한 몸부림 | 소설 ‘광장다운 광장’은 결국 없었다 - 최인훈의 「광장」 1960년대 한국 시민의 자화상 -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수난의 현대사가 낳은 소설 - 박경리의 「토지」 전쟁이 세상을 질펀하게 적시다 - 윤흥길의 「장마」 고향으로의 ‘탈출’을 꿈꾸다 -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1970년대 사회에 관한 문학적 보고서 -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2 참여시 vs 순수시 | 시 ‘온몸’으로 현실과 부대끼며 쓴 시 - 김수영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참여시의 ‘절정’을 이루다 -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원고지 위에 그린 아름다운 세계 - 김춘수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이 절망감을 춤으로 풀어 볼까나 - 신경림의 「농무」 중년 노동자의 쓸쓸한 뒷모습 - 정희성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 3 산업 사회의 그늘을 담다 | 수필과 희곡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 피천득의 「수필」 난 얼마나 버리고 비울 수 있을까 - 법정의 「무소유」 일하는 기계가 되어 버린 한 교수의 이야기 - 이근삼의 「원고지」 저것은 흰 구름일까, 이리 떼일까 - 이강백의 「파수꾼」 생각해 보세요 김수영은 어떻게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6장 1980년대의 한국 문학 1 ‘민중’이 중심에 우뚝 서다 | 소설 막차, 그리고 희망을 기다리는 사람들 - 임철우의 「사평역」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있을까 - 박완서의 「해산 바가지」 탄탄했던 ‘독재 왕국’은 왜 무너졌을까 -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소외된 소시민의 삶을 들여다보다 - 양귀자의 「일용할 양식」 2 억압을 강하게 분출하다 | 시 남몰래 써야 했던 그 이름 -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 강요된 애국심에 저항하다 -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나는 시를 부정하기 위해 시를 쓴다.” - 장정일의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어두운 상처에서 끌어낸 아름다움 - 기형도의 「빈집」 3 시·소설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 | 수필과 희곡 시간이 지나도 향기가 나는 사람, 어디 있나요 -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신명 나는 굿 한판 벌이고 나 갈란다!” - 이윤택의 「오구-죽음의 형식」 생각해 보세요 | 문학은 혁명을 꿈꾸는 것일까? 7장 1990년대 이후의 한국 문학 1 다양성을 보듬어 안다 | 소설 성인군자 못지않은 제 친구를 소개합니다 - 이문구의 「유자소전」 짜디 짠, 지구에서 생존하기 - 박민규의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나’에서 ‘우리’로 건너가다 - 김려령의 「완득이」 2과 다양한 색의 목소리들 | 시 여성들이여, 허물을 벗어 던지자 - 문정희의 「작은 부엌 노래」 생명의 고리가 위태롭다! - 정현종의 「들판이 적막하다」 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말 - 문태준의 「이제 오느냐」 3 시대에 발맞추다 | 수필과 희곡 깍두기 혹은 곶감 같은 수필 - 윤오영의 「참새」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것은 어리석다.” - 장영희의 「속는 자와 속이는 자」 창고 문으로 현대사회를 들여다보다 - 이강백의 「북어 대가리」 “6·25 전쟁에 관한 소박한 농담” - 장진의 「웰컴 투 동막골」 생각해 보세요 | 우리 문학에 노벨 문학상이 필요할까?교과서 속 문학 작품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펼쳐 보아야 하는 책! 생생한 작품 현장 사진과 친절한 해설을 더해 완성한 한국 현대 문학사! 문학 작품들은 저마다 다른 의미와 방향을 지니고 있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복잡한 한국 문학을 가장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작품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바라보면 어떨까? 그러면 작품이 세상을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들끼리 어떤 영향을 주고, 작품과 세상이 어떻게 소통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는 독자가 현대 문학사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문학사 속에서 작품을 안내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 현대 문학의 다양한 모습이 일곱 개의 시기로 나누어져 있다. 문학, 국어, 독서와 화법, 화법과 작문 등 현행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과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작가의 작품을 시대별로 엄선했다. 작품이 창작된 시대 배경, 작가의 삶, 작품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를 담아 한국 현대 문학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현장 사진을 다양하게 담아 독자를 생동감 넘치는 문학의 세계로 초대한다. 문학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소통하다 문학은 언어를 매개체로 하는 인간의 자기표현 양식이다. 인간은 문학을 통해 자신과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그려 내고, 자신과 세계가 맺고 있는 관계를 탐구한다. 오랜 시간 동안 문학과 인간은 서로 질문을 주고받았고, 그 결과 문학은 인간의 삶 깊숙이 자리 잡았다. 삶이 복잡해진 만큼 문학도 다채로워졌다. 어떤 문학은 문학 자체의 내면을 깊게 파헤치는 데 집중했고, 또 어떤 문학은 특정 이념이나 사상에 종속되기도 했다. 각각의 문학 작품은 저마다 다른 의미와 방향을 지니고 있고, 이 의미와 방향에 따라 세상을 인식한다. 때로는 가볍고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고 심층적으로 세상을 담는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는 한국 현대 문학의 다양한 모습을 일곱 개의 시기로 나누어 살펴보고, 시기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품들을 선별해 다루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문학에 던진 질문과 이에 대한 문학적 답변, 그리고 문학이 인간에게 던진 질문을 되새겨 본다. 문학과 인간이 주고받은 질문의 흐름을 파악하면 문학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문학의 역사를 알면 인간의 삶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그 과정에서 인간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도 알 수 있다. 문학사를 바탕으로 교과서 속 문학 작품을 새롭게 읽다 문학은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보다 작가가 왜 이런 작품을 창작해야 했는지 의문을 가지고 탐구할 때 더 깊이 받아들일 수 있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는 작품의 창작 배경에 대한 의문에 답을 제시하고 친절한 해설을 덧붙여 문학 감상의 길을 열어준다. 이 책은 작품이 창작된 시대 배경, 작가의 삶, 작품과 관련된 일화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더해 한국 현대 문학의 ‘진짜 역사’를 소개한다. 본문에서는 문학, 국어, 독서와 화법, 화법과 작문 등 현행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과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작가의 작품을 시대별로 엄선해 다루었다. ‘생각해 보세요’ 코너에서는 본문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과 한국 현대 문학의 주요 화제를 담았다. 교과서에서 한 번쯤 읽어 본 작품들도 그 배경 이야기를 알고 나면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운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생동감 넘치는 현장 사진으로 문학사에 ‘보는 재미’를 더하다 작가와 작품 설명에만 치우친 문학사는 뻔하고 지루하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에는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되는 지역, 작가가 실제로 살았던 옛집과 사용했던 물건들, 작가의 생애와 문학을 기념하기 위한 전국 곳곳의 문학관 등 작가 및 작품과 관련된 사진을 더해 문학에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풍부한 현장 사진과 함께 보다 보면 작품과 작가, 지역, 시대가 서로 연결되면서 큰 흐름을 꿰뚫을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은 우리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창구다. 따라서 문학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면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도 기를 수 있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를 읽으며 문학의 세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보자. 한국 현대 문학이 지녔던 고민을 이해하고, 문학이 품었던 꿈을 같이 꿀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사적?인문학적 소양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미군정 시기에는 통역관을 사이에 두고 다스리는 ‘통역정치’의 폐해가 심각했어요. 방삼복처럼 권력을 마구 행사하는 통역관이 많았거든요. 채만식은 「미스터 방」을 통해 이러한 통역정치를 비판하고, 방삼복이나 백 주사 같은 기회주의자들을 희화화해 당시 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답니다. 김수영은 「눈」이라는 작품을 통해 순수한 삶에 대한 소망을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시를 통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것이지요. 「눈」의 첫 문장인 “눈은 살아 있다.”의 ‘눈’을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김수영의 눈이야말로 세상을 바로 보기 위해 깨어 있었던, 살아 있는 눈이 아니었을까요?
1등급 만들기 생활과 윤리 725제 (2019년)
미래엔 / 문일호 (지은이) / 20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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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학습참고서문일호 (지은이)
내신 1등급의 노하우를 빠르게 터득할 수 있도록 전국의 고등학교 기출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여 만든 기출 분석 문제집이다. 시험에 꼭 나오는 핵심 개념을 선별하여 정리하였고, 시험에 자주 나오는 유형을 엄선하여 문제를 구성함으로써 내신 1등급을 문제없이 달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Ⅰ. 현대의 삶과 실천 윤리 01 현대 생활과 실천 윤리 02 현대 윤리 문제에 대한 접근과 탐구 단원 마무리 문제 Ⅱ. 생명과 윤리 03 삶과 죽음의 윤리 04 생명 윤리 05 사랑과 성 윤리 단원 마무리 문제 Ⅲ. 사회와 윤리 06 직업과 청렴의 윤리 07 사회 정의와 윤리 08 국가와 시민의 윤리 단원 마무리 문제 Ⅳ. 과학과 윤리 09 과학 기술과 윤리 10 정보 사회와 윤리 11 자연과 윤리 단원 마무리 문제 Ⅴ. 문화와 윤리 12 예술과 대중문화 윤리 13 의식주 윤리와 윤리적 소비 14 다문화 사회의 윤리 단원 마무리 문제 Ⅵ. 평화와 공존의 윤리 15 소통과 민족 통합의 윤리 16 지구촌 평화의 윤리 단원 마무리 문제 [별책] 바른답.알찬풀이1등급의 노하우를 익힐 수 있는 기출 분석 문제집, 1등급 만들기 생활과 윤리! [핵심 개념 정리] 학교 시험에 자주 나오는 핵심 개념과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핵심 개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시험에 나오는 자료〉는 빈출 자료들만 엄선하여 분석하였으며, 핵심 개념 및 자료에 관한 이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문제로 확인〉으로 해당 문제를 링크하였습니다. [분석 기출 문제] 기출 문제를 분석하여 고빈출 유형 문제로 구성하였습니다. 핵심 개념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념 문제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단답형과 서술형 문제의 대표 유형을 모아서 수록하였습니다. [적중 1등급 문제] 학교 시험에서 고난도 문제는 한두 문항씩 꼭 출제됩니다. 등급의 차이를 결정하는 어려운 문제도 자신 있게 풀 수 있도록 응용력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고난도 문제로 구성하였습니다. [단원 마무리 문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대비할 수 있는 실전문제로, 학교 시험 진도에 맞추어 학습이 용이하도록 강명을 넣어 구성하였습니다. 대단원별로 시험 직전 학습 내용을 마무리하고 지신의 실력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바른답 알찬풀이] 문제의 정답과 알찬풀이를 제시하였습니다. 〈바로잡기〉는 자세한 오답풀이로, 어려운 문제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1등급 자료분석〉은 까다롭고 어려운 자료에 관한 분석과 첨삭 설명을 제시하였습니다. 〈1등급 정리노트〉는 시험에 자주 나오는 핵심 개념을 다시 한 번 정리하였습니다.
우리의 파동이 교차할 때
단비 / 박애진 (지은이) / 202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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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청소년 문학박애진 (지은이)
과학소설, 판타지소설, 스릴러소설, 청소년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맹활약 중인 박애진 작가의 청소년소설 모음집이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자기 앞의 삶에 용감하게 맞서는 인간 · 비인간 존재들의 목소리가 아울러 담겨 있는 작품집으로, 한날 한시에 태어나 함께 성장해 가는 길고양이와 여자아이, 끊임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밀려나는 학교폭력 피해자, 흉년이 들 때마다 숲 속에 버려지는 남매와 말없이 뭇 생명을 돌보는 마녀, 홀로 세상을 떠돌며 진기한 풍광을 수집하고 전하는 여자 여행가 등 다채로운 주인공들이 펼쳐내는 서사가 흥미롭다. 다양한 장르에서 많은 작품을 쓰고 있는 박애진 작가가 청소년들이 흥미롭게 읽을 만한 작품들을 추려내면서 염두에 둔 것은 다양한 여성 인물들, 오래된 모티브를 새로운 각도에서 재해석한 진취적인 서사였다. <우리의 파동이 교차할 때>에는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읽는 기쁨이 있으며, 엄혹한 조건 가운데서도 자신의 삶을 개척하면서 기존의 질서에 조그만 균열을 내고 마는 인간 · 비인간 존재들이 전하는 작은 용기와 희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너와 나의 시간 이상한 차원의 안리수 쿤라와 그레시아 문신 작가의 말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판타지소설, SF소설 과학소설, 판타지소설, 스릴러소설, 청소년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맹활약 중인 박애진 작가의 청소년소설 모음집 『우리의 파동이 교차할 때』가 출간되었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자기 앞의 삶에 용감하게 맞서는 인간 · 비인간 존재들의 목소리가 아울러 담겨 있는 작품집으로, 한날 한시에 태어나 함께 성장해 가는 길고양이와 여자아이, 끊임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밀려나는 학교폭력 피해자, 흉년이 들 때마다 숲 속에 버려지는 남매와 말없이 뭇 생명을 돌보는 마녀, 홀로 세상을 떠돌며 진기한 풍광을 수집하고 전하는 여자 여행가 등 다채로운 주인공들이 펼쳐내는 서사가 흥미롭다. 책 제목은 첫 번째 수록작 「너와 나의 시간」 가운데 한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한날한시에 태어나 같은 집에서 자랐지만 서로 다른 속도로 성장하는 길고양이와 인간 여자아이가 17년 간의 삶을 함께하는 동안 서로의 파동이 결정적으로 마주친 세 번의 순간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두 존재의 파동이 처음 만난 것은 탄생이라는 시작점이었고, 두 번째는 사춘기 소녀와 노년에 접어든 고양이로서 비로소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는 교감의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작별이다. 고양이는 처음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소녀는 고양이를 돌보면서 처음으로 영원한 이별을 겪는다. 고양이는 이곳을 떠나가지만, 소녀에게는 마음껏 뻗어 나갈 시간이 남아 있다. 「너와 나의 시간」에서 고양이는 인간에게 돌봄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소녀의 아버지는 새끼를 낳자마자 숨을 거둔 어미 곁에서 데려온 고양이를 자신의 아이와 함께 키운다. 고양이는 몇 번이고 집 밖으로 나가서 새끼를 낳아 키운 뒤 영역을 물려주고 돌아오기도 하지만, 자신이 더 이상 다치지 않고 안전하기를 바라는 소녀의 간절한 마음을 읽은 뒤로는 그 곁에 머물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언어 체계가 완전히 다른 두 종의 마음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며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온전히 소녀와 함께하게 된다. 한 인간을 정신적으로 성장시키는 데는 자신과 다른 존재를 만나며 교감하고 이해하고 돌보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통찰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이상한 차원의 안리수」는 제목에서 알아차릴 수 있듯이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주인공과 무대를 21세기의 한국으로 옮겨왔다. 안리수는 학원에 가다가 흰 토끼를 만나 이상한 차원에 들어온 뒤 계속 낯설고 적대적인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 도저히 들어갈 수 없을 것만 같은 문 앞에서 하염없이 차례를 기다리는 벌레들, 어디가 선두인지도 모르면서 앞으로만 나가려는 동물들, 무엇을 해도 자기 마음대로 해야 하는 붉은 여왕, 그리고 그들의 충실한 신하들…. 그런데 과연 이 모두가 그저 환상 속의 일일까? 안리수가 떨어진 이상한 차원은 학교라는 거대한 공포에 다름아니다. 끊임없이 자리에서 밀려나고 따돌림당하면서 헤매는 안리수의 불안과 공포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의 은유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쿤라와 그레시아」는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모티브로 한 글이다. 그림 형제가 수집한 옛이야기들에는 오랜 세월 구전되어 온 인간 정신의 원형이 담겨 있으며, 시대에 따라 재해석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박애진 작가는 ‘마녀’의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통찰을 전해준다. 주인공 소녀 그레시아는 여섯 살때부터 지금까지 다섯 번이나, 먹을 것이 없는 겨울이면 숲에 버려지곤 했다. 그때마다 그레시아는 마녀 쿤라의 집을 찾아갔고 기운을 회복해 다시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사람들은 쿤라가 ‘마녀’라고 하지만, 이제 그레시아는 쿤라가 약초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고 비료를 만들 줄도 아는 지혜로운 여성임을 알고 있다. 그레시아는 자신도 마녀의 기술을 배워 사람들이 배를 곯지 않고 어린아이들이 버려지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진다. 그러나 그레시아는 오빠 제르젠을 쿤라에게 데리고 왔다가 커다란 갈등을 빚고 마는데…. 「문신」과 「여행가」는 봉건 영주에게서 돈을 받아 세상 곳곳을 여행하고 여행기를 써서 들려주는 ‘여성’ 여행가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이다. 결혼하지 않은 채 혼자서 세상 곳곳을 떠도는 여성은 어디를 가든 호기심과 동정의 눈길을 동시에 받는다. 그러나 이 여행가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항상 새로운 것에 목이 마르다. 「문신」에서는 일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새로운 문물을 맞닥뜨렸을 때 이를 이해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로 삼는 태도에 관해 이야기하며, 「여행가」에서는 돈을 대는 영주의 취향이 바뀌고 여행가끼리의 경쟁이 심해지는 세태를 마주하고는 또 다른 길을 나서며 생각지도 못했던 기쁨과 보람을 찾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문신」과 「여행가」는 6년의 간격을 두고 집필한 데다 애초부터 엄밀하게 연대표를 맞추며 쓸 의도는 없던 연작이었기 때문에, 주인공이 엄밀하게 동일 인물이라 할 수는 없다. 박애진 작가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개별 작품으로서의 완성도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어긋난 부분을 굳이 맞추지는 않기로 했다고 전한다. 그러니 독자들은 이 둘을 다른 인물로 생각하고 각각 읽어도, 한 여행가의 성장과 깨달음에 관한 연작으로 읽어도 충분히 의미 있는 독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장르에서 많은 작품을 쓰고 있는 박애진 작가가 청소년들이 흥미롭게 읽을 만한 작품들을 추려내면서 염두에 둔 것은 다양한 여성 인물들, 오래된 모티브를 새로운 각도에서 재해석한 진취적인 서사였다. 『우리의 파동이 교차할 때』에는 익숙한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읽는 기쁨이 있으며, 엄혹한 조건 가운데서도 자신의 삶을 개척하면서 기존의 질서에 조그만 균열을 내고 마는 인간 · 비인간 존재들이 전하는 작은 용기와 희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역사 용어 : 조선시대~일제강점기
소울에듀 / 정상우 (지은이) / 2024.02.28
12,000원 ⟶ 10,800원(10% off)

소울에듀청소년 역사,인물정상우 (지은이)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 단어 외우기에서 시작하듯 역사 공부도 용어와 인물 알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온 정상우 선생님의 <교과서가 쉬워지는 역사 용어 시리즈>는 그런 생각에서 기획되고 만들어졌다. 역사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학생들, 특히 사람 이름인지, 관직 이름인지, 지역 이름인지 구분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아무리 책을 보고 인강을 들어도 막상 시험을 보면 점수가 잘 안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이 책은 현재 초등 사회 역사 파트에서 다루고 있는 역사 용어 500여 개, 인물 100여 명, 중등 과정 역사 용어 550여 개, 인물 160여 명으로 구성했고, 초등과정에 비해 중등과정 용어에서는 정치 및 사회제도, 인물에서는 근현대사 인물을 보다 자세히 구성했다.*머리말_역사 공부 잘하는 방법 역사 용어1_조선전기1 역사 용어2-조선전기2 역사 용어3-조선전기3 역사 용어4-조선전기4 역사 인물1-조선전기 인물 역사 용어5-조선후기1 역사 용어6-조선후기2 역사 용어7-조선후기3 역사 용어8-조선후기4 역사 인물2-조선후기 인물 역사 용어9-일제강점기1 역사 용어10-일제강점기2 역사 용어11-일제강점기3 역사 인물3-일제강점기 인물 *예시 답안초등·중등 교과서 용어 이해, 중학교 내신 다지기, 수능 기초를 확실히 잡는 꼭 기억해야 할 역사 용어 마스터 플랜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 단어 외우기에서 시작하듯 역사 공부도 용어와 인물 알기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온 정상우 선생님의 <교과서가 쉬워지는 역사 용어 시리즈>는 그런 생각에서 기획되고 만들어졌습니다. 역사가 너무 어렵게 느껴지는 학생들, 특히 사람 이름인지, 관직 이름인지, 지역 이름인지 구분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책을 보고 인강을 들어도 막상 시험을 보면 점수가 잘 안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책은 현재 초등 사회 역사 파트에서 다루고 있는 역사 용어 500여 개, 인물 100여 명, 중등 과정 역사 용어 550여 개, 인물 160여 명으로 구성했고, 초등과정에 비해 중등과정 용어에서는 정치 및 사회제도, 인물에서는 근현대사 인물을 보다 자세히 구성했습니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역사 용어 시리즈>는 선사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시대구분은 ‘선사시대-고조선-부족연맹국가-삼국시대-남북국시대-후삼국시대-고려시대-조선시대-일제강점기’ 순으로 했으며, 용어 및 인물도 이 순서에 맞춰 분류했습니다. 조선 말기에 대한제국으로 바뀌었지만 활동한 인물이나 용어 등이 겹치고,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따로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조선전기와 후기의 구분은 병자호란 이후를 조선후기로,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구분은 을사늑약을 기준으로 했고, 을사늑약 이후에 주로 활동한 인물은 일제강점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등과 중등 전학년 역사 용어를 마스터할 수 있게 구성하였는데 용어 PICK, 용어 사전, 용어 확인, 용어 활용으로 나누어 학습한 용어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용어 비교에서는 초등 교과서와 중등 교과서 필수 용어를 비교 수록했습니다.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나 유물, 유적 사진 한 장도 없는 책이지만 역사 공부를 쉽게 하기 위한 과정, 역사책을 재미있게 읽기 위한 과정이라 여기고 꼼꼼히 하나하나 익혀나간다면 자기주도로 역사 공부를 하는 데에 꼭 필요한 책이 될 것입니다. 또한 초등·중등 교과서 용어 이해, 중학교 내신 다지기, 수능 기초를 잡는 데에 확실한 도움을 줄 것입니다.
우리들의 작은 신 (큰글자도서)
바람의아이들 / 하은경 (지은이) / 2020.07.30
25,000

바람의아이들청소년 문학하은경 (지은이)
반올림 시리즈 21권. 1894년 동학농민운동의 거센 물결 속에서, 어느 작은 고을에서 일어난 농민항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이하게도 동학농민운동의 핵심인 ‘동학’에 주목하는 대신 열여섯 살의 어린 무당 연화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연화의 눈을 통해 동학농민운동 당시의 다양한 인물 군상들을 그려내면서도 작가는 ‘반봉건, 반외세’를 내세운 농민봉기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살피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뜻하지 않게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된 연화는 그 천한 신분 때문에 사랑하는 세현 도령과도 멀어지지만 용한 무당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덕분에 아래로는 옥에 갇힌 소작농부터 위로는 조선의 왕비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준다. 동학농민운동에서 ‘동학’보다 중요한 것이 농민들의 참담한 삶이었다면, 무당 연화에게 역시 신의 이름을 빌려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을 짊어지는 일이 중요했던 것이다.1부 봄밤의 궁궐 8 느티나무 19 안성장터 32 머슴의 아들 45 물 위에 피는 꽃 58 귀신들 74 이루지 못할 사랑 90 능욕당하는 건 껍데기일 뿐 103 2부 장터에 모인 사람들 118 어떻게 얻은 세상인데! 132 다시 일어난 봉기 150 안핵사 162 천년의 사랑 172 은초롱 186 서운산 전투 196 빛은 사라지고 204 진혼굿 213 물의 아이, 연화 220 작가의 말 229큰글자도서 소개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이름 없는 사람들의 역사, 민초들의 삶과 농민운동 역사는 작은 것들을 기억해 주지 않는다. 역사적 사건, 역사적 인물, 역사적 계기……. 수식어로 쓰일 때 ‘역사’는 언제나 거대하고 중요하고 특별한 것들을 가리킨다. 하지만 실제 역사가 그렇게 거대하고 중요하고 특별한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일까? 몇몇 돌출되어 있는 사건들 밑에는 작고 사소하고 평범한 이야기들이 가득하고, 역사적 인물이 나오기 위해서는 그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어야 하고, 역사적 계기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특별하지 않은 매일매일의 일과가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인류의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지만 역사책에는 이름 한 자 남기지 못한 사람들, 그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그들을 기억해 주는 것은 온전히 문학의 몫이다. 『우리들의 작은 신』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의 거센 물결 속에서, 어느 작은 고을에서 일어난 농민항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시선 또한 오롯이 어린 무당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반봉건, 반외세’를 내세운 농민봉기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살피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힘없는 나라를 둘러싼 정세는 심상치 않고, 농민들은 뼈 빠지게 일하고도 배를 곯기 일쑤며, 관리들은 제 잇속 채우기에 바쁘다. 여기에 유난히 악독한 군수가 폭정을 일삼자, 더 이상 참기 힘들어진 농민들이 동학을 중심으로 뭉쳐 새 하늘을 열기 위해 떨쳐 일어난다. 거기에는 눈물겹고 가슴 아픈 사연이 얼마나 많이 있었을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우리들의 작은 신』은 동학농민운동의 핵심인 ‘동학’에 주목하는 대신 열여섯 살의 어린 무당 연화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늘 천대받고 무시당하던 무당, 그러나 아프고 고통 받는 사람이라면 제일 먼저 찾게 되는 무당. 뜻하지 않게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된 연화는 그 천한 신분 때문에 사랑하는 세현 도령과도 멀어지지만 용한 무당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덕분에 아래로는 옥에 갇힌 소작농부터 위로는 조선의 왕비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준다. 동학농민운동에서 ‘동학’보다 중요한 것이 농민들의 참담한 삶이었다면, 무당 연화에게 역시 신의 이름을 빌려 사람들의 슬픔과 고통을 짊어지는 일이 중요했던 것이다. 사람답게 살기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연화 어머니 밑에서 연화와 형제처럼 자란 마루. 세현도령을 잊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연화를 말없이 지켜주던 마루는 어느 날부터 바깥으로 돌기 시작하고 마침내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모인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농민들이 관아에 쳐들어가 수령을 쫓아내고, 양반집에 쫓아가 양반들의 죄를 묻는 가운데 새로운 군수가 내려오고 봉기는 성공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관군을 대동한 안핵사가 봉기의 진상을 파헤치려 내려오자 민심은 다시 흉흉해지는데……. 동학농민운동의 비극적 결말을 피할 수는 없지만 『우리들의 작은 신』은 연화의 눈을 통해 동학농민운동 당시의 다양한 인물 군상들을 그려냄으로써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온기를 불어넣는다. 마마에 걸린 아기는 장터에 버려지고, 1년 농사를 지어놓고도 제 몫을 받지 못해 관아에 호소한 농민은 참수형에 처해지고, 세상이 어지러운 와중에도 시앗을 본 마나님은 분노를 어쩌지 못한다. 또 신을 모시는 무당 연화나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마루가 이루지 못하는 사랑 앞에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모든 인물들은 자신만의 사연을 갖고 있고 자기 문제에 힘들어한다. 하지만 바로 이것이 목숨 가진 사람의 참모습이다. 자기 앞에 높인 운명에 불안해하는 왕비는 우리가 아는 명성황후의 의연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지만, 오히려 더 인간답고 안쓰럽지 않은지. 역사가 큰 이야기에 주목할 때, 문학은 작고 연약한 목숨들을 기억한다. 백 년도 더 넘은 옛날, 이 땅에는 슬픈 사람들이 있었다…… 수없이 뿌려진 피와 눈물, 허공으로 퍼져간 탄식과 비명. 그러나 그저 눈물과 탄식을 상기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역사의 이름을 빌려 사람의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예정된 수순대로 농민 봉기는 일본군과 관군에 의해 진압당하고 많은 사람들이 처절하게 죽임을 당한다. 마루를 비롯해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은 다음, 눈 먼 어머니와 단둘이 남겨진 연화. 연화는 죽은 이의 넋을 기리는 진혼굿을 하고, 오랜만에 찾은 장터에서 부모를 잃고 버려진 남매 아이를 데려온다. 장터에서 구걸을 하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아이들, 이 아이들이야말로 역사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힘이고 희망일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들의 작은 신』을 읽을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역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삶의 원칙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