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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
웨일북 / 문보영 (지은이) /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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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북소설,일반문보영 (지은이)
문보영 시인의 <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 지지부진한 관계, 헛된 희망, 불안과 상실, 우울 그리고 외로움. 마음의 발목을 잡는 감정이 생길 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는가? 불안이 습관처럼 일상을 덮칠 때마다 시인은 무언가를 버리기로 한다. 하루에 하나씩 자기 주변의 물건들과 작별하는 것이다. '고무줄이 늘어난 바지'나 '신발 앞코에 구겨 넣은 신문지'같이 아주 사소한 물건부터, 자신의 '오랜 글'이나 '도로 위에 새어 나오는 영혼'처럼 예사롭지 않은 사연들까지. 시인은 자신의 누추한 감정을 물건에 담아 멀리 떠나보낸다. 그리고 마음속 어둠을 걷어내는 일이 분명한 행복임을 선언한다. "우리, 행복 앞에서 좀 배은망덕해집시다!" 물건을 버려 마음을 비우고, 다시 그 안에 조금 더 확실한 행복을 채워 넣는 것. 이 단순한 작업은 시인 고유의 빛나는 문장과 확장된 감각으로 버무려져 우리에게 읽기의 기쁨을 선사한다. 또한 당신이 버리게 될 마음은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될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게 한다.프롤로그_불안을 할부하세요 1부_사라지지 않는 것들과의 싸움 사라지지 않는 것들과의 싸움 난 네가 고형물이라서 좋아 환승 바지 희망 꼴통 생존기 왜 불행은 확실하고 행복은 불안할까 본질 대화 시작도 전에 끝나버린 관계들 사랑과 발화의 양에 관한 이론 1화 사랑과 발화의 양에 관한 이론 2화 2부_나를 쪼개서 두 명인 척해야 했어 번아웃 증후군 삶이 내 쪽으로 선을 넘지 않도록 나를 쪼개서 두 명인 척해야 했어 팬티 처리 요리사가 될 수 없는 이유 재활 내면이 칼의 나라인 사람 내가 한 마리의 개를 보고 있을 때 실망하는 능력을 돌려줘 3부_포장지를 버리지 못하는 마음 포기 예찬 포장지를 버리지 못하는 마음 인싸와 아싸 말비빔 언어 샐러드 나는 나의 학교이며 학원입니다 바나나 사람 긴 복도 엄마 팔뚝으로 닦는 눈물 내가 사랑하는 쓰레기 4부_라면 2인분 끓이기 훈련 콧구멍 눈물 견적 내기 가방 원하기 가방 경외하기 적극적인 착각 라면 2인분 끓이기 훈련 1화 라면 2인분 끓이기 훈련 2화 라면 2인분 끓이기 훈련 3화 라면 2인분 끓이기 훈련 4화 포옹한 다음 버려지다 세상의 연약함을 뚫고 자라난 두 개의 다리"행복 앞에서 배은망덕해집시다!" 우리는 무언가와 헤어질 때야말로 그것과 제대로 만나게 된다 지지부진한 관계, 헛된 희망, 불안과 상실, 우울 그리고 외로움. 마음의 발목을 잡는 감정이 생길 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나요? 불안이 습관처럼 일상을 덮칠 때마다 시인은 무언가를 버리기로 합니다. 하루에 하나씩 자기 주변의 물건들과 작별하는 것이지요. '고무줄이 늘어난 바지'나 '신발 앞코에 구겨 넣은 신문지'같이 아주 사소한 물건부터, 자신의 '오랜 글'이나 '도로 위에 새어 나오는 영혼'처럼 예사롭지 않은 사연들까지. 시인은 자신의 누추한 감정을 물건에 담아 멀리 떠나보냅니다. 그리고 마음속 어둠을 걷어내는 일이 분명한 행복임을 선언합니다. "우리, 행복 앞에서 좀 배은망덕해집시다!" 물건을 버려 마음을 비우고, 다시 그 안에 조금 더 확실한 행복을 채워 넣는 것. 이 단순한 작업은 시인 고유의 빛나는 문장과 확장된 감각으로 버무려져 우리에게 읽기의 기쁨을 선사합니다. 또한 당신이 버리게 될 마음은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될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게 합니다. "왜 불행은 확실하고 행복은 불안할까?" 불안이라는 오랜 지병과 잘 헤어지는 방법 전염병이 창궐했습니다. 모두가 우울해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번 몸에 새겨진 불안과 불안의 기억은 언제고 다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전염병이 있기 전에도 우리는 불안이라는 친숙한 바이러스 안에서 웃고 울고 뒹굴며 살았습니다. 우리의 생에 한번 각인된 불안은 쉽게 떠나지 않고 지병처럼 평생 마음 안에 기생할 뿐입니다. 불안에 관해 둘째가라면 서러운 시인이 있습니다. 그녀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불안이 자기 안에서 마음껏 날뛸 수 있도록 공공연하게 선언하는 사람입니다.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불안에 떱니다. 시험과 마감, 인간관계에 불안을 느끼고, 글을 쓸 때 옆에 쓰레기통이 없다는 이유로 불안을 느끼며, 잠이 달아서 불안하고, 놀이기구를 타며 너무나 행복한 나머지 불안해합니다. "왜 불행은 확실하고 행복은 불안할까?" 그녀는 불안이 자신의 행복을 숙주삼아 확장하는 모습을 보며 결단을 내립니다. 일상을 지배하는 불안과 타협하기 위해 매일 한 가지 물건에 쓸모없는 감정을 붙이고, 그것을 버린 다음, 관찰 일기를 쓰는 것. 버리기와 기록하기,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잘 헤어지는 방법'을 탐구합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쓰레기는 엄마의 오줌이다. (···) 화장실에서 오줌 컵에 담긴 엄마의 오줌을 50번쯤 버리자, 엄마의 오줌은 내가 버려본 쓰레기 중에 가장 사랑에 가까운 쓰레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엄마는 평생 나의 공포와 나의 꿈과 나의 불행을 관찰한 사람이다. 엄마는 내가 기쁘든 슬프든 옆에서 나의 삶을 기꺼이 관찰했다. 반대로 엄마의 공포는 나에게도, 엄마에게도 관찰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제는 엄마의 슬픔과 인생, 엄마가 품고 있을 내면의 어떤 공포와 이야기를 관찰하고 싶었다. - <내가 사랑하는 쓰레기> 중에서 그녀가 버린 것은 단지 간병 중인 엄마의 오줌이지만, 그 안에 함께 묻어 버린 것은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엄마의 슬픔과 우울 그리고 고통에 무관심했던 지난날의 자신입니다. 그녀는 몇 번이고 엄마의 오줌을 버리며 엄마의 슬픔에 기꺼이 발 담그려합니다. 그러고는 쑥스러운 듯 이렇게 말할 뿐입니다. '갚아야 할 관찰의 빛이 너무 많아서 그래요.' "바지 환승을 위해 오래된 바지를 버렸다" 문보영이라는 이름의 성장기를 목격하다 등단 후 1년 만에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은 여느 시인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 왔습니다. 틈날 때마다 힙합을 추고, 손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독자에게 배달하는 자발적인 연재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영상 언어인 브이로그를 통해 소통했습니다. 매년 한 권의 책을 내며 누구보다 부지런히 창작 활동에 매진한 그녀는 패기 넘치는 청춘의 아이콘을 넘어, 이 시대의 보편적 슬픔을 보듬는 영향력 있는 작가로 성장했습니다. "사람들은 손잡이가 없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문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시를 쓸 때만큼은 사람의 무릎이나 겨드랑이 아니면 허벅지에 난 점 따위에 달린 작은 손잡이가 보이며, 열릴 리 없지만 왠지 열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다." 위의 글은 시인의 문학상 수상 소감의 일부입니다. 늘 번뜩이는 표현과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른 차원의 감각에 천착하던 시인은 《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를 통해 타인의 우울과 타인의 행복을 염원해주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친구를 위해 쓴 편지가 친구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밝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나의 친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친구들에게 행복하라고 부추기고 싶진 않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 그 사람이 삶에 감사해야 할 이유를 나열하고 상기시키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 <환승 바지> 중에서 단순한 흥미로 물건을 버리기 시작한 그녀는 마침내, 가장 아끼던 물건을 버리게 됩니다. 천식을 일으키는 낡은 곰 베개를 버리고 새 베개를 들이게 된 것이지요. 고통스럽지만 익숙하다는 이유로 감내해야 했던, 아픈 인연과 낡은 어제의 기억을 과감히 끊어냅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깨닫는 순간입니다. "버리지 않으면 익숙해질 수 없구나. 나를 아프게 하는 것, 숨을 못 쉬게 하는 것을 왜 버리지 못할까. 나에게 해를 가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끈질기게 갖고 있다. 누군가를 끊어내지 못했던 것처럼, 어떤 기억을 잊지 못했던 것처럼, 어제를 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 <세상의 연약함을 뚫고 자라난 두 개의 다리> 중에서 그녀의 글은 여전히 감각적이며 또한 젊은 작가에게 거는 사람들의 기대를 한껏 충족시킵니다. 거기에 타인을 향한 사려 깊은 메시지를 더해, 불안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보냅니다.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불안 앞에서 크게 비명을 지르고, 돌아서서 혼자 울기도 하지만, 결국 용기 내어 불안과 마주합니다. 그 모습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일상을 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녀가 버린 서른일곱 개의 사소하지만 의미가 담긴 물건들. 당신이 버리게 될 물건에는 어떤 사연이 담길지, 비워낸 불안의 자리에 어떤 행복이 깃들게 될지 궁금해집니다.나는 과거를 잘 흘려보낼 줄 모르며 과거 때문에 괴로워하고, 과거에서 뽕 뽑아 글을 쓰며, 과거와 권투를 하다가 뻗는 머저리다. 그래서 이제는 잘 버리는 인간이 되고 싶다. 버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버리기에 재능이 있는 사람, 과거를 건강하게 배웅할 줄 아는 사람. 그래서 나에게 ‘낙천적’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본다는 의미보다는 ‘지나간 일들을 너무 자세하고 폭력적으로 돌아보지 않는 것, 지나간 것들이 흐릿해지도록 돕고 묵묵히 앞을 보는 것’에 가깝다. 나는 이제 변하고 싶은 것이다. - 〈난 네가 고형물이라서 좋아〉 중에서 친구를 위해 쓴 편지가 친구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밝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나의 친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친구들에게 행복하라고 부추기고 싶진 않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 그 사람이 삶에 감사해야 할 이유를 나열하고 상기시키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행복한 일이 벌어지지 않아서 문제인 게 아니라, 행복한 일이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점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환승 바지〉 중에서 삶의 많은 시기를 희망에 의존하지 않고 사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 시를 쓰기 시작한 지도 모르겠다. 결론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주제에 반항하는 인간이 되고 싶었다. 반주제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희망 꼴통으로 살아보는 것이다. 새해를 살면서 뒤로 가보는 것이다. 깔끔한 주제 없이 너저분하게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삶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생에는 주제도 뭣도 없다고 받아들이는 용기를 갖는 것이다.- 〈희망 꼴통 생존기〉 중에서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사이드웨이 / 박홍규, 박지원 (지은이) / 2019.12.05
22,000원 ⟶ 19,800원(10% off)

사이드웨이소설,일반박홍규, 박지원 (지은이)
현실 사회의 쟁점들을 피하지 않는 책이다. 비정규직 문제와 지방 문제, 청년 문제와 소셜 네트워크 담론, 한국 사회의 엘리트주의와 양극화 문제, 그리고 젠더 이슈와 페미니즘 운동 등에 이르기까지, 박홍규 교수는 이 대담에서 자신이 오랫동안 생각해오던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해서 발언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그간 두루 쌓아온 교양과 지성을 통해서 이 문제들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세상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대신, 자기의 삶을 고독하고 단단하게 채워왔다. 그는 아내와 함께 경북 경산의 시골에서 600평의 땅에 농사를 지으며 사는 농부 겸 지식인이기도 하다. 박홍규 교수는 휴대폰도 쓰지 않고, 매일 도시락을 싸 들고 책을 읽으러 다니며,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러 대구 시내에 다니고 있다. 그는 자기 삶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힘껏 쳐내고,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면서 단순하고 집중력 있게 살아가는 일을 긴 시간 동안 행동으로 옮겨왔다.#. 추천사 - 정혜윤 (CBS PD, 작가) 0. 책머리에 - 박지원 1. 들어가며: 저는 오늘도 도서관에 갑니다 2. 독서에 관하여: 책은 날씨와 공기처럼 3. 고독에 관하여: 가족, 거울, 그리고 스마트폰 너머에 4. 사회에 관하여: 우리 모두의, 수정처럼 맑은 정신 5. 인간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언제나 구체적으로 6. 나오며: 아내와 함께, 내내 읽으며 늙어갑니다 7. 대화를 마치면서 - 박홍규책과 일생을 함께한 고독한 독서인, 박홍규 교수 한평생 도서관에 다니며 150권이 넘는 책을 쓰고 번역했던 사람, 그는 무엇 때문에 그런 삶을 선택했던 것일까? 책을 너무 사랑해서 한평생 책 속에 파묻혀 살았던, 어느 노교수의 독서와 고독, 사회와 인간에 관한 이야기 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한평생 도서관에 다니며 150권이 넘는 책을 쓰고 번역했던 사람 운전면허증도 핸드폰도 없이, 자전거를 타고 시골길을 달려 학교를 오가는 사람 아내와 함께 시골에서 600평 땅에 농사를 지으며, 오늘도 가방에 도시락을 싸든 채 묵묵하게 책을 읽고 또 읽는 사람. 그리고, 강단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의 노동자들과 오래도록 부대끼던 노동법 학자. 대학 교수이면서도 전임 교수의 월급을 반으로 깎아야 한다고 주장하던 교수. 동창회나 동문회, 회식 문화, '끼리끼리'와 '패거리주의'를 끔찍하게 싫어하고, 더치페이가 왜 문제가 되는지조차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하던 사람. 오래 전부터 자기 밥값은 자기가 내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해 온 사람. 좌우를 불문하고 왕따가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왔던 사람. 독재자와 재벌 체제에 분노하는 진보적 지식인으로 불리면서도, 누구보다 앞장서서 진보 좌파의 엘리트주의와 패권주의를 비판하던 사람. 그렇게 일흔의 생애를 자발적인 단독자로 살아온 사람. 외롭게 사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 사회를 비판하기에 앞서 자기의 한계를 먼저 고백해온 사람. 무리 짓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70 가까운 생애로 증명해온 사람. 바로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박홍규입니다. ‘영원한 이단아’이자 ‘르네상스적 지식인’, 박홍규에게 듣는 독서와 인간에 관한 이야기 박홍규는 지난 40년 동안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영남대학교 명예교수이다. 1952년에 태어난 그는 1979년에 처음으로 시간강사를 시작한 뒤 그는 대학에서 줄곧 노동법과 법 교양 및 인권론 등을 가르쳐 왔다. 미국 하버드대학과 영국 노팅엄대학,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에서 연구하고, 일본 오사카대학과 고베대학, 리쓰메이칸대학 등에서 강의했던 바 있다. 2018년을 정년으로 퇴임한 뒤 명예교수가 되었다. 그러나 박홍규 교수는 이런 이력 때문이 아니라 자신만의 특별한 아이덴티티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언제나 ‘읽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이덴티티의 바탕에 ‘책을 읽는 일이 주는 고독과 자유’를 잉태해 둔 사람이었다. 그는 평생을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사람들이 ‘충분히 고독하지 않다’고 비판하던 사람이다. 그는 좌우와 진영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너무 무리를 짓고 다니며, 한 사람의 독립된 개인으로 살아가지 못한다고 비판하던 사람이다. 그는 이 땅 위에 살아가던 위대한 아웃사이더들을 사랑했고, 그들이 쓴 책을 옮기고 새롭게 풀어냈다. 또 그 자신도 우리 사회의 아웃사이더처럼 살고자 했다. 시작은 법학이었다. 그는 30여 년 전부터 『세계의 최저 노동 기준』, 『한국과 ILO』, 『그들이 헌법을 죽였다』 등의 법률 서적을 쓰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적 법학자로 활동했다. 1980년대부터 국제인권법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에 힘쓰는 한편, 1997년에는 한국의 사법 실태를 비판하며 사법개혁을 촉구한 책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받은 바 있다. 그렇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그는 문학, 철학, 역사, 신화, 사상, 교육학, 사회학, 정치학, 음악, 미술, 무용, 예술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지성과 교양을 아우른 저술 활동을 선보였던 번역가이자 저술가다. 1980년대에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옮긴 것을 시작으로, 그는 지금까지 150권이 넘는 책을 쓰고 또 옮긴 바 있다. 그중에서도 이반 일리치와 에드워드 사이드, 빈센트 반 고흐에 관한 다채로운 책과 관점을 국내에 소개하고 그들에 관한 책을 집필했던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박홍규 교수는 ‘영원한 이단아’이다. 집단을 사랑하는 사회에서 ‘개인’과 ‘독서’의 힘을 예찬한 사람이다. 세상이 그런 그를 불러왔던 별명은 바로 ‘르네상스적 지식인’이다.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 무리 짓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은 이처럼 세상과 끊임없이 불화하며 스스로에게 집중했던 박홍규 교수의 삶과 생각을 샅샅이 들어보는 대담집이다. 『아이돌을 인문하다』와 『산책하는 마음』을 쓴 박지원 작가가 지난 2018년 겨울부터 2019년 여름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대구와 경산을 찾아 박홍규 교수와 길고 긴 대화를 나누었다. 한국 사회에서 용기 있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외롭게 사는 것이 가치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박홍규라는 사람이 한국 사회에서 의미가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언제든, 또 누구든 타인지향적이고 타인의존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한국사회에서, 박홍규 교수의 단독자적인 삶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입체적으로 밝혀두고 있다. 박홍규는 강인한 단독자였다. 그는 자신이 자발적인 단독자의 길을 택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그는 좌우를 떠나 모든 진영과 집단의 패거리 문화를 진심으로 싫어하며 자기 삶의 구체적 궤적으로 그러한 거부를 실천해왔다. 그는 늘 왕따를 자처했다. 그는 독재자에 분노했고, 사법부에 분노했고, 재벌에 분노했으며, 동시에 겉으로 사회 정의를 외치면서도 뒤로는 제 이득을 챙겨오던 모든 민주 인사들에 분노했다. 그는 198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진보 명사들과 함께 민주주의법학연구회란 단체의 회장을 지내며 우리나라의 독재 체제와 보수적인 사법 현실을 비판했던 바 있다. 또한, 그는 한국의 민주화를 이끌었던 진보 지식인들과 문단 권력의 폐쇄적인 엘리트주의와 패권주의를 가장 앞장서서 비판했던 한 사람의 지식인이었다. 그는 자신이 소속되었던 영남대학교와 싸웠고, 노동법학회와 싸웠으며, 동료인 대학의 전임교수들과도 싸웠다. 그는 보수적인 지역사회와 싸웠으며, 전쟁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군국주의자와 싸웠고, 일본 위안부 문제와 한국의 가부장주의를 외면하는 여성혐오주의자들과 싸웠다.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그 외로운 싸움의 기록이다. 이 책 안에선 고독한 삶의 가치와 한국 사회의 병폐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박홍규 자신의 다채로운 고백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현실 사회의 쟁점들을 피하지 않는 책이다. 비정규직 문제와 지방 문제, 청년 문제와 소셜 네트워크 담론, 한국 사회의 엘리트주의와 양극화 문제, 그리고 젠더 이슈와 페미니즘 운동 등에 이르기까지, 박홍규 교수는 이 대담에서 자신이 오랫동안 생각해오던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해서 발언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그간 두루 쌓아온 교양과 지성을 통해서 이 문제들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세상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대신, 자기의 삶을 고독하고 단단하게 채워왔다. 그는 아내와 함께 경북 경산의 시골에서 600평의 땅에 농사를 지으며 사는 농부 겸 지식인이기도 하다. 박홍규 교수는 휴대폰도 쓰지 않고, 매일 도시락을 싸 들고 책을 읽으러 다니며,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러 대구 시내에 다니고 있다. 그는 자기 삶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힘껏 쳐내고, 자기 자신에게 충실하면서 단순하고 집중력 있게 살아가는 일을 긴 시간 동안 행동으로 옮겨왔다. 책과 활자 속에 파묻혔던 힘을 통해서 이 사회를 가장 날카롭게 성찰할 수 있던 사람 세상의 모든 책과 활자에 관심을 갖고 두루 공부했던 그는, 자신의 지적인 토대와 역량을 바탕으로 책과 언론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병폐를 오랫동안 비판했다. 그렇지만 그는 동시에 자신이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 얼마나 부족하고 보잘것없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백과 성찰도 보여주었다. 자기의 한계, 자신의 모순을 알고 있는 그는 그래서 언제나, 매번 다시 책의 세계로 돌아간다. 그래서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에는 빈센트 반 고흐와 조지 오웰, 헤르만 헤세와 루쉰과 몽테뉴, 례프 톨스토이와 마하트마 간디, 이반 일리치와 한나 아렌트와 헨리 데이비드 소로, 미셸 푸코와 프란츠 카프카와 알베르 까뮈…. 등등의 수많은 작가들의 많은 작품들이 등장한다. 그들 모두 자기의 세상에서, 자기의 시대에 맞서, 자신의 한계를 응시하며 나름으로 힘껏 분투하며 글을 썼던 이들이었고, 그들이 살아가던 세계의 이방인이자 단독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10대 시절부터 읽고 매혹된 사람들을 펴들며 자기 나름의 삶을 치열하게 살았고, 비로소 노년의 삶에 당도했다. 그래서 이 책은 평생을 도서관에서 보낸 노인이 자신이 읽었던 책들을 되짚는 기록이고, 그 책들을 향해 보내는 따뜻한 회고의 기억이기도 하다. 그는 책의 세계 안에서 훌륭한 작가들을 만나 이 현실의 세계를 살아갈 힘과 위안을 얻을 수 있었을 뿐이다. 역사에 남은 단독자들의 몸부림을 바라보고, 자신이 얼마나 그들을 열렬하게 좇아 왔는지를 확인하면서. 그러므로 박홍규 교수의 대담집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책들에 관한 책’과도 같다. 이 대담집에는 총 100권이 훌쩍 넘는 책의 제목들이 등장하며, 그 책의 범위는 과거의 고전에 머무르지만도 않는다. 그가 번역해서 한국의 지식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던 『오리엔탈리즘』과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등의 책들부터, 최근 많은 인기를 끌었던 『편의점 인간』과 『복학왕의 사회학』, 『모멸감』 등의 책에 이르기까지, 이 책의 대담에서는 박홍규 교수와 박지원 작가의 독서 이력이 종횡무진 펼쳐진다. 나아가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인간의 본질에 관해서 묻는 책이다. 박홍규 교수와 박지원 작가는 서로의 독서 이력을 나누며 폭력에 관해서, 진보에 관해서, 사회의 변화에 대해서, 인간의 접촉에 대해서, 홀로 또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관해서 긴 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은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를 비롯한 많은 지성들을 되돌아보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심도 깊은 대담을 진행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에 담겨있다. 자신의 허물을 드러내는 데 부끄럼이 없던, 어느 노교수의 가장 겸손한 자기 고백 경상북도 경산의 영남대학교 도서관과 박홍규의 자택에서 1년 가까이 이루어진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의 대담 기획은 어느 고독한 독서인 박홍규 교수의 삶과 사상을 알 수 있는 한 권의 책이다. 독서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크게 봐선 고독한 삶의 가치, 한국 사회의 병폐, 그리고 인간의 자유와 평등에 관한 총 4가지 주제로 파생되었고, 이 대담집은 그 이야기를 ‘독서’, ‘고독’, ‘사회’, ‘인간’이란 4개의 키워드로 재구성한 기록이다 박홍규 교수는 이 한 권의 대담집으로 자신의 삶을 잘 들려주고 있지만, 그는 전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이 책의 모든 장에서 자신의 허물과 실수, 약점과 한계를 지적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기성세대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선 자기 한계를 숨김없이 드러낼 수 있는 사람, 자기 허물을 내보이는 데 거리낌이 없는 그 세대의 어떤 사람이 필요하다. 박홍규는 적어도 그 일을 충분히 감수하려는 사람이었다. 즉,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한 사람이 고독한 길을 선택하고, 실패하고, 또 다시 자신만의 길을 찾아서 치열하게 노력했던 기록이다. 박홍규 교수는 자신의 삶이 얼마나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었는지를 전혀 숨기지 않고, 박지원 작가에게 자신의 고민과 실패의 경험들을 낱낱이 고백하고 있다. 그는 자기 자신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고백할 수 있어야만 사회에서 학문으로 밥 벌어 먹고사는 지식인으로 불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믿음을 실천으로 옮길 만큼은 용기가 있는 지식인이었다. 그래서 이 대담엔 칠순 무렵의 ‘할아버지 명예교수’가 아니라, 다만 조금 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던 한 사람, 한 학자의 소탈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의 마지막 장, ‘아내와 함께, 내내 읽으며 늙어갑니다’에는 그와 함께 41년을 살아온 아내 서현숙 선생이 대담에 참여하여 박홍규 교수의 정체성을 되짚고, 이 책의 여러 쟁점들에 대한 더욱 풍성한 관점을 들려주고 있기도 하다. 요컨대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박홍규 교수가 이 사회를 비판하기에 앞서 자기의 한계를 먼저 고백해온 사람이고, 그가 무리 짓지 않는 삶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일흔 가까운 생애로 증명해온 사람이라는 사실을 진중하게 보여주는 책이다.생각을 깊이 하라, 많이 하라는 말은 세상에 얼마나 많나요? 그런데 제가 보기엔, 그처럼 ‘생각의 힘’을 막무가내로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저는 생각한다는 일의 진정한 힘은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이라고 믿고 있어요. 다양한 생각들이 자기 안에 축적되어 있고, 그래서 자기 생각의 좌표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것. 그런 축적과 인식의 연쇄 과정. 그게 바로 생각의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독서에 관하여: 책은 날씨와 공기처럼’ 챕터 중에서 저도 여러 권의 책을 썼지만, 저는 사람들이 무조건 제 책을 읽어야 한다거나 그 책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제 나름의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서, 저의 회의심을 유지하고, 제가 느끼는 새로운 것을 향한 관심과 의문을 저 나름으로 모색하기 위해 그런 작업을 했을 뿐이에요. 제 호기심을 한 권의 책으로 풀어서 내보냈다, 이런 표현이 적절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책이 꼭 절대적인 진리를 준다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아요. 모든 책은 어떤 하나의 문제에 대한 하나의 의견일 뿐이니까요. ― ‘독서에 관하여: 책은 날씨와 공기처럼’ 챕터 중에서 저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가 교과서 숭배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시험을 통한 능력주의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걸 좀 배제하고 더욱 다양한 생각이 흘러넘치는 세상이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민주주의입니다. 좀 더 많은 사상과 생각들이 자유롭게 떠다니고 서로 부딪치면서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는 분위기,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독서라는 건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라고 봐요. 교과서 한 권으로 명문대에 합격했다, 이것만큼 독서 문화에 위험한 생각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다양한 독서를 통해 다양한 생각이 열리고, 그 열림 속에서 다양한 독서와 번역과 저술이 가능해지는 그런 세상이 좋은 세상, 바람직한 세상이라 생각합니다. ― ‘독서에 관하여: 책은 날씨와 공기처럼’ 챕터 중에서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더퀘스트 / 박소연 (지은이) / 2019.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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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퀘스트소설,일반박소연 (지은이)
‘워라밸’은 이제 트렌드 수준을 넘어 삶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월급은 좀 덜 받더라도, 승진이 다소 늦더라도, 자기의 호흡에 맞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을 꿈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빠른 성공신화에 길들여진 채 과로가 일상인 직장인들이 많았던 탓에 이런 흐름은 반갑다. 그런데 워라밸 담론에서 아쉬운 점은 대부분 ‘퇴근 이후의 삶’에 대해서만 얘기한다는 점이다. 퇴근 이후에 운동하고, 취미활동을 하고, 또는 누구의 간섭도 없이 소파에 늘어지게 누워 편안하게 쉬는 방식에 관한 얘기로 가득하다. 문제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적어도 주중 하루 9시간 이상을 ‘퇴근 전’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의 시간이 끔찍하다면, 퇴근 후 두 시간의 취미생활이 아무리 만족스럽다 해도 삶은 여전히 고단할 수밖에 없다. 올리는 기획안은 모조리 반려되고, 고작 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는 팀장에게 난도질을 당하는 하루를 생각해보라. 후배 직원에게 몇 번이나 강조했는데도 엉뚱한 결과물을 가져와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면? 이런 상황에서 퇴근 후 독서 토론이, 요가 수업이, 전시회 관람이 아무리 만족스러운들, 그 삶이 행복하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직장인에게는 퇴근 후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계획만큼이나, 퇴근 전의 시간을 제대로 똑똑하게 쓰는 방법도 중요하다. 이 책은 일 잘하는 사람들, 특히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인생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의 노하우와 특별한 습관들을 담았다.프롤로그 _ 일하는 시간이 불행한데 삶이 만족스러울 수 있을까? Part 1_ 일 잘하는 사람들은 단순하게 합니다 - 본질을 파악하여 정곡을 찌르다 - 일침견혈(一針見血)의 기획 - 원하는 핵심을 쓰다 -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보고서 - 언어의 낭비를 없애다 - 구무택언(口無擇言)의 말하기 - 존중하지만 거리를 두다 - 경이원지(敬而遠之)의 인간관계 - 우리의 뇌는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 뇌의 선택적 인지 법칙 - 바쁘고 지친 상대방을 배려하다 - 성인 주의력결핍증후군 Part 2_ 단순하게, 기획하다 - 왜 이 일을 하는지 고민하다 - WHY First, Always - 좌뇌를 이용해 기획하다 - Logical Thinking - 뇌가 편안한 방식으로 구성하다 - MECE - 우뇌를 이용해 기획하다 - 꽂히는 컨셉 - 낡은 내용을 새롭게 변화시키다 - 일상의 재발견 - 업무의 좌표를 표시하다 - Project Management - 나의 커리어를 기획하다 - The Core Project Part 3_ 단순하게, 글을 쓰다 - 직장의 글쓰기는 원래 어렵다 - 글쓰기 3대 분야 - 직장의 글쓰기는 고객이 존재한다 - 상대방 중심의 글쓰기 - 한 줄로 요약하다 - 정보 전달을 위한 글쓰기 - 100장 보고서도 1장으로 그리다 - 설득을 위한 글쓰기 - 글을 덩어리 짓다 - 메시지 전달을 위한 글쓰기 - 글을 어지럽히는 나쁜 습관을 경계하다 - 불규칙성과 권총 - 기호(symbol)를 활용하다 - 메시지를 돋보이게 하는 기법 Part 4_ 단순하게, 말하다 - 같은 공간에서 다른 꿈을 꾸다 - 동상이몽 - 이해도 안됐는데 시작부터 하지 마라 - No Question 문화 - 내 마음 같은 사람은 없다 - ‘무슨 말인지 알지?’의 위험 - 처음부터 요점을 말해달라. 현기증 나니까 - 두괄식 보고 - 비슷한 답 말고 정확한 답을 말하자 - 에둘러 가지 말 것 - 상대의 머릿속에 모호함을 지우다 - 숫자 활용 - 상대의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다 - 비유 활용 - 설득할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다 - 최종고객 찾기 Part 5_ 단순하게, 관계 맺다 - 생각을 멈추지 못하다 - 투머치 고민러 - 모두에게 좋은 사람은 없다 -‘좋은 사람 + 가족 같은 조직’ 증후군 -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 동료에게 나의 ‘선’ 말해주기 - 상사와도 밀당이 있다 - 선 긋기의 기술 - 그래서 갈 거예요, 말 거예요- - 꿈의 직장 판타지 - 관계를 갉아먹는 트랩 치우기 - 약탈자(Predator) 대처법 - 직장이 일상을 방해한다면 - Switch Off 연습 에필로그 _ 빛나는 재능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일하는 시간이(Work) 불행한데, 삶이(Life) 행복할 수 있을까?” 상위 0.1%의 진짜 워라밸 비결을 말하다 ‘워라밸’은 이제 트렌드 수준을 넘어 삶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회사에서의 시간이 끔찍하다면, 아무리 퇴근 후 취미생활이 만족스러운들 삶은 고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은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회사에서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일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누구보다 똑똑하게 일하면서 인생도 즐길 줄 아는 상위 0.1% 에이스 인재들의 진정한 워라밸 비결과 좋은 습관들을 공개한다. 워라밸의 역설 - 일하는 시간이 불행한데, 삶의 균형이 가능할까? ‘워라밸’은 이제 트렌드 수준을 넘어 삶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월급은 좀 덜 받더라도, 승진이 다소 늦더라도, 자기의 호흡에 맞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을 꿈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빠른 성공신화에 길들여진 채 과로가 일상인 직장인들이 많았던 탓에 이런 흐름은 반갑다. 그런데 워라밸 담론에서 아쉬운 점은 대부분 ‘퇴근 이후의 삶’에 대해서만 얘기한다는 점이다. 퇴근 이후에 운동하고, 취미활동을 하고, 또는 누구의 간섭도 없이 소파에 늘어지게 누워 편안하게 쉬는 방식에 관한 얘기로 가득하다. 문제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적어도 주중 하루 9시간 이상을 ‘퇴근 전’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의 시간이 끔찍하다면, 퇴근 후 두 시간의 취미생활이 아무리 만족스럽다 해도 삶은 여전히 고단할 수밖에 없다. 올리는 기획안은 모조리 반려되고, 고작 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는 팀장에게 난도질을 당하는 하루를 생각해보라. 후배 직원에게 몇 번이나 강조했는데도 엉뚱한 결과물을 가져와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면? 좋게 말해도 꼬아서 듣는 이상한 직장 동료는 걸핏하면 회사 휴게실에서 내 흉을 보고 있다면 어떨까. 이런 상황에서 퇴근 후 독서 토론이, 요가 수업이, 전시회 관람이 아무리 만족스러운들, 그 삶이 행복하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직장인에게는 퇴근 후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계획만큼이나, 퇴근 전의 시간을 제대로 똑똑하게 쓰는 방법도 중요하다. 이 책은 일 잘하는 사람들, 특히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인생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의 노하우와 특별한 습관들을 담았다. 짧은 시간에 최소한의 에너지만 투입 상위 0.1%처럼 일하는 노하우 일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엄두가 안 나는 복잡한 일도 그들에게만 가면 손쉽게 바뀐다. 올해, 또는 내년에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고, 처리하는 프로젝트마다 성과가 높아 동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상사와 얘기할 때도 긴장감이 없이 편안해 보인다. 중간에 언성이 높아지는 일도 없다. 보고서는 기껏해야 한 장이나 다섯 장쯤 써 가는데, 무슨 마법인지 매번 손쉽게 통과가 된다. 그들은 대체 뭐가 다른 걸까?! 저자는 소위 일 잘하기로 유명한 상위 0.1% 수백 명과 함께 일하며 그들의 일 습관을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회장과 경영진, 그리고 동기 99%를 제치고 올라온 임원들이 어떻게 일을 처리하는지, 국가 정책을 만드는 정부, 국회, 청와대 등의 직원들은 어떻게 수많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지 지켜보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일 습관을 낱낱이 공개한다. 일도, 말도, 관계도, 사고방식도, 단순하게! 구체적으로, 우리의 직장 일상을 차지하는 가장 대표적인 네 가지 영역, 많은 직장인의 애증의 대상이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는 그 네 가지 영역을 다룬다. ①일잘러와 그밖의 사람들을 가르는 기획하기 ②보고서 · 제안서 · 보도자료 등의 글쓰기 ③각종 보고와 발표에서부터 일상 스몰토크까지 다양한 말하기 ④‘일이 힘든가, 사람이 힘들지’ - 관계맺기 일에서 의미를 찾고 열정을 태우는 직장인이든, 퇴근 이후의 삶을 소중하게 꾸리고 싶은 직장인이든, 모두 ‘일을 잘하고 싶다’는 바람만큼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이 모두의 니즈를 담아, 효율적으로 똑 부러지게 일할 수 있는 비결을 담았다. 모든 꼭지마다 우리가 실제로 직장생활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현장 이야기가 함께해 더욱 공감을 높인다. 자, 이제 이 책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할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복잡한 것들을 걷어내는 연습을 시작해보자. 게다가 우리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상사 또는 클라이언트가 자신의 상사에게, 그 윗 상사는 그 윗윗 상사에게 지시를 받아서 내려온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시 층층이 거쳐 올라가야 하지요. 그런데 슬프게도 성인 주의력결핍증후군ADD은 위로 올라갈수록 악화하는 질병이다 보니 점점 더 산만한 상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보고하려는 사람은 많아지고, 고민해야 하는 문제 수준은 더 까다로워지니까요. 대략 모양새가 갖춰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별다른 내용이 없긴 합니다. 팀장이 그냥 조용히, 무심하게 넘어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시 한숨을 푹 쉬고는 팀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인쇄 버튼을 누릅니다. 이렇게 일하는 방식, 너무 익숙하시죠?
모두 거짓말을 한다
더퀘스트 /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은이), 이영래 (옮긴이) / 2018.06.17
18,000원 ⟶ 16,200원(10% off)

더퀘스트소설,일반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은이), 이영래 (옮긴이)
검색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들의 숨겨진 진짜 욕망과 생각을 까발리는 책이다. 인종주의뿐 아니라 정신질환, 성생활, 아동학대, 낙태, 광고, 종교,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충격적인 인간 본성이 거침없이 담긴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인간과 사회에 관한 지식 대부분이 거짓말로 왜곡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서문 - 스티븐 핑커 서론: 빅데이터 혁명의 개요 1부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 1. 직감은 불완전하다 2부 빅데이터의 힘 2. 프로이트가 옳았을까? 3. 데이터를 보는 새로운 눈 신체 데이터 단어 데이터 사진 데이터 4. 디지털 자백약 섹스에 관한 진실 증오와 편견에 관한 진실 인터넷에 관한 진실 아동학대와 낙태에 관한 진실 페이스북 친구에 관한 진실 고객에 관한 진실 진실을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가? 5. 클로즈업 우리 지역, 시, 마을에서는 정말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 도플갱어 찾기 데이터에는 이야기가 있다 6. 온 세상이 실험실 A/B 테스트의 기초 잔인하지만 큰 깨달음을 주는 자연 실험 3부 빅데이터: 취급 주의 7. 빅데이터로도 할 수 없는 일 차원의 저주 측정 가능한 것에 대한 지나친 집중 8. 빅데이터로 하지 말아야 할 것 권력화된 기업에서 생기는 위험 권한을 부여받은 정부에서 비롯하는 위험 결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책을 끝까지 읽을까?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를 예견한 유일한 데이터, 구글 트렌드로 잡아낸 인간의 진짜 속마음 올해의 책 베스트셀러 베스트셀러 최고의 경제경영서 올해의 책 “트럼프 지지층은 누구인가?”에 답한 경제학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슈퍼 베스트셀러 충격적이었던 지난 미국 대선 결과를 모두 기억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흑인과 여러 소수집단을 모욕하고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지지층의 부상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수많은 전문가와 여론조사기관은 물론, 예측의 신이라 불리던 네이트 실버조차 결과에 당황했다. 그 많던 트럼프 지지자들은 왜 선거 직전까지 드러나지 않았을까? 애초에 설문조사에 ‘실제로’ 누구에게 투표할지 솔직하게 답할 이유가 없는 게 아닐까? 전 세계가 주목하는 데이터 과학자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Seth Stephens-Davidowitz)는 트럼프 지지층이 평소 심각한 흑인 비하 단어인 ‘깜둥이(nigger)’를 검색하던 인종주의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트럼프 지지율이 높은 지역에서 ‘깜둥이’ 검색이 가장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곳 사람들이라고 해서 설문조사원이나 친구에게 자신이 흑인을 혐오하며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터넷에 흑인을 놀릴 만한 농담거리를 찾아볼 뿐이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Everybody Lies》는 검색 데이터를 이용해 사람들의 숨겨진 진짜 욕망과 생각을 까발리는 책이다.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고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인종주의뿐 아니라 정신질환, 성생활, 아동학대, 낙태, 광고, 종교, 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충격적인 인간 본성이 거침없이 담긴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인간과 사회에 관한 지식 대부분이 거짓말로 왜곡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계속 속을 것인가, 진실을 볼 것인가? 검색창에 드러난 가장 사적인 욕망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동안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구글 트렌드를 이용해 오바마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손해 본 표가 얼마나 되는지 연구했다. 구글 트렌드는 특정 단어가 지역별, 시간별로 얼마나 자주 검색되는지를 알려주는 구글 서비스다. 2008년 11월 오바마가 당선된 그날, 일부 주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보다 ‘깜둥이 대통령’을 더 많이 검색했다. 그리고 ‘오바마’가 들어간 검색어 100개 중 1개에는 ‘kkk’나 ‘깜둥이’가 포함돼 있었다. 백인 국수주의자들의 사이트 〈스톰프런트〉의 검색과 가입도 평소보다 10배 늘었다. 설문조사에서 아닌 척 숨겼지만 사람들은 사적 공간에서 흑인을 조롱하는 마음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었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지역별 인종차별적 검색률을 토대로 미국의 인종주의 지도를 만들었는데 놀랍게도 트럼프 지지율을 표시한 지도와 일치했다. 지금 학계는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를 예견한 유일한 데이터인 구글 트렌드가 앞으로도 국제적으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예견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구글 검색이 그토록 귀중한 이유는 데이터가 많아서가 아니다. 사람들이 솔직한 생각을 내놓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는 하지 않을 이야기를 구글, 네이버, 다음과 같은 거대 검색엔진에는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수록 밝혀지는 것도 많은데 그 대표적인 주제가 성생활이다. 구글에 드러난 결혼생활의 가장 큰 불만이 뭔지 알고 있는가? 섹스를 하지 않는 것이다. ‘섹스 없는 결혼생활’이 ‘불행한 결혼생활’보다 3.5배 많이 검색되고 ‘사랑 없는 결혼생활’보다 8배 많이 검색된다. 그리고 대화하지 않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보다 성관계를 원하지 않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16배 많다. 결혼하지 않은 커플도 마찬가지다. 문자메시지에 답을 하지 않는 애인보다 성관계를 원하지 않는 애인에 대한 불만이 5.5배 많다. 그리고 그 불만은 놀랍게도 남자친구보다 여자친구 쪽에서 두 배 많다. 구글에는 ‘게이 포르노’와 ‘게이 테스트’를 번갈아 검색하는 성정체성에 혼란을 보이는 사람들도 포착된다. 모두 전통적인 설문조사에서는 감춰져 있던 모습이다. * 남성 중 동성애자는 얼마나 많은가? * 어떤 사람이 탈세를 하는가? * 두 번째 데이트를 하려면 첫 번째 데이트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야 하는가? * 부모는 아들과 딸을 어떻게 차별하는가? * 사는 곳에 따라 수명이 달라지는가? * 광고는 효과가 있는가? 사람의 생각을 연구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 모든 학문 분야에서 빅데이터 분석이 유행할 것 사람들은 자주 거짓말을 한다. 의사, 친구, 연인, 설문조사원은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한다. 기업 엔지니어의 40퍼센트 이상이 자신의 실력이 상위 5퍼센트에 든다고 말하고, 대학교수의 90퍼센트 이상은 자신이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졸업생의 4분의 1은 자신의 사교성이 상위 1퍼센트에 든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람들의 보고가 부정확한데도 사회과학 연구의 많은 부분이 여기에 의존한다. 데이터 과학이 앞으로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사회과학이다. 데이터 과학은 사회과학 이론을 검증 가능하게 한다. 한 예로 2장 〈프로이트가 옳았을까?〉는 무의식적 욕구(특히 성적인 욕구)가 말실수로 드러난다는 ‘프로이트의 말실수’가 진짜인지 확인한다. 프로이트 이론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성적 욕구가 말실수로 세어 나온다는 ‘프로이트의 말실수’를 검증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자들은 오타 데이터세트 4만 개를 모아 성적인 의미로 볼 수 있는 오타가 불균형적으로 많이 나타나는지 확인했다. 그 데이터세트에는 ‘rock’을 ‘cock(음경)’으로 ‘security’를 ‘sex(섹스)urity’라고 쓴 것도 있었지만 ‘window’를 ‘pindow’라고 쓴 것처럼 별 의미 없는 실수도 있었다. 연구팀은 사람들과 똑같은 빈도로 문자를 바꿔 쓰는 로봇을 만들어 수많은 오타를 내게 했고 그 결과 성적으로 해석되는 실수는 우연으로 볼 수 있는 수준보다 많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사회과학의 많은 질문은 연구하기가 까다롭다. 폭력적인 영화가 개봉하면 범죄가 늘어날까? 광고는 효과가 있을까? 언론은 진보나 보수 쪽으로 편향되어 있을까? 거의 모든 주제에 빅데이터를 모을 수 있게 된 지금은 데이터 과학을 조금만 첨가하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2018년 최고의 문제작 빅데이터 혁명은 지금부터!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연구가 처음부터 인정받았던 것은 아니다. 인종주의에 관한 그의 박사논문은 학술지 다섯 곳에서 거부당했다. 그렇게나 많은 미국인이 인종주의자일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학술지 《퍼블릭 이코노믹스 저널》이 최종적으로 이 논문을 실었고,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많은 학자들에게 충격을 주며 학계의 슈퍼루키로 떠올랐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이코노미스트》 《포춘》 등 여러 매체에서 ‘2017년 올해의 경제경영서’로 선정됐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렌스 서머스는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를 따로 불러 연구를 요청할 정도였고,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는 이 책의 서문에서 오랫동안 사람을 연구한 자신 역시 이 책에 담긴 내용에 여러 차례 놀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인간 본성은 아직 빙산의 일각의 작은 스크레치에 불과하다. 구글, 페이스북, 데이트 사이트, 포르노 사이트 등에 축적된 디지털 금광을 분석하면 사람들이 정말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혁명은 지금부터다! 사람들의 정보 검색 그 자체가 정보다. 그들이 언제 어디에서 사실, 인용, 농담, 장소, 사람, 물건, 도움을 검색하는지는 그들이 정말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욕망을 가지며,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하는지에 관해 막연한 추측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 작고 네모난 빈칸에 단어나 문구를 입력하는 일상적인 행동은 작은 진실의 자취를 남기며 이 자취 수백만 개가 모이면 결국 심오한 현실이 드러난다. -서문: 빅데이터 혁명의 개요 구글을 이용한 경험을 떠올려보자. 추측컨대 당신은 고상한 사람들 앞에서는 인정하기 어려운 행동이나 생각을 검색창에 입력하곤 할 것이다. 사실, 미국인 대다수가 구글에 매우 사적인 사항을 이야기한다는 너무도 강력한 증거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인들은 ‘날씨’보다 ‘포르노’를 더 많이 검색한다. 남성 25퍼센트와 여성 8퍼센트만이 포르노를 본다고 인정한 설문조사 데이터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4. 디지털 자백약
로마법 수업
문학동네 / 한동일 (지은이) / 201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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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소설,일반한동일 (지은이)
『라틴어 수업』의 저자 한동일의 신작.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로서, 한국과 이탈리아를 오가며 작가와 법조인으로서의 활동을 이어가는 그가 『라틴어 수업』의 뒤를 잇는 명강의를 책으로 공개한다. 우리나라에서 라틴어와 로마법의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서강대학교의 ‘라틴어 수업’에 이어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에서 ‘로마법 수업’을 이끌어왔다. 인류법의 기원이자 인간다운 삶과 공동체를 이루어나가기 위한 로마인들의 길고 치열한 고민의 기록이었던 ‘로마법’에 대한 그의 강의는, 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고대의 법 안에 숨겨진 뜨거운 인류애와 정의로운 삶에 대한 신념을 심어주었다.로마법 수업을 시작하며 생의 어떤 순간에도 인간답게 사는 길을 포기하지 맙시다 5 Lectio I. 인간De hominibus “당신은 자유인입니까 노예입니까” 19 Lectio Ⅱ. 특권과 책임Privilegium et Responsabilitas 여성에게 약을 먹이고 추행한 자는 공동체에서 영구 추방한다 32 Lectio III. 자유인De liberis 동수저가 된 흙수저의 비애 44 Lectio IV. 매 맞는 노예Flagritriba ‘조선놈에겐 매가 약이다?’ 폭력과 만행의 역사를 기억하라 60 Lectio V. 시중드는 노예Minister servus 당신은 서비스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68 Lectio VI. 신의Fides 로마인들이 떼인 돈 받는 방법 74 Lectio VII. 노예해방Manumissio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80 Lectio VIII. 여성De feminis 로마의 그림자에 가려진 에트루리아의 페미니즘 90 Lectio IX. 어머니Mater “여성이 쉽게 무고당하지 않도록, 그들에게 방어가 필요할 때 우리는 도우러 가야 한다” 102 Lectio X. 결혼과 독신Matrimonium et Coelibatus “결혼은 골칫거리를 낳는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112 Lectio XI. 이혼Divortium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 126 Lectio XII. 간음과 성매매Stuprum et Prostitutio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140 Lectio XIII. 간통죄Adulterium “남편이 지키지 못하면서 아내에게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154 Lectio XIV. 낙태Abortus 낳아도, 낳지 않아도 모두 산통을 겪는다 168 Lectio XV. 로마의 범죄Crimen Romae 다른 사람의 인생에 치욕을 주어 상처 입히지 말라 184 Lectio XVI. 인류의 진보Hominum progressus “우리는 서로 사랑하지 않고 모여 살다가 눈물 흘리는 사람도 없이 죽어간다” 198 Lectio XVII. 로마의 형벌Poenae Romae “이 나라에서 이런 잔인함을 몰아내십시오” 208 로마법 수업을 마치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224 로마사와 라틴어 깊이 읽기 234한국인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 한동일 『라틴어 수업』 이후 다시 시작되는 명강의 Homines nos esse meminerimus. 호미네스 노스 에세 메미네리무스.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2017년 낯선 외국어 책이 대한민국 인문학계를 강타했다. 한동일 교수의 『라틴어 수업』은 영어, 유럽어의 기원이 된 라틴어의 기초를 배우면서, 언어에 앞서 각자의 인생과 역사를 깊이 성찰하게 하는 독특한 구성과 필력으로 인문독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2019년 한동일 작가가 신작 『로마법 수업』을 들고 돌아왔다.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로서, 한국과 이탈리아를 오가며 작가와 법조인으로 활동해온 그가 이번에 독자들과 나누고 싶은 것은 ‘로마법’이다. 우리나라에서 라틴어와 로마법의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타 대학 교수와 학생들까지도 찾아와 청강하는 명강의로 입소문을 탔던 서강대학교의 ‘라틴어 수업’에 이어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에서 ‘로마법 수업’을 이끌었다. 로마법은 인류법의 기원이자 인간다운 삶과 공동체를 이루어나가기 위한 로마인들의 치열한 고민의 기록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라틴어 수업』이 그러했듯 주제는 ‘로마법’이되, 이야기를 풀어가는 시선은 법의 테두리를 훌쩍 넘어 인간과 세계로 향한다. 저자는 로마시대와 현재를 부단히 오가며, 변치 않는 인간의 속성과 사람 사이의 끝없는 갈등, 그리고 그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 소통하고 화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보여준다. 우리는 로마인들이 인간으로서, 시민으로서 최소한 이 정도는 지키고 살자고 정해둔 로마법의 세부조항과 법률 격언들을 라틴어와 한국어로 함께 읽어가면서, 혼돈과 대립의 시대에 나답게,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힌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로마법은 숱한 압력 속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삶을 지탱하고 싶어했고, 끝내 인간답게 사는 길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나의 아집과 편견을 넘어 너와의 소통과 상생을 꿈꾸었던 로마인들이 하나하나 쌓아올렸던 돌탑과도 같습니다. 거대하고 휘황한 문명은 우리를 저마다의 인격과 이상을 지닌 인간의 지위에서 끌어내려, 무수한 소비자이자 무지한 대중의 일원으로 전락시키려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언제나 단독하고 존엄한 인간일 것입니다. 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생활인들의 가슴에 와닿는 로마법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내 삶과 마음을 건드리지 못하는 공부는 금방 잊히며, 결국 아무 데도 써먹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로마법은 인류의 오랜 꿈과 이상을 명석하고 정확하게 기술한 문장들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추상적이고 막연한 인간의 소망과 기대를 구체적이고 또렷한 문장으로 현실화시키려 노력한 로마인들의 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이것은 조직과 사회생활의 압력 속에서 함부로 짓이겨지고 뭉뚱그려지고 구석으로 밀렸던 우리들의 자아와 인간적 소망을 복원하는 긴 여정이기도 할 것입니다.” _본문에서 연세대 법무대학원에서 열린 세계인의 인생학교 생활인들의 가슴을 파고든 단 하나의 질문 “당신은 자유인인가 노예인가?” 저자가 ‘이를 악물고’ 로마법을 공부한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사법연수원 과정은 세계적인 공부천재들이 모여 있지만, 변호사 시험 합격률이 고작 5~6%에 그치는 난이도 극상의 코스로 유명하다. 저자도 두 번을 유급하여 5년 만에 사법연수원 과정을 마치고, 로타 로마나 700년 역사상 930번째 변호사가 되었다. 로마에서 유학하는 동안 그를 가장 괴롭힌 것은 바로 로마법 과목이었다. 로타 로마나 변호사가 되고자 한다면 로마법을 단순히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언제든 자유자재로 글로 풀어 쓸 수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에 돌아와 로마법 수업을 열면서는, 학생들이 로마법을 단순 암기의 대상이나 학문적 분석의 텍스트로만 여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로마법의 조항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는 방식이 아니라, 결혼과 비혼, 돈과 계급, 여성문제, 낙태와 성매매, 간통 등 현실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는 키워드를 뽑아 강의와 책을 꾸린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오늘의 현실과 로마시대에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자면, 로마는 명백한 신분제 사회였고 로마에서는 이런 물음으로 신원조회를 했다. “당신은 자유인인가 노예인가?” 저자는 로마법상에 기록된 노예와 자유인의 신분 차이와 그들 각자에게 주어진 명백한 자격과 한계를 설명한 뒤, 돌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로마인의 질문을 되돌려준다. “당신은 자유인입니까 노예입니까?” 우리는 명목상의 평등사회를 살아가지만 실은 모두가 돈과 경제력의 굴레 안에서 노예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혹은 스스로가 노예인 줄도 모르는 노예는 아닌지 그는 묻고 있다. “해방노예의 비애를 오늘날의 현실에 투영해본다면 지나친 생각일까요. 돈과 경제력에 관한 한 모든 이가 노예와 다름없음을 그대로 인정하고 인식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노예인 줄도 모르고 노예 노릇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돈과 권력 앞에 납작 엎드려 조용히 순종하는 것이 삶의 지혜라도 되는 양 그렇지 못한 사람을 비웃고 짓밟습니다. 해방노예가 노예를 짓밟는 것 같은 구도가 연상되는 현대의 슬픈 풍속도입니다. 문득,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묻게 됩니다. 2천 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인간의 존재와 태도 가운데 변치 않는 비겁과 악습이 존재함을 아프게 느낍니다.”(「동수저가 된 흙수저의 비애」, 53쪽) 만약, 로마에서 사법농단과 버닝썬 사태가 일어났다면, 로마에서 특권층의 위법행위가 백일하에 드러났다면, 로마의 국회의원이 군 복무를 기피했다면? 로마는 엄연한 신분제 사회였으나 그 신분에 걸맞은 태도와 책임을 요구했다. 로마에는 ‘강제유배’형이 있었다.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을 원래의 살던 자리에서 ‘영구히’ 내쫓아 시민으로서의 역할과 삶을 박탈하는 중형이었다. 어떤 범죄자들에게 이런 강제유배형이 내려졌을까? 강제유배형은 주로 ‘재판관이 사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판결을 조작하는 경우’ 그리고 ‘성욕을 불러일으키는 약’을 여성들에게 먹여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내려졌다고 한다. 로마에서 ‘사법농단’이나 ‘최음제’를 써서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폭력을 저지르는 일이 일어났을 때는, 죄의 크고 작음을 판가름하거나 반성을 촉구하기 전에 이미 시민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본 것이다. 로마에서는 재판관이 개인적으로 판결을 조작하거나, 여성에게 약을 먹여 성폭행을 한다는 것은 차마 반성을 촉구하거나 죄의 경중을 따지기도 힘든 극악무도한 범죄로 치부했습니다. 고대 로마 사회에서도 용인하지 않았던 일이 21세기의 대한민국 땅에서, 그것도 특권층들에 의해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상황은 너무나 참담하지요. 로마에서 이런 자들은 사회 구성원 자격을 박탈하고 철저히 격리해버렸습니다. 유배 장소는 주로 지인들조차 접근하기 힘든 이탈리아 연안의 섬들이나 리비아 사막의 오아시스였고요. 이 때문 에 ‘섬 강제유배’로도 불렸답니다. 재판의 판결을 조작한다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약물로 비열한 협잡질을 저지른 이들은 외딴섬에 고립시켜야 한다는 것이 바로 로마의 정의였던 것입니다. (「여성에게 약을 먹이고 추행한 자는 공동체에서 영구 추방한다」, 39쪽) 로마인들은 특권층들에게 사회적인 특권과 혜택이 제공되는 만큼, 냉엄한 도덕성과 윤리를 요구했다. 지금으로 치자면,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무원에 해당할 로마의 정무관들은 반드시 군 복무를 마쳐야만 했다. 군을 기피한다거나 고위 공무원이 보통 시민들보다 훨씬 더 많은 연봉을 정무관으로서 수령한다거나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정무관이라는 직책이 사실 무보수에 고작 임기 1년의 명예직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지만, 로마시대의 공직이란 봉사직이었습니다. 우리도 국회의원 같은 공무원을 흔히 ‘국민의 공복’이라고 표현하지만 오늘날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을 봉사직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거의 없겠지요. 더 놀라운 건 정무관이 되려면 반드시 군 복무를 마쳐야 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하면서, 그것도 군필자만이 할 수 있다고 못박는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려고 할까요? 어쩌면 지금 그 자리에 앉아 있거나 과거에 역임했던 많은 사람들이 자격미달일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현실을 생각해보면 ‘명예로운 로마시민의 공복’ 역할을 자처했던 로마 지배계급의 발걸음이 새삼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동수저가 된 흙수저의 비애」, 46쪽) 이렇게 특권층에게는 그들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권리만큼이나 냉엄한 윤리를 요구하고, 정의와 정당함을 추구했던 로마인들의 흔적은 지금도 이탈리아 곳곳에 남아 있다. 로마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생활해왔던 저자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발견할 수 있는 로마인들의 철학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이탈리아에 여행 가서 사람들로 복작거리는 관광지 외에 자연경관이 가장 수려한 곳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회 부유층들이 소유한 리조트를 찾으면 될까? 그는 장애인 시설이나 어린이 병원이 자리한 곳으로 가라고 귀띔한다. 이탈리아에 가서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유명 관광지 말고 경치 좋은 곳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시나요? 장애인 시설이나 어린이 병원 같은 복지시설이 있는 곳을 찾으면 된답니다. 이탈리아는 경치가 빼어난 곳에는 호텔도, 골프장도, 카페도 아닌 장애인 시설이나 어린이 병원을 짓습니다. 넉넉한 주차장은 덤이요, 수려한 자연경관이 보이는 곳에서 치료받고 요양할 수 있으니까요. 장애인 시설 하나만 지으려 해도 그 지역주민이 온통 들고 일어나 설립 계획이 무산되거나 더딘 진행을 보이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면, 한 사회가 어떤 철학에 기반해 있느냐에 따라 똑같은 문제라도 해결방식은 천차만별임을 느낍니다. (「낳아도, 낳지 않아도 모두 산통을 겪는다」, 181쪽) 로마에서도 조망권 분쟁이 일어났고, 화장실에 버려지는 미혼모의 신생아들이 있었다는 것― 법으로 다 관장할 수 없는 인간사의 복잡한 문제들까지 이해하고 꿰뚫어보는 힘을 위하여 이렇듯 로마시대와 현대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는 시선은, 역사와 법문을 파고드는 지적인 즐거움뿐만 아니라 오늘의 사회를 성찰하는 감동과 놀라움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에서 다뤄지는 로마의 법적 분쟁을 바라보고 있으면 과연 이것이 고대 로마사회에 벌어진 일인지, 바로 오늘 저녁 뉴스에 등장한 사건사고인지 헷갈릴 정도로, 현대사회와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로마의 빌라와 아파트라고 할 수 있는 공동주택 ‘인술라’가 들어서면서 로마 사회에는 조망권 분쟁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로마의 공중화장실의 변기통에서는 버려진 아기들이 종종 발견되기도 했다. 로마에서는 오늘날처럼 가끔 화장실에서 출산하여 신생아를 유기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기원전 1세기 활동한 로마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루크레티우스는 저서 『사물의 본성에 대하여De natura rerum』에서 화장실에 관해 언급하는데요. 바로 이 책에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된 여자들, 로마인들은 이른바 ‘메가이라 여신의 저주를 받았다’고 표현한 여자들이 공공화장실에다 아기를 몰래 버리러 오곤 했다는 이야기가 쓰여 있습니다. 당시 갓 태어난 신생아를 변기통에 내다버리는 끔찍한 일이 왕왕 일어났다는 거죠. (「낳아도, 낳지 않아도 모두 산통을 겪는다」, 174쪽) 현재 벌어지는 사회문제와도 크게 다르지 않은 로마인들의 그림자와 사회상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법이라는 단 하나의 잣대로 모든 사안에 대해 명확하게 유무죄를 판가름하기 어려운 ‘간통’ ‘낙태’ ‘재산권’ 등의 논쟁적인 사안들에 대해서도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인간이다. 그래서 인간사 중 어느 것도 나와 무관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한편, 법문이 아니라 삶과 세계에 대한 잠언처럼 보이는 여러 철학자와 법학자들의 법률 격언들을 라틴어 원문과 한국어로 동시에 읽고 공감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Haec sit propositi nostri summa: quod sentimus, loquamur: quod loquimur, sentiamus: concordet sermo cum vita. 핵 시트 프로포시티 노스트리 숨마: 쿼드 센티무스, 로콰무르: 쿼드 로퀴무르, 센티아무스: 콘코르데트 세르모 쿰 비타. “이것이 우리의 최고 생활철학이다.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말한 것을 생각한다. 즉, 말에 삶을 일치시킨다.” _세네카 Mulieribus tunc succurrendum est, cum defendantur, non ut facilius calumnientur. 물리에리부스 툰크 수쿠렌둠 에스트, 쿰 데펜단투르, 논 우트 파칠리우스 칼룸니엔투르. “여성들이 쉽게 무고당하지 않도록, 그들에게 방어가 필요할 때 도우러 가야 한다.” _파울루스 Homo sum: Humani nihil a me alienum puto. 호모 숨: 후마니 니힐 아 메 알리에눔 푸토. “나는 인간이다. 그래서 인간사 중 어느 것도 나와 무관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_티렌티우스 나의 자존감을 넘어 너를 향한 이타심과 정의로 가는 가는 징검다리를 놓아주는 한동일의 『로마법 수업』. 이 책을 모두 읽고 나면 세상의 온갖 참혹하고 절망적인 소식들 속에서 인간에 대한 신뢰와 희망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이 문장만은 가슴에 품고서 꺼내보게 될 것이다. Homines nos esse meminerimus. 호미네스 노스 에세 메미네리무스.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희곡 『인간』에서 주인공 사만타와 라울은 '인간homo'에 대해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
웅진지식하우스 / 스티브 브루사테 (지은이), 양병찬 (옮긴이) / 2020.02.24
20,000원 ⟶ 18,000원(10% off)

웅진지식하우스소설,일반스티브 브루사테 (지은이), 양병찬 (옮긴이)
공룡은 어디서 왔을까? 어떻게 그토록 강하고 거대한 존재가 되었을까? 어떻게 먹이사슬의 최정상에 군림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어쩌다…… 거의 모든 종이 멸종하고 말았을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젊은 공룡학자 스티브 브루사테는 화석의 단서를 쫓아 폴란드의 채석장, 스코틀랜드의 해안가, 브라질의 오지, 미국의 평원을 누비며 학문적 열정과 첨단 과학을 결합해 화석과 암석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공룡의 불가사의한 기원, 장관을 이룬 번성, 경이로운 다양성, 격변기 멸종을 둘러싼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며 공룡의 세계를 거의 완벽하게 되살려낸다.프롤로그: 발견의 시대 1. 최초의 등장 2. 공룡의 발흥 3. 혁명의 시작 4. 공룡 왕국의 번성 5. 폭군 공룡들 6. 공룡의 왕 7. 지구의 지배자들 8. 공룡의 비상 9. 최후의 그날 에필로그: 공룡 이후공룡에 관한 모든 상식이 뒤집힌다! 세계적인 젊은 공룡학자가 되살려낸 진짜 ‘쥬라기 공원’ 움직이지 마! 그럼 우리를 볼 수 없어.(Don’t move! She can’t see us if we don’t move.) 비명이 터져 나오는 입을 간신히 틀어막고 숨을 죽인다. 쿵.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목표물을 향해 한 발 더 내딛는다. 50여 개의 날카로운 이빨이 늘어선 입가가 시야를 메운다. T. 렉스는 광기가 서려 있는 노란 눈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주둥이 끝으로 주변을 훑는다. 갑자기 내뿜은 콧김에 카우보이모자는 힘없이 날아간다. 1993년에 개봉한 영화 에 나오는 이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것은 가만히 앉아 고기반찬이 되기를 자초하는 일이다. 2000년대 들어 T. 렉스는 높은 시력, 날카로운 청각, 예민한 후각을 가졌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말로 T. 렉스와 만나게 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재빨리 도망치는 게 그나마 살 수 있는 길이다. 어린 시절 책과 만화, 영화를 통해 만났던 공룡이 달라지고 있다. 눈앞에 있는 사냥감도 인식하지 못하는 티라노사우루스는 알고 보니 높은 지능과 뛰어난 감각을 지닌 살육 기계였고, 권좌 위에서 고독을 즐기기보다는 여럿이 떼 지어 다니며 게걸스럽게 살코기를 난도질하는 걸 선호했다. 착하고 점잖은 초식동물로 알려진 트리케라톱스는 티라노사우루스의 진정한 호적수로 중생대 호숫가와 강변에서 끊임없이 혈투를 치렀다. 날렵한 포식자로 그려진 벨로키랍토르(벨로시랩터)는 사실 깃털과 날개가 있지만 날지는 못하는 새에 가까웠으며, 이와 비슷한 깃털 공룡들과 수많은 원시 조류들이 익룡과 함께 백악기 말 하늘을 점유하고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사막부터 알래스카의 불모지까지, 세계 곳곳에서 수집된 새로운 증거들은 지난 10년간 공룡에 관한 지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그 현장을 종횡무진하며 15종이 넘는 신종 공룡을 기술해온 세계적인 젊은 공룡학자 스티브 브루사테(Steve Brusatte)는 최신 연구 성과와 첨단 과학 기술에 힘입어 지금까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진짜 공룡의 세계를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에서 우아하게 펼쳐 보인다. 그리고 공룡의 불가사의한 기원, 경이로운 번성, 갑작스런 멸종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공룡의 시대로 독자를 이끈다. 변방의 초라한 ‘고양이’는 어떻게 지구의 지배자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진화의 기린아’ 공룡의 놀라운 반전 매력 공룡은 어떻게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을까? 공룡은 처음부터 커다란 덩치와 가공할 만한 힘을 갖고 태어나 자기보다 약한 종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해 마침내 세계 제국을 건설하도록 선택받은 존재였을까? 강하고 멋진 공룡에 흠뻑 빠져 아예 공룡이 되겠다는 애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이겠지만, 최초의 공룡은 집고양이만 한 가냘프고 보잘것없는 괴상한 생명체였다. 오히려 공룡의 진정한 ‘멋짐’은 뾰족한 이빨이나 다부진 근육질 다리가 아니라 뛰어난 적응력과 끈질긴 생존력에 있었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려면 약 2억 3000만 년 전 최초의 공룡이 등장했을 때 지구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당시 지구엔 땅덩이라곤 초대륙 하나뿐이었는데, 적도를 중심으로 한 고온다습한 열대 지옥과 광대한 사막이 대부분인 상태로, 이제 막 생존 신고를 마친 ‘루키’들에게 결코 호의적인 환경이 아니었다. 따라서 원시 공룡들은 비교적 적응하기 쉬운 온난습윤한 남쪽 변방에 자리를 잡고, 슈퍼 도롱뇽과 거대 악어를 요령껏 피해 다니며, 홍수와 진흙사태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안간힘을 써야 했다. 그렇게 근근이 버티는 삶은 무려 3000만 년이 넘게 이어졌다. 하지만 공룡은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엿봤다. 공룡 조상들은 쩍 벌리고 어기적어기적 걷는 대신 똑바로 걷고 달리는 사지를 진화시켜 지옥 같은 페름기 말을 견뎠다. 개와 기린의 중간 크기쯤 되는 고용각류는 경쟁자인 린코사우르(초식 파충류)나 디키노돈트(초식 포유류)의 눈치를 보며 조금씩 서식지를 넓혀나갔고, 긴 목과 큰 덩치 같은 독특한 체제를 실험했다. 개만 한 원시 공룡인 코일로피시스는 험상궂은 경쟁자들이 즐비한 열대 사막에서 살아남아, 훗날 T. 렉스를 포함하는 수각류 왕조를 열어젖혔다. 그리고 마침내 쥐라기가 도래했을 때 전세는 완벽하게 뒤집혔다. 트라이아스기 말부터 초대륙은 동서로 찢어지기 시작했고, 박살난 지표면 틈 사이로 마그마가 콸콸 쏟아져 나왔다. 화산 폭발로 방출된 대량의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했고 식물 대부분을 멸종시켰으며 연쇄적인 도미노 효과로 인해 슈퍼 도룡뇽, 대형 양서류, 의사 악어류 등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공룡은 이 모든 역경을 이겨냈다. 그리고 신속한 대사, 미친 성장 속도, 거대한 몸집이라는 ‘초능력’을 진화시켜 지구의 지배자로 우뚝 섰다. 진정한 공룡 시대의 막이 올라가는 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환상적인 동물들은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자연이 행동학적, 생리학적, 생물학적 이점들을 하나씩 차곡차곡 조립해 만든 것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스크린에서 쥐라기와 백악기 전 지구를 호령한 위풍당당한 공룡들만 보았지만, 진정한 공룡의 역사는 이렇게 화려한 무대 뒤 장막에 가려진 역전과 반전의 대장정에서 시작되었다. 소행성이 공룡의 ‘아킬레스건’을 강타한 것이라면, 다음 멸종의 주인공은 우리가 될 것인가? 공룡 흥망사의 하이라이트는 6600만 년 전 백악기 말 직경 10킬로미터의 소행성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 상공을 질주한 ‘최후의 그날’이다. 1억 5000만 년의 장구한 역사를 지닌 공룡 제국은 소행성 충돌로 순식간에 몰락했다. 페름기 말의 대멸종이 그랬듯, 백악기 말의 대멸종은 세상에 텅 빈 운동장을 선사했고, 어렵사리 살아남은 패잔병들은 여러 가지 생물학적 실험을 감행하며 줄기차게 진화했다. 그리고 마침내 포유류가 음지에서 기어나와 새로운 주연 배우로 급부상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페름기 말 지구상 생물종의 90퍼센트 이상을 휩쓸어버린 끔찍한 화산 폭발이 일어났을 때에도, 트라이아스기 말 거대한 판게아가 해체되어 지리와 기후 조건이 완전히 뒤바뀌었을 때에도, 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해온 공룡이 소행성 충돌로 갑작스레 절멸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문제와 관련해 저자는, 소행성 충돌 당시의 먹이사슬에서 일부 대형 초식공룡들이 사라짐으로써 생태계가 ‘약간’ 취약해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소행성이 자연의 약한 고리를 찔렀던 것은 아닐까? 소행성이 다른 때에 지표면을 강타했다면,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되었을지도 모른다. 백악기 말 벌어진 이 대사건이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의미심장하다. 산업혁명 이후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0퍼센트 이상, 메탄의 농도는 두 배 이상 높아졌다. 1900년 이후 사라진 척추동물은 400여 종에 육박한다. 따라서 현대의 생태계는 백악기 말보다 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미래는 생각보다 훨씬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 아닐까? 공룡의 진화와 멸종의 연대기는 단순히 우리의 판타지를 충족해주는 화려하고 멋진 동물들의 옛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흥망성쇠를 반복하는 장구한 생명사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서, 오늘날의 인류를 비추는 거울로 기능한다. 그 역사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단 하나의 교훈이 있다면, 다름 아닌 ‘겸손함’일 것이다. 땅속에 숨겨진 생명의 진실을 쫓아 잃어버린 세계로 떠나는 매혹적인 여정 공룡의 파란만장한 진화사 못지않게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공룡을 둘러싼 온갖 수수께끼와 관련이 있다. 용각류가 큰 덩치를 앞세워 번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북아메리카를 호령했던 티라노사우루스를 아시아계 이주민으로 보는 까닭은? 유럽에서 발견된 난쟁이 공룡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중국에서 발견된 깃털 달린 공룡들은 ‘새가 공룡’이라는 생각을 어떻게 뒷받침하나? 새가 정말 공룡이라면 왜 비조류 공룡만 몰살당한 걸까? 그것이 소행성 충돌 때문이라는 주장은 어느 정도로 믿음직한가? 이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저자를 포함한 수많은 연구자들의 학문적 열정과 놀라운 발견들이 더해져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스코틀랜드에선 신비로운 거대 용각류의 흔적을 쫓아 방수옷을 세 겹이나 껴입고 몇 시간을 추운 해안에서 보낸다. 때론 어두컴컴한 연구실에 쭈그려 앉아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원시 티라노사우루스의 태곳적 뼛조각들을 살펴본다. 유럽의 난쟁이 초식 공룡들을 잡아먹고 살았을, 또 다른 난쟁이 육식 공룡의 정체를 밝히러 루마니아로 날아간다. 중국 랴오닝성에서 발견한 깃털 공룡과 몽골 고비사막에서 발견한 수각류 공룡들을 토대로 공룡과 새를 포함하는 새로운 족보를 작성한다. 젊은 과학자들의 창의력 넘치는 기발한 실험들도 돋보인다. 공룡 골격의 3차원 디지털 모델을 컴퓨터로 구축해 거대한 용각류의 실제 크기와 무게, 습성과 운동 등을 추론한다. 뼈를 으스러뜨리는 T. 렉스의 깨무는 힘을 확인하려고 청동과 알루미늄으로 만든 T. 렉스 이빨을 유압식 부하 장치에 장전한 다음, 암소의 골반을 강타해본다. 고성능 현미경을 이용해 화석화된 깃털 속 멜라노솜을 관찰해서 선사시대 동물들이 살아 있을 때 색깔을 알아낸다. 그 결과 우리는 50톤이 넘는 몸무게로 보잉 737 비행기를 압도하는 초대형 용각류와, 조심스럽게 자르고 써는 대신 뼈를 통째로 으스러뜨리는 공룡의 왕 티라노사우루스, 총천연색 깃털로 화려하게 장식된 날개를 뽐내는 공룡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저자와 함께 공룡의 비밀을 쫓아 폴란드의 채석장, 몽골의 사막, 스코틀랜드의 섬, 브라질의 오지, 미국의 황무지로 떠나보자. 공룡이 지배하던 세상은 6500만 년 전 끝났지만 그 역사는 수많은 생명의 기록들과 과학적 추론이 더해져 매일같이 진화하고 있기에 잃어버린 세계를 향하는 우리의 지적 여정은 여전히 매혹적이다.공룡의 흥망사는 ‘거대한 야수와 그 밖의 환상적인 동물들이 자신만의 세상을 이루었던 기간’에 대한 아주 멋진 이야기다. 그들은 한때 지구상에서 당당히 활보했으며, 이제 바위 속에 파묻힌 화석으로 자신들의 역사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내게 그들의 화석은 지구의 역사를 말해주는 가장 위대한 내러티브다. 공룡은 등장하는 순간부터 판게아 전체를 휩쓸지는 않았다. 그들은 일부 지역에 국지적으로 분포했는데, 그 원인은 (넘을 수 없는) 물리적 장벽이 아니라 (견딜 수 없는) 기후였다. 그들은 수백만 년 동안 초대륙 남쪽의 한 지역에 파묻혀 옴짝달싹 못 하는 시골뜨기 신세였다. ‘엄밀한 의미의 공룡 시대’의 서막이 열린 시기는 쥐라기였다. 물론 최초의 ‘진정한 공룡’은, 쥐라기가 시작되기 최소한 3000만 년 전 지구상에 등장했다. 그러나 지금껏 살펴보았듯이, 트라이아스기의 초기 공룡들은 ‘지배적이었다’고 주장하기에는 너무 약소했다. 트라이아스기 말기에 판게아가 갈라지기 시작해 종국에는 화산들이 왕성하게 활동했고, 쥐라기 초기의 공룡들은 잿더미 속에서 눈 비비며 나와 ‘새롭고 훨씬 텅 빈 세상’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얼씨구나 하며 정복 작전을 진행했다. 쥐라기에 들어와 처음 수천만 년 동안, 공룡들은 아찔하리만큼 많은 신종으로 다양화했다. 완전히 새로운 하위 분류군들이 등장하여, 그중 일부는 향후 1억 3000만 년 이상 장수하게 된다.


2020 전한길 한국사 2.0 All in one 세트 (전2권)
에스티유니타스 / 전한길 (지은이) / 2019.06.28
50,000

에스티유니타스소설,일반전한길 (지은이)
한국사의 기초를 바르게 세워주는 공무원 수험서다. 2019 최신 기출 문제와 개념을 전체 반영하였고, 방대한 한국사 내용을 보기 쉽게 체계화하였으며, 개념별로 상세한 설명을 달아 기본 지식부터 심화 내용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국사의 기초를 잡고 싶은 수험생, 남들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고자 하는 수험생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1권 전근대사 PART 1 우리 역사의 시작 Chapter 01 선사 시대의 시작 01 역사의 의미와 역사 학습의 목적 02 유네스코 세계 유산 03 선사 시대의 전개 Chapter 02 국가의 형성 01 청동기와 철기의 사용 02 고조선의 형성과 발전 03 여러 나라의 성장 PART 02 고대 사회의 발전 Chapter 01 삼국의 성립과 발전 01 고대 국가의 성립 02 삼국의 정치적 발전과 삼국 간의 항쟁 03 대외 관계와 신라의 삼국 통일 04 삼국의 통치 체제 Chapter 02 남북국 시대의 정치 변화 01 통일 신라의 발전 02 발해의 건국과 발전 03 신라 말기의 정치 변동과 후삼국의 성립 Chapter 03 고대의 경제 01 삼국의 경제생활 02 남북국 시대의 경제 변화 Chapter 04 고대의 사회 01 고대의 신분 제도 02 삼국의 사회 모습 03 남북국 시대의 사회 모습 Chapter 05 고대의 문화 01 고대 문화의 성격 02 사상과 학문의 발달 03 과학 기술의 발달 04 고대인의 자취와 멋 05 고대 문화의 일본 전파 PART 03 고대의 성립과 발전 Chapter 01 문벌 귀족 사회의 성립과 동요 01 고려의 성립 02 통치 체제의 정비 03 문벌 귀족 사회의 성립과 동요 04 고려 전기의 대외 관계 Chapter 02 무신 정변과 신진 사대부의 성장 01 무신 정권 02 몽골과의 전쟁 03 고려 후기의 정치 변동 Chapter 03 고려의 경제 01 경제 정책 02 경제생활과 경제 활동 Chapter 04 고려의 사회 01 고려의 신분 제도 02 백성의 생활 모습 03 고려 후기의 사회 변화 Chapter 05 고려의 문화 01 유학의 발달과 역사서의 편찬 02 불교 사상과 신앙 03 과학 기술의 발달 04 귀족 문화의 발달 PART 4 조선의 성립과 발전 Chapter 01 조선의 성립과 발전 01 근세 사회의 성립 02 통치 체제의 성립 03 사림의 대두 Chapter 02 정치 변화와 양 난 01 붕당 정치의 전개 02 조선 초기의 대외 관계 03 양 난의 극복과 대청 관계 Chapter 03 조선 전기의 경제 01 경제 정책 02 양반과 평민의 경제 활동 Chapter 04 조선 전기의 사회 01 양반 관료 중심의 사회 02 사회 정책과 법률 제도 03 향촌 사회의 조직과 운영 Chapter 05 조선 전기의 문화 01 민족 문화의 발달 02 성리학의 발달과 불교 및 민간 신앙 03 과학 기술의 발달 04 문학과 예술 PART 5 조선 사회의 변동 Chapter 01 조선 후기의 정치 변동 01 통치 체제의 변화 02 붕당 정치의 변질과 탕평 정치 03 정치 질서의 변화 04 조선 후기 대외 관계의 변화 Chapter 02 조선 후기의 경제 변동 01 수취 체제의 개편 02 서민 경제의 발전 03 상품 화폐 경제의 발달 Chapter 03 조선 후기의 사회 변동 01 사회 구조의 변동 02 향촌 질서의 변화 03 사회 변혁의 움직임 04 새로운 종교의 대두 Chapter 04 조선 후기의 문화 01 성리학의 변화 02 실학의 발달 03 과학 기술의 발달 04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2권 근현대사 PART 7 근대 국가 수립 운동 Chapter 01 문호 개방과 개화 정책의 추진 01 흥선 대원군의 개혁 정치 02 개항과 불평등 조약 체제 03 개화 운동과 근대적 개혁의 추진 Chapter 02 근대 국가 수립 노력 01 동학 농민 운동 02 근대적 개혁의 추진 Chapter 03 대한 제국의 개혁과 좌절 01 아관 파천과 독립 협회 02 대한 제국의 성립과 광무개혁 03 간도와 독도 04 항일 의병 운동의 전개 05 애국 계몽 운동의 전개 06 국권 피탈 Chapter 04 근대 사회의 경제?사회?문화 01 열강의 경제 침탈 02 경제적 구국 운동 03 근대 문물의 수용 04 언론 기관의 발달 05 근대 교육과 국학 연구 06 문예의 새 경향 PART 7 민족 운동의 전개 Chapter 01 일제의 침략과 민족의 수난 01 현대 세계의 전개 02 일제의 식민지 지배 정책 03 일제의 경제 약탈 Chapter 02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 정부 01 1910년대 민족 운동 02 3·1 운동 03 대한민국 임시 정부 Chapter 03 무장 독립 전쟁의 전개 01 1920년대 국내 항일 민족 운동 02 의열 투쟁-의열단과 한인 애국단 03 만주에서의 무장 독립 전쟁 04 중국 관내에서의 독립운동 Chapter 04 사회·경제적 민족 운동과 민족 문화 수호 운동 01 1920년대 국내 민족 운동 02 사회적 민족 운동 03 민족 유일당 운동과 신간회의 활동 04 농민 운동과 노동 운동의 전개 05 민족 문화 수호 운동 PART 8 대한민국의 성립과 발전 Chapter 01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 01 8·15 광복과 분단 02 대한민국 정부 수립 03 이승만 정부의 개혁 04 6·25 전쟁 Chapter 02 민주주의의 시련과 발전 01 이승만 정부와 4?19 혁명 02 5·16 군사 정변과 박정희 정부 03 민주주의의 시련과 극복 Chapter 03 통일과 경제?사회?문화의 변화 01 북한의 변화 02 통일 정책과 남북 대화 03 경제 성장과 자본주의의 발전 04 사회 변화와 사회 운동 및 현대 문화의 동향 권말 부록 핵심개념 다시 보기 색인 공무원 한국사의 기준을 바로잡다! - 전한길 한국사 2.0 올인원 01 빠른 이해를 도와줄 수험생 맞춤형 이론 정리 한국사의 핵심은 방대한 내용을 빠르게 체계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본 교재는 2019년 최신 기출 및 최근 3개년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7·9급을 분석하여 빈출 개념들로 교재를 구성하고, 개념별로 상세한 설명을 달아 심화 지식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한국사의 기초를 잡고 싶은 수험생, 남들보다 앞선 경쟁력을 갖고자 하는 수험생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02 공무원 한국사의 핵심 사료를 모두 담은 ‘사료읽기’ 공무원 한국사의 빈출 유형은 사료를 통해 사건, 인물, 해당 시기의 특징을 찾는 것입니다. ‘사료읽기’는 역대 공무원 시험에서 출제된 사료와 출제 가능성이 높은 사료, 그래프 등을 모두 수록하여 해당 시대와 관련된 사료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사료에 대한 꼼꼼한 분석을 통해 해당 사료가 의미하는 바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03 개념의 심화 지식을 살펴볼 수 있는 ‘더알아보기’ 최근 공무원 기출에서 지엽적으로 나온 내용은 ‘더알아보기’로 정리하여 심화 이론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04 한눈에 쏙 들어오는 인포그래픽 글로는 한 번에 정리되지 않는 내용은 인포그래픽을 통해 해당 개념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더불어 공무원 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문화유산 이미지, 지도 등도 함께 수록하여 한국사 공부에 빈틈없게 하였습니다.
사람은 왜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 되나요
문학동네 / 최현우 (지은이) /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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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소설,일반최현우 (지은이)
문학동네 시인선 132권. 201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최현우 시인의 데뷔 6년 만의 첫 시집이다. 2010년대를 20대로 살아온 시인의 진솔한 마음의 보고서이자 청춘을 가로지른 어제의 세계를 담은 비망록이기도 하다. 만질 수는 없지만 가까스로 붙잡을 수는 있었던 나날을 기록한 63편의 시편. 슬픔은 절제하되 그 무게를 견디고자 하는 책임은 무한하고자 하는 마음을 지켜보노라면, 우리는 이 시인을 ‘초과-신뢰’ 할 수밖에 없으리라. “발롱!”(「발레리나」) 하고 더 높은 곳을 꿈꾸던 시인은 어느덧 믿음직한 ‘조타수’가 되어 이제는 더 먼 곳으로, 적소(適所)로, 독자의 마음으로 나아가려 한다. 이 의연한 시인의 잊지 않으려는[備忘] 기록은 “망가지지 않은 것을 주고 싶”(「시인의 말」)은 희망의 기록이 될 것이다.시인의 말 1부 나는 모르고 모두가 보는 천국/ 비문증/ 지독한 자세/ 젓가락질 가운데/ 거짓말/ 멍/ 코/ 겨울의 개/ 회벽/ 각자의 것은 각자에게로/ 환상 게임/ 김밥/ 어린아이의 것/ 남다, 담다/ 면도하는 밤 2부 조금은 더 너랑 살 수 있겠지만 물구나무/ 기로/ 딱 한입만 더/ 티스푼처럼/ 컵/ 만월/ 주인 잃은 개/ 사육/ 목각 인형/ 어쩌면 너무 분명한/ 섬집 아기/ 누군가 두고 가버린/ 총구에 꽃을/ 깨끗한 애정/ 꽃 3부 아름다운 마음들이 여기 있겠습니다 한겨울의 조타수/ 견고한 모든 것은/ 낙원/ 오늘/ X/ 고인돌/ 총알개미장갑/ 끝나지 않는 겨울/ Kissing a grave/ 회색이 될까/ 헌팅트로피/ 가족의 방식/ 가만히 웃거나 우는/ 미래의 시인/ 일곱 살/ 와디 럼 4부 울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만남/ 발레리나/ 주인 없는 개/ 자동 나비/ 숨은 방/ 탈피의 역순/ 바늘 뽑힌 저울에게는/ 오후 네시/ 글러브 데이즈/ 생일/ 박하사탕/ 추억과 추악/ 빨랫대를 보고 말했지/ 아베마리아/ 선한 종말/ 아홉/ 후회 해설|정강이를 부러뜨린 아이는 난파된 배의 조타수가 되어 조난자를 밝은 곳으로, 밝은 곳으로 선우은실(문학평론가)“빛을 담았어 당신에게 주려고” 정직한 슬픔과 깨끗한 애정을 담은 비망록 순정하게 아름다운, 최현우 첫 시집 문학동네시인선 132번째 시집으로 최현우 시인의 『사람은 왜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 되나요』를 펴낸다. 201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의 데뷔 6년 만의 첫 시집이다. 그의 첫 시집 『사람은 왜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 되나요』는 2010년대를 이십대로 살아온 한 시인의 진솔한 마음의 보고서이자, 청춘을 가로지른 어제의 세계를 담은 시대의 비망록이기도 하다. 만질 수는 없지만 가까스로 붙잡을 수 있었던 나와 나날을 기록한 63편의 시편. 피의 진함보다 물의 빛남을, 몸피보다 뼈를 남기려는 시인 최현우. 이 예외적으로 순정하게 아름다운 시인의 첫 시집은, 슬픔은 절제하되 그 무게를 견디고자 하는 책임은 무한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고, 어느 순간 우리는 이 젊은 시인을 ‘초과-신뢰’하게 될 것이다. 시집의 제목을 눈에 담았다면, 먼저 각 부의 제목에 한번 눈길을 주시길 부탁드린다. 1부 ‘나는 모르고 모두가 보는’, 2부 ‘조금은 더 너랑 살 수 있겠지만’, 3부 ‘아름다운 마음들이 여기 있겠습니다’, 4부 ‘울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는 모두 최현우 시인의 특장을 한 문장에 담은 것으로, 그의 시는 첫째, 작정하지 않는 정직함을 가졌고, 둘째, 수줍은 연애시이며, 셋째, 따뜻한 시선으로 일상에 흩뿌려진 아름다움을 그러모으며, 넷째, 때로는 진심을 쏟아놓는 진솔함을 가졌다. 그래서일까? 시편에서 ‘소년’과 ‘아이’로 자주 분하는 최현우의 페르소나는 비정한 세계를 가감 없이 바라보는 눈이 되고, 또 무구한 마음을 발견하는 렌즈가 되며, 다른 세계-미래를 예비하는 책임감을 두 손에 쥔 화자가 된다. 잠든 연인의 입속으로 과자 부스러기를 모아 넣으며 우는 사람들 마지막 빵의 썩지 않은 부분을 아이에게 물리고 곰팡이를 집어먹는 참다못해 타고 있는 장작을 그대로 끌어안는 사람들 입김으로 가족의 언 발을 씻기는 사람들 (…) 다시는 아름답지 말자 아름다워지지 말자 이 계절은 다 지났고 사람들은 구출되어 각자의 여름으로 떠났지만 여전히 어떤 사람과 나는 남아서 쇄빙선처럼 얼음의 방향으로 간다 _「한겨울의 조타수」 부분 빛을 담았어 당신에게 주려고 했어 내게 가장 밝은 것은 두들겨맞아 부서지고 피멍 든 채 절뚝거렸으므로 그걸 담아 팔려고 했어 _「와디 럼」부분 “반짝거리는 모든 세상에는 좋은 슬픔”이 있으므로 “날씨는 태어난 곳의 기억을 버리지 않”으므로 “아름다운 마음들이 여기 있겠습니다” “남겨진 것에 뚜껑을 덮으면/ 담겨진다”(「남다, 담다」)는 시구는 이 시집을, 최현우의 시 세계를 대변하는 한 문장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시인은 슬픔으로 가득찬 2010년대를 통과하면서 우리에게 남은 것―그것이 슬픔이든, 분노든, 절망이든, 무력감이든―을 그저 남은 채로 두지 않고, 그 생생한 감정과 장면을 고스란히 감각하고, 그 슬픔의 순간에도 떠오르는 반짝임에 감광하여 시를 쓰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가만히 웃거나 우는” “절반은 알고 절반은 모르”는, 그리하여 “아주 가끔씩만 희망도 절망도 아닐 수 있었”(「가만히 웃거나 우는」)던 나날들을 빛으로 타전하는 그의 시는, 조난자를 밝은 곳으로 이끌기 위한 모스부호이자, 미래에 건네는 청사진에 다름 아니리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견딤’을 견디는 것이 어려우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것을 단번에 돌파할 방법은 모른다. 그렇지만 그렇게 몇 번씩 꺾이고 난 뒤에 비록 울음으로 엉망이 된 모습을 하고서라도 다치고 깨진 여남은 것을 주워 다시 기대를 걸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는 것은 분명 지금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자 최대의 용기이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만 앞으로의 삶이 지속될 것임을 이십여 년 동안 알게 되었으나 그걸 알고서도 버텨나가겠다, 이 시집이 이런 것을 말하려는 것이라면 나 역시 조금 더 버텨보겠다고 생각한다. 나의 부분을 내어주는 것에 대해 비록 삶은 그 어떤 것도 되돌려주리라 보장하지 않겠지만. 낙관적인 조건도 없이 깨지고 좌절하고 망가진 뒤에도 다시. _선우은실(문학평론가), 해설 「정강이를 부러뜨린 아이는 난파된 배의 조타수가 되어 조난자를 밝은 곳으로, 밝은 곳으로」부분 시인은 망가지고 부서진 것을 보았고, 또 물려받았지만 “마음을 망치는 것들은 피냄새가 나니까”(「회색이 될까」), “먼저 일어나서 일으켜주고 싶”(「오후 네시」)기에, “젖은 햇빛을 닦아주고 싶은”(「아베마리아」) 마음을 담아 “턱뼈에 힘을 주고 고개를 위로 치켜들”(「아홉」)고서 시를 써내려간다. 그렇기에 “한 번의 착지를 위해 수많은 추락을”(「발레리나」) 감행하는 우직함, “믿음도 연습이야/ 그 단 한 마디에 구원을 버”(「오후 네시」)리는 염결, “네가/ 아침마다 무게를 재며 울어서/ 체중계를 버”(「가족의 방식」)리는 헤아림, “다쳐서 흘러나온 사람에게서는/ 유유 냄새가 난다는 걸”(「아베마리아」) 아는 사려 깊음, 이는 모두 시인 최현우의 다른 얼굴일 것이다. 사람이 만질 수 없는 날씨를 살게 되는 이유는 더 잘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만질 수 있다면 쉽게 잊히고 말 그 날씨를, 시인은 그것을 더 잘 기억하기 위해 기미의 기미조차 기록으로 남겨 전하는 것이 아닐까? “날씨는 태어난 곳의 기억을 버리지 않는다”(「면도하는 밤」)는 시인의 말처럼 시인은 날씨처럼 기억을 버리지 않기 위해, 햇빛 아래 고요히 마르는 빨래를, 꽃이 죽는 밤을, 옆 사람의 손의 온기를, 달빛에 묻어나는 연인의 등을 기록하는지도 모르겠다. “반짝거리는 모든 세상에는 좋은 슬픔이 있”(「깨끗한 애정」) 기에, “두 몸은 떨어져 있어도 한 몸의 시간을 살고 있다고”(「빨랫대를 보고 말했지」) 믿고 있기에, 아직 여전히 “아름다운 마음들이 여기 있”(「낙원」)기에. “발롱!”(「발레리나」) 하고 더 높은 곳을 꿈꾸던 시인은 어느덧 믿음직한 ‘조타수’가 되어 이제는 더 먼 곳으로, 적소(適所)로, 독자의 마음으로 나아가려 한다. 이 의연한 시인의 잊지 않으려는[備忘] 기록은 “망가지지 않은 것을 주고 싶”(「시인의 말」)은 미래의 희망의 기록이 될 것이다. 이 청춘의 비망록이 미래의 청사진이 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함께 맞이하고 싶다.물은 빛에게만 혈관을 빌려준다반짝거리는 모든 세상에는 좋은 슬픔이 있었을 거다_「깨끗한 애정」부분 빛은그다음의 빛을 견디기 위해 잘 섞어두려고 했는데나는 수많은 질문을 놓치고 허튼 대답을 했다허공에 떠다니는 먼지들의 찬란 속에서운명을 반사할 별자리의 모양을 찾으려다가모르겠어요아무것도 모르겠어요,가장 아끼던 빛깔을 쏟아버렸다_「회색이 될까」부분 믿음도 연습이야그 단 한 마디에 구원을 버린 적이 있다그러니까 어느 날무언가 먼저 죽는 날이 올 거다그래도 우리는살아 있어서 유능할 것이다몸의 착각으로 만들어진 마음이 있는 것처럼오늘도 오후 네시가 지나간다_「오후 네시」부분


2020 혜원국어 기출정해 (전2권)
에스티유니타스 / 고혜원 (지은이) / 2019.10.20
45,000

에스티유니타스소설,일반고혜원 (지은이)
2019년에 치러진 추가 시험까지 최근 기출된 문제들을 총망라하여, 2020년 수험 대비에 완벽을 기할 수 있도록 한 공무원 국어 기출 문제집이다. 학생들이 합격에 최대한 빨리, 그리고 정확히 목적지에 이르도록 하는 혜원국어만의 노하우를 교재 안에 담았다.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이론과 암기 사항들을 가급적이면 문제를 푼 후에 바로 정리와 암기가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핵심만을 정리하여 문제 옆에 배치, 수험생들의 시간적, 효과적 편의를 최대한 도모하였다.[1권] 문법과 규범/어휘와 한자 PART 1 국어 문법 01 언어와 국어 1 언어의 이해 2 언어와 인간 3 국어의 이해 4 국어의 어휘 5 국어 순화 6 국어의 역사와 한글 02 음운론 1 음운의 이해 2 국어의 음운 체계 3 국어의 음운 현상 03 형태론 1 말의 단위 2 단어의 형성 3 단어의 갈래(품사) 04 통사론 1 문장과 문장 성분 2 문법 요소의 기능 및 의미 3 문장의 종류 05 의미론 1 언어의 의미와 의미의 종류 2 단어 간의 의미 관계 3 의미 변화의 원인과 양상 4 중의적 표현 06 이야기론(담화론) PART 2 국어 규범 01 표준어 규정과 표준 발음법 1 표준어 규정 2 표준 발음법 02 한글 맞춤법과 문장 부호론 1 한글 맞춤법 2 문장 부호론 03 로마자 표기법과 외래어 표기법 1 로마자 표기법 2 외래어 표기법 PART 3 어휘 01 주제별 어휘 1 단위 2 날씨와 바람 3 시간과 절기 4 여러 가지 지칭·호칭 02 필수 고유어 03 관용구 04 속담 1 속담 2 속담과 한자 성어 PART 4 한자 01 필수 한자어 02 한자 성어 03 한문 1 한자의 이해 2 한문의 이해 3 명문 풀이 정답 한눈에 보기 [2권] 비문학/문학 PART 1 올바른 언어 생활 01 말, 문장 다듬기 1 올바른 단어의 선택 2 올바른 문법의 선택 3 올바른 호응의 선택 4 올바른 관형화, 명사화 구성 5 의미 관계의 오류 6 우리말답지 않은 표현 02 언어 예절 1 호칭어와 지칭어 2 경어법과 인사말 3 서식 및 계촌법 PART 2 화법과 작문 01 화법의 이해 1 정보 전달·설득 2 설득 3 자기 표현과 사회적 상호 작용 02 작문의 이해 1 작문의 절차 2 정보의 전달 3 설득 PART 3 독해 01 독해의 이해 02 글의 전개 방식 03 독해의 원리와 유형 PART 4 현대 문학 01 문학 일반론 1 문학의 이해 2 문학의 수용과 문예 사조 02 현대 문학사 03 시의 이해 1 시어 2 심상(이미지) 3 시적 화자 4 발상 및 표현 5 시상 전개 방식 6 상징 7 종합적 감상과 비평 04 소설의 이해 1 소설의 구성 2 소설의 인물 3 소설의 배경 4 소설의 시점 5 소설의 기술 방식 6 소설의 갈등 7 종합 05 희곡과 시나리오의 이해 1 희곡 2 시나리오 06 수필의 이해 PART 5 고전 문학 01 고전 문법 02 고대의 문학 1 고대 가요 2 설화 3 향가 4 한문학·한시 03 고려 시대의 문학 1 고려 가요(속요) 2 경기체가 3 한시 4 패관 문학 5 가전체 문학 04 조선 시대의 문학 1 악장·언해·한시 2 시조 3 가사 4 민요 5 고대 소설 6 고대 수필 7 판소리 8 민속극 정답 한눈에 보기 2019 국가직/지방직/서울시 기출 적중의 신! 답이 보이는 혜원국어만의 기출 분석! 《2020 혜원국어 기출정해》 개정판 전격 출간! 1. 문제의 핵심을 간파하는 TIP 제공 문제 접근 방법에 대한 해설이 필요한 경우, 문제의 핵심을 간파할 수 있도록 ‘Tip’과 ‘공식’을 수록하여 수험생들이 암기량을 최소화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방법을 명쾌하게 제시했습니다. 2. 기본서와 병행 학습이 용이한 구성 기출 문제집은 기본서와 함께 보아야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본서와 예습, 복습을 함께 할 수 있도록 기본서와 기출정해의 목차를 같이했습니다. 문제와 관련된 이론은 ‘심화 학습’이나 ‘참고’ 개념을 통해 다시 한 번 짚어 주고, 수험생이 약점이라고 느끼는 부분을 복습하기 쉽도록 기본서의 해당 페이지를 적어 학습의 연계성과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3. 영역별 기출 문제 출제 경향 분석 각 영역의 도입부마다 영역별 학습 목표 및 핵심 개념, 연도별 출제 영역, 주요 출제 문항을 정리하였습니다. 출제 경향 분석표를 보고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파악하고 기출문제들을 풀어본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습니다.
기적의 상상치유
한언출판사 / 이송미 지음 / 2010.07.15
17,000원 ⟶ 15,300원(10% off)

한언출판사취미,실용이송미 지음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 일으키는 생리 작용은 면역계는 물론 타고난 유전자까지 바꿀 수 있다. 생각은 질병을 치료하는 가장 근원적인 힘이며, 나아가 세상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력이다. 이 책은 치유력을 무한대로 높이고 감정을 다스리는 과학적인 방법인 상상치유 훈련을 통해, 병을 치유하고, 심신을 치유하고, 더불어 삶을 치유하는 길을 유쾌하게 제시한다.들어가며 - 8년간의 간병이 준 귀한 선물 1장. 의학이 인정한 마음의 치유력 - 기적적인 치유의 비밀 - 육식을 즐긴 흡연가의 건강 비결 - 감정에 따라 변하는 몸 - 질병과 죽음을 부르는 생각 - 두려움, 절망, 분노로 병들다 - 기적을 낳은 말 한마디 - 사랑, 기쁨, 희망으로 낫다 - 자연 치유된 사람들의 공통분모 - 치유력을 키우는 과학적 도구, 상상 2장. 생각에너지의 무한한 힘 - 양자물리학이 밝힌 기적의 원리 - 나와 우주는 모두 에너지 -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 - 생각에너지가 만드는 물질 - 우리의 무한한 양자적 가능성 - 생각하면 이루어지는 이유 - 유전자까지 바꾸는 생각과 감정 - 건강과 젊음을 지키는 강력한 도구, 상상 3장. 상상요법의 기적적인 치유 - 상상의 가치에 눈뜬 의학계 - 단지 상상으로 말기 암에서 해방되다 - ‘낫는다’는 생각과 말로 완치되다 - 15분 만에 나은 만성 비염 - 꼬마 환자의 신나는 상상 게임 - 용서와 사랑의 상상으로 치유되다 - 사마귀를 없앤 치유의 주문 - 2분 40초 만에 사라진 방광암 - 뇌종양을 이긴 긍정과 상상의 힘 - 마음의 눈으로 포진 바이러스를 퇴치하다 - 죽음 앞에서도 살아난 소생력 4장. 집에서 하는 상상치유 처방전 - 나를 치유해줄 진짜 명의 - 삶과 병에 대한 두려움 없애기 - 자기 내면과의 대화 - 마음의 상처 치유법 - 부정적 감정의 과학적 전환법 - 잠재의식을 치유할 마법의 말 - 긍정적인 마음을 강화할 생활습관 8계명치병을 이긴 사람들의 기적의 완치법! 뇌과학, 심신신경면역학, 양자물리학의 밝힌 ‘완전한 건강의 비밀’ 완전한 치유와 건강의 정답서이자, 누구나 기적적인 치유가 가능한 이유에 대한 명쾌한 과학적 보고이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 일으키는 생리 작용은 면역계는 물론 타고난 유전자까지 바꿀 수 있다. 생각은 질병을 치료하는 가장 근원적인 힘이며, 나아가 세상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력이다. 생각의 치유력과 잠재력을 끌어내는 가장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바로 ‘상상치유’다. 이 책은 철저히 과학의 눈으로 마음과 상상의 무한한 힘을 해부했다. 아울러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상상치유 훈련을 통해 몸과 마음을 살리는 길을 제시한 자가 치유 처방전이다. 몸과 마음을 살리는 과학적 상상훈련 우리의 뇌가 현실과 상상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을 밝힌 ‘뇌과학’, 생각이 면역세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규명한 ‘심리신경면역학’, 우리의 생각에너지가 물질을 만드는 동력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양자물리학’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과학은 생각이 인체의 세포와 유전자를 변화시키고,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무한한 동력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어떤 절망적인 환자라고 해도, 자신의 건강한 모습을 열심히 떠올리면 현실과 상상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뇌는 그 가상의 기쁨을 실제라고 믿고 도파민, 엔도르핀, 엔케팔린, 세로토닌, 옥시토신 같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생산한다. 이들 생체 화학물질은 바로 온몸으로 전해지고 면역계의 중심인 백혈구를 강화하는 생리적 변화를 낳는다. 즐거운 상상이 곧 생화학 변화를 통해 치유 작용을 촉진하는 것이다. 상상치유는 이미 외국의 의학계에서는 활용되고 있는 치료법이다. 단지 상상으로 불치병을 치유한 임상 사례도 셀 수 없이 많다. 생각의 무한한 가치를 발견한 서구의 현대 의학자들에 의해 난치병 치료에 적극 이용되고 있다. 상상치유의 원리는 간단하다. 레몬을 먹는 생각을 하면, 실제 레몬을 먹을 때처럼 입안에 침이 고이거나 신맛이 감도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실제와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뇌가 진짜 레몬을 먹는 것처럼 반응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치유와 건강을 상상할 수 있다면, 그 생각이 일으키는 놀라운 생리 작용과 물리 작용으로 누구나 기적적인 치유를 이룰 수 있다. 이 책은 치유력을 무한대로 높이고 감정을 다스리는 과학적인 방법인 상상치유 훈련을 통해, 병을 치유하고, 심신을 치유하고, 더불어 삶을 치유하는 길을 유쾌하게 제시한다.


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 F.스콧 피츠제럴드 글, 김욱동 옮김 / 200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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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소설,일반F.스콧 피츠제럴드 글, 김욱동 옮김
미국의 1920년대를 대표하는 문학으로 꼽히는 위대한 개츠비는 제 1차 세계대전 직후의 미국의 사회상을 실감나게 묘사한 수작이다. 미국 중서부 노스다코다 주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개츠비는 대단한 야심가로 입신 출세를 꿈꾼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대위로 임관되어 참전하였고, 테일러 기지에 주둔하던 중 교양 있는 상류층 여인 데이지 페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그는 해외로 파병되었고, 종전 후 한시라도 빨리 귀향하려고 했으나 무슨 착오가 있었는지 옥스퍼드로 파견된다. 개츠비가 돌아오지 않아 초조해하던 데이지는 한시바삐 생활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카고 출신의 부호와 결혼하는데. 기존의 소설에서 위대한 개츠비가 단순히 \'낭만적 러브 스토리\'에 그치지 않고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은 고전이 된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으며 작품의 배경과 저자의 의도를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자세한 해설과 다양한 주석을 덧붙여 60여년간 반복된 수많은 오류들을 바로 잡고 있다. 미국의 1920년대를 대표하는 문학으로 꼽히는 위대한 개츠비는 제 1차 세계대전 직후의 미국의 사회상을 실감나게 묘사한 수작이다. 미국 중서부 노스다코다 주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개츠비는 대단한 야심가로 입신 출세를 꿈꾼다.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그는 대위로 임관되어 참전하였고, 테일러 기지에 주둔하던 중 교양 있는 상류층 여인 데이지 페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그는 해외로 파병되었고, 종전 후 한시라도 빨리 귀향하려고 했으나 무슨 착오가 있었는지 옥스퍼드로 파견된다. 개츠비가 돌아오지 않아 초조해하던 데이지는 한시바삐 생활이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카고 출신의 부호와 결혼하는데. 기존의 소설에서 위대한 개츠비가 단순히 \'낭만적 러브 스토리\'에 그치지 않고 세대와 지역을 뛰어넘은 고전이 된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으며 작품의 배경과 저자의 의도를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자세한 해설과 다양한 주석을 덧붙여 60여년간 반복된 수많은 오류들을 바로 잡고 있다.


한중록
문학동네 / 혜경궁 홍씨 지음, 정병설 옮김 / 201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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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소설,일반혜경궁 홍씨 지음, 정병설 옮김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3.4권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 교양 높은 명문가에서 태어나 어려서 궁궐에 들어가 조선 최고의 지존이 되었던 혜경궁이, 자신이 겪은 파란만장한 삶을, 때로는 담담히, 때로는 격정적으로 회고하고 비판하며 분석한 글이다. 이는 공식 사료인 실록이 보여줄 수 없었던 궁중 역사의 이면을 전달하는 또 하나의 역사 기록이기도 하다. 정병설 교수는 52 꼭지에 달하는 '한중록 깊이 읽기' 코너에서 <한중록>을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실록>과 비교해가며 하나의 사료로써 꼼꼼히 읽어냈다. '한중록 깊이 읽기'에는 혜경궁 홍씨가 얼마나 치밀한 기억력을 가지고 당시 역사를 재구성해냈는지, 사도세자가 죽던 날의 진실, 사도세자의 죽음에 뒤주가 등장하게된 배경 등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의 모든 시리즈는 '현대어역'과 '원본'으로 나누어 출간되었다. '현대어역'에서는 오늘날의 독자들을 위해 살아 있는 요즘의 언어로 최대한 쉽게 풀어 썼다. '원본'에서는 고전의 모든 이본을 집대성했다고 불러도 좋을 만큼 중점적으로 논의되는 고전의 이본들을 철저히 교감해 연구자를 위한 텍스트를 만들었다. 3권은 <한중록> 현대어역, 4권은 <한중록> 원본이다.<한중록> 머리말 5 제1부 내 남편 사도세자 17 서문 19 내 남편 사도세자 24 총명한 아기 세자 24│ 태어나자 부모 품을 떠나다 26│동궁의 흉한 내인들 27│동궁의 병정놀이 29│영조의 자식 교육 33│옹송그려 아버지를 뵙다 34│화평옹주의 죽음 35│사랑받지 못한 화협옹주 37│대리청정령 38│영조의 편집증 39│세자가 덕이 없어 날마저 가물구나 40│밖으로 나가고 싶다 45│화평옹주를 닮은 의소세손 46│정조대왕의 탄생 48│홍역과 화협옹주의 죽음 49│눈보라 속에 엎드리다 50│천둥소리를 무섭게 한 『옥추경』 53│서자 인과 진의 탄생 54│‘밥 먹었냐’는 인사 60│자살 시도 61│우물에 몸을 던지려 하다 62│후원에서 놀기 66│능행에 따라가고 싶다 67│천연두 68│정성왕후와 인원왕후의 죽음 69│문녀, 아들로 바꾸어서라도 세자를 만들자 75│사람을 죽이다 77│우물에 투신하다 79│영조의 반성 83│의대증 86│비 온 것도 네 탓이니 돌아가라 87│손가락 글씨로 국정을 논하는 대신 88│노인 영조의 재혼 89│아버지를 욕하는 세자 91│화완옹주 92│백성들의 칭송이 자자했던 온양행 95│세손에게 기운 영조의 사랑 97│총첩 빙애를 죽이다 98│평양으로 간 세자 99│죽음의 예감 105│관자 하나 때문에 108│정조의 가례 111│어려운 상대, 장인 113│관 속에 누운 세자 115│무덤 같은 지하방 118│가마 태워 모신 어머니 119│칼로 결판을 내리라 119│아들을 죽여주오 121│영조의 거둥 125│마지막 인사 126│그 사건 그 현장 131│친정으로 오다 136│이튿날 137│죽던 날 친 천둥 138│상장 모양의 칼 139│세자의 장례 140│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만남 143│가효당 현판 144│내려오면 도로 위를 그리나이다 145│효장세자의 아들로 하라 146│울다 죽은 모정 148│임오화변을 둘러싼 논란 150│결어 152 “하늘이 무섭고 차마 망극망극하여 얼른 죽어 아무것도 모르고 싶더라” 사도세자의 아내로, 영조의 며느리로, 위대한 개혁군주 정조를 낳은 어머니로 살다간 혜경궁 홍씨의 뜨거운 기록! 공식 사료에서 차마 말할 수 없었던 내밀한 진실을 폭로한 또하나의 역사서! 『한중록』은 교양 높은 명문가에서 태어나 어려서 궁궐에 들어가 조선 최고의 지존이 되었던 혜경궁이, 자신이 겪은 파란만장한 삶을, 때로는 담담히, 때로는 격정적으로 회고하고 비판하며 분석한 글이다. 이는 공식 사료인 실록이 보여줄 수 없었던 궁중 역사의 이면을 전달하는 또 하나의 역사 기록이기도 하다. ◆ 반세기 만에 새로 번역한 완전한 한중록 가람 이병기 선생과 나손 김동욱 선생이 주석한 민중서관본 의 기념비적 업적이 나온 지 오십 년 만에 나온, 그것을 넘어서는 『한중록』이 탄생했다. 정병설 교수가 역주한 『한중록』은 실로 오랜 시간을 기다린 역작이다. 이는 기존 『한중록』에서 간과되곤 했던 『보장』과 「병인추록」까지 모두 포괄하고 있다. 『한중록』은 사실, 후대로 내려오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편집’된 책이다. 그렇기에 저본 선정과 이본 비교는 작업에서 매우 중요했다. 정병설 교수는 『한중록』의 원본에 가장 가까운 이본으로 인정받는 버클리 대학 소장 「보장」을 저본으로 삼아 종전 대부분의 역주본이 포괄하지 않은 자료인 「병인추록」까지 모두 포괄해 ‘완전한’ 『한중록』을 엮어냈다. ◆ 조선 시대 가장 유려한 산문 문학의 정수 혜경궁 홍씨는 뒤주에 갇혀 죽은 남편 사도세자를 가슴에 묻고 『한중록』을 썼다. 그 첩첩한 아픔이 배어 있음에도 『한중록』은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녔다. 『한중록』은 우리가 간직해야 할 조선 산문의 정수다. 그래서 이태준은 이런 말을 남겼다. “오직 한중록 같은 것이 조선의 산문고전일 따름이다”. 정병설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 출간에 바칠 감사의 말은 누구보다 혜경궁에게 돌리고 싶다. 나는『한중록』을 열 번 스무 번 거듭 읽어나가면서 연방 감탄하였고 또 빠져들었다. 『한중록』은 조선시대 어떤 문학도 도달하지 못한 인간의 깊은 곳에 닿아 있었고, 세계문학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인간 내면의 도도한 물결을 그려냈다. 『한중록』은 역사와 문학을 뛰어넘는 인간 내면의 기록이다. 이런 소중한 유산을 남긴 혜경궁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_머리말에서 ◆ 공식 사료를 뛰어넘는 또 한 편의 내밀한 궁중 역사 또한 『한중록』은 빼어난 문학작품인 동시에 공식 사료인 실록이 전해줄 수 없었던 궁중의 내밀한 역사의 이면을 전달하는 또하나의 역사서다. 특히 정병설 교수는 52 꼭지에 달하는 ‘한중록 깊이 읽기’ 코너에서 『한중록』을 『승정원일기』『조선왕조실록』과 비교해가며 하나의 사료로써 꼼꼼히 읽어냈다. 이는 기존의 『한중록』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자를 위한 친절한 안내이기도 하다. ‘한중록 깊이 읽기’를 통해 독자들은 혜경궁 홍씨가 얼마나 치밀한 기억력을 가지고 당시 역사를 재구성해냈는지는 물론 사도세자가 죽던 날의 진실, 사도세자의 죽음에 뒤주가 등장하게된 배경은 물론 노년에 병마로 고생하던 영조가 먹었던 산삼값과 궁녀들이 궁중에서 행했던 역할, 사도세자가 몰두했던 옥추경의 벼락신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한 조선 시대 역사와 대면하게 될 것이다. 한중록은 흔히, 궁중의 큰 어른이 된 헤경궁이 해질녘 궁궐 마루에서 동쪽에 있는 남편의 사당을 바라보며 무한한 회한에 잠겨 지나간 일을 회고한, 그런 작품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한중록은 동궁일기 등 궁중의 공식적 일지류와 임금과 친정 식구들이 주고받은 편지 등을 기본 사료로 하여 철저히 고증된 정호가한 정보에 기초한 책이다. 여기에다 혜경궁 자신의 기억을 더하여 사건을 재구성하였다. 조선왕조실록처럼 다른 자료들을 서술의 바탕으로 삼고 있지만, 개인의 경험과 기억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에


그로잉 업
북스톤 / 홍성태 (지은이)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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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톤소설,일반홍성태 (지은이)
LG생활건강의 성장은 차석용 부회장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실적부진이 조직 전체를 옭죄던 2004년 말, 차석용 부회장은 LG생활건강의 CEO로 전격 스카우트되었다. 부도 후 해외컨소시엄에 인수된 상태였던 해태제과를 1년여 만에 기사회생시키며 경영능력을 입증한 직후였다. LG생활건강에 부임한 차 부회장은 코카콜라 인수를 필두로 30여 건의 M&A를 성공시키고, 사드사태 때에도 움츠러들지 않고 중국시장에서 성장가도를 이어가며 경이적인 매출성장을 이루었다. 이 책에는 차석용 부회장이 지난 15년간 LG생활건강을 재건하고 성장시킨 전략이 담겨 있다. 그동안 차 부회장은 외부와의 교류나 인터뷰도 자제하며 내부 업무에만 집중해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어왔다. 그런 그가 직접 밝히는 경영철학과, 그와 함께 15년 성장을 이루어온 임직원의 생생한 목소리, 그리고 마케팅 석학의 인사이트가 어우러져 저성장 시대를 이기는 ‘그로잉 업’ 전략으로 구체화되었다.프롤로그 | 무엇이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가? 1부 성장의 토대 : 내재된 잠재력을 키우다 1장. 체질개선과 혁신 : 이노베이션이 아니라 리노베이션이다 ▶시작은 군살 빼기 체질개선의 동력은 스피드다 | 빠른 실행은 빠른 결정에서 나온다 ▶소통의 벽 허물기 조직이 커지면 소통 부재가 따른다 | 현장의 목소리에 응답하다 ▶초간략 보고 보고가 길어지면 정보가 왜곡된다 | 한 장 보고서조차 필요 없어진다 | 90분 안에 골을 넣어야 ‘워라밸’이 된다 ▶솔직한 문화 나쁜 소식은 24시간 안으로 | 고민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 모르는 걸 모른다 하는 사람이 성장하더라 ▶혁신의 파레토 법칙 2장. 업의 본질에 따른 포트폴리오 전략 : 코카콜라를 인수하다 ▶내진설계 전략 세발자전거가 더 안전하다 | M&A를 통해 과외수업을 받다 |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에 물고기가 많다 ▶매출보다 시스템 인수회사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다 | 노조와의 관계를 안정화하다 | 방만했던 운영방식을 개선하다 | 월말 매출 쏠림을 손보다 | 관행을 바로잡으려면 배짱도 필요하다 ▶1등을 향하여 2부 성장의 가속 : 멀리 보며 속도를 더하다 3장. 선택과 집중의 럭셔리 추구 : 중국시장부터 공략하다 ▶반전의 역사 중국시장의 문을 여는 키워드는 무엇인가 | 브랜드는 보살피며 키우는 아기와 같다 | 마케팅의 초점을 럭셔리에 맞추다 | 수요를 잇는 파이프라인을 만들다 | 포스트 차이나를 대비하다 ▶제품 다양화 잘나갈 때 다음 타자들을 준비시켜라 | 선입견을 바꾸어 글로벌화하다 | 백로는 까마귀 노는 곳에 가지 않는다 ▶지역 다변화 중국만으로는 위험하다 | 까다로운 아시아 시장의 해법은? | R&D부터 글로벌 기준으로 맞추다 | 미국시장도 비집고 들어간다 ▶진화하는 전략 4장. 고심하는 마케팅 전략 :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하다 ▶의사결정의 기준은 소비자 초점을 고객에서 소비자로 바꾸다 |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마지막 5%다 | ▶과거 공식으로부터의 탈피 매체별 ROI를 따져 집행하다 | 감과 촉을 갈고닦는다 | ▶잽 마케팅 벤처기업처럼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인다 | 빨리 결정한 후 진화시킨다 | 유연해야 위기에 강하다 ▶뿌리 깊은 브랜드 만들기 브랜드 컨셉에 대해 고심하게 만들다 | 한 방 올리는 영업을 경계한다 | 1등은 1등답게 마케팅한다 | 보이지 않는 실패가 성과를 만든다 ▶10개의 접시돌리기 5장. 성공적 인수합병의 비법 : M&A도 원칙 아래 진행한다 ▶M&A 대상의 선정 원칙 M&A는 안정된 기반에서 해야 한다 | M&A는 놀던 물 근처에서 해야 한다 | M&A에 뛰어들기 전에 기준부터 정한다 ▶M&A 성공에 이르는 숨겨진 노하우 계산된 배짱이 중요하다 | 딜이 될 거라는 확신을 준다 | 계약서에는 백 개의 함정이 있다 ▶성공하는 시스템 이식 이미 인수한 것처럼 생각하고 실사한다 | 실사팀의 역할이 성패를 좌우한다 | 10일 안에 공감하고 3개월 안에 개선한다 ▶결국은 CEO의 전문성과 의지 3부 성장의 지속 : 오래가기 위해 올곧게 간다 6장. 리더십과 레거시 : 방향을 정하고 성과를 만들고 조직을 키운다 ▶리더는 결정하는 사람 360도로 보면 결정의 질이 달라진다 | 성공사례와 아이디어를 모두와 공유한다 | 리더의 모든 일은 고도화되어야 한다 ▶관객이 아닌 선수 문제가 생기면 리더가 먼저 뛴다 | 리더는 뚜렷하게 바라는 바가 있어야 한다 ▶좋은 리더는 좋은 선생님 혼낼 때도 멘토링하듯 | 모든 고민에 빠짐없이 답한다 | 의사결정의 과정을 학습시킨다 | 공감적 표현으로 지혜를 전달한다 | 질문으로 성장하게 한다 | 자기 사업처럼 생각하게끔 훈련한다 ▶레거시를 남기는 리더 7장. 조직문화 개선과 정도경영 : 과하도록 바른 길로 간다 ▶정도경영의 체화 교육과 시스템으로 정착시킨다 | 호칭에서부터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 술 한잔 정서도 삼가게 하라 ▶편법의 유혹 은연중에 편법을 쓰게 된다 | 부정은 막을 수 있다 | 사내접대도 가볍게 넘기지 마라 | 쇄신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동반성장과 동업자 정신 노력하는 자와 상생한다 | 동업자 정신을 실천하다 ▶좋은 품질이 정도경영 품질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 엘지는 믿을 수 있겠다 ▶뉴욕타임스 룰 진정으로 진정성을 생각한다 | 진정성 마케팅은 소박한 마케팅을 말한다 ▶원칙이 이긴다 차석용 부회장과의 대화 간첩은 모두 이중간첩이다 | 화장품의 이노베이션은 이제 시작이다 | 소비자는 의외로 대답을 잘해준다 | 내실과 성실이 성공의 키워드다 | 꿩 잡는 게 매 | 사업은 바둑 9단들의 게임이다 에필로그 | 성장의 DNA를 조직에 심다지속가능한 성장, 정말 꿈 속 이야기일까? 여기, 정도경영과 체질개선이라는 정도(正道) 중의 정도로 15년간 연속성장을 이룬 기업이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 꾸준한 상승세. 누구나 바라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어느 정도 성장하다가도 다시 하향세를 타곤 한다. 심지어 요즘 같은 저성장 시대에는 더욱 어렵다. 그런데 15년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LG생활건강이다. LG생활건강은 2001년 LG화학에서 분리된 이래 해마다 5%씩 매출이 줄어들어 구조조정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곤두박질쳤지만, 지금은 매출 7배, 시가총액 40배를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를 만들어냈다. LG생활건강은 어떻게 혁신과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 그 중심에는 차석용 부회장이 있다. P&G에서 경력을 시작한 그는 무너져가던 해태제과를 1년 만에 기사회생시킨 ‘마케팅의 고수’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의 무기는 KO펀치가 아니라 잽이다. 화려한 카피나 대단한 광고보다는 경영을 위한 체질개선, 기본을 지키는 정도경영을 강조한다. 아닌게아니라 이 회사는 단박에 떠오르는 대박 카피나 광고가 없다. ‘한 방’이 아니라 브랜드를 키우고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기본’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기본을 지키는 것, 단순한 말이지만 그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경영은 반드시 이 기본을 지켜서 성장을 위한 바탕을 마련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저성장 시대, 나와 우리 기업이 레거시를 남기는 기업으로 자라나길 바란다면 LG생활건강의 체질개선, 원칙 수립, 문화 형성을 짚어보는 이 책에서 그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저성장 시대를 이기는 성장의 원리가 필요하다! 저성장 시대가 이어지면서 기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과제, 좁은 내수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나아가야 하는 과제, 좀처럼 알기 어려운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과제,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브랜드를 만들어 키워야 하는 과제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뿐인가, 이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조직 전체의 역량도 높여야 한다. 빠르고 정확하게 의사결정하는 능력은 리더는 물론이요 모든 구성원에게 요구되고 있다. 주52시간제, ‘워라밸’ 등 사회변화에 발맞추면서 생산성은 더욱 높여내야 한다. 이 모든 과제에 대한 해법을 찾지 않으면 성장은커녕 현상유지도 어려운 시대다. 그런데 여기 그 숙제를 풀어낸 기업이 있다. 풀어낸 정도가 아니라 15년 동안 해마다 매출과 이익 기록을 갈아치우며 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화장품 브랜드 ‘후’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LG생활건강이 그 주인공이다. 잘나가는 대기업으로 흔히 알고 있지만, 시작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LG생활건강은 2001년에 LG화학에서 분리된 후 성장은커녕 해마다 5%씩 매출이 줄어들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LG생활건강 같은 내수기업에 이 정도 매출감소는 엄청난 고통이다. 결국 2003~04년에는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올 만큼 분위기가 심각했다. 그러던 기업이 15년 만에 매출을 7배로 키웠다. 시가총액도 4287억 원에서 17조 1956억 원으로 40배나 뛰었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성과다. 말 그대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그로잉 업(Growing Up)’ 기업이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일까? 수많은 증권 애널리스트와 기자, 학자들이 그 성장의 비결을 알아보려 했으나 누구도 시원하게 답을 찾지 못하는 금광처럼 느껴졌다. 그 비법을 캐내려 삽을 지고 광산에 들어간 경영학자의 결실이 바로 이 책이다. 위기의 LG생활건강을 재건시켜 15년 연속성장의 신화를 만들어간 차석용 부회장의 그로잉 업 전략 LG생활건강의 성장은 차석용 부회장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실적부진이 조직 전체를 옭죄던 2004년 말, 차석용 부회장은 LG생활건강의 CEO로 전격 스카우트되었다. 부도 후 해외컨소시엄에 인수된 상태였던 해태제과를 1년여 만에 기사회생시키며 경영능력을 입증한 직후였다. LG생활건강에 부임한 차 부회장은 코카콜라 인수를 필두로 30여 건의 M&A를 성공시키고, 사드사태 때에도 움츠러들지 않고 중국시장에서 성장가도를 이어가며 경이적인 매출성장을 이루었다. 이 책에는 차석용 부회장이 지난 15년간 LG생활건강을 재건하고 성장시킨 전략이 담겨 있다. 그동안 차 부회장은 외부와의 교류나 인터뷰도 자제하며 내부 업무에만 집중해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어왔다. 그런 그가 직접 밝히는 경영철학과, 그와 함께 15년 성장을 이루어온 임직원의 생생한 목소리, 그리고 마케팅 석학의 인사이트가 어우러져 저성장 시대를 이기는 ‘그로잉 업’ 전략으로 구체화되었다. 가장 먼저 차 부회장은 특유의 ‘내진설계 전략’에 따라 일하는 방식과 사업구조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했다. 오늘날 외부의 환경변화가 급격하고, 언제든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사업하는 사람들은 다 인지하는 바다. 그렇다면 대비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알면서도 앉아서 당할 수는 없다. 차 부회장이 추진한 내진설계는 크게 3가지, 고정비를 줄이고, 소통능력을 키워 스피드를 높이고, 사업분야를 다각화해 리스크를 대비하고 성장을 꾀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 아래 LG생활건강은 불필요한 회의와 문서를 없애고 위아래 막힘없는 소통을 시도했다. 1만 2000명 규모의 거대기업임에도 벤처기업처럼 빠르고 유연하게 신제품을 내놓고 거둬들이며 성장체질을 만들었다. ‘세발자전거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M&A에 임해 사업 확장과 해외시장 개척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처럼 우리가 LG생활건강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수치적 성과만이 아니다. 그보다는 경영시스템을 개선하여 성장의 토대를 만든 전략에 주목해보자.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적극 소통함으로써 사업가 마인드를 갖춘 개인으로 거듭나게 한 차 부회장의 리더십에 주목하자. 성장을 도모하는 기업은 물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은 개인과 조직의 ‘그로잉 업’을 가능케 하는 힌트를 제공할 것이다.경영자와 마케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은 그래프의 성장곡선이라는 말이 있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은 누구나 바라는 바이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실제 어느 정도 성장했다가 조금 하락세를 보인 후 다시 올라가는 회사들은 많아도, LG생활건강(이하, 엘지생건)처럼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꾸준히 성장해온 회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찾아보기 힘들다. 기울기 차이는 있을지언정 엘지생건의 성장 그래프는 마이너스 없이 계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왔다. 그것이 차석용 부회장 부임 이후 일관되게 나타난 결과이기에, 그가 만들어낸 반전의 원동력을 더욱 궁금해하게 된다.운 좋게 2007년부터 6년간 엘지생건의 사외이사를 하며 성장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이사회가 있을 때마다 기록적인 성과를 보여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으나, 경영학자의 눈으로 봐도 그런 성과를 가능케 한 그‘ 한 방’을 찾을 수 없었다.기어코는 차석용 사장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회사가 참 잘되는데, 어떻게 해서 이렇게 잘하시는지 안 보이네요.”그랬더니 웃으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세요”라고 했다. 그러면 뭐라고 대답하냐고 물었더니 “저희는 강펀치나 KO펀치가 없어요. 그러니까 멋있는 광고, 히트, 화제가 되는 건 없고 오히려 잽으로 경영해요”라는 것이었다.“그 잽이 뭔데요?”“그건 저도 몰라요. 하하.”그 잽이란 게 뭘까?- 프롤로그 : 무엇이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가? 엘지생건식 체질개선의 뿌리가 ‘소비자 중심’이라면, 이를 지속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동력은 ‘스피드’다. 다른 회사에 다니다 입사한 사람들이 엘지생건에서 가장 먼저 실감하는 것도 다름 아닌 휘몰아치는 업무속도다. “이렇게 빠른 회사는 처음 본다”는 말을 누구나 한다.그만큼 엘지생건의 의사결정은 빠르다. 차 부회장도 의사결정을 빨리 해주자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물론 빠르다고 다 정답은 아니지만, 의사결정을 미루고 고민만 하는 것보다는 실패를 하더라도 빨리 결정해서 빨리 실패하는 게 훨씬 낫다는 게 차 부회장의 지론이다.웬만한 사안은 보고하는 그 자리에서 결론이 난다. 당장 결정하기에 정보가 부족하다 싶으면 즉석에서 컨퍼런스 콜을 한다. 곧바로 관련 부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세한 사항을 물어보고 의견을 구한 다음 “그럼 이렇게 합시다” 하고, 대부분 결론을 내려버린다.엘지생건의 구성원들이 꼽는 자신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적시성’이며, 그 기반이 이처럼 빠른 의사결정이다. 얼마나 타이밍을 잘 맞추느냐가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데, 의사결정이 바로바로 이루어지는 덕분에 액션이 경쟁사보다 한발 빠를 수 있다.- 1장 ‘체질개선과 혁신 : 이노베이션이 아니라 리노베이션이다’ 축구에서 이기려면 ‘90분 안에’ 골을 넣어야 한다. 워라밸은 골은 넣지 않고 짧게 일하라는 것도 아니고, 90분을 넘겨서 넣으라는 것도 아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업무를 처리하고 쉴 때 쉬라는 것이다. 이것이 차 부회장이 생각하는 워라밸이다. 주어진 시간 안에 성과를 내라는 것이니 하루가 얼마나 치밀하고 치열하겠나.최근 법제화된 주52시간 근무제를 지키느라 많은 회사들이 일괄적으로 컴퓨터를 끄거나 출퇴근 시간을 체크하는 등 대책을 내고 있는데, 엘지생건은 10년 이상 쌓였던 문화를 이어서 주52시간 근무제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분위기다.그 밖에도 한 달에 한 번씩 동시휴가를 실시해 전사가 쉬게 하고, 영업직에 스마트 스테이션을 실시하는 등 워라밸에 대해 오래전부터 신경 써오고 있다. 가족과 더 시간을 보내라는 배려도 있겠지만, 리프레시refresh 시간이 충분해야 더 생산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리프레시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실제 업무는 덜어주지 않으면 말이 안 된다. 그런데 의사결정이 빠르고 페이퍼 작업이 적으니 회사의 평소 메시지와도 자연스럽게 부합한다.- 1장 ‘체질개선과 혁신 : 이노베이션이 아니라 리노베이션이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민음사 / 제임스 M. 케인 글, 이만식 옮김 /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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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소설,일반제임스 M. 케인 글, 이만식 옮김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케인의 데뷔작으로 1934년에 발표된 후 큰 반향을 일으키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모순으로 가득한 미국 사회 이면의 욕정과 탐욕을 냉정한 시선으로 그려 내어 대표적인 하드보일드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알베르 카뮈는 데뷔작이자 대표작 『이방인』(1942)을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서 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인공 프랭크는 오갈 데 없는 떠돌이로, 작은 간이식당에 들어가 대책 없이 음식을 주문을 한다. 그 곳 주인 닉이 식당에서 일하라는 제안에 따라 프랭크는 일을 하게 된다.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 프랭크와 안주인 코라는 닉의 눈을 피해 밀회를 즐긴다. 닉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생활이 성에 차지 않자, 둘은 아무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닉을 없애 버릴 계획을 짠다. 그러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닉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이에 프랭크와 코라는 더 치밀하고 대범한 계획을 세우고, 셋은 함께 여행을 떠난다.어두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낸 ‘느와르 소설’의 창시자 욕정과 탐욕으로 가득한 미국 사회를 냉철하게 포착한 하드보일드 문학의 대표작 제임스 M. 케인의 소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169번)으로 출간되었다. 케인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1934년에 발표된 후 큰 반향을 일으키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모순으로 가득한 미국 사회 이면의 욕정과 탐욕을 냉정한 시선으로 그려 내어 대표적인 하드보일드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알베르 카뮈는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의 데뷔작이자 대표작 『이방인』(1942)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어두운 미국 사회의 이면을 생생하게 그려 낸 걸작 ‘느와르 소설’ 장르의 문을 연 최고의 소설 제임스 M. 케인은 18세라는 어린 나이에 워싱턴 대학을 졸업하고 1918년에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였다. 5년을 전쟁터에서 보낸 후 귀국하여 잠시 교편을 잡다가 곧 뉴욕에서 기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헤밍웨이를 필두로 한 ‘로스트 제너레이션’ 세대가 활동했다. 전쟁을 체험하고 돌아와 격변하는 사회 상황으로 인해 문화적 정서적 안정을 잃고 가치관마저 상실해 버린 세대였다. 케인 역시 이들 세대의 한 사람이었다. 소설의 주인공 프랭크는 오갈 데 없는 떠돌이로, 빈털터리인 채 고속도로 변의 작은 간이식당에 들어가 대책 없이 음식을 주문을 한다. 주인 남자 닉은 일손이 필요하다며 그에게 식당에서 일하라고 한다. 프랭크는 잠시 망설였지만 젊고 매력적인 안주인 코라를 보고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 프랭크와 코라는 닉의 눈을 피해 밀회를 즐긴다. 코라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닉과 애정 없는 결혼을 한 것을 후회하며 따분한 생활을 지겨워하던 차였던 것이다. 닉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생활이 성에 차지 않자, 둘은 아무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닉을 없애 버릴 계획을 짠다. 그러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닉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프랭크와 코라는 더 치밀하고 대범한 계획을 세우고, 셋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이 책은 1934년 처음 출간되었을 당시, 폭력과 성애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보스턴에서는 판매 금지를 당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일체의 감정을 배제한 채, 마치 타블로이드 신문의 기사처럼 써 내려간 이 소설은 ‘느와르 소설’ 장르의 문을 열었다. 그런 이유로 케인은 “타블로이드 살인 사건의 시인”이라 불리기도 한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비정한 현실에 몸서리치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낭만적인 정서를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소설이다. “나는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이방인』을 썼다.” ― 알베르 카뮈 프랑스 실존주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는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대표작 『이방인』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케인은 프랑스 및 유럽에서 중요한 미국 작가였다. 3만 5000자로 된 짧은 분량의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그리 똑똑하지 않은 부랑자의 목소리로 자신이 저지른 사전의 전말을 담담히 고백하는 형식이다. 카뮈는 이런 서술 형식 또한 『이방인』에서 시도하고 있다. 타블로이드 신문에 사건을 기술하는 듯한 긴박하고 명료한 문체가 전달해 주는 선정적인 동시에 낭만적인 정서를 이 두 작품은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미국 출판계 최초의 베스트셀러로 기록된 소설이기도 하다. 양장본, 문고본, 희곡으로 각각 출간되었을 뿐 아니라, 영화와 연극, 오페라로 제작되어 성공을 거두었다. 그 영향은 출간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져 여러 형태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타블로이드 살인 사건의 시인’ 제임스 M. 케인 케인은 이 소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도덕적으로는 충분히 끔찍하지만 살인이 사랑 얘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멍청한 남녀가 있고, 그런데 일단 저지른 다음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떤 두 사람도 그렇게 끔찍한 비밀을 공유하고는 같은 지구에서 살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는 얘기야. 그들은 서로 맞서게 돼.” 이 말은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욕정과 탐욕에 사로잡힌 남녀가 그들의 감정을 순수한 사랑이라 여긴다. 그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장애물을 제거한다는 미명하에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다. 그러나 소름끼치는 비밀을 공유하게 된 둘은 상대방을 믿지 못하고, 이제 서로를 향해 칼날을 겨누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1927년에 발생하여 2년 동안이나 타블로이드 신문을 떠들썩하게 장식했던 살인 사건이 있었는데, 케인은 이 사건을 접하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의 모티프를 얻었다고 한다. 한 잡지 편집자가 자신의 아내와 그녀의 정부인 외판원에 의해 살해당한 이 사건은 법정 증언에서부터 사형까지 사건의 전말이 하나도 빠짐없이 신문에 실렸다. 케인은 이 사건을 다루었던 타블로이드 신문처럼, 치정과 폭력과 성(性)이 뒤섞인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를 담담하고 명료하게 기술하여 ‘타블로이드 살인 사건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한 어두운 범죄 현장을 그려 낸 ‘느와르 소설’의 창시자로 불리고 있다. 그 누구도 케인처럼 해내지 못했다. 헤밍웨이도, 심지어 레이먼드 챈들러도. - 톰 울프(소설가) 케인은 짧은 소설 속에 탐욕과 성(性)에 대한 본능적인 충동을 그려 냈다. - 뉴욕 타임스


은희
한겨레출판 / 박유리 (지은이) / 2020.05.28
13,800원 ⟶ 12,420원(10% off)

한겨레출판소설,일반박유리 (지은이)
한국 현대사에서 최악의 인권유린 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참혹한 진실을 파헤친 소설. 작가는 기자로서 '형제복지원 사건'을 직접 취재하고 조사한 기록 위에, 18살 소녀 '은희'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사실과 허구적 이야기를 뒤섞어 <은희>라는 값진 소설적 진실을 만들어낸다. 군사정권 당시 벌어진 국가적 유괴와 강제 실종을 취재하며 생겨난 인간 존엄에 대한 질문은 그녀를 폴란드의 오시비엥침(아우슈비츠)으로 이끌게 되고, 결국 '은희'의 죽음을 파고드는 장편소설 <은희>를 쓰게끔 한다. 소설을 가득 채운 단단한 문장과 담담한 서술, 깊이 있는 묘사와 고통을 모른 체하지 않는 용기 있는 목소리는 사실을 전하는 정직함과 책임감을 밀어 올리며 깊은 문학적 울림을 완성해낸다. 또한, 절망이 희망을 앞서고 끔찍함이 아름다움을 짓누르는 한 시대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은 작가의 용기는 우리가 모든 겁과 비겁을 버리고 진실에서 눈 돌리지 않게 돕는다. 문학평론가 박혜진의 말처럼, <은희>는 우리에게 불행을 선사하지만 이 불행에 동참함으로써 가까스로 30년 전과 다른 존재로 거듭날 수 있게 한다.1 2 3 4 5 6 은수의 기억 7 8 9 방인곤의 기억 10 11 12 13 1987년 1월 5일 14 미연의 기억 15 무열의 기억 16 방인곤의 기억 17 18 19 20 21 22 23 24 에필로그 은희의 기억 작가의 말 추천의 말《은희》는 우리에게 불행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 불행에 동참함으로써만 우리는 가까스로 30년 전과 다른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 _박혜진(문학평론가) 513명이 죽었는데, 아무도 잘못한 사람은 없었다 형제복지원 사건의 참혹한 진실을 파헤치는 아름다운 데뷔작 * “누구에게나 그림자처럼 결코 자를 수 없는 기억이 있다.” * 한 시대가 만들어낸 폐허와 고통, 그 속에서 사라져간 이들을 위한 문학적 전언 한국 현대사에서 최악의 인권유린 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참혹한 진실을 파헤친 소설 《은희》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기자로서 ‘형제복지원 사건’을 직접 취재하고 조사한 기록 위에, 18살 소녀 ‘은희’를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사실과 허구적 이야기를 뒤섞어 《은희》라는 값진 소설적 진실을 만들어낸다. 군사정권 당시 벌어진 국가적 유괴와 강제 실종을 취재하며 생겨난 인간 존엄에 대한 질문은 그녀를 폴란드의 오시비엥침(아우슈비츠)으로 이끌게 되고, 결국 ‘은희’의 죽음을 파고드는 장편소설 《은희》를 쓰게끔 한다. 소설을 가득 채운 단단한 문장과 담담한 서술, 깊이 있는 묘사와 고통을 모른 체하지 않는 용기 있는 목소리는 사실을 전하는 정직함과 책임감을 밀어 올리며 깊은 문학적 울림을 완성해낸다. 또한, 절망이 희망을 앞서고 끔찍함이 아름다움을 짓누르는 한 시대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은 작가의 용기는 우리가 모든 겁과 비겁을 버리고 진실에서 눈 돌리지 않게 돕는다. 문학평론가 박혜진의 말처럼, 《은희》는 우리에게 불행을 선사하지만 이 불행에 동참함으로써 가까스로 30년 전과 다른 존재로 거듭날 수 있게 한다. 술 먹고 취해 길에 뻗은 남자들, 여관비를 아끼려 기차역에서 밤을 새우는 사람들, 남루한 옷을 입고 떠도는 아이들. 내무부 훈령 410호가 잡아들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빈곤을 모아두면 풍요로워질 것으로 착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바퀴벌레와 쥐 퇴치 운동을 벌이듯이. 그렇게 우리는 청소됐다. _본문 중에서 이해할 수 없기에 겨우 가능한 이해 형제복지원은 일정한 거주지와 직업 없이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선도한다는 목적으로 1975년 부산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부랑인 임시 보호소였다. 하지만, 부랑인들만 입소한 것은 아니었다. 크게는 국가와 시의 명령하에, 작게는 시청 직원과 파출소 순경들, 그리고 몇몇 시민들의 묵인하에 돌아갈 집과 가족이 있는 보통 시민, 장애인, 심지어는 어린아이들까지도 끌려갔다. 《은희》에 나오는 은희, 미연, 은수가 모두 그렇게 잡혀 온 아이들이었으며, 소대장 무열과 병호의 아버지인 문 씨 또한 그런 식으로 청소된 사람들이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을 모두 빼앗겨버린 상황에서도 사람은 인간적 존엄을 지키기 위해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내가 정말 인간이 맞는지’를 고민하고야 만다고 작가는 《은희》에서 말한다. 온몸이 텅 비워지고, 자기 자신을 잃게 만드는 공간에서 은희는 가장 인간적이고, 인간이고픈 존재였다. “왜 도망갔냐”는 물음에 “사람이 되려고”라고 답하는 은희의 모습은 그렇기에 더욱 슬프면서 아름답고, 아름다우면서도 끔찍하다. 엄마 ‘은희’를 찾아서 폴란드를 떠나와 한국 땅을 밟고도 여전히 은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못하는 입양아 준에게 끝내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미연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해란 건 사실 진짜 이해가 아니다. 우습게도 그것은 우리 또한 이 나라를 이해할 수 없기에 겨우 가능해진 이해이다. 미연은 그날 일을 준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도망치던 은희가 죽을 만큼 맞던 그날 밤, 사람의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짐승 소리를 내며 진흙 바닥을 기어 다니던 그날, 누구도 왜 우리가 죽을 만큼 맞아야 하는지 묻지 않았다. 모든 일에 이유 따위는 필요치 않았다. 왜 이곳에 기약 없이 갇혀야 하는지, 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지, 왜 죽어야 하는지. _본문 중에서 가짜 노숙인까지 만들었던 나라를, 그들을 개조했다고 국정을 홍보했던 나라를 준이 이해할 수 있을까. _본문 중에서 준과 은희가 경남 양산의 한 요양원에 있는 형제의집 원장 방인곤을 방문하고, 가짜 검안서를 쓴 의사 조병국을 찾아 경북에 위치한 병원에 가고, 방인곤 원장을 수사했던 검사 주태석을 만나러 무덤 마을에 가는 내내 은희의 대답과 함께 건네진 ‘인간됨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은 깊은 그림자가 되어 우리의 발걸음을 따라다닌다. 은희가 그랬듯이 우리 또한 인간으로 남기 위해선 무언가로부터 도망해야 하는 걸까? 아니, 그런데 은희는 도망간 게 맞는 걸까? 자신의 삶을 걸고 다른 이들의 삶을 구하려던 건 아니었을까?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은 깊은 우물이 되어 진실에 목마른 우리 앞에 멈춰 선다. 2015년 가을, 그리고 지금, 우리는 어떤 시간을 살고 있을까? 말들은 쇳소리를 내며 조각조각 찢겨나갔다. 언어가 아닌 목소리로, 울 것 같은 얼굴로, 부들거리는 어깨로 준은 그들의 이야기를 짐작할 뿐이었다. 마이크를 쥔 남자는 몇 마디 말을 하고는 울부짖기 시작했다. 1987년 그때의 아이처럼. 말들은 바람에 날렸고 사람들은 바닥에 떨어진 울음을 밟고 지나갔다. 밟힌 울음은 소리를 내지 못했다. _본문 중에서 소설은 박인근 원장의 구속으로 뒤늦게 사건이 드러나게 된 1987년과 형제복지원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를 앞두고 있던 2015년 가을을 실제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2020년 현재, 900일이 넘게 노숙 농성을 이어간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들의 땀과 눈물로 과거사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소설 속 병호도 현실에서처럼 특별법 통과를 이뤄냈을까? 은희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기 위한 준과 미연의 동행은 잘 끝났을까? 준과 미연은 진실의 끝에 결국 닿았을까? 수많은 질문 속에서 그래도 다행인 건 ‘만약 이번 국회에서도 법이 통과되지 못했다면, 피해 생존자와 그 가족들이 앞으로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되었을까?’라는 질문만은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은희》는 형제복지원에 엮인 실존 인물들의 삶에 소설적 상상력을 더한, 문제적이며 치밀하면서도 아름다운 소설이다. 기억 때문에 현실을 제대로 살아낼 수 없는 생존자들과 기억을 잃었다는 박인근 원장 사이의 아이러니는 소설의 모티프가 되며, 은희의 캐릭터는 형제복지원에서 도망치다 붙잡혀 매맞아 숨진 김계원의 죽음에서 기인하며, 그런 김계원에게 안티프라민을 발라주었다는 윤우택의 짧은 진술은 미연의 일부분이 된다. 박인근 원장을 위해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문용기의 글과 복지정책의 우수성을 알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설문, 그리고 MBC 드라마 〈탄생〉의 제작 일화 등 부랑인 청소가 사회적으로 납득되고 용인되었던 시대 배경들도 소설 여기저기에 작은 조각들로 들어가 있다. 하지만 작가가 보여주고자 했던 건 결코 재현이 아니다. 결코 드라마가 아니다. 군사정권 시대가 만들어낸 폐허와 고통 위에서 한낱 위기로만 존재 가능했던 인간의 모습이,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사회적 묵인이, 정말 지금은 없느냐고 은희와 미연 그리고 준을 통해 끊임없이 되물을 뿐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소대장 무열을 지나, 가짜 의사 조태석을 지나, 원장 방인곤을 지나 결국 우리에게로 돌아온다. 난 매일 머릿속을 청소해. 쓸데없는 것들을 매일 쓸어 폐기처분하는 거지. 난 병자가 아냐. 환자가 아니라고. 쓸데없는 걸 잊어가는 건 합리적인 거야. 아주 합리적인 증상인 거지. (…) 일상생활에 지장이 되는 건 없어. 지나간 시간 가운데 버리고 싶은 것들을 자동폐기하는 장치가 내 머리에 생긴 거뿐이지. _본문 중에서 형제복지원이 운영되었던 당시 전국에는 36곳의 부랑인 시설이 있었다. 하지만 형제복지원을 제외한 35곳의 시설에서 벌어진 유괴와 감금, 인권유린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바퀴벌레와 쥐를 청소하듯 죄 없는 사람들을 잡아 가두던 그 기억들을 모두 잊은 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기억을 잃어버린 건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건지 알 수 없는 방인곤 원장의 모습은 정말 다른 걸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기를 원한다면, 길을 가다가 아무 이유도 없이 사라져도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던 그 빛 없는 시대로 다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매일 머릿속을 청소하는 대신, 쓸데없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쓸어 처분하는 대신 버려지고 은폐된 것들을 기억하고 찾아낸다면, 《은희》를 읽으며 우리의 진심이 고운 봄날 실내에 드는 햇볕처럼 한데 모인다면, 아픔도, 슬픔도, 고통도, 빛도, 어떤 이름 없이도,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목소리를 은희에게 되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미연은 그날 일을 준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도망치던 은희가 죽을 만큼 맞던 그날 밤, 사람의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짐승 소리를 내며 진흙 바닥을 기어 다니던 그날, 누구도 왜 우리가 죽을 만큼 맞아야 하는지 묻지 않았다. 모든 일에 이유 따위는 필요치 않았다. 왜 이곳에 기약 없이 갇혀야 하는지, 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지, 왜 죽어야 하는지. 그가 밥숟가락을 내려놓고 냉담하게 말할 때 미연은 돌이킬 수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빼앗긴 4년은 없던 일이 될 수 없었다. 표백할 수 없는 날들이었다. 기억은 그림자 같은 것이었다. 가위를 들고 들러붙은 그림자를 잘라내도 하루가 지나면 잘린 부위에서 새 그림자가 돋았다. 사람들의 기억에는 불순물이 섞여 있어. 오늘 안에 어제가 있고, 미래 안에 지금이 있지. 내게는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강물처럼 흘러가버리고 마는 거지. 댐에 쌓아둬서 괴물이 되게 하느니, 그저 기억을 방류해버리는 거지. 그는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기보다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살인자라는 말에도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마치 과거와 분리되어 나온 개체 같았다.


움직임의 힘
안드로메디안 / 켈리 맥고니걸 (지은이), 박미경 (옮긴이) / 2020.04.01
18,800원 ⟶ 16,920원(10% off)

안드로메디안소설,일반켈리 맥고니걸 (지은이), 박미경 (옮긴이)
우리는 운동이 건강에 좋은 것은 다들 알고 있다. 하지만 건강의 차원을 넘어 인간은 원래 끈질기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어떻겠는가. ‘의지력의 과학’, ‘스트레스와 친구가 되는 법’ 등 TED 강연으로 엄청난 호응을 받았던 켈리 맥고니걸 박사는 이번 신간 《움직임의 힘》을 통해 인간은 움직여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물론 본래 움직이는 존재였음을 제시한다. 이 책은 운동이 주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강점을 소개함과 동시에 인간이 어째서 움직이는 존재인지 설명함으로서 운동을 해야 할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개인의 행복만이 아니라 공동체적 행복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만든다.머리말 제1장. 끈질긴 노력 끝에 맛보는 짜릿함 제2장. 푹 빠지기 제3장. 집단적 즐거움 제4장. 불끈 일어나 움직여라 제5장. 장애물 극복하기 제6장. 삶을 포용하라 제7장.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마무리 제언 각종 자료에 대한 작가의 말 감사의 글 노트이 책은 온갖 형태의 움직임을 향해 그리고 인간의 본성을 향해 보내는 연애편지이다 베스트셀러 《스트레스의 힘》의 저자 켈리 맥고니걸의 신간! 움직임이 어떻게 현대의 우울증, 불안, 외로움과 같은 정신 문제에 강력한 해독제가 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다! 이 책은 운동이 즐거움, 사회적 연결, 희망을 가져온다는 사실에 대한 설득력 있는 과학적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_알렉스 허친슨,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인듀어》의 저자 “그 순간 내 인생이 확 바뀌었다.” 이 책의 서문은 이 한 마디 말과 함께 시작된다. 세계적인 건강심리학자이자 심리학 강사,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동하는 켈리 맥고니걸 박사의 신간, 《움직임이 주는 즐거움》은 이 말에 적합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심리학과 신경과학, 의학 분야의 최신 연구 결과를 응용해 개인의 건강과 행복, 성공, 인간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실천법을 제공하는 과학적 자기계발(science help)의 연구자로 유명한 그녀는 2000년부터 피트니스 강사로 활동한 경험으로 깨달은 ‘인간은 본래 움직이는 존재’라는 사실과 운동이 주는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이점을 최신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알려준다. 인간은 정말로 움직이는 존재였을까? 저자는 인류학적, 생물학적, 심리학적 자료를 토대로 인간은 움직이는 존재였다고 말한다. 인류의 선조들이 진화한 모습을 살펴보면 점점 움직이는 존재로 진화해왔다. 고대 영장류 호미닌과 달리 현생 인류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호모 에렉투스는 대퇴골과 둔근이 발달하여 움직이기 적합한 모습으로 진화했다. 심리학적, 생물학적 진화는 인간을 끈질기게 움직이도록 도왔다. 고대에는 수렵, 채집이 주된 식량 공급 방법이었기에 굶주린 상태로 꾸준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고된 수렵과 채집이 끝난 이후 찾아오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견뎌낼만한 보상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러너스 하이라는 심리학적, 생물학적 반응이 나타났다고 한다. 사회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서도 인간은 움직이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다른 동물처럼 특별한 신체 능력을 갖추지 못한 인간은 수렵, 채집으로 수월하게 식량을 확보하려면 집단 활동이 필요했다. 더 많이 움직일 수 있게 된 인간은 더 많은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었으며 그로 인해 쉽게 집단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결국 인간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존재였기에 사회적인 동물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대부터 우리는 움직이는 존재였다. 이 영향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뭐든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살아가는 내내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인 장점을 누린다. 이는 사회경제적 계급이나 문화권, 더 나아가 특정한 신체 능력이나 건강 상태에 좌우되지 않는다. 그래서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이나 지체장애인,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심각한 질병에 걸린 사람, 심지어 호스피스 케어를 받는 환자들 사이에서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서문 말미에 “행복은 건강한 상태(fitness)가 아니라 바로 움직임(movement)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본성과 운동이 어째서 우리에게 즐거움과 행복이 되는 지 명쾌하게 알고 싶다면 켈리 맥고니걸의 이 책을 보길 강력하게 권한다. 이 책은 그저 단순한 자기계발서나 운동의 장점에 관한 담론으로 끝나는 책이 아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온갖 형태의 움직임과 인간의 본성을 향해 보내는 연애편지’와 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행복은 건강한 상태보다 움직임이 불러온다! 《왜 나는 항상 결심만 할까》, 《스트레스의 힘》 저자 켈리 맥고니걸 박사의 신간! 운동은 몸이 건강해지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하는 것이다! 운동으로 얻을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이득과 인간 본성에 대해 파헤치는 놀라운 책! 우리는 운동이 건강에 좋은 것은 다들 알고 있다. 하지만 건강의 차원을 넘어 인간은 원래 끈질기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어떻겠는가. ‘의지력의 과학’, ‘스트레스와 친구가 되는 법’ 등 TED 강연으로 엄청난 호응을 받았던 켈리 맥고니걸 박사는 이번 신간 《움직임의 힘》을 통해 인간은 움직여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물론 본래 움직이는 존재였음을 제시한다. 저자는 고대부터 인류가 진화한 흐름에 관한 연구 자료를 통해 우리가 점점 더 움직이기 편한 구조로 진화해왔음을 보여준다. 더 편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된 인간은 채집, 수렵의 범위가 더 넓어졌고 그 덕에 다른 동물처럼 신체적인 강점이 떨어졌음에도 먹이를 구할 수 있는 능력이 좋아졌다. 또한 고된 움직임 이후에 찾아오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생리학적, 심리학적 진화가 이루어졌다. 러너스 하이는 끈질기게 움직였던 인간에게 행복과 용기 그리고 꾸준히 이어나갈 동기를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인간은 점점 더 움직임이 주는 행복을 느끼며 더 많이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을 갖추게 되었다. 움직임은 그저 개인의 행복 차원에서 끝나지 않았다. 인간이 더 많이 움직이게 됐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사회적 교류를 만들기 더 쉬워졌다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채집, 수렵 사회에서는 혼자 많이 움직이는 것보다 다함께 움직일수록 더욱 효과적으로 식량을 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움직임이 많은 인간일수록 더욱 사회적인 동물로 활동할 수 있었으며 이는 개인의 차원을 넘어 집단을 이루고 커뮤니티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움직임의 힘은 개인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 조직 그리고 리더십에도 매우 큰 영향을 준 것이다. 인간을 ‘사회적인 동물’로 정의할 수 있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움직임이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큰 영향을 주는 운동에 관해 주목해야 할 점은 운동이 주는 이득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신체적 건강, 경제력, 인간관계 등 행복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건과 배경들이 있지만 운동은 이런 조건이나 배경과 상관없이 행복을 불러온다.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이나 지체장애인,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심각한 질병에 걸린 사람, 심지어 호스피스 케어를 받는 환자들까지 조건이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운동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긍정적인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효과를 냈으며 더 나아가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고 한다. 다른 행복의 조건과 달리 운동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운동이 주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강점을 소개함과 동시에 인간이 어째서 움직이는 존재인지 설명함으로서 운동을 해야 할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개인의 행복만이 아니라 공동체적 행복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만든다. 잊지 말자. 우리는 움직이는 존재였기에 행복을 누리는 사회적 동물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모모 Momo 2
대원씨아이(만화) / 스기토 아키라 (지은이) / 2020.05.20
5,500

대원씨아이(만화)소설,일반스기토 아키라 (지은이)


지옥 1
문학동네 / 연상호, 최규석 (지은이) / 2020.07.03
14,500원 ⟶ 13,050원(10% off)

문학동네소설,일반연상호, 최규석 (지은이)
어느 날 서울 한복판에서 ‘지옥의 고지’를 받는 사람이 나타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는 고지 대상자에게 ‘이름, 지옥에 간다는 사실, 그리고 지옥에 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준 뒤 홀연히 사라진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지옥의 사자들이 들이닥쳐 고지 대상자를 갈기갈기 찢어죽이고 태워죽인다. 온 힘을 다해 도망쳐도 소용없다. 그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일단 지옥의 고지를 받은 사람은 차마 눈뜨고 지켜보기 힘들 정도의 무지막지한 고통을 겪으며 사지가 찢어지고 타들어간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 지옥의 시연은 죄인이 지옥에 가서 영원히 치를 고통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 <부산행>에 이어 올해 <반도>로 다시 한번 칸 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연상호 감독과 만화 『송곳』으로 한국 사회를 예리하게 해부한 스토리텔러이자 혼신의 그림꾼인 최규석 작가가 합작한 만화 <지옥>은 일찌감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이 확정되어, 곧 세계 190개국 사람들이 함께 감상할 예정이다.목차가 없는 도서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강력추천하는 ‘천재적인 경지’의 우리 만화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중!<부산행> 연상호 감독과 『송곳』 최규석 작가가 합작한 우리 시대의 마스터피스지금 세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 만화가 있다.영화 <부산행>으로 한국형 좀비 열풍을 일으킨 연상호 감독과 만화『송곳』으로 한국 사회의 빈틈과 계급성을 날카롭게 찌른 최규석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새로운 세계는 『지옥』. <부산행>에 이어 <반도>로 또다시 칸 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연상호 감독은 사후의 머나먼 저세상이 아니라 현대 서울 도심 한복판에 지옥을 펼쳐놓으며 강렬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이고, 지옥의 사자들이 이 땅에 현현한 초현실적인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한 충격적인 작화로 봉준호 감독이 ‘천재적인 경지’라고 극찬한 최규석 작가는 그 지옥도를 완성해낸다. 만화『지옥』은 웹툰 연재가 완결되기도 전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헬바운드Hellbound> 제작이 확정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단행본이 출간되기 전부터 영국, 일본, 대만, 프랑스 등의 출판사들로부터 판권 수출 문의가 잇따르며, 각국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가 발딛고 살아가는 이 도시에 도래한 『지옥』, 드디어 그 첫번째 세계의 문이 열린다.“웹툰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네이버 fine****“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이미 모든 사람들은 뇌정지.” 네이버 신씨집안(sbg0****)“작가님이 실험하는 건 독자인가?” 네이버 west***“내가 믿던 신이 나를 타겟으로 정하면 받아들일까? 기도할까? 살려달라고? 그런다고 들어줄까.” 네이버 sovic(rhee****)“사이다 볼라고 이 만화 보는 거면 딴 거 봐라 여긴 그딴 거 없다.” 네이버 궁상이(gksg****)“대체 어떻게 될지 상상할 수 없다.” 네이버 나무(ykae****)“땅 끝이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그려내는 연상호의 지옥도.” 네이버 jung****“지옥과 천국은 저 너머 어딘가가 아니라 사람 사는 이곳에 뒤섞여 있다는 것.” 네이버 흐쥬(el_1****)“괴물 나오는 거에 매달리지 마라. 괴물은 소재일 뿐이지 진짜 이야기는 저 무릎 꿇는 저격수 같은 거니까. 네이버 tjralsgns(tjra****)”“새로운 세계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사람이 만들어가는 지옥생전에 착하게 살아야 죽은 뒤 천국에 가고 지옥에 끌려가지 않는 시대는 끝났다. 죄인은 만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사지가 찢겨지고 타들어가는 형벌을 받으며 영원한 지옥으로 소환된다. 이야기가 시작되고 책장이 채 다섯 장 넘어가기도 전에 당신은 깨닫게 될 것이다. 연상호 최규석의 『지옥』은 현대인들의 막연한 불안이나 예감을 은유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 내려온 진짜 ‘지옥’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어느 날 서울 한복판에서 ‘지옥의 고지’를 받는 사람이 나타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는 고지 대상자에게 ‘이름, 지옥에 간다는 사실, 그리고 지옥에 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을 알려준 뒤 홀연히 사라진다. 그리고 예고된 시간이 오면 어김없이 지옥의 사자들이 들이닥쳐 고지 대상자를 갈기갈기 찢어죽이고 태워죽인다. 온 힘을 다해 숨거나 도망쳐도 소용없다. 그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일단 지옥의 고지를 받은 사람은 차마 눈뜨고 지켜보기 힘들 정도의 무자비한 고통을 겪으며 죽는다. 더욱 끔찍한 것은 이 지옥의 시연은 죄인이 지옥에 가서 영원히 치를 고통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 대체 이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정의롭지 않은 인간들에게 천재지변처럼 들이닥친 신의 선고. 세상은 혼란에 빠지고 ‘지옥’과 ‘시연’에 관한 뉴스와 실시간검색어가 포털사이트를 장악한다. 그리고 이 초현실적인 현실을 감당하기 위해,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참회를 요구하며 정의의 사자로 변신해간다. 화살촉 리더“우리나라에 지옥의 고지를 받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바로! 죄인이 지옥에 가는 상황을 생중계한다는 거!! 화살촉! 화살촉!우리 식구들 그동안 어땠나요? 눈먼 자들 사이에서 눈떴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조롱과 멸시를 받았나요? 그러나!! 이틀 뒤면 전 국민, 전 인류가 우리의 말에 귀기울이게 될 것!! 식구들의 시련은 이 순간을 위한 준비였던 것!”그런데 이 혼돈과 격동의 세계에서 홀로 의연하고 침착하게, 이 새로운 세계의 법칙을 파악해나가고 시연의 의미를 기록, 정리해나가는 인물이 있다.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이다. 정진수 의장은 수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지옥의 고지와 시연의 사례들을 추적하고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살 것을 경고해왔다. 그는 신의 메시지를 대리하는 비범한 예언자나 선지자일까? 사이비 종교의 교주일까? 그러나 그는 불안 속에서 자신의 입만 바라보는 대중들에게 섬김과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우이웃을 돕고 제 목숨을 아끼지 않는 대범하면서도 소탈한 ‘의인’ 같은 면모를 보이고, 자신이 만든 ‘새진리회’는 종교가 아닌 공부모임 정도라고 몸을 낮추면서 사람들에게 선하고 정의로운 삶을 살아가자고 설득해나간다. 정진수 새진리회 의장 “인간은 왜 죄를 지을까요? 죄는 인간이 죄짓고자 하기 때문에 있는 겁니다. 그걸 부정하면서 인간은 수치심, 죄의식, 속죄, 참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신은 우리에게 너무나 직설적으로 지옥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의 의도는 명확합니다. 너희는 더 정의로워야 한다.”한편 진경훈 형사에게는 이 모든 일은 아직 명확하게 전모가 파악되지 않았을 뿐, 피비린내 나는 살인사건일 뿐이다. 살인사건이 벌어지면 ‘경찰은 잡는다’. 그는 신을 사칭해 벌어지는 이 모든 일의 배후를 맹렬하게 추격한다. 그리고 사건의 실체를 파고들수록 정진수 의장과 운명적으로 격돌하게 된다. 진경훈 형사 “경찰은 잡는 거야. 나쁜 놈을 죽였든 착한 놈을 죽였든 세상을 구하려고 죽였든 재미로 죽였든 살인한 놈은 잡는다. 그게 우리 일이야.”이때 대중과 미디어를 들썩이게 하는 사건이 터진다. 서울에서 남편 없이도 열심히 노동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두 아이의 엄마 박정자가 5일 후 지옥에 가리라는 고지를 받는다. 박정자는 왜 자신이 고지를 받았는지, 이 시연의 의미는 무엇인지 따위는 궁금하지 않다. 엄마인 그녀는 자신이 곧 죽을지 모른다는 것, 아직 어린 두 아이를 남겨두고 이승을 떠나야 한다는 것, 자신이 떠나고 나면 자녀들이 돌봐줄 어른 하나 없이 이 지옥보다 무서운 도시에 내팽개쳐진다는 게 두려울 뿐이다. 이에 박정자는 그녀가 지옥에 가는 장면을 생중계하고 싶다는 모종의 제안에 동의하고, 그 대가를 받기로 한다. 박정자 “뭐든 상관없으니까… 제 죄는 아무거나 붙여주세요… 그냥 아무거나… 이건 행운이에요. 엄마라고 뭐 하나 제대로 해준 것도 없는 저한테 온 기회예요. 제발 저희 애들이 아무도 모르는 데서 잘살 수 있게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박정자는 어떤 죄를 지은 것일까?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도 지옥의 시연은 온전히 이루어질까? 박정자와 그 밖의 수많은 죄인들이 지옥에 끌려가는 충격적인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이 책은 무시무시한 공포물이었다가 단 하나의 실마리도 예사롭게 넘길 수 없는 추리물이었다가 바로 다음 칸조차 종잡을 수 없는 스릴러가 되어, 우리의 마음을 옥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당신은 서늘하게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신이 기획하고 선보이는 지옥의 시연보다 더욱 경악스럽고 비통한 것은,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 지옥이 무서워서 이 땅 위에 ‘사람이 만들어가는 또다른 지옥’이라는 것을. 최근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universe)’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영화, 드라마, 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끝 간 데 없는 상상력을 선보이는 최고의 스토리텔러 연상호 감독, 그리고 ‘지옥’과 ‘지옥의 사자’라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존재를 단번에 믿어지게 만드는 혼신의 그림꾼 최규석 작가가 합작한 만화 『지옥』은 그렇게 압도적인 완성도로 새로운 우주를 건축해냈다. 연상호 감독의 연출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중인『지옥』은 곧 만화에서 실사 드라마로 또 한번 옷을 바꿔 입고 세계 190개국 사람들에게 선보인다. ‘지옥’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인간의 지옥, 저마다의 마음속에 똬리를 틀고 있던 암흑의 실체는 이미 여기에 도래해 있다. “이제 곧 지옥의 시연이 시작됩니다. 대상자는 5일 전 22시경 지옥의 고지를 받았습니다. 시연은 죄인이 지옥에서 겪을 영원한 고통을 다중 앞에서 보이는 신의 개입입니다.”정진수 새진리회 의장 “인간은 왜 죄를 지을까요? 죄는 인간이 죄짓고자 하기 때문에 있는 겁니다. 그걸 부정하면서 인간은 수치심, 죄의식, 속죄, 참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신은 우리에게 너무나 직설적으로 지옥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의 의도는 명확합니다. 너희는 더 정의로워야 한다.” 민혜진 변호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내가 알던 세상이 전부 사라져버릴 것 같아.” 진경훈 형사 “경찰은 잡는 거야. 나쁜 놈을 죽였든 착한 놈을 죽였든 세상을 구하려고 죽였든 재미로 죽였든 살인한 놈은 잡는다. 그게 우리 일이야.”


먼 바다
해냄 / 공지영 (지은이) /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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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소설,일반공지영 (지은이)
공지영 작가의 열세 번째 장편소설.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통해 삶에 있어 시간과 기억의 의미를 탐구하며 사랑의 힘을 되짚는 <먼 바다>는 육체에 각인된 기억을 완전히 잊는 데 필요하다는 40년의 세월이 흘러 비로소 과거의 자신을 용서하고 옛 상처들과 화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원고지 670매의 경장편 분량인 이 작품은 1980년에 안타깝게 헤어진 두 주인공 미호와 요셉이 뉴욕에서 40년 만에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27개의 장으로 보여준다. 독문학과 교수인 미호는 동료 교수들과 심포지엄에 참석하게 되어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그녀는 1년 전 우연히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닿은 첫사랑 요셉과의 재회를 계획한다. 40여 년 전 서울의 한 성당의 신학생 요셉과 열일곱 여고생 미호는 성당 행사를 가던 춘천행 기차에서 첫눈에 반한다. 신학생이란 요셉의 남다른 삶의 행로와 1980년 군부 독재에 의해 짓밟힌 아버지의 삶 등, 어린 여고생이 감당하기엔 쉽지 않은 현실 속에, 미호는 요셉의 고백을 거절하고 도망쳐버린다. 미호는 평생 가슴속에 간직해 왔던 그와의 마지막 만남에 대한 질문을 되새기며 뉴욕으로 향하지만, 40년이란 시간이 변화시킨 요셉의 모습과 서로 엇갈리는 기억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다.먼 바다 9 작가의 말 270“발끝으로 멈춰 서 있는 것도 춤이라면…… 사랑도 그리움도,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숙성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사랑과 용서, 몸의 기억을 덮는 무연한 시간 그 무상함 속에서도 사랑하는 일, 살아가는 일의 의미에 대해 되묻게 하는 책 탄탄한 서사와 흡인력 있는 문장으로 참다운 인간의 조건과 사랑의 본질에 천착하고,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쳐온 공지영 작가의 열세 번째 장편소설『먼 바다』가 출간되었다.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통해 삶에 있어 시간과 기억의 의미를 탐구하며 사랑의 힘을 되짚는『먼 바다』는 육체에 각인된 기억을 완전히 잊는 데 필요하다는 40년의 세월이 흘러 비로소 과거의 자신을 용서하고 옛 상처들과 화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원고지 670매의 경장편 분량인 이 작품은 1980년에 안타깝게 헤어진 두 주인공 미호와 요셉이 뉴욕에서 40년 만에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27개의 장으로 보여준다. 독문학과 교수인 미호는 동료 교수들과 심포지엄에 참석하게 되어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그녀는 1년 전 우연히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닿은 첫사랑 요셉과의 재회를 계획한다. 40여 년 전 서울의 한 성당의 신학생 요셉과 열일곱 여고생 미호는 성당 행사를 가던 춘천행 기차에서 첫눈에 반한다. 신학생이란 요셉의 남다른 삶의 행로와 1980년 군부 독재에 의해 짓밟힌 아버지의 삶 등, 어린 여고생이 감당하기엔 쉽지 않은 현실 속에, 미호는 요셉의 고백을 거절하고 도망쳐버린다. 미호는 평생 가슴속에 간직해 왔던 그와의 마지막 만남에 대한 질문을 되새기며 뉴욕으로 향하지만, 40년이란 시간이 변화시킨 요셉의 모습과 서로 엇갈리는 기억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다. “그 시간의 기억에서 당신을 지우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사실만이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 앞에 40년이란 말 그대로 불가역의 시간이다. 이집트로 탈출한 유대인들이 약속의 땅에 다다르기 위해 육체에 각인된 이교도의 습관을 버리기까지 광야를 헤매야 했던 시간이니 말이다. 아련하고 순수했던 첫사랑은 다시 돌아올 수 없기에, 시간의 무상함 앞에 가장 크게 변질되는 대상이다. 미호와 함께 마이애미로 떠난 교수들의 대화 속에서 첫사랑은 더 아름답게 채색되기도 하지만 더 씁쓸한 후회를 남기는 무엇이기도 하다. 그러나 뉴욕의 역사박물관과 9/11 메모리얼 파크를 걸으며 수억만 년 전 존재했던 생물들과 수많은 죽음과 삶이 교차했던 테러의 기록을 더듬으며 미호는 둘 사이에 결코 지워질 수 없는 시간의 흔적이 있음을 발견한다. 미호가 9/11 메모리얼 파크에서 발견한 베르길리우스의 “No day shall erase you from the memory of time.(그 시간의 기억에서 당신을 지우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이란 말처럼 때로 우리에겐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지울 수 없는 사랑의 기억이 존재한다. 사랑은 바로 그 시간과 죽음마저 이기는 힘을 발휘하곤 한다. 미호가 40년 만에 요셉과 해후하는 시간은 그녀를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의 순간으로 데려간다. 평생 간직했던 요셉에 대한 미안함과 고통 속에 죽어갔던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과 그리움, 이해할 수 없었던 어머니에 대한 원망, 피투성이가 되도록 아파했던 자신의 젊은 날과 재회한다. 사랑했지만 한없이 서투르고 연약했던, 그래서 도망치고 상처 주었던 이들을 용서하고 화해한다. 그 과정을 통해 마침내 미호와 요셉은 각자의 삶의 절정마저 지우고 살게 했던, 서로 진정으로 신뢰하고 사랑했던 그 마지막 기억의 퍼즐을 맞추어간다. 봄꽃처럼 삶의 역동과 사랑의 에너지를 우리 안에 다시 피어나게 하는 소설! 이 작품은 감각을 깨우는 속도감 있는 문체로 1980년의 서울과 현재의 뉴욕까지 시공간을 교차하며 첫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애절하면서도 풋풋한 마음과, 온갖 세상 경험과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장년의 고단함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따스한 에메랄드 빛 서해바다와 시간이 박제된 자연사박물관과 9/11 메모리얼 파크 등 인물들의 심리와 상황을 상징하는 듯한 독특한 배경들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체험을 선사한다. 가히 ‘사랑의 작가’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사랑의 의미와 모습에 천착해 온 공지영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감성적인 문장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단순히 첫사랑이란 일상적인 소재에 머물지 않고 살아가는 일, 사랑하는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우리 생의 사랑과 상처마저 모두 걸었던 그곳, 끝내 아픔을 넘어 다시 나아게 될 그곳인 ‘먼 바다’…… 책장을 넘기는 중에 독자들은 자신들의 가닿지 못한 사랑과 화해하지 못한 상처와 만나게 될지 모른다. “피하지만 않으면 돼. 우린 마치 서핑을 하는 것처럼 그 파도를 넘어 더 먼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되는 거야”라는 소설 속 미호 어머니의 말처럼,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그 삶의 기억으로부터 도망치지 말자고 그렇게 삶은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춤추고 있는 것이라고 속삭여준다. 봄꽃처럼 지금 이 자리에서,『먼 바다』는 잊고 있던 삶의 역동과 사랑의 에너지를 우리 안에 피어나게 해줄 것이다. 등장인물 소개 이미호 안식년을 맞은 독문과 교수. 미국 뉴저지에 사는 어머니와 동생을 만나러 가는 길에 뉴욕에 들러 40년 만에 연락이 닿은 첫사랑 요셉과 재회한다. 스무 살, 아버지의 고문과 강제 해직으로 집안이 기울 무렵 요섭의 고백에 돌아서고, 유학시절에 만난 남편과도 이혼하면서 자신에게 가까운 남자들을 불신하며 살아간다. 요셉 미호의 첫사랑이자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체의 경영자이다. 신학생 시절 미호를 사랑했지만 어머니의 반대와 미호의 거절로 상처받고 갑작스레 결혼해 미국으로 떠난다. 40년 만에 만나는 미호를 위해 관광 가이드처럼 상세한 일정을 잡아 그녀를 의아하게 만든다. 어머니 철저한 외모 관리로 노년에도 예쁘다는 소리를 듣는 미호의 엄마. 대학 교수이던 남편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고문으로 몸져눕는 현실에서 무심하게 도망치며 가족들을 돌보지 않아 자식들에게 상처를 준다. 여동생 요셉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여동생. 40년 전 미호를 좋아하고 따르던 중학생이었지만 신학생인 오빠 주변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곤 했다. 두 사람과 함께 뉴욕에서 재회하며 둘 사이의 풀지 못한 기억의 실마리를 던져준다. #1먼 바다라고는 해도 물이 그리 깊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서해바다는 연두에 가까운 에메랄드빛이었다. 바다 수면 위로 햇살들이 반짝이며 쏟아져내리고 있어서 어쩌면 투명하게도 보였다. 대기는 습해서 무더웠지만 일단 바다에 잠기고 나면 물속은 멧비둘기 품처럼 훈훈해서 헤엄치기 좋은 날씨이긴 했다. 그와 친구들의 머리는 넓고 잔잔한 바다 위에 고무공처럼 떠 있었다. 웃음소리가 간간히 수면 위로 반사되어 해변으로 울렸다. 그녀는 그 바다가 잘 보이는 언덕, 구부러진 소나무들이 바다를 향해 서 있는 숲에 혼자 서 있었다. #2그때 인생은 그녀에게 운명의 다트를 던지라고 강요하는 듯했다. 그녀는 그것들을 아직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 애써 기억하고 있었다기보다는 어린 시절 친구네 집 풍경들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그때의 기억들은 그녀에게 수동태로 머물고 있었다. 오히려 가끔은 그녀가 그 기억을 잊어버리려고 애썼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기억들은 그녀를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니 그것은 수동태가 옳았다.그리고 그 후로 오래도록 그녀는 생각했었다. 그와 내가 살아 있는 한 한 번쯤은 그와 거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러면 나는 묻게 될까? 그날 그게 무슨 뜻이었어요?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