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주자의 인심도심론에서 주목할 내용은 본능에서 유래하는 인심은 강력하면서도 위태로운 반면, 본성에서 유래하는 도심은 올바른 것이지만 미약하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유학자들은 ‘인심은 도심의 주재를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지만, 현실에서는 인심이 도심을 어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유토피아 사상은 ‘도심이 인심을 주재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그리고 있으나, 현실의 세계는 이기적 투쟁으로 얼룩지는 것이다.

‘불타오르는 욕망’이라는 말이 있듯이, 본능적인 것은 강력하다. 우리의 삶은 대부분 강력한 욕망에 의해 추동된다. 그러나 본능적인 것은 정당성에 대한 자각이 결여된 것이므로, 한편으로는 위험하다. 그러므로 이 위험성을 제어해야 하는데, 이것은 본성에서 유래하는 양심이 맡아야 할 역할이다. 그런데 양심은 본래 욕심만큼 강력하지 못해서 대부분은 욕심에 굴복하고 만다. 그러므로 인간의 현실은 항상 혼란스러운바, ‘정치’를 통해서 이러한 혼란을 극복하고 질서를 창출해 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정치의 핵심 과제를 ‘질서의 창출’로 이해하고, 이제까지 등장한 다양한 정치이념들에 대해 ‘본성적 질서’와 ‘본능적 질서’라는 관점에서 논의하려는 것이다.

  출판사 리뷰

주자의 인심도심론에서 주목할 내용은 본능에서 유래하는 인심은 강력하면서도 위태로운 반면, 본성에서 유래하는 도심은 올바른 것이지만 미약하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유학자들은 ‘인심은 도심의 주재를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지만, 현실에서는 인심이 도심을 어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유토피아 사상은 ‘도심이 인심을 주재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그리고 있으나, 현실의 세계는 이기적 투쟁으로 얼룩지는 것이다.
‘불타오르는 욕망’이라는 말이 있듯이, 본능적인 것은 강력하다. 우리의 삶은 대부분 강력한 욕망에 의해 추동된다. 그러나 본능적인 것은 정당성에 대한 자각이 결여된 것이므로, 한편으로는 위험하다. 그러므로 이 위험성을 제어해야 하는데, 이것은 본성에서 유래하는 양심이 맡아야 할 역할이다. 그런데 양심은 본래 욕심만큼 강력하지 못해서 대부분은 욕심에 굴복하고 만다. 그러므로 인간의 현실은 항상 혼란스러운바, ‘정치’를 통해서 이러한 혼란을 극복하고 질서를 창출해 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정치의 핵심 과제를 ‘질서의 창출’로 이해하고, 이제까지 등장한 다양한 정치이념들에 대해 ‘본성적 질서’와 ‘본능적 질서’라는 관점에서 논의하려는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각의 정치이념들은 특정한 인간관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정치이념과 인간관의 불가분한 관계는 이미 많은 학자들이 거론한 바이지만, 이 책에서는 본성적 질서와 본능적 질서라는 개념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양자의 관련성을 해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점들이 다시 확인된다면, 정치학에서 인간학의 비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둘째, 본성과 본능에 대한 일반적 이론을 통해 각각의 정치이념이 추구한 질서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 ‘본성적 질서’는 인간의 도덕적 요구에 부합하므로 바람직한 것이나, 이기적 본능에 반하므로 실천적 동기를 확보하기 어렵다. 사회주의자들이 제창하는 ‘형제애’의 질서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반면에 ‘본능적 질서’는 인간의 이기심에 부합하는 것이므로 실천적 동기는 강력하나, 도덕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으므로 자칫 야만적 질서로 전락할 수 있다. 법가가 주장하는 ‘상명하복(上命下服)과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질서는 그 대표적 예이다.

셋째, 도덕적 본성과 이기적 본능이라는 인간의 양면성을 동시에 반영하는 질서야말로 ‘바람직하면서도 실현 가능한 질서’라는 점을 확인하고 제안하는 것이다. 전통 유학에서는 이기적 본능에서 우러난 마음을 ‘인심(人心)’, 도덕적 본성에서 우러난 마음을 ‘도심(道心)’이라 규정한 다음, ‘인심을 제거하고, 도심으로 일관하라’고 주장하지 않고, ‘인심과 도심의 중용(中庸)을 추구하라’고 주장했다. 요컨대 바람직한 정치질서는 본성적 요소와 본능적 요소를 겸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통 유학이 제시한 중요한 통찰로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의해야 할 지침이다. 다만 본성적인 것과 본능적인 것의 중용을 추구하는 데에는 여러 양식(樣式)이 있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주요 정치이념에 대한 분석적 논의를 통해 ‘올바르면서도 현실성이 높은 정치 질서’의 핵심을 탐구해 보려는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상익
成均館大學校 儒學大學 韓國哲學科 졸업同 大學院 東洋哲學科 졸업(哲學博士)육군사관학교 철학과, 영산대학교 학부대학 교수 역임現 부산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저서 : 『歷史哲學과 易學思想』(성균관대출판부, 1996) 『서구의 충격과 근대 한국사상』(도서출판 한울, 1997) 『畿湖性理學 硏究』(도서출판 한울, 1998) 『儒家 社會哲學 硏究』(심산, 2001) 『儒敎傳統과 自由民主主義』(심산, 2004) 『畿湖性理學論考』(심산, 2005) 『朱子學의 길』(심산, 2007) 『사람의 길, 文明의 꿈』(심산, 2009) 『嶺南性理學硏究』(심산, 2011) 『인권과 인륜』(심산, 2015) 『본성과 본능 : 서양 人性論史의 재조명』(서강대출판부, 2016) 『본성과 본능 : 쌍개념들의 탐구』(심산, 2017) 『현대문명과 유교적 성찰』(심산, 2018) 『醒菴 李喆榮 評傳』(심산, 2019) 『한국성리학사론 1』(심산, 2020) 『한국성리학사론 2』(심산, 2020)역서 : 『隱峰野史別錄』(安邦俊 原著, 崔英成 공역, 아세아문화사, 1996) 『譯註 四七新編』(李瀷 原著, 도서출판 다운샘, 1999) 『譯註 庸學辨疑』(趙彦儒 原著, 심산, 2006) 『譯註 己亥封事(外)』(李惟泰 原著, 李達雨 外 공역, 심산, 2007)

  목차

서론
1. 정치적 질서의 유형들
2. ‘본성’과 ‘본능’의 개념
3. 이 책의 목적

제1부 본성적 질서와 본능적 질서
제1장 정치적 질서의 다양한 양상들
1. 맹자의 ‘왕도와 패도’
2. 노자의 ‘무위와 유위’
3. 플라톤의 ‘지식과 의견’
4. 아우구스티누스의 ‘천상도성과 지상도성’
5. 마키아벨리의 ‘이상주의와 현실주의’
6. 모어의 ��유토피아��와 맨더빌의 ��꿀벌의 우화��
7. 니체의 ‘귀족 도덕과 성직자 도덕’
8. 하이에크의 ‘인공적 질서와 자생적 질서’
9. 국제질서 : 책봉체제와 세력균형론
제2장 사회적 결속의 다양한 방식들
1. 유가 : 정명(正名)과 감화
2. 법가 : 명령과 복종
3. 묵가 : 상동(尙同)과 겸애(兼愛)
4. 도가 : 지족(知足)과 겸양
5. 군주정 : 지도와 복종
6. 민주정 : 평등한 참여와 자유로운 동의
7. 공화정 : 견제와 균형
8. 자유주의 : 자유로운 선택과 관용
9. 기독교와 사회주의 : 형제애
제3장 본성적 질서와 본능적 질서
1. 질서의 유형들에 대한 분류
2. 본성과 본능에 대한 두 관점 : 니체와 암스트롱
3. 본성적 질서와 본능적 질서 : 의의와 한계

제2부 중국 제자백가 사상의 재조명
제1장 유가 : 명분질서와 호혜적 감응
1. 유가의 기본 입장
1) 유가의 세계관
2) 유가의 인간관
3) 유가의 규범들
2. 유가의 통치 이론
1) 정치체의 본질과 성격
2) 통치의 방법 : 덕치(德治)와 예치(禮治)
3) 국제질서 : 대일통(大一統)과 사대자소(事大字小)
3. 유가 정치사상의 인성론적 조명
1) 유가의 특징 : ‘본능-본성’의 질서
2) 유가적 질서의 의의와 한계
제2장 법가 : 상명하복과 신상필벌
1. 법가의 기본 입장
1) 법가의 인간관
2) 법가의 역사관
3) ‘법치(法治)’ 사상의 정립
2. 법가의 통치 이론
1) 정치체의 본질과 성격
2) 통치의 방법 : 세(勢)･법(法)･술(術)
3. 법가 정치사상의 인성론적 조명
1) 법가의 특징 : ‘본능-본능’의 질서
2) 법가적 질서의 의의와 한계
제3장 묵가 : 상동과 겸애
1. 묵가의 기본 입장
1) 천지론(天志論)
2) 절용론(節用論)
3) 상동론(尙同論)과 겸애론(兼愛論)의 정립
2. 묵가의 통치 이론
1) 정치체의 본질과 성격
2) 통치의 방법 : 상현(尙賢)과 상벌(賞罰)
3. 묵가 정치사상의 인성론적 조명
1) 묵가의 특징 : ‘본능-본성’의 질서
2) 묵가적 질서의 의의와 한계
제4장 도가 : 무위자연과 겸양부쟁
1. 발상의 전환과 통념의 부정
1) 노자의 현덕(玄德)
2) 장자의 제물론(齊物論)
2. 무위자연의 두 차원
1) 개인적 차원 : 지족(知足)과 소요유(逍遙遊)
2) 사회적 차원 : 겸양(謙讓)과 재유(在宥)
3. 도가 정치사상의 인성론적 조명
1) 도가의 특징 : ‘본성-본성’의 질서
2) 도가적 질서의 의의와 한계
제5장 종합적 논의
1. 혼란의 원인과 극복 방법 문제
2. 인간의 본성과 변화가능성 문제
3. 위계와 평등의 문제
4. 호혜적 결속의 방법 문제
5. ‘천(天)’에 대한 인식과 지도력의 원천 문제

제3부 서양 정치사상의 재조명
제1장 군주정의 이념 : 지도와 복종
1.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철인 군주론
2. 기독교 이념과 아퀴나스의 목자 군주론
3. 보댕의 가･국(家國) 일치론과 가부장 군주론
4. 군주정 사상의 인성론적 조명
1) 군주정의 특징 : ‘본능-본성’의 질서
2) 군주정의 이상과 현실
제2장 민주주의 : 평등한 참여와 자유로운 동의
1. 고대 아테네 민주정에 대한 고찰
1) 아테네 민주정의 성립과 붕괴
2) 아테네 민주정의 특징
2. 근대 민주주의 사상의 발전
1) 자연권 사상과 사회계약론 : 주권재민론의 확립
2) 보통선거제와 대의제
3) 다수의 지배 : 참여민주주의
4) 이성의 지배 : 심의민주주의
3. 민주주의에 대한 인성론적 조명
1) 민주주의의 특징 : ‘본성-본능’의 질서
2) 민주주의의 문제점과 극복 방향
제3장 공화주의 : 견제와 균형
1. 고대 로마 공화정에 대한 고찰
1) 로마 공화정의 성립과 붕괴
2) 로마 공화정의 특징
2. 근대 공화주의 사상의 발전
1) 마키아벨리 : 견제와 균형
2) 몽테스키외 : 삼권분립, 대의제, 양원제
3) 미국의 연방주의자들 : 순수 공화정의 확립
3. 공화주의에 대한 인성론적 조명
1) 공화주의의 특징 : ‘본성-본능’의 질서
2) 공화주의의 의의와 한계
제4장 고전적 자유주의 : 자유 선택과 자생적 질서
1. 고전적 자유주의의 발전과 기본 이념
1) 고전적 자유주의의 발전 과정
2) 고전적 자유주의의 기본 이념
2. 고전적 자유주의의 정치사상
1) 개인의 자유와 관용
2) 제한정부론과 입헌주의
3) 자발적 활동과 자생적 질서
3. 고전적 자유주의에 대한 인성론적 조명
1) 고전적 자유주의의 특징 : ‘본성-본능’의 질서
2) 고전적 자유주의의 의의와 문제점
제5장 사회주의 : 평등질서와 형제애
1. 사회주의의 개념과 기원
1) 사회주의의 개념
2) 사회주의의 기원
2. 근대 사회주의의 여러 부류들
1)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주의
2) 크로포트킨의 무정부주의
3) 베른슈타인의 수정주의
3. 사회주의에 대한 인성론적 조명
1) 사회주의의 특징 : ‘본성-본성’의 질서
2) 사회주의의 의의와 한계
제6장 종합적 논의
1. 군주정의 이념과 두 양상
2. 공화주의와 민주주의의 결합
3. 고전적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
4. 제도와 인격의 문제

결론 : 정치사상사의 회고와 전망
1. 정주(定住) 시대 : 농업혁명과 권력의 등장
2. 기축(基軸) 시대 : 문덕혁명
3. 계몽(啓蒙) 시대 : 평등혁명
4. 정치 이념들의 유형 분류
5. 바람직한 질서를 위한 고려 사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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