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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밭 사람들, 그 후 20년
커피의 쓴맛이 시작되는 곳의 삶에 대하여
그린비 | 부모님 |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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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저자 림수진은 2001년부터 코스타리카 커피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해 왔다. 『커피밭 사람들, 그 후 20년』은 2011년 출간됐었던 『커피밭 사람들』의 후속작으로서, 커피 생산의 최전선에 있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년 동안 이어진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저자는 커피 산업의 이면과 노동자들의 현실을 드러낸다. 이 책은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에 그들의 삶이 녹아 있음을 상기시키며, 커피 생산의 사회적 측면을 고민하게 하는 감동적인 에세이다.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유명해진 타라수는 그야말로 커피의 고장이었다. 소읍에 불과한 이곳 타라수에서 생산된 커피가 그리 많지 않을 텐데, 게다가 오랜 시간 유럽과 일본이 거대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와중에, 이곳 커피가 우리나라까지 간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귀한 커피일수록 여느 첨가물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나라에선 불문율이었는데 정작 이곳 타라수에서 한평생 커피와 함께한 사람들은 헝겊에 걸러 내린 커피에 늘 설탕과 우유를 듬뿍 넣어 마셨다. 도냐 베르타 역시 늘 당신의 커피에 설탕을 듬뿍 넣었다.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혹은 허름한 식당이라도 식탁 위에 반드시 설탕통을 둬야 하는 곳이 바로 코스타리카였다. 굳이 뜨겁지 않아도 괜찮았다. 헝겊 주머니에 뜨거운 물을 부어 내리는 와중에 식기도 했지만 식사를 위해 커피를 미리 만들어 주전자에 담아 두었으니 어지간해서는 뜨겁기도 어려웠다. 오래전, 코스타리카에서 생산된 고급 커피를 모조리 외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자국민에게 고급 커피 마시는 것을 금했던 시절의 기억 때문인지, 이곳 코스타리카 사람들에게 커피는 섬세한 취향을 좇는 기호식품이라기보다는 음식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을 먹듯 그들은 식사 때마다 커피를 마셨고, 힘든 일을 하며 노동주를 마시듯 일 중간중간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하루를 보내는 매 순간 주전부리 간식을 챙기듯 커피를 마셨다. 휴식을 위해서도, 심지어 잠자리에 들기 위해서도 커피를 마셨다.
로사의 남편 디모데는 아무리 봐도 가족들을 이끌고 일거리를 찾아 떠도는 가장의 모습이 아니었다. 늘 머리가 아파 어두운 축사에 갇혀 지내는 아내 로사에 비해 허우대와 차림새가 멀쩡해도 너무 멀쩡했다. 매일 같이 커피 수확 작업을 마치고 나면, 늘 단벌 외출복을 차려 입고 다운타운으로 나섰다. 애석하게도 타라수의 서늘한 날씨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름옷이었지만, 해 질 무렵의 추위 따윈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쩌면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이들 가족에겐 타라수의 추위를 견딜 만한 옷이 애초에 없었다.신사복 바지와 반팔 남방셔츠를 단정히 차려 입고 나서는 그의 모습은 빛도 들지 않는 축사에 남겨진 가족들과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커피밭 일이 끝나는 오후가 되면 아픈 아내를 대신하여 축사 안의 일을 돌보거나 하다못해 땔 감이라도 마련하면 좋으련만, 그는 늘 한 벌뿐인 신사복 바지와 반팔 셔츠를 차려 입고 서늘한 다운타운으로 길을 나섰다. 어쩌면 그때가 그의 하루 중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도무지 아버지의 인물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은 아들들은 그렇게 길을 나서는 아버지를 그저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감히 그를 따라나서는 자식은 없었다.
‘세쌍둥이’라는 상호를 걸고 연 가게가 그리 오래 가진 못했다. 마을 사람들은, 가게가 망한 이유로 기예르모 가족의 입을 핑계 댔다. 그들이 먹어 치우는 것이 그들이 파는 것보다 많았다는 것이 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안다. 걷지 못해 고립된 기예르모를 위해 가게를 내고 일 년 남짓 그 가게를 운영했던 시절이 이 가족에 게는 또 한 번의 호시절이었다는 사실을.가게를 하는 동안 엘레나가 내게 여러 번 한 말이 있다.“몬타냐, 가게를 해 보니까 참 좋아.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것 같아서. 게다가 우리가 다른 가게에서 사 먹어야 하는 돈보다 훨씬 싼 돈으로 같은 것들을 먹을 수 있잖아. 그러니까 많이 안 팔려도 괜찮아. 여기 이 가게에 있는 것들은 다 우리가 먹고 쓸 수 있는 것들이니까.”참으로 희한한 셈법과 경영 방식이었지만 그래도 그 시절, 저녁을 먹다가 가장 기예르모가 가끔이지만 호기롭게 감자튀김 한 봉지라도 쏠 수 있었으니, 그리고 때론 팔려고 냉동고에 얼려 둔 닭도 꺼내서 요리해 먹을 수 있었으니 언젠가 이 가족들은 세쌍둥이 가게 시절을 분명히 아름다운 시간들로 기억할 것이다. 망한 것이 아니라 세쌍둥이 가게 덕분에 그들 삶 가운데 한 시절을 아주 풍요롭게 보낸 것이라고, 그들은 기억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임수진
197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관광버스 운전수가 되길 간절히 꿈꾸었는데 어쩌다 보니 지리학자가 되어 버렸다. 전북대학교 사회교육과를 거쳐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이후 현재 멕시코 콜리마주립대학교(Universidad de Colima) 정치사회과학대학(Facultad de Ciencias Pol?ticas y Sociales) 교수로 재직 중이다. 틈틈이 멕시코 태평양 바닷가에 면한 콜리마 주 인근 라임밭을 기웃거리며 그곳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저서 및 논문으로 『세계의 분쟁』(공저), 「코스타리카 커피경제의 시공간적 전개와 지역적 다양성」, 「식량위기 시대의 멕시코 농업정책」, 「멕시코 토르티야 위기」, 「라틴아메리카 커피, 다시 꽃 피는 봄을 맞이하려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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