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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탄생
대한민국의 심장 도시는 어떻게 태어났는가?, 개정 증보판
미지북스 | 부모님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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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강남’이란 말조차 생소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 책은 한강 이남의 미개발 불모지였던 강남이 우리나라와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역사를 소개한다. 아직 ‘영동’이라고 불리던 시절, 장차 경제성장을 견인할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장벽 같던 한강을 건널 수 있게 해준 제3한강교가 완공되면서 강남은 본격적인 개발 시대를 맞는다. 대대적인 수방 사업을 통해 강남은 거대한 개발 부지로 재탄생하고 변변한 건물 하나 없던 허허벌판에는 격자형으로 도로가 깔렸다. 그리고 오늘날 강남을 있게 한 주인공들―유명 아파트와 거리, 빌딩 그리고 수많은 사건들―이 공간을 채우기 시작한다. <강남의 탄생> 개정 증보판은 2016년 초판 발행 이후 독자들의 성원 속에 8년간 14쇄를 거치는 동안 자연스레 변화한 내용과 새로운 정보들을 대폭 반영했다. 2016년의 초판보다 100쪽 가까이 증보한 <강남의 탄생>은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새로운 책으로, 이미 접해봤던 독자에게는 달라진 강남의 속살을 비교해보는 재미를 선사한다.뽕밭이었던 잠원동은 무가 자라기 좋은 모래 토질이어서 무 농사가 잘되었고, 서초동은 미군과 서울 사람이 사가는 화초를 키우는 꽃동네였다. 압구정은 배나무 과수원골이었고, 도곡동은 도라지 특산지였다. 청담동은 이름처럼 물 맑은 청수골이었다. 가장 기름진 땅인 개포동, 일원동 일대에서 난 과일과 채소들은 품질이 상급인 데다 산지가 가깝기까지 해서 서울 사람들에게 매우 인기가 있었다. / 한강 나루를 오가는 나룻배들은 과일과 채소, 그리고 한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가득 싣고 있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개포동, 일원동 일대의 주민들이 서울 시내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지금의 타워팰리스 부근 양재천변에서 ‘엔진배’를 타고 탄천을 따라 올라가 뚝섬에서 내리는 것이었다. 이 부근에서 서울 시내까지 육로로 걸어가면 거의 1박 2일이 걸렸다고 하니 그 정도로 강남은 오지였다.
공유수면매립 공사는 봉이 김선달이 환생해도 놀랄 정도로 무조건 남는 장사였다. 건설 비수기인 12월부터 4월까지 노는 중장비와 노동력을 이용해 첫해에는 우선 제방만 쌓아두고, 다음 해 비수기에 모래를 퍼부어 공유수면을 매립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대지 위에 자신들이 직접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거나 땅을 그냥 국영기업체나 정부 투자기관에 일괄 매각할 수 있었다. 어느 쪽이건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장사였다. 이런 식으로 한강변은 강변도로에 이어 아파트 숲이 되어갔다.
박종규의 질문은 간단명료했다. “헬기로 돌아본 지역, 즉 과천, 서초, 강남, 잠실 중에서 어느 곳이 가장 장래성이 있고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윤진우는 탄천 서쪽이 가장 유망한 것 같다고 답했다. 바로 오늘날 강남구가 된 땅이었다. 박종규는 “그러면 그쪽을 사 모아”라고 지시했다. / 약 2주 후 윤진우가 그 일을 거의 잊고 있을 때 시장실에서 연락이 왔다. 갔더니 “제일은행 고태진 전무실에 가면 돈을 줄 테니 받아와서 우선 그 돈으로 땅을 사 모아”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 “높은 곳에서 나온 자금으로 땅을 사 모으고 땅값이 어느 정도 상승하면 되팔아서 갖다 바친다. 이 사실은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매우 높은 분 한둘과 김현옥 서울시장, 그리고 자기만이 알고 있는 특급 비밀”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윤진우는 흥분했다. 당시 청와대는 누구든 생사여탈을 자유자재로 하는 절대 권력이었다. 윤진우는 ‘그 어른에게 잘 보이면 출셋길이 훤하게 뚫린다’고 생각하니 흥분 때문에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한종수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롯데관광과 한국토지공사(현 LH), 세종시 도시재생센터에서 근무했다. 여의도청년회의소와 한국사마천학회, 역사민주올레모임 등에서 활동하며, 국립민속박물관과 전북교육청, 지방자치단체 산하 문화원과 도서관 등에서 도시와 역사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페니키아 카르타고 이야기』(2023), 『구호기사단 천 년의 서사시』(2023), 『이스라엘 국방군 제7기갑여단사』(2023), 『미 해병대 이야기』(2021), 『민주주의를 걷다』(2021), 『서서울에 가면 우리는』(2018), 『2차대전의 마이너리그』(2015) 등이 있다.

지은이 : 강희용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공학박사(도시공학과) 학위를 받았다. 동작구에서 제8대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되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서울시 재개발 및 균형발전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고,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인 2030서울플랜 수립위원회의 총괄조정위원으로 활동했다.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특임교수로 후학을 가르쳤으며, 2013년 미국 국무부가 뽑은 세계 차세대 지도자 20인에 한국 대표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 전문위원, 소방산업공제조합 이사장, 민주연구원 상근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은이 : 전병옥
토목시공기술사이자 건설안전기술사로 현재 한국건설안전협회 부회장이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토목공학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경기대학교 대학원에서 건축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올림픽대로 반포-청담대교 간 확장 공사, 양화대교 성능 개선 공사, 한남대교-동호대교 간 강변북로 확장 공사, 경인국도 지하 차도, 가양하수처리장, 상암동 평화의공원 조성 공사 사업 관리 등 서울시 기반 시설 확충에 인생의 절반 이상을 바친 건설 안전 관리 전문가이다. 특히 거대한 쓰레기장을 공원으로 바꾼 평화의공원 조성 공사 당시 파리와 모기, 악취 등으로 크게 고생했지만 많은 서울 시민이 애용하는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도시에 사는 한국인이 9할에 달하는 시대에 좀 더 안전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데 더 기여하고 싶은 욕심으로 사는 도시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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