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맥주 한 잔에 흥이 오르기도 했고, 빠이에서의 마지막 날이기에 용기를 내어 마라카스를 신나게 흔들어주었다. 그 순간만큼은 사춘기 남학생들의 선생님도 아니고 두 딸아이의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엄마도 아닌, 삶을 뜨겁게 사랑하는 여행자가 되어 리듬에 몸을 맡겼다.
당시 나는 내가 낼 수 있는 그 이상의 옥타브로 노래하고 있었다. 늦은 나이에 교단이 그리워 다시 아이들 앞에 돌아왔지만 힘이 부치기도 했고, 엄마와 아내, 그리고 며느리로서 감당해야 할 몫과 기대치도 높았다. 어쩌면 주변보다도 내 욕심이 과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정신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독수리에게 온몸을 맡기고 독수리가 하늘로 올라가 산화할 때 함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믿음은 환경의 영향을 떠나 표현하기 어려운 강렬한 메시지를 남긴다. 순수한 영혼들이 알 수 없는 죄를 지어 갇힌 감옥이 육신이라더니, 그 업보를 다하고 영원불멸의 피안(彼岸)으로 떠나는 의식 같기도 하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조남선
서향 그리고 마리스텔라- 2004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등단- 대구수필가협회 회원, 성광중학교 교사- 대구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학과 박사과정 재학- 대구한국일보 자매지 엠플러스 <서향의 춤추듯 살아가는 이야기> 5년 연재따뜻한 시선으로 일상의 작은 조각들을 주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감성으로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