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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경제
분석틀과 원칙
에코리브르 | 부모님 |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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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경제는 인간의 다른 활동과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사회관계에 배태되어 있고, 종교·과학·정치·법처럼 감정과 생각 그리고 제약에도 똑같이 종속되어 있다. 어떤 행동은 잘 규정된 목적을 위해 합리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처럼 전통적인 경제적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반면, 인간의 많은 행위는 그런 단순한 틀에 맞추기가 어렵다. 행위자들은 이따금 사회 규범의 타당성을 전적으로 믿어 그걸 따르지만, 어떤 때는 의식적인 생각 없이 순응한다. 또 명확한 이유 없이 다른 이들을 믿기도 한다. 개인들이 서로에게 행사하는 권력이 비경제적 원천에서 비롯한다고 하더라도 경제적 결과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규범·문화·신뢰·권력 등에 의존할지라도 이런 것들이 제시하는 지침은 애매하고 복잡하기 일쑤다. 그래노베터는 문제 해결사들이 이런 다수의 원칙에서 어떻게 실용적 해결책을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지를 탐구한다. 그는 심리학, 사회 연결망 연구, 장기적 역사 분석과 정치 분석 등에서 나온 주장들을 근거로 이런 접근법들 사이를 누비며 묘책을 제시한다. 그래노베터 주장의 핵심은 주체성/구조 같은 단순한 이원론을 넘어 사회경제적 생활을 추동하는 미묘한 역동성을 좀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평가하는 것이다.원래 두 권으로 기획한 저술의 첫 번째 책이다. 여기서는 이론적 분석틀을 구축하고, 경제에서 사회 연결망·규범·신뢰·권력 및 기관의 역할을 다룬다. 두 번째 책에서는 이 이론적 분석틀을 구체적인 경험적 사실들에 적용해 분석할 계획이다.

  출판사 리뷰

현대 경제사회학 창시자가 펼쳐내는
사회와 경제가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한 완전한 설명!


경제는 인간의 다른 활동과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사회관계에 배태되어 있고, 종교·과학·정치·법처럼 감정과 생각 그리고 제약에도 똑같이 종속되어 있다. 어떤 행동은 잘 규정된 목적을 위해 합리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처럼 전통적인 경제적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반면, 인간의 많은 행위는 그런 단순한 틀에 맞추기가 어렵다. 행위자들은 이따금 사회 규범의 타당성을 전적으로 믿어 그걸 따르지만, 어떤 때는 의식적인 생각 없이 순응한다. 또 명확한 이유 없이 다른 이들을 믿기도 한다. 개인들이 서로에게 행사하는 권력이 비경제적 원천에서 비롯한다고 하더라도 경제적 결과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규범·문화·신뢰·권력 등에 의존할지라도 이런 것들이 제시하는 지침은 애매하고 복잡하기 일쑤다. 그래노베터는 문제 해결사들이 이런 다수의 원칙에서 어떻게 실용적 해결책을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지를 탐구한다. 그는 심리학, 사회 연결망 연구, 장기적 역사 분석과 정치 분석 등에서 나온 주장들을 근거로 이런 접근법들 사이를 누비며 묘책을 제시한다. 그래노베터 주장의 핵심은 주체성/구조 같은 단순한 이원론을 넘어 사회경제적 생활을 추동하는 미묘한 역동성을 좀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이 책은 원래 두 권으로 기획한 저술의 첫 번째 책이다. 여기서는 이론적 분석틀을 구축하고, 경제에서 사회 연결망·규범·신뢰·권력 및 기관의 역할을 다룬다. 두 번째 책에서는 이 이론적 분석틀을 구체적인 경험적 사실들에 적용해 분석할 계획인데,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
사회학자로서 저자는 경제라는 추상적 현상이 아니라 경제 주체들의 경제 활동에 초점을 맞춰 경제 활동을 영위하는 미시적 수준, 즉 개인의 경제 행동과 그러한 미시적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적 수준, 즉 사회제도(자본주의와 같은 경제 제도만이 아니라 정치 제도 등 포괄적 의미의 사회제도를 고찰한다)를 분석하는데, 여기서 가장 공을 들이는 수준은 미시와 거시를 연결하는 중간 수준이다. 이런 분석에서 강조하는 개념은 배태성(embeddedness)이고, 이 배태성 개념을 사회과학에 뿌리내리게 한 인물이 바로 그래노베터다. 저자에 따르면, 개인의 경제 행위는 주류 경제학인 신고전학파가 주장하듯이 합리적이고 고립된 개인에 의한 이익 추구 과정이 아니라 개인이 자리 잡고 있는 사회 연결망, 즉 사회관계에 관계적으로든 구조적으로든 배태돼 있다. 이는 분명히 주의주의 또는 과소사회화에 대한 거부다. 그래서 그는 그런 배태성이 행위자를 제약하거나 행위자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또한 결정하지는 못한다고 주장하면서 결정론 또는 과잉사회화도 거부한다. 행위자는 늘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하나만이 아니라 여러 선택지가 있고, 따라서 다양한 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곳곳에서 한국을 예로 든다는 사실이다. 흔히 같은 문화권으로 인식되는 한국과 중국·대만, 그리고 일본의 기업, 특히 기업집단의 지배구조를 비교하면서 한국의 재벌을 고찰한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의 가족 관계와 전통적인 상속 제도가 한국 특유의 재벌과 그 지배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당시의 서구 경제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실패를 예견했지만 결국 성공한 한국의 중공업 발전을, 한편으로는 행위자의 전략과 그 결과는 어떤 경우에도 미리 결정돼 있지 않다는 예로,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예로 들고 있다. 즉 한국의 예는 모두 경제 외적 요소가 경제와 경제 행위 그리고 그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역시나 경제는 사회의 다른 영역과 분리되어 진공상태로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이 이상적인 조건도 아님을 역설한다.

책의 구성
경제 행동과 제도에 대해 순수한 경제적 고려 사항들과 함께 사회적·문화적·역사적 고려 사항들을 강조하는 이 책은 지난 30년간 활발하게 성장해온 ‘경제사회학(economic sociology)’에 대한 기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더 근본적으로 학문의 경계를 초월해, 유용한 사고의 지적 기원을 따지지 않는 방식으로 경제를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먼저 사회과학의 본질, 즉 경제 행동과 결과 및 제도에 대한 설명의 의미, 사회 구조와 경제의 관계 등에 대한 일반적 주장들을 설명한다. 그러고 나서 저자의 주장에서 중요한 이론적 요소인 경제에서의 규범과 그 외의 정신적 구성물들의 역할, 신뢰와 협력, 권력과 순응, 그리고 목적론적 인간 행동과 제도의 상호작용 등을 다룬다.
2장에서는 규범과 도덕경제, 문화에 대한 주장들, 그리고 경제에서 이러한 것들의 역할에 대한 활발한 논쟁이 분석 전략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지 알아본다. 3장에서는 이러한 논의에 기초해 경제에서 신뢰에 대한 방대한 저술들을 재검토하고 논평한다. 4장에서는 경제적 과정에서 권력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고찰한다. 이렇듯 2∼4장에서 다루는 규범·신뢰·권력 같은 정신적 개념들은 상호의존적이다. 이 개념들에 대해서는 두 가지 공통된 해석이 있다. 즉 이 개념들이 개인 차원에서 합리적 행동을 반영한다거나, 경제적 효율성에 더 유리한 결과를 산출해온 선택적 진화 과정의 결과라는 좀더 넓고 막연한 의미에서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이 장들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는, 이러한 설명이 규범·신뢰·권력을 적절하게 설명한다는 것에 대한 저자의 뿌리 깊은 회의감이고, 따라서 더 미묘한 주장을 전개한다. 경제를 이해하려면 이 중요한 사회적 힘들을 정면에서 다루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적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5장과 6장에서는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주장과, 제도가 어떻게 경제를 형성하고 반대로 경제가 어떻게 제도를 형성하는지를 다룬다. 이 장들은 경제의 구조화에서 사고·규범·틀·문화의 역할에 대한 2장의 논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그러한 ‘정신적 구성물’들이 신뢰의 발생 및 경제 권력과 권위의 행사와 얼마나 밀접히 연결돼 있는지에 주목한다.

세 가지 수준으로 구분하는 경제 현상
저자는 경제 현상을 세 가지 수준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첫 번째는 개인의 경제 행동이다. 막스 베버는 그러한 행동은 “행위자의 판단에 의하면 필요의 충족이 상대적으로 희소한 자원과 제한된 수의 가능한 행동에 달려 있을 때 그리고 이런 상태가 특정한 반응을 유발한다면” 발생한다고 정의한다. 현재 대부분의 교과서에 실린 경제학자 라이어널 로빈스의 경제학에 대한 고전적 정의와 상응한다. 경제 분석의 두 번째 수준은 한 개인의 영역을 넘어선 행동의 유형에 관한 것으로 저자는 ‘경제적 결과’라 일컫는다. 어떤 상품의 안정적 가격 형성이나 노동자 계급들 간의 임금 격차 형성 등이 ‘결과’의 사례다. 세 번째 수준은 경제 ‘제도’와 관련된다. ‘결과’와는 두 가지 점에서 다른데, 경제 제도는 전형적으로 더 넓은 행동 복합체를 포괄하고, 개인은 경제 제도를 해야만 하는 방식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이 세 수준은 일반적으로 미시·중간·거시 분석 수준이라 일컫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각 수준에는 그 수준에만 배타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이 요구되지만, 모든 수준을 공통의 분석틀로 묶어 한 수준을 다른 수준에 우선해 인과성을 부여하지 않으면서 한 수준이 다른 수준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조명하는 종합적 시도가 중요하다.

경제학자와 사회학자의 귀무가설
경제에 대한 대부분의 사회과학 설명에는 직접 언급하지는 않지만 귀무가설(null hypothesis, 歸無假說)이 숨어 있다. 귀무가설은,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고 사회가 어떻게 조직되는가에 대한 근본적 기준선이 되는 가정, 즉 어떤 현상을 이해하려는 학자들의 개념적 출발점이다.
경제학자와 사회학자의 귀무가설은 분명히 다르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개인은 정량화할 수 있는 유인에 이끌려 그들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가정으로 설명한다. 정형화된 합리적 계산기인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승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개인의 이익과 명시적·묵시적 계산에 근거한 모델은, 단순하고 우아한 모델로는 다룰 수 없는 더 ‘복잡한’ 사회적 요인들을 환기시키는 모델보다 여전히 우선시된다.
사회학자들은 인간 본성에 대한 생각을 좀처럼 명확히 밝히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 이론으로 가정해온 바, 개인은 사회적 환경에 의해 구성되고, 특정 환경에 대한 사회화가 제공하는, 즉 자신이 사회에 적응하는 곳에 대한 더 일반적 의미는 물론, 중요한 타인들이 자신에 대해 갖는 인상을 흡수하지 않고서는 자신이 어떤지 또는 누구인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따라서 개인은 사회적 영향, 그러니까 자신의 사회적 범주는 물론 그 너머의 종교·경제·정치 같은 사회적 복합체에 기초한 사회적 규범이나 이념, 사회계급 또는 사회제도에 의해 인도된다고 사회학자들은 설명한다.

과잉사회화와 과소사회화
과잉사회화 개념에 따르면 사람은 타인의 의견에 압도적으로 민감하고 그래서 합의로 발전되고 사회화를 통해 내면화한 규범과 가치가 명하는 바에 순종하지만, 순종은 부담스럽지 않고 무사유적이고 자동적이다.
이러한 개념이 1961년에 두드러진 것은 탤컷 파슨스의 시도에서 일부 비롯되었다. 파슨스가 “공리주의”와 “실증주의” 전통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 대부분은 고전학파와 20세기의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서술이다. 정통 이론의 주장은 환원론적이고, 생산과 분배 또는 소비에 대한 사회적 구조나 관계의 어떠한 영향도 가설로 기각하기에 ‘과소사회화’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잉사회화된 관점과 고전학파 및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이른바 과소사회화된 설명의 표면적 대조는 심각한 이론적 모순을 감추고 있다. 즉 두 설명 모두 원자화된 행위자에 의한 행동이라는 개념을 공유한다. 과소사회화된 설명에서 원자화는 협소한 이기심을 추구한 결과이지만, 과잉사회화된 설명에서는 이미 내면화되었고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사회적 관계에 거의 영향받지 않는 행동 유형의 결과다.

사회 연결망과 ‘배태성’
환원론과 전체론 중 어떤 것도 설명에서 특권화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모든 지점에서 분석의 미시 수준과 거시 수준이 어떻게 연결되고, 분석의 ‘중간’ 수준이 그러한 관계의 역동성을 이해하는 데 어떻게 결정적인지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 중간 수준 분석의 중요성 때문에 ‘사회 연결망’이 이 책의 주장에서 때때로 중추적 역할을 차지한다. 저자는 사회 연결망이 특권화된 인과적 개념이 아니라 단지 대부분의 상황에서 그 자체로 적당한 설명 가치가 있을 뿐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사회 연결망 분석에 대한 기술적 주장이나 세부 내용을 밝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회 연결망과 여타 사회적 결과의 상호관계에 대해 몇 가지 이론적 주장과 원칙을 밝힌다.

1. 연결망과 규범. 규범은 더 명확하고 확고하게 유지되며 쉬울수록 사회 연결망을 더욱 밀도 높게 강행한다. 사회심리학에서 이런 명제를 옹호하는 고전적 주장은 밀도 높은 연결망에서 생각, 정보, 영향 등이 노드(node)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 수많은 고유한 경로에 의존한다.
2. 약한 연결의 힘. 새로운 정보는 강한 연결보다 약한 연결을 통해 개인에게 다다르기 쉽다. 가까운 친구는 우리와 같은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따라서 우리가 이미 대부분 알고 있는 것을 배운다. 약한 연결 또는 흔히 ‘지인’이라 일컫는 이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을 알고 있을 여지가 많고 따라서 더 새로운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3. 구조적 공백. 대체로 서로 분리된 복수의 연결망에 연결돼 있는 개인은 전략적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그러한 개인이 하나의 연결망에서 다른 연결망으로 자원이나 정보를 흐르게 할 유일한 통로일 때, 그는 양다리를 걸친 연결망에서 “구조적 공백”을 활용할 잠재력을 가진다. 이런 상황에 놓인 개인은 효과적인 중개자가 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상당한 “사회적 자본”을 누릴 수 있다.

연결망 배태성의 관계적·구조적·시간적 측면
경제적 행동과 결과는 모든 사회적 행동과 결과처럼 행위자가 타인들과 맺는 사회적 관계에 영향받고 또한 이러한 관계의 전반적인 연결망 구조에 영향을 받는다. 저자는 이것을 각각 연결망 배태성의 관계적 측면과 구조적 측면이라고 말한다.
관계적 배태성은 개인들이 다른 특정한 개인들과 맺는 관계의 속성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쌍 또는 사회학자들이 즐겨 쓰는 ‘양자(dyad)’에 관한 것이다. 관계적 배태성은 대체로 개인의 경제적 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노동자와 관리자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는 기술적 노동 분업으로 나뉘는 이러한 범주들의 의미뿐만 아니라, 대체로 상호작용의 역사로 결정되는 특수한 사적 관계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구조적 배태성은 개인이 배태되는 연결망의 전반적 구조의 영향을 의미한다. 관계적 배태성과 비교하면 경제적 행동에 대체로 더 미묘하고 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노동자는 대부분의 다른 노동자들과 잘 지내는 관리자와 더 쉽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관계적 배태성과 구조적 배태성과는 다른 분석 수준에서 특별히 중요한 것은 시간적 배태성이다. 이것은 마치 현재 상황의 모습을 만드는 역사가 없는 것처럼 관계와 그 관계의 구조를 다루는 시간적 환원주의와 반대다. 즉 진행 중인 관계에서 인간은 매일 새로 시작하지 않고 앞선 상호작용을 담지한 채로 매번 새로운 상호작용에 들어간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특정한 제도적 접근법
제도는 행위자가 해결하려는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영향을 주지만 그 결정은 불완전하다. 어떤 사회적 조건에서도 하나 이상의 제도 유형이 동일한 종류의 사회적 활동과 관련해 등장할 수 있고, 행위자는 지침으로 기대할 수 있는 적절한 유형이 무엇인지 묵시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선별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제도적 지침이 다수라는 것은 아주 일반적이어서 직면한 문제에 대한 행위자의 사고 과정과 적극적 심사숙고를 고려하는 것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알려준다.
경제적이든 아니든 어떤 문제를 다루는 방법을 모색하는 행위자는 다양한 접근법이 있음을 깨닫는데, 저자는 ‘접근법’을 사람들이 생각하듯 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의 하나로 사용한다. 즉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특정한 제도적 접근법을 정할 수 있는 세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다양한 제도의 영역에서 나온 대안적 접근법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중 하나가 자신의 상황을 규정하는 데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결정할 수 있다. 둘째, 자신의 문제와 관련된 영역과는 다른 제도적 영역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해법을 채택해, 그것을 자신의 경우에 맞춰 이항할 수 있다. 이때는 제도적 유형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적에 맞게 다른 영역의 자원도 전환할 수 있다. 셋째, 다양한 제도적 접근법을 조금씩 섞어 맞출 수 있는데, 이것은 실용주의 인식론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규범적 유형처럼 제도는 덜 자각할수록 영향력이 더 크다.

저자가 이 책에서 하고자 한 것은 핵심 개념들을 모아 정통한 연구자들에게 제시하는 것이었는데, 그러려면 미래의 이론에 도움이 될 일반화를 창출한다는 광범위한 목표와 함께 특수한 사례들이 드러나는 방식으로 이 개념들을 조합해야 한다. 이것이 수반하는 구체적인 역사적·문화적 연구와 때로 민속지학적 연구는 여전히 결정적인 중요성을 지니는 전형적인 통계 자료 분석과 더불어, 추상적 원칙에서 추상적 모델을 직조한 다음 하나의 사례에서 얻은 해당 자료가 적절한 수학적 기술을 갖춘 모델에 적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힘든 작업이다. 경제생활을 조명하는 데 유용하며 창의적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모델들의 가치를 저자는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그 가치는 아주 분명하고 충분히 입증되었다. 그러나 경제를 이해하려면 결국 이런 유형의 연구들을 모두 조합해야 하고, 그 연구들이 어떻게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그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마크 그래노베터
스탠퍼드 대학교 인문학 및 과학 대학(School of Humanities and Sciences, H&S) 조안 버틀러 포드 석좌교수이자 사회학 교수이다.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현대 유럽 및 미국사를 공부했으며, 하버드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간, 사회 연결망, 사회제도 들이 상호작용하며 서로를 형성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많은 글과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경제의 사회적 기반에 초점을 맞춰 연구 중이다.<사회와 경제>는 원래 두 권으로 기획한 저술의 첫 번째 책이다. 여기서는 이론적 분석틀을 구축하고, 경제에서 사회 연결망·규범·신뢰·권력 및 기관의 역할을 다룬다. 두 번째 책에서는 이 이론적 분석틀을 구체적인 경험적 사실들에 적용해 분석할 계획이다. 하지만 두 번째 책은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

  목차

감사의 글

1 서론: 경제사회학에서 설명의 문제
2 경제 행동에 영향을 주는 정신적 구성물: 규범·가치·도덕경제
3 경제에서의 신뢰
4 경제에서의 권력
5 경제와 사회제도
6 개인 행동과 사회제도의 상호작용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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