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중국 명나라 때 홍자성이 쓴 책으로, 올곧은 사람으로서의 몸가짐과 마음의 자세를 가르쳐 주는 동시에, 그 말이 지닌 깊은 의미를 깨달아 자신을 추스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세속에서 얻는 깨달음도 참된 깨달음이다세속을 벗어나는 것이 바로 기인인데 일부러 기이함을 숭상하는 자는 기인이 되지 못하고 괴이한 자가 된다. 더러움에 섞이지 않는 것이 바로 청렴함인데 속세와 인연을 끊고 청렴함을 구하면 청렴한 사람이 되지 못하고 과격한 자가 된다.能脫俗이면 便是奇니 作意尙奇者는 不爲奇而爲異하고 不合汚면 便是淸이니 絶俗求淸者는 不爲淸而爲激이니라.1) 한자 풀이俗(풍속 속) 絶(끊을 절) 激(물결 부딪쳐 흐를 격)2) 어휘 풀이脫俗(탈속) : 속세를 벗어남. 作意尙寄(작의상기) : 뜻을 지어 기이함을 숭상함. 合汚(합오) : 세속의 더러움과 어울림.1) 주제 엿보기늙고 병든 홀어머니를 봉양하며 사는 가난한 청년이 있었다. 어머니는 하나뿐인 아들을 언제나 믿음직스럽고 든든하게 여겼고 아들은 열심히 일을 해서 혼자 계신 어머니를 극진히 모셨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이 크게 깨우친 스님의 말씀을 듣고 감화를 받아 자신도 그런 깨우침을 얻고자 입산할 결심을 하게 되었다. 아들의 말을 들은 어머니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슬픔에 잠겼지만 사랑하는 아들이 뜻한 일을 어머니로서 짐이 되어 막고 싶지는 않았다. 어머니는 며칠을 뜬눈으로 보내다가 결국 아들의 출가를 허락했고 아들은 짐을 꾸려 표표히 깨우친 자가 있는 산사를 향해 길을 떠났다. 한참을 부지런히 산길을 걸어가는데 어떤 노승이 청년을 불러 세우더니 물었다. “여보게 젊은이, 어딜 그렇게 바삐 가는가?” 청년은 노승에게 합장을 한 다음 말했다. “절에 계신 주지 스님을 뵈러 갑니다.” 그러자 노승이 다시 물었다. “주지 스님을 만나 무엇을 하려고?” 청년이 다소곳하게 대답했다.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묻고자 합니다.” 노승이 너털웃음을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주지 스님을 만나는 것보다 부처님을 만나는 게 더 빠르지 않은가?” 노승의 말에 청년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부처님이라뇨? 부처님이 대체 어디 계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청년의 물음에 노승은 청년이 걸어온 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자네가 걸어왔던 길을 곧장 되돌아가게. 그리고 자네가 오늘 길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뵈었던 분을 만나게. 그분이 바로 자네가 찾는 부처라네.” 노승의 말을 들은 청년은 문득 깨달은 바가 있어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왔다. 청년이 집에 들어서서 어머니를 부르자마자 신발도 신지 않고 맨발로 뛰쳐나오는 어머니의 얼굴은 온화한 미소를 띤 관세음보살의 얼굴, 바로 그것이었다. 2) 주제 요약물고기를 잡으려면 바다로 가고 짐승을 잡으려면 산으로 가면 된다. 그러나 깨달음이나 진리를 구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옛날부터 성현들은 깨달음과 진리는 마음속에 있다고 했다. 마음은 어디에나 있는 것이니 굳이 깨달음과 진리를 구하려 몸이 속세를 떠날 필요가 없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홍자성
호는 환초도인(還初道人)이다. 명나라 신종 때 사람으로, 생몰연대가 확실치 않고 경력이나 인물됨에 대해서도 잘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다만 1580년(萬曆 8)에 진사가 된 우공겸(于孔兼)의 친구로서 쓰촨성[四川省] 사람으로 추정된다. 《채근담》은 경구풍의 단문 359장(전집 225장, 후집 134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하나하나가 시적 표현이 넘치는데다 이야기의 소재도 매우 풍부하고, 내용 역시 삶의 구체적인 모습, 인간의 심리와 세태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저서로는 《선불기종》 8권이 있는데, 《채근담》과 함께 《희영헌총서》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