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언어치료사가 만나는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말로 표현되지 못한 우주가 반짝이고 있다.” 청각장애 아이의 엄마가 언어치료사가 되어 마주한 마음과 마음들을 담은 에세이. 장재진 언어치료사는 언어발달을 다룬 여러 자녀교육서를 펴내며 아이의 언어를 고민하는 많은 부모에게 안내자 역할을 해 왔다. <우리가 함께 기다린 말들>은 장재진 언어치료사의 첫 에세이로, 언어치료사이자 청각장애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내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언어 발달이 유난히 느린 아이를 키우며 그리고 언어치료실에서 만난 많은 아이들과 교감하며 함께 성장해 온 과정을 풀어낸다. 또한 과거의 저자 자신처럼 긴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부모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건넨다.
출판사 리뷰
언어치료사가 말 너머의 세계와
소통하며 만난 희망의 기록
장재진 언어치료사는 언어발달에 집중한 여러 자녀교육서를 펴내며 아이의 언어를 고민하는 많은 부모에게 안내자 역할을 해 왔다. 그런 그가 언어치료사가 된 데는 개인적인 아픔이 있다. 첫째 아이가 생후 10개월 때 ‘이 아이는 옆에서 비행기가 떠도 못 듣는다’라는 의사의 말과 함께 청각장애 판정을 받은 것. 아이를 위해 언어치료 공부를 시작했고 결국 안정된 직장을 나와 언어치료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 일을 하게 된 것은 운명이라 믿으며 오늘도 말로 인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우리가 함께 기다린 말들>은 장재진 언어치료사의 첫 에세이로, 언어치료사이자 청각장애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내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언어 발달이 유난히 느린 아이를 키우며 그리고 언어치료실에서 만난 많은 아이들과 교감하며 함께 성장해 온 과정을 풀어낸다. 또한 과거의 저자 자신처럼 긴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부모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건넨다.
“언어치료의 시작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나는 아이들의 표정과 눈빛을 먼저 본다.”
저자는 언어치료사로 일하며 여러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마주해 왔다. 아이들을 대할 때 저자는 우선 눈높이를 맞추어 아이들의 심리를 살핀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야 아이가 가진 언어 문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고, 아이가 마음을 열어야 언어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이들과 교감하다 보니 저자는 개구쟁이 꼬마에게 10년 후를 예약한 색종이 커피 쿠폰을 받기도 하고, 열세 살 소녀에게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생겼다는 고백을 듣기도 한다.
언어치료사로서 저자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단연 변화의 모습을 만나는 순간이다. 고작 생후 3개월에 언어치료를 시작한 아기가 마침내 소리에 반응을 보이고, 뒤늦게 언어치료를 받게 된 중년 여성이 오랜만에 노모와 전화통화를 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순간들도 많다. 영어 유치원을 다니다 우리말이 꼬이게 된 아이는 영어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엄마가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바람에 적절한 언어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 특히 저자가 안쓰러워하는 존재는 다른 가족들의 외면 속에 홀로 아픈 아이를 돌보는 엄마들이다.
저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언어치료는 지난한 과정이고 언뜻 보면 매일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것 같지만 아이들은 자신만의 속도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그 자리에 그냥 머물러 있는 아이는 없다. 그렇기에 저자는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언어치료사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첫 아이의 청각장애로 인해 무너진 평범한 삶
절망을 딛고 운명처럼 언어치료사가 되다
저자는 남들처럼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삶을 꿈꿨고, 그런 삶을 살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첫 아이의 청각장애를 알게 되면서 평범한 삶은 멀어져 버렸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서도 아이의 언어 발달은 느려도 너무 느렸다. 엄마의 절박한 마음으로 직접 언어치료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내 아이를 위해 시작한 언어치료 공부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자는 언어치료사의 일을 운명이라 느낀다. 결국 정년이 보장된 직장을 뒤로하고 언어치료사가 되어 지금까지 많은 아이들, 부모님들과 함께해 왔다. 이제는 책과 강의, 강연을 통해 언어치료사의 영역을 넓히면서 더 나은 언어치료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저자가 청각장애 아이를 키우며 겪은 일들은 우리나라에서 아픈 아이, 느린 아이가 있는 가정이 처하는 아픔과 어려움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또한 청각장애 아이의 엄마가 절망 속에서도 언어치료사가 되어 더 많은 아이들과 더불어 성장하는 과정은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책의 말미에는 대학생이 된 저자의 아이가 쓴 글이 수록되어 있다. 청각장애에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가슴 뭉클한 희망과 용기를 전한다.
하염없이 울다가 문득 창밖을 보았다. 가을 하늘이 그렇게 푸르를 수가 없었다. 눈이 부실 정도였다.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신을 향해 원망의 말을 쏟아냈다.
‘우리 아이가 듣지 못한다니요. 우리 집안에 그런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나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나요……. 왜 우리 아이가 이런 아픔을 겪어야 하나요…….’
― 〈하늘이 유독 파란 가을날에 닥친 운명〉 중에서
어떻게 해서 언어치료사가 되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내 대답은 언제나 같다.
“그게요, 어쩌다 보니.”
정말 어쩌다 보니 언어치료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시작은 아이 때문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이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금은 내가 언어치료사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오늘도 나는 언어치료실에 간다. 그리고 희망과 절망,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하며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아이들을 마주한다.
“안녕, 나는 언어치료사 장재진 선생님이야.”
― 〈선택의 갈림길에서〉 중에서
“선생님, 저 10년 뒤에 선생님께 커피 사 드리러 와도 돼요?”
색종이를 펴 보았다. 컵이 그려져 있고 그 옆에 정원이의 이름 석 자가 삐뚤빼뚤 적혀 있었다. 펜으로 휘갈긴 알 수 없는 낙서도 함께였다. 아마도 사인인 듯했다.
“이게 뭐야? 커피 쿠폰이야?”
정원이는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성이 담뿍 들어간 정원이의 색종이 쿠폰은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언어치료사로 만들어 주었다.
― 〈10년 후를 약속한 커피 쿠폰〉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장재진
첫째 아이가 10개월 때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절망에 빠져 괴로워하다가 운명처럼 언어치료 공부를 시작했다. 결국 안정된 직장을 뒤로하고 언어치료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오랜 시간 동안 직접 아이를 붙잡고 말을 가르치며 긴긴 기다림을 감내했다. 이제는 언어 발달 전문가로서 그때의 자신처럼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많은 아이와 부모님을 만난다. 언어치료의 시작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교감하고 있다.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우송대학교와 한림대학교 대학원에서 청각재활과 언어치료를 공부했다. 현재 솔언어청각연구소를 운영하며 대학교에서 언어치료학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아이의 언어능력》, 《초등아이 언어능력》, 《하루 5분, 엄마의 언어 자극》, 《30일 완성 초등 문해력의 기적》, 《하루 5분 언어 자극 놀이 120》 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slp.jang.j.j• 블로그 blog.naver.com/onions95
목차
(프롤로그) 오늘도 말이 열리길 기다리며
(1부) 어쩌다 보니 언어치료사
하늘이 유독 파란 가을날에 닥친 운명
평범한 삶
생후 15개월의 인공와우 수술
무너진 기대를 안고
언어치료학과 대학생이 되다
마침내 시작된 변화
선택의 갈림길에서
(2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면
10년 후를 약속한 커피 쿠폰
아이의 울음에는 이유가 있기에
3개월 아기의 눈
선생님, 이건 비밀인데요
초등 1학년의 두 번째 언어치료
모니터 너머의 인사
중년의 나이에 언어치료를 받는 사연
(3부) 엇갈린 마음들, 연결된 마음들
영어가 뭐길래
현실에 눈을 감으면
뽀로로 나라에 사는 아이
아이들은 서로에게 배운다
희망을 놓아서는 안 되는 이유
그냥 좀 알아서 해 주세요
엄마에게 응원을
(4부) 청각장애 아이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일반학교에서 보낸 12년
마라톤이 알려 준 것
둘째 아이가 엄마에게 하고 싶었던 말
다사다난 우여곡절 수험 생활
(5부) 언어치료사는 오늘도 고민 중
엄마와 언어치료사 사이에서
더 넓은 세상과 교감하며
미래의 언어치료사들 앞에 서다
저와 함께 시작해 주시겠어요?
열두 명의 전문가가 모이자 생긴 일
느린 아이를 위한 코디네이터를 꿈꾸며
(에필로그) 청각장애 대학생 윤우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