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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하다 Vol.36
투나미스 | 부모님 |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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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와 통역의 기원

김상엽

예전에 유엔 통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본 적이 있다. 오늘은 외교 언어에서 통역의 기원을 한 번 알아보자.

우리는 언어가 비즈니스에서부터 정치, 경제, 문화 그리고 외교 관계까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 원수, 정부 지도자, 각 분야의 CEO들은 외교 전문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왔다.

그럼 외교란 무엇인가? 프랑스어 ‘diplomatie’에서 유래했다고 하며, 국제 관계 연구를 다루는 정치의 한 분야, 국가 간 관계를 규제하는 절차들의 집합, 국가의 국제 관계 업무 등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이 정의를 바탕으로, 외교는 전쟁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는데, 외교가 실패할 경우, 국제 관계는 무력 사용이나 군사적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언어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의사소통이 없으면 관계도, 외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소통할까? 답은 언어를 통해서이다. 평화는 상호 이해에서 시작되며, 이는 결국 언어에서 비롯된다. 정의를 분석하고 맥락을 이해한 결과, 우리는 법률, 의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통역 외에도 외교 통역이라는 흥미로운 분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회의 통역의 특정 유형으로, 세계 현실에 따라 발전하며 우리 직업의 한 분야를 이룬다라고 할 수 있듯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는 국제 관계의 발전에 적응해 왔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점점 더 세계화되고 다자화되고 있으며, 우리 직업의 여러 특징들도 진화해 왔다.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협상은 인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는 외교 관계의 기본 축으로 남아 있다.

외교 관계의 기원은 인간 사회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는데, 우리는 언어를 통한 통역이 어떻게 직업으로 자리 잡았고, 어떻게 우리의 역사를 함께 해왔는지를 간략히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하자.

기원전 135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이러한 전문직 종사자들(언어 중재자)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투탕카멘의 무덤 그림에서는 한 인물이 아시리아 대사와 파라오에게 각각 속삭이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이는 통역사가 이미 그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고 한다.

초기에는 포로와 노예들이 이 직업을 맡았고, 이집트 중왕국 시기에는 외국에서 교육받은 이집트 귀족 자녀들과 외국 왕자들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신왕국 시대에는 헤로도토스가 이집트 아이들이 그리스어를 배우도록 양육했으며, 이후 크레타인 및 페니키아인과 외교 및 상업 업무에 종사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집트가 아랍인들에게 점령당한 이후에도 통역사는 사라지지 않고, 그 지역을 이슬람화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후 로마 제국에서는 통역사가 제국과 식민지 및 정복 지역 간의 의사소통에서 중요한 인물로 등장했으나, 고대 그리스에서는 별다른 존경을 받지 못했다.

중세에는 통역사가 명백히 외교적 임무를 수행했으며, ‘트루하만(trujama)’ 또는 ‘드라고만(dragoma)’으로 알려진 역할이 발전했다. 이들은 주로 경제 및 상업적 업무를 담당했지만, 지중해 지역의 정치적 패권이 아랍 왕국에서 기독교 왕국으로 넘어가면서 서로 다른 두 문화 간의 국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생겼는데, 그 이후로 트루하만의 역할은 아랍과 유럽 국가 및 식민지 간의 언어적 중재자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유럽인들의 시각) 신대륙 정복 당시, 통역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말린체가 있는데, 그녀는 마야어와 나우아틀어를 구사할 수 있었던 아즈텍 공주로, 센틀라 전투 이후 에르난 코르테스에게 헌신되었다. 그녀는 통역사, 조언자, 중재자로서 코르테스의 활동을 도왔다고 한다.

근대에는 라틴어의 헤게모니가 18세기까지 지속되었으며, 베스트팔렌 조약 이후 프랑스어가 외교의 공식 언어가 되었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이 경제 강국으로 떠오르면서 영어의 중요성이 부각되었고, 통역사의 역할은 정치적·경제적 영역에서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투나미스 편집부
원서 80여 종을 우리글로 옮기고 50(매거진 제외)여 종을 펴냈다. 기획하고 쓰고 디자인하고 그리고 번역하는 등, 책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창작자. 현재는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헌법의 현실을 탄식하며 법치의 기본을 새삼 곱씹어보고 있다.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헌법세계 유랑 중이니 양해 바란다. 지금까지 펴낸 주요 도서는 『스파이 외전_남조선 해방전쟁 프로젝트(베스트)』를 비롯하여 『스파이 내전(베스트)』과 『어린왕자 영어 필사노트(베스트)』, 『탈무드_피르케이 아보트』, 『나만 알고 싶은 영어의 비밀』, 『심리전이란 무엇인가?』, 『통역사들은 어떻게 어학의 달인이 되었을까?』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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