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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 | 부모님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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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가치와 죄의 무게에 대한 서늘한 질문!
◎ 숨막히도록 섬세한 묘사로 선명하게 그려낸 일상의 비극.
◎ 인간의 본성과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진지한 성찰.


『홍학의 자리』『유괴의 날』로 대한민국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은 작가 정해연의 새로운 문제작이다.
이 소설은 현재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있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문제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최근에도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일련의 사고들이 사회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는가 하면 인도를 침범해 보행자를 치거나, 건물 내부로 돌진해 실내에 있던 사람들에게 중상을 입힌 사고도 있었다. 이러한 사고는 최근 더욱 두드러지며 증가세를 보이는 추세다. 교통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이 고령 운전사고의 희생자라고 한다. 이는 사회적으로도 매우 심각한 이슈이다.
60세가 지나며 보통 사람들은 집중력과 사물 인식 능력, 시각적 인지 능력 등이 저하된다.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반사신경이 둔화되어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 또한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시대를 살고 있다. 노령화 사회의 도래는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가까운 미래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교통사고는 한순간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어느 날,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일상 속에서 사라져버린다면 나는 그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 또는 너무도 성실하고 존경스러웠던 대상이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해버린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에게 감정적 혼란과 함께 도덕적 딜레마를 성찰하게 만든다.

『유괴의 날』『 홍학의 자리』『 더블』등을 통해 인간 심리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파헤쳐 온 소설가 정해연은 이번에도 탁월한 필력으로 그 소설적 재능을 유감없이 증명해내고 있다. 흡입력 있고 속도감 있는 문체는 독자를 속수무책 이야기의 진공 속으로 빨아들인다. 소설은 딸을 잃은 엄마 ‘김혜정’과 사망사고를 낸 고령 운전자 ‘노균탁’의 이야기로 나뉘어 전개된다. 특수한 상황이지만 이들은 보편적인 존재로서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이 책에는 뒤표지가 없습니다. 책을 뒤집으면 또 다른 앞표지가 나타납니다.
이는 소설이 피해자와 가해자 양측의 입장에서 깊이 고민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도 결국 모두에게 불행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사건,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무엇을 논의해야 할까요?

<김혜정>
“실수는 남의 발을 밟은 게 실수야.
물을 엎지른 게 실수라고! 누굴 죽이는 게 아니라!”

김혜정은 여느 날과 다름없이 행정복지센터에 출근해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남편으로부터 딸 연희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는다. 현실을 부정하며 병원으로 달려간 혜정은 영안실에 누워 있는 연희의 처참한 시신을 확인하고 혼절해버린다. 정신을 차린 후 경찰서로 달려가 조사를 받고있는 한 노인을 목도한다. 범인은 70대 노인이다. 순간적으로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헷갈리는 바람에 버스 정류장에 있던 연희를 차로 치어 죽인 것이다. 혜정은 노인을 붙잡고 오열한다. 그 와중에 남편 영준은 슬픔을 삼키며 장례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청천벽력 같은 딸의 죽음 앞에서도 그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했다. 형사는 가해자가 사고를 차량의 결함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했다. 연희의 장례식장에 찾아온 가해 운전자 노균탁은 혜정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한다. “제가 잘못 알았습니다. 전 정말로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혜정은 그 말을 듣고 분노가 폭발한다. 딸 연희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찬란한 가능성의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거였다. 대학을 가고 연애를 하고 반짝이며 살아갔을 것이다. 혜정은 노인을 용서할 수 없었다.

<노균탁>
“전, 정말…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생각했습니다.”

76세의 노균탁은 손자를 학교에 데려다주기 위해 운전하던 중,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버스정류장을 들이받는다. 살짝 핸들을 돌리며 피한다고 발을 뻗는 순간 세상이 뒤집혀버렸다. 정신을 잃었던 균탁은 나중에서야 자신이 정류장에 있던 여중생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70대 노인이 운전하는 차에 10대 청소년 치여 사망> 언론과 매체에 기사가 쏟아진다. 일부러 나이를 언급한 자극적인 기사에 댓글은 온통 노인 균탁을 탓하고 저주하는 글로 뒤덮힌다. 균탁 역시 매일 밤마다 죽은 소녀의 꿈을 꾼다. 딸과 사위는 법원 공탁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팔아야 할 상황에 놓인다. 이것을 알게 된 균탁은 집안에서조차 설 자리가 없다. 피해자 가족과의 합의 문제로 딸과 사위는 갈등을 겪는다. 균탁은 살아 숨 쉬는 것조차 지옥 같다.

작가는 시종일관 불행한 사고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설의 주제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의 한가운데를 관통한다. 숨막히는 이야기의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작가가 던진 묵직한 돌직구에 심장을 얻어맞은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될 것이다. 거침없이 질주하는 브레이크 없는 소설 <드라이브>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장 경위의 맞은편에 앉은 남자가 분명 연희를 그렇게 만든 사람일 것 같았다. 심장이
달음박질을 쳤다. 혈류가 빠르게 돌았다. 눈이 튀어 나올 것 같은 압력이 느껴졌다. 그래도 확인은 필요했다.
“이 사람이…. 이 사람이.”

“당신이 살아갈 세월하고, 우리 연희의 시간하고 같아? 우리 연희가 뭐가 될 줄 알고? 우리 연희는 좋은 애로 컸을 거야. 대학을 가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갔겠지. 연애도 했을 거야.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아이였다고!”

“얼마나 반짝이면서 살아갔겠어! 자기 일을 하면서 살았을 거야. 그 애가 이 나라에 어떤 일을 해줄 줄 알고! 그 애가 어떤 사람이 됐을 줄 알고? 그 애가… 그 애가…. 그 애가 낳았을 아이는 또 얼마나….”
혜정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그 아이의 모든 가능성을 이 노인이 빼앗았다. 사죄하고 살겠다는 이 노인의 시간을 빼앗아 연희에게 줄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하고 싶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정해연
소심한 O형. 덩치 큰 겁쟁이. 호기심은 많지만 호기심이 식는 것도 빠르다. 사람의 저열한 속내나, 진심을 가장한 말 뒤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에 대해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인간의 비극을 다루는 스릴러를 통해 현실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2012년 『더블』을 출간하며 데뷔했다.2012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수상, 2016년 YES24 e-연재 공모전 대상 수상, 2018년 추미스 공모전 금상 수상. 2024년 제18회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우수작에 선정되는 등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더블』, 『유괴의 날』, 『홍학의 자리』 등이 세계 각국에 번역되어 출간됐다. 2023년 『유괴의 날』은 드라마로 제작되어 ENA에서 방영되었으며 현재 웹툰으로 제작되고 있다.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선택의 날』, 『홍학의 자리』는 드라마로, 『구원의 날』은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장편소설 시리즈 「날」(『유괴의 날』, 『구원의 날』, 『선택의 날』) 3부작과 소설집 『말은 안 되지만』을 비롯해 장편소설 『내가 죽였다』, 『두 번째 거짓말』, 『홍학의 자리』, 『못 먹는 남자』, 『누굴 죽였을까』, 『용의자들』, 『2인조』 등이 있다.

  목차

<김혜정>

<노균탁>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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